몽둥이로 두둘겨 패고 싶어도 동생은 동생. 울면서 도와달라 손을 뻗으면 진흙탕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걸 잡고야 만다.
- 안녕하십니까, 애클스 씨. 120% 부족한 제 동생이 늘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 아니오, 저, 저야말로.
- 아, 그리고 연극에 모처럼 초대까지 해주셨는데 가보질 않아 죄송합니다. 당직 일정을 바꿀 수가 없어서요. 하지만 두 동생 놈들로부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얀색 제복이 무척 멋졌다면서 오랫동안 화제였죠.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팬입니다.
- 가... 감사합니다.
- 아, 그런데 말입니다. 참 어려운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실은 말입니다... 제 팔푼이 동생 놈이 어린이 장기입원 환자들을 위해 저희 병원에서 기타 치고 노래를 부르는 미션을 담당하게 되었는데요, 어쩌다보니 애클스 씨와의 약속이 겹쳤다면서 난감해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거기 애들은 계속 입원해 있잖아. 다음에 가면 안돼?》이러는 겁니다. 하지만 제러드의 엄청난 음치 목소리를 들려줘《하루라도 빨리 건강해져 이 망할 병원에서 퇴원해야겠다!》결심하게 만들 중대한 프로젝트입니다. 죄송하지만 애클스 씨가 이번만 양보를 해주시면 안 될까요. 큰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 그게...
- 우리는 제러드에게 팬더 옷을 입힐 거예요.
- 어, 그러니까 그게...
- 커다란 팬더 곰이 엉망인 박자로 노래를 부르는 거죠.
- 아니...
- 저는 모두를 대표해서 막대기를 들고 팬더 곰의 엉덩이를 때릴 겁니다.
- 저기... 나는...
- 이쪽에서 동생을 빌려가도 되겠지요?
- 그게...
- 감사합니다!
- 저기...
- 아, 호출이 왔군요. 죄송합니다. 끊어야 할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 자, 잠깐 기다려요! 나도 팬더 곰 보고 싶은데!
- 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