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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05

※ 이거, 엔딩 증후군이랍니다. BB 완결을 짓기 싫어 열심히 딴 짓을 하는 거라는... ※


윈체스터 형제들의 직업은 삽질하기, 무덤파기, 땅두더쥐와 함께 차차차... 요즘엔 시체 들치는 내용이 안 나오네 싶자마자 누군가 그의 마음을 읽었다는 식으로 공동 묘지에서의 야간 촬영이 떨어졌다.
딘 역의 젠슨은 갈색의 얇은 셔츠 한 장만 걸친 어깨를 주물렀다. 부패한 시신을 파내서는 소금에 버무려 바비큐를 굽는다는게 이번 촬영분의 줄거리로 그가 외워야 할 대사는「구엑구엑 (헛구역질)」이 전부다.

젠슨은 아무도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뒤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구엑구엑」연습을 해보았다. 그러고보니 방금 내가 한 거, 뉘앙스가 이상하지 않았어? 아줌마 입덧처럼 보여선 곤란하잖아. 젠슨은 입술을 깨물었다. 뭔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더 토기가 올라온다는 식으로 뱃가죽을 뒤집어볼까? 구엑구엑... 틀려. 이번 건 회충에 감염된 환자야.

역병신에 씌인 시신은 겨우 사흘 전에 무덤으로 떨어졌고, 딘이 관뚜껑을 열자마자 아수라장일 거라고 했다. 썩은 녹색 스프에 구더기가 가득일테니 기대하라며 맥거번이 호탕하게 웃었다.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고 가짜 관을 묻은 맥거번 팀은 일주일에 걸쳐 리얼하게 썩은 시체를 제작했고, 누가 봐도 악 소리를 내고 도망갈만한 작품을 두고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밀납으로 만든 외관에 핀셋으로 일일이 가짜 모발을 심은 정성도 정성이거니와, 리얼리티를 더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FBI 소속의 시체 농장으로 견학까지 갔다 왔다. 보람이 있어 투명한 종이처럼 변한 피부가 허물을 벗는 모습까지 재현한 맥거번은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지나친 열정은 비정상에 가까운 법. 젠슨은 그가 변태일 거라 의심했다.

『험하게도 생겼다. 이거, 냄새는 안 나겠죠.』
젠슨은 흉측하게 생긴 밀납 덩어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만약을 위해 표면을 꾹꾹 누르는 짓은 하지 않았다.
『야속하네. 이봐, 예쁜이. 이건 예술 작품이라고. 여기서 더 완벽하길 바라?』
『너무 감쪽 같으니까 걱정이 되어 물어본 겁니다.』
분명 칭찬일 거라 생각한 맥거번은 기분이 좋아졌다.
『아하하하! 걱정 말게, 애클스. 도날리 2호는 - 맙소사, 그는 불에 타서 없어질 시체 모형에 이름까지 붙여놨다 - 벌떡 일어나 자네를 공격하는 일은 없을 걸세. 하지만 미리 경고하는데 구더기들은 진짜야. 그것들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어야 한다면 최대한 입을 꽉 다물고 있게. 얌전할 것 같으면서도 그것들은 콩처럼 튀거든.』
말 그대로 젠슨은 벌레씹은 표정이 되었다. 엉덩이를 벌에 쏘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실수로라도 구더기를 입에 물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죽고 싶을 것이다. 불만으로 그의 입이 한 자나 나왔다.

『그런데 왜 삽질은 맨날 저만 하는 걸까요. 샘이 덩치도 더 크고, 딘보다 힘도 좋게 생겼는데 말예요. 우리 시나리오 작가는 이게 힘의 불균형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어요. 샘이라는 캐릭터는 대학 중퇴이긴 하지만 화이트 칼라는 아니잖아요.』
샘은 자동차에 앉아 마녀가 아닐까 의심스러운 여자를 감시 중이었고, 무덤을 파는 힘든 일은 딘이 온전히 도맡았다. 누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가위바위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었어? 그런데 딘이라는 캐릭터는 바로 이게 내가 할 일이라는 투로 기꺼이 삽을 쥐었고, 젠슨은 바로 그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네,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건가.』
맥거번이 이런 바보 같은 소리는 처음 듣는다며 한쪽 눈썹을 활처럼 구부렸다.
『물론 샘이라는 캐릭터는 화이트 칼라가 아니지. 하지만 강아지에게 삽을 쥐게 하는 바보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나! 강아지는 공을 물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는 있어도 삽질은 하지 못 한다네. 젠슨, 자네는 동물의 왕국 내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도 안 보나.』

당신이야말로 지금 그게 뭔 소리예요...
그러나 젠슨은 내심 맥거번의 말에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등으로 부드러운 고무공이 닿았고, 자기가 나설 장면이 하나도 없음에도 쓸데없이 무덤가를 어슬렁거리던 강아지는 젠슨이 뒤를 돌아다 보자마자 깡~♬ 소리를 내고 엎드렸다.「저와 놀아주세요」라는 눈빛은 반딧불처럼 반짝거리고, 꼬리는 흔들리고, 애정을 담아 젠슨을 향해 분홍색 고무공을 또 던졌다.

무표정을 가장하고 어깨에 맞고 떨어진 공을 주워 흥분한「개」를 향해 던졌다.
그 즉시 제러드는 허공을 향해 날아가는 공에 시선을 맞추고 재빨리 달려나갔다.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이다. 빠르다! 그리고 웃기다! 허겁지겁 허리를 굽혀 공을 주워선 바람처럼 뛰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젠슨~!! 촬영은 언제 시작한대요?』
그리고는 맞아도 아프지 않게끔 힘을 조정해서 또 던졌다.

젠슨의 가슴을 맞추고 또로록 굴러가는 공을 쳐다보던 맥거번이 말했다.
『그런데도 저치에게 삽질을 시키고 싶어? 애클스.』
젠슨은 그 질문에 무어라 대답하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Posted by 미야

2007/11/10 10:26 2007/11/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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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수 2007/11/10 13:39 # M/D Reply Permalink

    딱~~ 저러고 놀까요? ㅎㅎㅎ 오늘 잠시 들어왔다가 마구마구 웃다가.. 끄덕 동의하공~ 갑니다~~>.< 미야님 좋은 주말보내세요~~*^^*

  2. 라기 2007/11/10 18:55 # M/D Reply Permalink

    강아지는 삽질을 하지 못한다...이거 확실히 설명이 되는데요. ㅋㅋㅋㅋ

  3. 로렐라이 2008/02/21 13:43 # M/D Reply Permalink

    아하하하 ㅠㅠ 아이고 제러드 ㅠㅠ 크크크 그나저나 도날리 2호라니요...푸훗

  4. 루비두밥 2009/08/09 19:23 # M/D Reply Permalink

    ㅋㅋㅋㅋ 오노 넘 귀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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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04

※ 이번 에피 아직 안 봤어요. 어제는 하우스 봤긔. 이웃분들 올리신 글을 읽어보니 이건 뭐 알프스 꼭대기로 올라가 <여기가 아닌가부다> 외치는 꼬락서니고. 리플 및 정리는 퇴근 후에. ※


무거운 접이식 사다리를 들고 끙끙거리며 A-6 구역으로 이동하던 마이클은 잠시나마 자신의 시력을 의심했다.
「전자렌...지?」
미국에선 빨래비누만큼이나 흔하고 흔한 물건임은 틀림 없다. 파장이 좀 긴 전파의 일종인 마이크로파가 식품에 포함된 물 분자를 마구 흔들게 하는 것으로 - 참고로 비유하자면「토요일 밤의 열기」라는 영화에서 존 트라볼타가 추는 디스코보다도 훨씬 빠르다 - 냉동고에서 꽝꽝 얼었던 소고기마저 재빨리 끓게 만드는 이 문명의 발명품은 오늘날의 가정주부에겐 기쁜 복음이나 마찬가지다. 허기져 배고파 하는 식구들에게「딱 2분만 참아」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한 바로 그것! 냉동 인스턴트 식품과는 사촌 관계이자, 영양학자들에게는 흉악한 적 그리스도나 마찬가지인!

머뭇거리던 마이클은 들고 있던 사다리를 내려놓았다.
전자렌지 자체가 이상할 건 없다. 허나 이곳은 유령천국 슈퍼내츄럴 드라마의 촬영장이었고, 주변에는 폐품 타이어가 빼곡했고, 바로 옆으로는 특수 효과랍시고 멀잖아 확 불질러버릴 낡은 픽업 트럭이 세워져 있었다. 이래선 호텔 수영장으로 민물낚시용 지렁이를 들고 나타난 강태공처럼 아구가 맞지 않았다.
「뭐지. 이것도 특수 효과용인가?」
마이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속이 빈 텔레비전처럼 생긴 물체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염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살아 있는 고양이는 그 속에 없었다. 잘려나간 사람의 목도 없었다. 에일리언의 알도 없었다. 식어빠진 피자가 올라가야 마땅한 회전판 위로는 생뚱맞게도 노랑색 연필 한 자루가 올라가 있었다.
- 누군가 연필을 군밤 대신 구워먹으려 했던 모양이다 -
입술을 한 일자로 다문 마이클은 탕 소리가 나게끔 전자렌지의 문을 도로 닫았다.

『환장하겠네. 이게 어디로 갔냐. 발이 달린 것도 아닌데. 혹시 내 연필 못 봤어? 프리실라.』
『아뇨, 젠슨.』
만사가 완벽하다던 그 배우 젠슨 애클스가 무슨 까닭인지 하루종일 정신이 산만했다. 대본을 흘리고 다녔고, 바지 지퍼를 열고 돌아다녔고, 핸드폰을 떨어뜨렸으며, 물컵을 엎질렀다.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았던지 이젠 아끼던 연필도 잃어버렸다. 프리실라는 대신 이걸 쓰라며 그에게 싸구려 볼펜을 내밀었고, 한숨을 섞어「그러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문제는 젠슨의 집에 숨겨둔 꿀단지가 아니라 톰 웰링이라고요」라고 충고했다.

『톰? 토미가 왜.』
『잘 들어요. 비유하자면 이런 거예요. 너무 좋아서 얼굴만 봐도 입을 헤 벌리게 되는 생물학 선생님이 있는데 그 숭배의 대상이 죽어라 공부해서 어떻게든 칭찬받고 싶어 안달인 멀더는 냅두고 똑 소리 나는 스컬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거예요. 그걸 본 멀더는 피가 거꾸로 돌아서 교과서를 던지고는「걍 비뚫어질테다!」를 외쳤고, 그때부터 삶이라는 것 자체가 외계인의 음모라는 걸 확신한 거죠. 이해가 되나요?』
『어... 멀더와 스컬리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었어? 그건 몰랐어.』
『제엔~슨.』
프리실라는 헤어 드라이어기의 전원을 올리고 젠슨의 콧잔등 위로 찬 바람을 불어넣었다.
갑작스런 바람에 코가 간질간질해졌고, 젠슨은 에취 재채기를 했다.

『우리 모두는 젠슨이 사생활을 매우 중요시 한다는 걸 잘 알아요. 당신이 이곳 뱅쿠버에 새 아파트를 샀다는 걸 아무에게 말하지 않았어도 다들 납득하죠. 아무도 당신 집에 간 적이 없고, 아무도 초대받지 않았고, 음... 섭섭하긴 해도 그런가 보다 넘어가요. 그런데 거기에 딱 한 명의 예외가 있단 말예요. 바로 톰 웰링이죠. 제러드는 그 점을 이해하기 힘들 거예요. 왜냐면 그는 머리가 살짝 나쁘니까.』
『오해야! 초대한게 아니야. 그는 자신이 쓰던 카우치 소파를 나에게 팔았어. 그는 직접 차를 몰고 와서 나에게 약속한 가구를 배달했다고.』
『어쨌거나.』
『젠장맞을. 정확하게는 내가 그 소파를 달라고 했어!』
『그래봤자.』
프리실라는 쯧쯧 혀를 찼다.
『이곳에 당신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 싶어 안달인 남자가 있어요. 그는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어서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걸 참지 못하죠. 톰은 당신 집에 갔고, 제러드는 가지 못 했어요.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톰과 동점을 만들고자 발악할 거예요. 필요하다면 사립탐정을 고용하고 가택 침입도 할 걸요.』

젠슨은 심각하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오케이, 프리실라. 그러니까 그가 나의 베스트 프렌드라는 걸 잘 설명하면 된다는 거지?』
『바로 그거예요. 잘 설명하면 되죠. 톰 웰링이 가구를 배달했다는 걸 인식시키라고요.』
『좋아! 나의 어휘력이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군. 두고 보라고, 프리실라.』

호언장담한 것과는 다르게 젠슨의 어휘력은 그리 썩 훌륭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음 날, 마이클은 전자렌지 옆으로 수상쩍은 카우치 소파가 하나 더 추가된 걸 목격한다.

Posted by 미야

2007/11/10 06:59 2007/11/1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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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수 2007/11/10 13:36 # M/D Reply Permalink

    하하하하하하... ^^ ;;

  2. 고고 2007/11/11 23:28 # M/D Reply Permalink

    끄하하하하하. 아. 이건 정말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에피소드네요.
    난감한 어휘력...이라니.

  3. 로렐라이 2008/02/21 13:41 # M/D Reply Permalink

    아..큭큭큭 카우치 소파마저 추가된건가요~ 너무 재밌습니다.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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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03

『너는 샘이다.』
젠슨이 던진 이 짤막한 한 마디로 제러드는 대서양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① 저번처럼 촬영 중에 딴죽질하면 내손에 죽을 줄 알아
② 나에겐 사생활은 매우 소중한 거니까 지나치게 졸라대면 후환이 두려울 거다
③ 삼층석밥은 구경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 빨리 식사에 열중하도록
④ 내 베이컨에서 눈 돌려. 넌 식탐 제로의 샘 윈체스터를 연기하는 몸이잖니
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면 나는 눈물이 나도록 지루해질 거야
⑥ 우리집엔 숨겨둔 꿀단지 같은 건 없어. 왜 호기심을 갖는 건지 이해가 안 가
⑦ 에소프레소 머쉰은 이미 가지고 있거든? 처치 곤란한 물건은 선물받고 싶지 않아
라는 복잡한 내용을「너는 샘이다」딱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느냔 말이다.

제러드는 잔뜩 부어터진 얼굴로 기껏해야 이 말밖엔 할 수가 없었다.
『샘이 아니라 새미예요.』
퉁명스럽게 내뱉고 나서야 대본에 맨날 나오는 말,「새미가 아니라 샘」과 정 반대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뭐, 콧구멍으로 치즈를 집어넣느라 바빠 죽겠는데 그런 사소한 걸 누가 신경쓰겠어. 그는 통밀가루를 발라 튀긴 큼직한 생선 살을 둘로 쪼갠 다음, 하나를 입에 넣고 삼켰고, 다른 하나는 요구르트 드레싱을 발라 후룩 들이켰다.
어금니로 씹고는 있나요 - 젠슨이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진공 청소기 같은 주둥이로 케이준 라이스를 하나 가득 주워담고는 두어 번 턱을 움직이곤 곧장 꿀꺽이다. 그러고도 성이 차질 않았는지 빵조각에 구운 감자를 손가락에 나란히 끼워두고는 번갈아 베어물고 있다. 입이 하나라서 진실로 섭섭한 종족이다. 항상 느끼는 건데 저러고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니 신의 축복이다.

볼이 통통하게 부풀어오른 상태에서 제러드가 접시에서 눈을 들었다.
『그치암 딩은 날 새미라오 불러오 괘안차요. 딩은 젠응이고, 제니은 딘이으까 나는 새미.』
『삼키고 말해.』
『응.』
『삼켰어?』
『응.』
젠슨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연하라고 해도 키가 2미터에 육박하는 공룡인데 하는 짓은 완전히 다섯 살 아기이고, 같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나중에 당신이 아빠가 되면 이런 심정이 된답니다」라는 걸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스콰치 몸매는 말짱 꽝이었다.
근육만 키우지 말고 다른 것도 키워야 한다니까.
당근을 씹다 말고 젠슨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그로부터 5초 뒤에 머릿속으로 떠올린 문장을 실수로 소리내어 말했다는 걸 깨달았다. 왜냐하면 제러드가 길게 뻗은 다리를 민망하게 좌우로 벌리고는「글쎄요. 키우는 건 어렵지 않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라며 말꼬리를 흐렸기 때문이었다.

이게건방지게어디서지똘똘이를자랑하고있어.

숟가락으로 손등을 때렸다.
『아얏!』
『인터뷰를 하던 기자 앞에서 아침부터 상큼한 마스터베이션 어쩌고 떠들 적부터 알아봤다만, 네놈 머리 구조는 일반인들과 정 반대로 되어 있는 거냐. 내가 키우라고 한 건 감수성, 남을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진실성이야.』
『쳇! 셋 다 가지고 있다, 뭐.』
『가지고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부족하니까 그렇지.』
『하나도 안 부족해요. 그거 알아요? 나는 새 전자레인지를 주문했어요.』
뭐? 감수성, 남을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진실성이 부족하지 않아 새 전자레인지를 주문했어?
젠슨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그리고 소화불량에 걸렸다.
『아이고, 골치야. 부탁이다. 주석을 달아줘.』
『젠슨은 요리를 못 하니까요.』
『영문을 모르겠군. 내가 요리를 못 하는 거랑 네가 구입한 전자레인지는 서로 무슨 관계지?』
『나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거든요. 판매원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단추만 누르면 완벽한 그라텡을 만들어준대요.』
『이봐? 설명이 완전히 꼬이고 있잖아.』
『걱정 말아요. 나도 그라텡을 좋아해요.』
『네가 싫어하는 음식이 있음 가르쳐줘, 이 식충아. 그나저나 난 아직도 이해를 못 했다고.』

『오! 간단해요. 난 젠슨과 같이, 젠슨의 주방에서, 젠슨이 보는 앞에서 그 단추를 누르고 싶고, 블랙박스를 닮은 그것이 카다로그에 적힌 그대로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는지를 알고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주소는? 배달하는 사람에게 빨리 가르쳐줘야 할 거예요. 아님 가엾은 그 사람, 길바닥에서 무작정 하룻밤 자게 될 지도 몰라요.』

흥분한 젠슨은 목이 빨개지도록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인간아! 물건이 어디로 갈 지도 모르면서 덥썩 주문부터 했다는 거야?!』
『네. 왜냐면 나는 감수성이 뛰어나거든요.』

가끔 파달렉키 어쩌고가 지구인이 아니라 화성인이 아닌 건가 의심했던 젠슨은 이번 기회에 확신했다.
화성인 맞다. 의심하면 바보다.

Posted by 미야

2007/11/09 18:12 2007/11/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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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모사 2007/11/09 18:56 # M/D Reply Permalink

    아 이 씨리즈 너무 좋아해요. 정말 얘네들 바로 곁에서 들여다 보는것 같고..파닥이라면 저랬을꺼 같아요^^*

    안녕하세요? 미야님.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늦어 져서 죄송해요.(실은 제가 좀 많이 소심 하거든요;;;;)


    저...
    자주 들어 와서 들이 대도 될까요?^^;;;;

  2. 라기 2007/11/09 19:34 # M/D Reply Permalink

    미모사님이 들이대시는 김에 저도... 스토커, 여기 자수합니다! ^^;
    파닥거리는 파닥이가 연상되서..저도 이 시리즈 너무 좋아요 ㅠㅠ

  3. 미로 2007/11/09 21:39 # M/D Reply Permalink

    아니 여기 파달이 왜 저렇게 사랑스러워요? 정말 깨물어주고 싶긔 T_T

  4. 수수 2007/11/10 05:20 # M/D Reply Permalink

    ㅋㅋㅋ 진짜 딘이랑 새미랑 이러고 놀듯...^^

  5. 미야 2007/11/10 14:04 # M/D Reply Permalink

    * 미모사님 > 아앙,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_<
    * 라기님 >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미로님 > 파달이 = 강아지 공식이라 약간 걱정...
    * 수수님 > 여기선 젠슨과 제러드죠. ^^

  6. 로렐라이 2008/02/21 13:39 # M/D Reply Permalink

    풋...진짜 너무 귀여운게, 묘사된 행동들이 실제로 보이는듯하네요^^ 크크

  7. ㅇㅇ 2016/06/08 23:04 # M/D Reply Permalink

    잌 ㅋㅋ 감수성 ㅋㅋㅋ 육성뿜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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