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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25

※ 월말, 월초는 원래 정신 못 차리거덩요. ※


시작부터 삐꺽거리더니 본 촬영마저 완전히 죽쒔다.
제러드는 계속해서 허둥거렸고, 대사를 까먹었고, 더듬거렸고, 심각한 장면에서 들입다 웃음을 터뜨렸으며, 기회가 닿을 적마다「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포즈로 다리를 꼬고 앉은 젠슨을 몰래 훔쳐보느라 정신이 팔렸다. 어딘지 모르게 잔뜩 달아오른 그 모습은 이웃집에서 훔쳐온 아이들 신발을 입에 물고 주인을 향해 미친 듯이 꼬리를 흔들어대는 구제불능의 장난꾸러기 강아지처럼 보여서 카메라맨 조나단은 자신이 지금 슈퍼내츄럴 촬영장에 나온 건지, 아님「달려라 렛쉬」를 찍으러 나온 건지 도무지 구분을 할 수가 없었다.
한숨이 나왔다. 만약에 이게「달려라 렛쉬」라면 그에게 필요한 건 단연코 개껌 - 동물보호 협회에게 지랄을 하든 말든 표면에 진정제를 듬뿍 발라서 - 이다.

『제러드.』
『예.』
『제러드!!』
『예?』
『아주 넋을 잃었구나, 잃었어. 지금 슬레이트가 딱~ 소리 낸 거 못 들었어? 조명 켜졌잖여.』
제러드는 야단을 맞고도 마냥 좋다며 씨익 웃었고, 뒷통수를 긁적였다.
『죄송합니다. 오늘따라 집중이 잘 안 되네요. 컷.』
『이봐! 슬레이트에 손가락 넣다 뺐다 그러지 말라고! 제기랄, 진짜로 컷!』

여기서 불가사의한 점 한 가지.
원래대로라면 늙다리 킴이 소돔과 고모라로 불벼락을 내렸다. 촬영 일정은 인내심 테스트 수준으로 빡빡하게 조절된 상태였고, 지금처럼「놀고 먹자, 어차피 인생은 다 그렇고 그런 것 아니겠는가」타령을 했다간 막판 편집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부족한 시간 = 아뿔싸, 실수 = 눈뜨고도 그냥 지나치는 = 예견된 참사》라는 건 업계의 상식인 바, 어떻게든 부랴부랴 달려야 했다.
그걸 알면서도 배우가 농땡이를 부리고 있다? 킴은 절대로 그 꼴을 못 본다. 내일 모레 라스베가스 사막 한 가운데로 공포의 대마왕이 강림한다는 식의 으스스한 표정을 짓고는「변호사가 필요해」라고 중얼거릴 거다. 오른손으로는 17,000볼트짜리 전기 충격기를 움켜쥐고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 킴은 등을 구부정히 한 자세로 상상속의 고양이와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방금 전에 제러드가 대사를 말하면서 또 실수했다.
그런데도 킴은 고개를 숙이고 자기 무릎을 문질러댔다.
그놈의 전기 충격기는 어디로 갔어.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조나단은 대충 이쪽이겠거니 생각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메카가 그쪽인가요?』
『실례라고. 나는 불교도야.』
퉁명스레 대꾸한 조나단은 천동설과 지동설, 그리고 티코 브라헤에 대한 생각을 잠시 접었다.
아무려면 어때. 서쪽이든, 북쪽이든. 아무튼 태양은 떠올랐고, 그 점만이 중요했다.
그리고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를 떠받들고 있는 거대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퍼레이드를 벌일 즈음, 제러드가 코를 만지는 척하며 젠슨의 맨 다리를 훑었다.
노골적으로 짜증을 부리며 젠슨은 원피스 자락을 아래로 잡아당겼다.
『그려~! 이 언니는 털 많어~! 털 많은데 보태준 거 있어어~?!』

『하아. 빠구리 하구먼.』
히스테릭한 여성의 목소리로 고함을 질러대는 젠슨을 흘깃대며 킴은 혼잣말을 했다.
조롱거리로 만들겠다고 작정한 사람들 앞에서 일부러 조롱의 대상이 되어 바람을 빼놓는다라... 괜찮은 방법이다. 신나게 웃다보면 긴장감도 풀어지고, 뻘줌한 바보짓엔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법이다. 보수적인데다 수줍은 성격의 그가 아줌마처럼 옷을 입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의외긴 했지만, 킴은 솔직히 자기 몸 하나 희생해서 모두를 웃겨보겠다고 한 젠슨에게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하지만 말이다... 손가락으로 톡톡 의자 팔걸이를 두드렸다.
의외의 문제점이 하나 생겼다.
손을 들어 크림을 넣은 커피를 가져다 달라고 신호하면서 연필로 대본에 커다란 X자를 그렸다.
『싱어에게 연락해서 대본을 급히 수정해야 한다고 알려줘야 해.』
『또요? 또 고쳐요?! 이번이 세 번째라고요. 뭘 또 고치게요.』
『왜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나. 메모지 꺼내, 앤디. 그리고 적어. 딘 윈체스터에게 빙의된 유령은 여자여선 안 된다. 남자여야만 한다. 그렇게 알려.』
『왜요.』
『애클스가 저러고 콧소리 내는게 방송 탄다고 생각을 해봐. 구닥다리 대가리들이 용납할 거 같아? 지금도 게이 에로 드라마를 찍네 어쩌네 하면서 갈구고 있는 판국이라고. 윗선에서 옳다꾸나 잔치 굿을 벌리게 냅둘 수는 없지. 지뢰를 밟기 전에 제거부터 하자고.』

Posted by 미야

2007/11/29 19:18 2007/11/2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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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양 2007/11/29 22:05 # M/D Reply Permalink

    1등~~~~
    그래서 딘에게 빙의된 여자 유령이 없는건가요???
    보고싶은데... ㅠㅠ

  2. 수수 2007/11/29 23:27 # M/D Reply Permalink

    엥.. ㅜㅜ 저도 딘이 빙의 된거 보고픈데...요... 흐흐....요즘 미야님 홈피에 중독이에요.. 엉 .. 언제 휴방이 끝날까요.. 얼렁 12월이 되었으면.. 하루하루가 안가요...ㅜㅠ

  3. 로렐라이 2008/02/21 14:27 # M/D Reply Permalink

    결국 남자유령을 빙의시키기로 결정내렸군요 후후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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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월말이냐

다람쥐가 쳇바퀴를 돕니다.
월말이랍니다. 다시 월초가 되겠지요.

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이런거싫어싫다고싫단말이야~!!


그래도 월급날이다. 질러야지.
어뜩해어뜩해어뜩해어뜩해~!! 동물의 숲이 날 울려. 닌텐도가 다 뭐냐.
그러면서 마이심즈 살까 기웃거리는 내가 무섭다.

* 동물의 숲은 12월 1일부터 선주문을 받는다고 하네요. 지금은 안 받는데요. 쳇.

Posted by 미야

2007/11/29 12:26 2007/11/2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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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허크허 - 입체퍼즐

사은품으로 받은 입체 퍼즐을 갖고 도대체 몇 시간을 끙끙거린 거냐, 나는...;;
상품 소개는 아래와 같지만 배달되어 온 녀석은 투명한 사과였다.


어렸을 적에 로봇 조립하던 기억이 나더라. 네모난 곽에 붙어있는 걸 비틀어 떼어내 하나하나 붙여나가면 된다.
퍼즐의 갯수도 몇 없어서 무지 쉬워보인다. 그게 함정이었다.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순서가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중간에 공간이 뻐엉 뚫리면 거기에 들어맞는 조각을 집어넣을 재간이 없다. 평면 퍼즐과는 많이 달랐다. 위아래로 맞물리는 구조라 블럭을 쌓다 순서가 틀리면 아낌 없이 무너뜨려야 한다. 입체라는 건 이렇구나! 으핫?! 분해해서 다시. 다시!
다 맞추고 나니까 1시간 30분 걸렸다. 크허허허. 허탈하다.
카메라를 찾았으나 이것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겄다. 완성된 사과는 나중에. 제법 예쁘다.

Posted by 미야

2007/11/28 23:57 2007/11/2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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