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시티 소사이어티, 이상해요! 수도관 안 깔아도 되는 건가! 그냥 발전소만?! 지하철은 입구만 만들면 끝? 경찰서는 어떻게 짓지. 불이 나도 소방관은 출동을 하지 않는다? 뭐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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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하고 지면이 울렸다.
젠슨은 폭파공법으로 쓰러지는 50층 높이의 낡은 호텔 건물을 떠올렸고, 사람이 쓰러지는 것과 건물이 주저앉는 건 시각적으로 그리 큰 차이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대단히 충격적이었고, 소름끼치는 장면이었다. 인간 전봇대가 들입다 머리부터 땅바닥으로 처박는데 이건 뭐 카미카제 특공대가 미국의 항공모함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것 이상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죽기 위해 그러는 것도 같고, 죽으려고 작정한 것도 같다. 화염에 휩싸인 검은 연기만 안 솟구쳤을 뿐이지 무모하게 돌진하여 단단한 표면에 움푹 파인 구멍을 만들고 보는 건 똑같았다.
『제러드!』
그러니까 F=ma. 힘은 질량 곱하기 가속도라고 했다. 아이고, 주여. 파달렉키 어쩌고가 원한 것이 주차장 콘크리트 바닥의 붕괴라면 그 멍청한 소원은 방금 전에 이루어졌다.
『우...웃!』
카마카제 조정사는 신음소리를 삼키며 손가락을 꿈지럭거렸다.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멍한 눈빛으로 좌우를 살폈고, 그 표정은 영혼이 절반쯤 떨어져나간 사람 같았다. 산산조각난 판단력은 유리 파편처럼 바닥에 깔렸고, 최초의 통증이 뇌까지 도달해서 시뻘건 비상등을 마구 울려대기까진 앞으로 약 3초의 시간이 더 남았다. 아니나 다를까, 숨막히는 격통이 드디어 천장을 찔렀고, 제러드의 눈이 곧바로 휘둥그래졌다. 팔꿈치를 구부려 몸을 일으키려는 노력도 덕분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살짝 들려진 고개가 다시 바닥을 찍었다. 당장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대자로 뻗은 상태에서 미친 듯이 후후 숨을 부는 것밖엔 없었다.
『샘 윈체스터... 아니, 제러드 파달렉키 씨?! 괜찮습니까?!』
눈앞에 펼쳐진 재난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었다.
회색 옷을 입은 사내가 포응을 풀고 쓰러진 제러드를 향해 뛰어갔다.
엉겹결에 풀려난 젠슨은 균형을 잃고 잠시 제자리에서 비틀거렸다. 하지만 몸을 추스르기가 무섭게 그 또한 무너진 건물 잔해를 헤집기 위해 안전선 안으로 기꺼이 뛰어들었다. 방금 전에 대단히 흉한 일을 당했다는 건 까맣게 잊었다. 지금은 생존자 구출이 먼저다.
『세상에! 일어설 수 있겠어요?』
회색 옷의 사내가 손을 내밀어 제러드를 부축하려 했다.
『제러드? 이봐! 움직일 수 있겠어?』
『내가 잡을게요. 내가 잡을 수 있어요.』
『부탁이니 조심해요.』
『맙소사. 피가 나네요. 파달렉키 씨? 팔을 이리 줘보세요.』
제러드는 사내의 도움을 완강하게 거절했다. 그가 손을 잡으려 하자 혐오스럽다는 투로 탁, 하고 쳐냈다.
『젠슨! 젠슨!』
『그래. 나 여깄어. 나 여깄다니까.』
『우욱...!! 제발 괜찮다고 말해줘요.』
글세다. 젠슨은 입술을 깨물었다. 운동화 한짝은 어디론가 날아갔고, 청바지는 보기 좋게 찢어졌고, 그 틈새로 보이는 살갗은 엄마야 소리가 나오게끔 너덜거렸다. 콧잔등 껍질이 벗겨졌는데다가, 오른쪽 뺨도 심하게 긁힌 자국 투성이다.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알겠지만 손목뼈나 발목이 부러졌을 수도 있다. 다행히 뇌진탕을 일으킨 것 같지는 않지만... 젠슨은 조심스럽게 제러드의 정수리 부분을 살펴 머리에서 피가 나는 곳은 없는지를 확인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리 괜찮은 것 같지는 않아. 너, 아무래도 병원부터 가야겠다.』
그 와중에도 제러드는 고개를 흔들어댔다.
그걸 보고 젠슨은 기겁했다. 그가 머리를 완전히 망치기 전에 더 이상 못 움직이도록 해야 했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고 사람을 진정시키기 위해 쉬쉬, 소리를 냈다.
『아뇨! 나 말고요. 젠슨이오. 괜찮아요?』
『얘가 지금 뭔 소릴 하는 거람. 보기 좋게 넘어진 건 내가 아니야. 코가 깨진 건 너라고.』
『젠슨... 괜찮냐고요. 그 남자가... 제기랄! 제발 괜찮다고 말해줘요.』
이런 바보 멍청이.
젠슨은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되어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래. 나는 괜찮아. 보면 알잖아. 난 아무렇지도 않다고.』
『정말? 아아,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다.』
제러드는 어린애처럼 환히 웃었다.
그러나 망치로 뼈를 깨는 아픔이 담요처럼 등을 덮었고, 언제 그런게 있었느냐는 식으로 그 얼굴에서 미소가 싹 지워졌다.
『아파요! 아파 죽겠어!』
그는 곧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