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분장을 마치고 배우들이 한 장소로 모여들었다. 이제 그는 젠슨이 아니라 딘이다. 제법 익숙하다 싶은 실루엣을 향해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바비. 잘 지네셨죠?』 『잘 지내긴 했는데... 날세, 황달이.』 둥글둥글한 자갈 바위가 황당해하는 목소리를 냈다.
상대방의 퉁명스런 대꾸에 젠슨은 적잖케 당황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직업은 배우였다. 철통 같은 냉정함을 가장하고 얼른 변명했다. 『장난이었습니다.』 『헬로우~? 나는 이곳에 있다네. 그쪽은「어쩌다보니 훼까닥한」데몬 역을 맡은 엑스트라 12번. 자넨 코미디언으로서의 자질은 꽝이구먼! 어디 가서 사람 웃기겠다고 노력하지 말게.』 전용 렌즈를 착용하기 전의 옐로 아이즈 데몬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눈 뜬 장님 신세라는 건 이래서 골치가 아프다. 『괜찮겠어요? 젠슨.』 『사실대로 말하자면 하나도 안 괜찮아. 난 지금 네가 제러드 파달렉키가 아니라 에디 머피라고 주장해도 그대로 속아 넘어갈 거야.』 제러드의 이마에 굵은 고랑이 파였다. 『어. 무진장 심각한데... 도대체 시력이 어떻게 되는 거예요.』 『바닥이야. 네 콧구멍이 두 개가 아니라 하나로 보인다고.』 원래 시력도 좋지 않은데다가 열까지 마구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물방울이 하나 가득 맺힌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거리를 쳐다보는 기분이다. 세부를 상실한 사물들이 온통 뿌옇게만 보였다.
덩달아 긴장 모드에 들어간 제러드가 비밀 이야기를 한답시고 자세를 낮췄다. 『좋아요. 우리는 엑스트라 8번에게 쫓겨 철망으로 가로막힌 골목으로 뛰어들어야 해요.』 『악마에게 빙의된 남자 A지?』 『그는 짙은 파란색 점퍼를 입었어요. 얼굴은 구분이 안 가도 색깔은 알아볼 수 있죠?』 『오케이. 그 다음으로 나는 바닥으로 슬라이딩 하면서 총을 쏠 거야. 상대는 엑스트라 11번.』 『갈색 니트예요.』 『옳커니. 파란색 점퍼에게 등돌리고 달아나서, 갈색 니트에게 총을 쏜다는 거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젠슨. 엑스트라 11번 옆에는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젊은 부인이 있어요. 총구를 향하는 방향이 헷갈리면 안 되요.』 『여자는 무슨 색이냐.』 『검정.』 『좋았어. 검정... 검정... 유모차에 대고 발포하면 안 된다. 접수했어.』 『유리창이 깨지고 경보장치가 울려요. 샘은 딘을 부축하고, 두 사람은 다시 달리기 시작해요. 어느 쪽이냐 하면... 음. 빨간색 간판이 있는 방향이예요.』 『검정 다음엔 빨강.』 『헷갈리지 않겠어요?』 『나는 바보가 아니야, 슈가 보이. 파랑, 갈색, 검정, 빨강. 됐지?』 『예.』 마지못해 대답하던 제러드는 감독의 신호를 보고 자리를 떠났다.
평소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몸은 천근만근이었고, 이젠 식은땀까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사소한 것들이 봉지 속 팝콘처럼 뒤섞이고, 신발 밑창으로 끈적이는 껌이 들러붙었다. 어깨로는 투명한 밧줄이 달려 팔을 위로 당겼다 아래로 놓았다 멋대로 굴고 있었다.
엉거주춤 달려나가면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좋아, 할 수 있어.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는 거야. 파란색을 피해 달아난다.」 미끌어진다 싶게 자세를 낮추며 뒷춤에서 총을 꺼내 다음 타깃을 조준했다. 「이런! 갈색이 없잖아! 어디로 갔어!」 흠칫해서 공갈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걸 머뭇거렸다. 「안돼. 검정은 유모차!」 이건 아닌데 싶었지만 젠슨은 순서에 맞춰 빨간색 가판대가 있는 쪽을 향해 계속 달려나갔다.
『뭐지. 저 친구, 지금 일부러 저러는 거야?』 반대편으로 혼자 제멋대로 뛰어가더니만, 통행인이 끼어드는 걸 막고자 자리를 지키고 선 스텝에게 들입다 총구를 들이밀고, 혼란에 빠진 표정으로 핫도그 판매대를 향해 돌진?
제러드는 얼른 변명했다. 『아직 리허설이잖아요.』 그리고는 핫도그 간판을 부둥켜 안고 헉헉거리고 있는 젠슨을 붙잡으러 갔다.
Posted by 미야
2008/01/24 15:37
2008/01/24 15:37
- Response
-
No Trackback
,
-
http://miya.ne.kr/blog/rss/response/761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냉장고에 넣었다 방금 꺼낸 듯한 차가운 손이 이마를 덮었다. 등줄기가 섬짓한 건 둘째고 그냥 좋은 거다. 맛있는 얼음 과자 생각도 났겠다, 젠슨은 팔짱을 끼고 간이식 접이 의자에 등을 기댄 자세 그대로에서 이 행복한 느낌을 간결, 극명, 과감하게 표현했다. 『소름끼쳐.』 이래선 백년의 순애보도 한 순간에 식는게 정상이다. 하지만 제러드는 자신이 온혈 동물과는 거리가 먼 파충류 취급당했다는 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 대신 가깝게 접촉한 피부로부터 여행용 비자를 발급받고 건너온 따땃한 열기 - 어딜 봐도 정상이 아닌게 확실한 - 가 걱정이었다. 체온계를 꺼내 억지로 입에다 꾸셔넣어야 하는 건 아닐까. 아님 등에다 짊어지고 냅다 뛰어야 하는 걸지도. 이마에서 손을 떼어내고 이번엔 귀를 만졌다. 맙소사, 이쪽도 라지에이터처럼 후끈거린다.
『으음... 그렇게 조물거리면 느낌이 이상해져.』 『엇. 그런 쪽으로의 수상한 의도는 없는 거니까 느끼진 말아줘요, 젠슨. 그나저나 제가 지금 손가락 몇 개를 들고 있는지 알아보겠어요?』 『열 여섯 개.』 『장난치지 말고. 이쪽은 진짜로 심각하단 말예요.』 『괜찮아. 해열제를 미리 두 개나 먹어뒀거든. 그나저나... 끙. 지금 몇 시?』 『오후 3시가 좀 넘었어요.』 『큰일났네. 잠시 쉰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그렇게 되었나. 리허설까지 얼마 안 남았잖아.』 『그것보단 충혈된 눈이 더 문제로 보이는데요.』 『아닌게 아니라 눈물이 말랐다. 어쩌지. 나, 지금 술주정뱅이로 보여?』 『술주정뱅이처럼 보이는게 아니고 상당히 아픈 사람으로 보여요. 젠~슨.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시끄러. 뼈가 부러져도 촬영은 취소 못해. 고작 감기 갖고 수선 피우지 마.』 『고작 감기가 아니예요. 미국에서 1년에 감기로 죽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몰라.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데.』 정색하고 물어보니 대꾸할 말이 없다. 나는 그렇게 머리 좋지 않거든요. 당황해서 대략 많겠거니 싶은 숫자를 아무렇게나 거론했다. 『그, 그러니까... 대충... 한 100명?』 『됐어, 뉴욕시 인구만 821만명이 훌쩍 넘어. 사람은 감기로 안 죽는다는게 숫자로 딱 보이는구먼.』
말은 그렇게 했어도 발 밑이 출렁거렸다. 부드러운 젤리로 만들어진 마루 위를 체셔 고양이가 발꿈치를 들고 걸어갔다. 오른발이 5cm 아래로 푹 꺼졌다가 탄력을 받고 튕겨올랐다. 불가항력적으로 균형을 잃은 몸이 뒤로 기울어졌고, 제러드는 코앞으로 말벌이 나타났다며 펄쩍 뛰었다. 『젠슨!』 『어익후.』 허리를 단단히 붙들리고 나서야 말캉거리던 젤리가 굳어 단단한 바닥으로 변했다. 후후, 심호흡하며 어지러움을 털어내고자 기를 썼다. 거짓말 안 보태고 심장이 살짝 엇박자로 움직였다. 감기로는 아무도 안 죽는다는 발언 - 취소. 롤러코스터를 타고 별들이 빙빙 돌았다.
『젠슨, 젠슨! 기절하면 안 되요!』 큰일났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양팔을 위 아래 방향으로 세게 문지르며 안색을 살폈다. 이럴 적엔 어떻게 하는게 좋더라. 가만 있어 봐라, 텔레비전에서 의사들이 이렇게 하는 걸 봤던 것도 같다. 제러드는 젠슨의 눈꺼풀을 뒤집었다. 『조금만 참아봐요. 내가 도와줄게요!』 그리고는 이것만이 최선이다며 입을 가까이에 대고 후, 숨을 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젠슨은 펄쩍 뛰었다. 『아웃! 이 바보야, 그건 눈에 들어간 티끌을 빼는 방법이잖아.』 『엇.』 『가뜩이나 눈이 시려운데 무슨 짓이야!』 『미안, 미안! 급하다보니 착각했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됐어. 일부러가 아니라는 건 잘 아니까.』 『잘못했어요!』 『시끄럿! 됐다고 했잖아!』 『켕.』 오줌 쌌다고 야단을 맞은 강아지가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러든 말든, 젠슨은 협탁에 놓인 렌즈를 흘깃 쳐다봤다. 「아파서 도저히 착용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이걸 어쩐다... 저걸 안 끼면 죄다 자갈 밭이라는게 문제야. 장님이 콩밭에서 나물을 캐면 카메라맨이 좋아라 하고 봉산탈춤을 출 터인데, 그렇다고 딘 윈체스터가 안경을 쓰고 나갈 수도 없고.」 렌즈통을 손에 쥐었다. 주머니에 넣었다. 미신이라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에 침을 발라 코에 발랐다. 『가자, 판쵸!』 지금으로서는 촬영 종료까지 아무 일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Posted by 미야
2008/01/10 15:45
2008/01/10 15:45
- Response
-
No Trackback
,
-
http://miya.ne.kr/blog/rss/response/747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 둘이 연애하게 해주세요 - 라고 불평하셔도 방법이 없어요. 뒤에서 빤히 쳐다본다고요. 여기는 직장. 나는 월급도둑. 연말정산이 기가 막혀. 전산 작업은 언제 하지. 아놔. ※
힘이여 솟아라. 종달새처럼 밝게 재잘거리는 동생의 목소리는 종합 비타민 이상으로 느낌이 좋았다. 겨우내 찬바람에 꽁꽁 얼었던 몸이 일시에 녹아내렸다. 뻣뻣한 관절에서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쑤시고 아프던게 언제인가 싶었다. 《엄마가 아빠에게 빨간색 요가 매트를 선물했어. 오빠는 이걸 어떻게 생각해? 아빠 허리가 좋지 않다는 일종의 우회성 메시지일까?》 『그, 글쎄다... 프리티. 아버진 뭐라고 하셨어?』 《아무 말씀 안 하시고 그 위에서 팔굽혀 펴기를 서른 번 하셨어. 엄마는 옆에서 박수를 치고.》 『음... 나는 잘 모르겠다만, 그럼 다 좋게 끝난 거 아니야?』 《뭐가 좋게 되었다는 거야. 엄마가 가져온 건 평범한 컵받침이 아니라 요가 매트라고! 이래서 진짜지 우리집 남자들은 문제야. 섬세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어.》 메켄지의 투덜거림에 젠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껏 요가 매트에 어째서 나까지 싸잡아 공격을 당하는 거지. 거추장스러우면 돌돌 말아 빈 화병에 아무렇게나 꽂아두면 된다. 색깔이 예쁘면 장식으로 마당에 펼쳐놓을 수도 있고... 미스터 애클스처럼 팔굽혀 펴기나 윗몸 일으키기를 할 적에 요긴히 써먹을 수도 있다. 그럼 되잖아. 더 이상 뭐가 필요해.
《됐어. 난 지쳤어. 이젠 더 이상 말 안 할래. 그나저나 부탁할게 하나 있는데.》 동생의 목소리가 살짝 바뀌었다. 이상한 예감에 젠슨은 긴장했다. 설마, 결혼하고 싶다거나... 《오빠? 나에게 제러드 파달렉키 씨의 개인 핸드폰 번호를 알려줄 수 있어?》 『엇. 그건 왜.』 《그건 묻지 말고... 안돼?》 『안돼.』 《와, 무섭다. 내가 나쁜 짓을 하려는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단칼에 거절이네.》 『물론 나는 널 믿어, 프리티.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그런 건 좋지 않아. 폐가 된다고. 제러드는 착한 녀석이라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겠지만 속으로는 불편하게 여길 거야. 그래서야 쓰겠니. 이해하렴.』 《오~케이. 그런 거였군. 어지간히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나 보네. 잘 알았음!》 그런데 이상하다. 젠슨의 걱정과는 달리 메켄지는 사탕을 한 꾸러미나 받았다며 밝게 대꾸했다. 이거 뭐지. 함정인가. 몰래 카메라... 내지는 몰래 핸드폰? 혹시 내가 무어라 대답할지 시험해본 거야? 어느 쪽이야. 뭘 잘 알았다는 거지. 어리둥절해 하는 가운데 동생은 다시 주제를 바꿔 토마토 주스와 키위 다이어트에 대해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했다. 뭔가 놓친 부분이 분명 있는데... 열심히 맞장구를 쳐주다보니 어느새 잊어버렸다.
『우엑, 맛이 이게 뭐냐, 제러드. 시큼하잖아. 커피에 식초 탔냐.』 또 시작이다. 주변에 선 사람들의 시선이 종이처럼 얇아졌다. 바리스타가 명품으로 만든 것도 아니오, 기계에서 대충 뽑아낸 커피다. 어제도 그 맛, 오늘도 그 맛, 내일도 그 맛일게 분명한 인스턴트다. 그걸 가지고 시큼해, 싱거워, 텁텁해, 냄새가 별로야, 색이 수상해, 가지가지 핑계를 대가며 타박이다. 일부러 심술부리는 것치곤 진짜지 좀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러드는 자기 몫의 커피에 코를 박고 냄새를 킁킁 맡았다. 시큼하다고? 식초가 들어갔느냐고? 『그러고보니 그런 것도 같네요. 다시 가져올게요.』 방금 뭐라고 그랬어, 다시 가져오겠다고? 다시?! - 주변 표정이 우스광스럽게 일그러졌다.
『설탕 넣지 마.』 『알았음.』 『크림도 싫어.』 『명심할게요.』 『너무 뜨거운 거 싫어.』 『내게 맡겨요.』 황당하게도 제러드는 가엾다고 쳐다보는 남의 시선은 신경도 안 쓰는 눈치였다.
한참을 주저하던 마이클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치명적인 약점을 잡혔다고 해도 어엿한 배우가 이렇게 남의 종살이를 할 수는 없는 거다. 게다가 최근의 그를 대하는 젠슨의 태도는 누가 봐도 지나쳤다. 아무 것도 없는 벽을 흘깃거리고 쳐다보던 마이클이 헛기침을 터뜨렸다. 『어, 어흠. 괜찮아요? 제러드.』 『뭐가요.』 『알잖아요. 뭐랄까, 그 커피... 매번 같은 커피 포트에서 뽑아가는데 언제는 좋고, 언제는 나쁘다고 하는 건 비정상이잖아요.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건지는 몰라도 은근히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요즘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 있는 거예요? 혹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제러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목덜미를 긁었다. 『다들 오해하는구나. 사실은 말예요. 저도 처음엔 제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질렀나 걱정했는데요... 그게 아니예요. 지금 그 사람, 저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거예요.』 지금 무어라. 『에?』 『어.리.광.』 『그, 그렇게 음절을 끊어 강조하지 않아도 되요. 어리광이 뭔지는 저도 아니까.』 『그죠?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젠슨이 어린애처럼 심술을 부리는 건 외롭고 힘드니까 자기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는 뜻이래요. 어렸을 적에도 이불이 무거워, 전화벨이 시끄러, 오렌지 주스가 상했어, 우유가 미지근해, 난리도 아니었대요. 애클스 가의 남정네들은 그런 식으로 꽝인 구석이 있으니까 나더러 이해하라고 메켄지가...』 그러면서 제러드는 이런 것쯤이야~ 라는 자세로 네 번째로 가져갈 커피를 종이컵에 담았다.
Posted by 미야
2008/01/09 13:21
2008/01/09 13:21
- Response
-
No Trackback
,
-
http://miya.ne.kr/blog/rss/response/745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처음 방문해주신 분은 하단의 "우물통 사용법"을 먼저 읽어주세요.
- 미야
Recent Comments
Site Stats
- Total hits:
- 1018229
- Today:
- 68
- Yesterday:
- 57
Calendar
«
2024/12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