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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

정신이 아롱다리하다. 이 정도로 더위를 먹는 일이 없는데 올해는 유독히 힘이 든다. (← 늙었다는 징조) 언젠가 연극을 끝낸 젠슨이 팬미팅 중에 손을 덜덜 떨어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긴장해서 그런게 아니라 순전히 더워서, 내지는 힘들어서, 불가항력적으로 손을 떨었던게 아닌가 싶다. 아놔, 볼펜을 쥐고 글자를 쓸 수가 없잖아.


과일도 싫고, 아이스크림도 싫고, 콜라도 싫어서 과자점에 들려 가장 예뻐보이는 미니 케이크를 샀다. 그런데 얼마나 비틀거리고 걸어댔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상자 속의 케이크가 사방에 부딪쳐 뭉개졌다. 뭐... 괜찮아. 어차피 내가 먹을 건 아니니까. (← 그럼 왜 샀냐!)

냉장고에 넣어두고 방바닥에 걍 주저앉았다. 누군가 먹겠지. (← 이래서 썩혀버리는 음식물이 장난이 아님) 뽀얗고, 하얗고, 설탕에 절인 과일로 데코레이션을 한 모양만 봐도 좋다. 그런데 여전히 덥다. 속이 메슥거린다. 물을 꺼내 벌컥 마시고... 라면을 뜨겁게 끓여 먹었다. (← 이열치열을 노렸으나 효과는 전혀 없었음) 속이 아프다. 역시 소화가 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깜깜한 새벽 3시.

시원하고 향긋한 냄새가 맡고 싶다.


질러라, 향수!  다소 이상한 결말.

Posted by 미야

2008/07/30 10:42 2008/07/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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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핑한다. 고로 존재한다

- 아이고, 맙소사. 채드는 말예요, 그 흔한 딸기잼 하나 들고도「여러분? 알흠다운 밤이예요~」이러고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가는 월드 유니버스처럼 군다고요.
- 음, 그랴, 그랴.
- 그런데 젠슨은 한정품 에스.티.듀퐁을 들고도 오리처럼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잖아요.
- 음, 그랴, 그랴.
- 젠슨! 저길 봐요! 미키마우스가 걸어가고 있어요! 진짜로요!
- 음, 그랴, 그랴.
- 젠장. 이것도 안 통하네. 젠슨? 그럼 나랑 결혼해요.
- 음, 그랴, 그랴.
- 큰일났다! 일어나요! 길 한 가운데서 눈 뜨고 졸면 안되요! 젠슨!

Posted by 미야

2008/07/29 13:50 2008/07/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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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뒤잔봉 2008/07/29 22:15 # M/D Reply Permalink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젠슨옵하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시보 2008/07/30 00:02 # M/D Reply Permalink

    마지막 문장ㅋㅋㅋㅋㅋ물리면 안되요 젠슨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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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첫 장을 넘겼는데.

어레, 이건 뭥미. 시작부터 안 좋다.

뭡니까, 아야츠지 유키토상.

마누라님(오노 후유미)의 책을 그대로 인용하기라도 하신 겁니까아?!


이 저택의 첫 번째 주인은 우라도 겐요라는 사람으로, 재계는 물론 정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대단한 부자였다. 예전에는 군부에도 그 힘이 미쳤다고 한다. 게다가 아주 괴팍한, 기인이라 부를 만한 사내이기도 했다. 근처 땅을 죄다 사들여 지은 그 저택에 종일 틀어박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고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도 좀체 없었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데 이 또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확실하지 않다.

저택에는 그 우라도 겐요의 후손들이 대대로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지금 그 저택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고, 어떤 사람인지를 정학하게 아는 이는 몇 되지 않는다.

도메키토케 고개를 넘어가면 안 된다.

인근 I** 마을의 나이 많은 노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고 한다.

길을 잃기 쉬워 위험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들이 고개 너머의 그 숲에, 그 호수에, 그 저택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거기에는 좋지 않은 것이 산다 - 고 진지하게 말하는 노인도 있다.


이래서는 엄청나게 인상깊게 봤던《고스트헌트 - 악령이 깃든 집》이 아닌가.

3권짜리 두툼한 책을 껴안고 좋아라, 좋아라, 아이고 좋은지고 노래를 불러댔던게 삽시간에 식었다.

어쨌든 아직 도입부니까 선입관은 버리고 - 그래봤자 우라도 - 차근차근 읽어봐야지.


그나저나 책장에 殺人이란 글자가 박힌 책이 너무 많다.

Posted by 미야

2008/07/28 11:25 2008/07/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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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푼젤 2008/07/29 19:19 # M/D Reply Permalink

    그닥 바람직하진 않지만.. 저도 '살인'붙은 책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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