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로 예민해진 젠슨 애클스, 서스콰치를 바닥에 앉혀놓고 손가락 하나를 세워보인다.
- 나랑 그렇게 같이 밥 먹고 싶냐.
- 응.
- (손도 안 씻고) 날 만지는게 그렇게 좋아? 좋냐고!
- 좋고 말고요. 있잖아요, 젠슨... 저번에 작가 파업하면서 쉴 동안 난 노트를 한 권 샀어요. 그리고 젠슨이랑 같이 해보면 좋겠다 싶은 걸 적어봤어요. 같이 영화를 찍으면 좋겠다. 동물원에 놀러갔으면. 소호 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디즈니랜드에도 놀러가고. 하와이에서 서핑보드도 같이 타고. 로즈베이에서 나란히 선탠도 하고.
- 야! 거긴 누드 해변이잖아!
- 태양의 서커스도 같이 보고... 아! 언젠가는 티베트의 조캉 사원에도 같이 가봐요.
- 티베트... 입니까.
- 너무 멀어요? 그럼 드레스덴으로 트라비 자동차 여행을 가는 거예요. 젠슨도 자동차 좋아하잖아요. 밝은 색상의 옛날 동독 자동차를 타고 도심을 구경하는 건 멋진 경험일 거예요.
- 그게 과연 멋진 경험일까. 워째《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투어일 것 같은데.
- 쇄빙선을 타고 북극의 오로라 구경하기!
- 으, 생각만 해도 이가 덜덜 부딪쳐... 이봐?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하기 싫은 걸 말해봐.
- 같이 하기 싫은 거?
- 그래. 둘이서 같이 하기 싫은 거. 이를테면 북적북적한 백화점에서 속옷 쇼핑하기라던가, 무대에 올라가서 디스코를 추는 거라던가...
- 안 싸웠음 좋겠어요.
- 응?
- 서로에게 화내는 일이오. 그거 안 했음 좋겠어요. 끄응... 젠슨? 끄응...
※ 목요일까지 여름휴가. 그런데 비온다늉. ※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