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fic] Brownie 15

『실수로 넘어졌다고 하면 다들 배꼽을 잡고 킬킬 웃기부터 하죠. 그게 무슨《아메리칸 홈 비디오》라도 되는 것처럼 말예요. 하지만 2층에서 떨어진 사람보다 계단 두 개 위에서 구른 사람의 상태가 더 심각한 경우도 있어요. 빙판에서 잘못 구르면 죽기도 하고요. 그렇게 따지면 파달렉키 씨는 그나마 운이 좋은 겁니다. 무릎의 타박상은 제법 가겠지만 구부리고 펼 수 있는 걸 봐선 뼈는 안 다쳤어요. 하지만 일주일은 안정하는게 좋을 겁니다. 저녁이면 붓기가 더 심해질 수도 있으니 병원에 가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익숙한 태도로 구급 상자를 닫으면서 앤서니는 피묻은 솜뭉치를 마저 치웠다.

『일반 의약품인 진통제를 하나 드리죠. 아픈게 덜해질 겁니다.』

그리고 잔소리를 잊지 않았다.

『얼굴 부위의 찰과상이 심하니까 세수, 면도, 애프터쉐이빙 로션 모두 금지입니다.』

젠슨은 짧게 신음했다. 조만간 제러드는 곰이 되겠군. 세수, 면도 모두 안 된다라. 당분간은 털보로 변한 그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아야겠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다른 걸 골똘히 생각하느라 보안 요원 앤서니가 하는 말을 한쪽 귀로 흘리고 있었다. 심지어 제러드는 너덜거리는 자신의 무릎 모양새마저 잊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젠슨은「아, 이 녀석이 지금 삽질하려고 한다」라는 걸 눈치채고 가만히 그와 눈을 맞췄다.

『왜?』

『못 봤어요.』

『엉.』

『못 봤다고요.』

위로하려는 듯한 젠슨의 시선을 알아차린 그는 한층 더 풀이 죽어 시무룩해졌다.

『뭘 못 봐.』

『1시간이나 주차장을 뜀박질을 하며 빙빙 돌았는데 거기에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몰랐어요. 세상에 어쩜 이럴 수가 있죠. 말이 안 되잖아요. 내 눈은 해태인가봐요. 다 제 잘못이예요.』


역시나 삽질이었다. 젠슨은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꾸며냈다.

『어떻게 그게 네 잘못이 되냐. 너도 참... 아마 운전석에 앉아 있었겠지. 그러고 보니 그 남자가 날 뒤에서 껴안기 전에 차문이 열고 닫기는 소리를 먼저 들은 것 같기도 해.』

『그랬어요?』

『응.』

『맙소사! 그럼 더 심각한 거 아녜요! 뭐냐, 그러니까... 우연히 그런게 아니라 그 작자가 작정하고 젠슨을 스토킹을 했을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어쩌면.』


제러드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런데도 이 인간은「빨리 가보슈」이러고 그 나쁜 자식을 순순히 집으로 보내줬다 이거지.

예로부터 스토킹은 납치나 살인, 강간으로 치닫는 일이 많다. 그래서 스토커는 늘 요주의 대상이고, 잠정적 위험 요소였다. 존 레논이 피살당한 걸 봐라. 게다가 그 피해는 당사자에게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조디 포스터를 스토킹하던 남자는 엉뚱하게도 레이건 대통령에게 총알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당연히 제러드는 흥분하여 펄쩍 뛰었다.

『제정신이예요?!』

『난 말짱해.』

『아뇨! 내가 봤을 적엔 젠슨은 돌았어요. 돌은게 분명해요!』

『그치만 그 사람은 우리들 쇼의 팬이었다고. 그 남자는 널 보고 샘 윈체스터라고 불렀어.』

『답답한 소리! 팬이라고 모든 행동이 다 용서받을 수 있는 건 아녜요.』

『맞는 말이다. 집요하게 사타구니 부분만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팬들을 보면 주먹으로 그냥 후려치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거든. 팬이라면서 왜들 그러나 몰라.』

『아, 그 사진들요! 젠슨도 봤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세상에,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니까요. 얼레리꼴레리 발기했네 킥킥거리고 웃으면 어쩌나 순간적으로 간이 오그라들던... 워워! 잠깐만요. 지금 그 얘기를 하자는게 아니잖아요.』

『어라. 그럼 무슨 얘기였지?』

『제기랄. 딴청부리지 마요. 스토커요! 스토커!』


그의 용의주도한 이야기 유도에 자칫 휘말릴 뻔한 제러드는 혀를 깨물었다.
그럼 다시 본론이다.

『나라면 그 사람 붙잡아 경찰에 넘겼어요. 어째서 그냥 보내줬어요.』

『그야...』

젠슨은 위자 등받이로 깊숙이 몸을 기대며「내가 왜 이런 얘기까지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푸념을 했다.

『그는 널 도우려 했단 말이야.』

『예?』

『네가 넘어지니까 놀란 표정이 되어선 널 도우러 갔다고.』

『뭐요?』

『몇 번을 말해야 하냐!』

『그게... 맙소사. 저기... 그러니까 젠슨은...』

『그걸 보니까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 그래서 그냥 가라고 했어. 됐냐!』


젠슨은 얼굴을 붉혔다.

제러드는?

Posted by 미야

2007/11/19 15:45 2007/11/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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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rina 2007/11/19 21:57 # M/D Reply Permalink

    젠슨 너무 귀여워요~ㅋㅋ 오늘도 기쁘게 잘 보고 갑니다,ㅋㅋ담 이야기가 너무 기다려 져요ㅋㅋㅋㅋ

  2. 캬초 2007/11/19 23:57 # M/D Reply Permalink

    세상에... 젠슨~~ //////// 이남자 어쩌면 좋아요. 제러드를 도와주려고 한 걸로 스토킹하고 뒤에서 껴안은 게 용서되는 건가요. 꺅-

  3. 수수 2007/11/20 01:52 # M/D Reply Permalink

    ㅋㅋ 제러드는? ^^ 제러드는????????

  4. 로렐라이 2008/02/21 14:00 # M/D Reply Permalink

    어머/ㅁ/ 정말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귀여워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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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샤샤

락샤샤라고 하면 잘 안 와닿는다. 크라운 분장을 떠올리면 더 이상해진다.
우리식으로 바꿔 말해보자. 나찰. <아앙?!> 소리가 절로 나오지 않는가.

인터넷으로 <나찰>을 검색해봤다.

나찰은 범어 락샤사(Raksasa)를 음역한 것이다. 남성신은 나찰사 또는 나차사로 불리며, 여성신은 나찰사 또는 나차사라고 불린다. 뜻으로 번역해 사용하는 말에는 식인귀, 가외, 속질귀, 호자 등이 있다. 나찰은 그 이름처럼 원래 잡귀의 하나로, 신과 인간에게 적대적인 존재였다. 푸른 눈, 검은 몸, 붉은 머리털을 가진 모습을 하고서 신통력으로 공중을 날아다니며 언제나 사람의 피와 살을 먹는다고도 한다. 이런 나찰이 불교의 성립과 더불어 불교에 수용되어 호법 외호신이 된 것이다. 나찰은 야차와 함께 다문천왕 권속에 들어가 있으며, 부처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듣고 부정을 물리쳐 불법을 수호하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요렇게 생겼다.

아무리 봐도 광대옷의 께롱께롱과는 연결이 안 된다. 그런데 구리로 된 칼로 퇴치가 되는 건가?

퇴치 이전에 그 모습부터가 메롱 아닌가. 아름다운 밤이예효?

Posted by 미야

2007/11/19 11:48 2007/11/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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