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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체스터 브라더스의 퇴마 여행기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이번 글은 전반적으로 성인 취향입니다. 그리고 무지 길어질 것 같습니다.「난 그런 건 딱 질색이야」라는 분들은 모쪼록 피해주세요. ※


이런 늦은 시간대에 대관절 왜... 아니, 그보다 누가.
알아서 할테니 방 청소는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고 사전에 신신당부했다. 형제 좋아하시네. 젊은 남자 둘이서 만리장성을 쌓겠거니 생각한 모텔 관리인은 선뜻 그러라고 대답했다. 이런 경우는 질리도록 봤다며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은밀한 표정으로 방 열쇠를 건네주었다. (터무니 없는 그의 오해에 샘은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딘이 귀찮아하며 그 사실을 정정하려 하지 않음에 많이 속상했다) 그러니 야밤에 휴지통을 치워주겠다고 문을 두드리는 건 절대로 아닐 터.
거기다 모텔 관리인은 나이 지긋한 남자다. 그런데 지금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목소리는 젊은 여성이다. 머리 허연 60대 초반의 사내가 뛰어난 성대 묘사의 재주를 부리고 있다는 줄거리를 일찌감치 문서 세단기에 넣어 곱게 갈아버린 샘은 근심에 젖었다.

발 뒷굼치를 들고 문가로 걸어가 도어미러로 밖을 살펴봤다.
《미스터 마호고프 씨?》
굵게 웨이브진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까지 내려왔다. 껌을 짝짝 씹으며 뾰족하게 생긴 입술을 오물거렸다. 보라색 아이섀도우를 짙게 바른 눈이 시원 큼직했다. 속눈썹도 길었다. 퍽 예쁘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만하면 개성적인 외모다. 더하여 가슴 계곡이 훤히 드러난 V-라인의 현란한 꽃무늬 셔츠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말 그대로 양귀비 꽃밭이었다.
여자는 잠시 뒤로 물러섰다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주먹쥔 손으로 다시 문을 두드렸다.
《미스터 마호고프 씨! 이봐요?》
두드리는 동작과 같이하여 위아래로 출렁이는 가슴의 움직임이 문 반대편까지 전달되었다.

이놈의지랄맞은형이프런트에가서아가씨를불러달라고그랬어!

지평선 너머로 지름 500m의 운석이 시속 6만7천km의 속도로 날아갔다. 하지만 하늘을 직각으로 날아가는 불덩이만 무서운게 아니다. 지상에서도 세인트 헬레나 산의 분화구에서 시커먼 유황 연기가 솟구쳤다. 멸망의 징조다. 딘은 양동이로 퍼붓게 될 마그마와 화산재를 두려워하며 목을 움츠렸다. 듣자하니 1902년 서인도제도로 재앙이 닥쳤을 적에 지하감옥에 갇혔던 사형수가 운좋게 살아 남았다고 하던데. 허나 지금의 그에겐 두꺼운 콘크리트 덮개는 물론이고 머리를 가릴 얇은 이불 한 장 없었다. 어찌된게 사형수보다 사정이 더 나쁘다.

황소가 콧김을 뿜었다. 날카로운 뿔로 들이받기 전, 딘은 테이블 뒤로 얼른 도망쳤다.
『앨런이 남긴 메시지를 찾으러 프런트에 갔다고? 이 거짓말쟁이!』
『내가 왜 거짓말을 한다는 거야. 난 아가씨를 부르지 않았어, 샘.』
『그거 참 이상하군. 죄를 짓지 않았다면 왜 내 나를 슬슬 피하는건데.』
『그야 지금 내 눈에는 네가「13일의 금요일」에 나온 제이슨으로 보이고 있으니까.』
『하! 크리스탈 캠프장에서 난리를 친 살인귀는 제이슨이 아니라 제이슨의 엄마잖아.』
『그건 1편이고. 요즘 갠 우주로까지 진출했다고.』
『제이슨이 우주로 갔든, 프레디와 맞장을 뜨든 말든, 관심 없어! 지금의 내 관심거리는 형이 여자를 이리로 불렀다는 거야! 세상에... 이 엉덩이 가벼운 인간아. 그렇게나 그 짓을 하고 싶었던 거야?!』
『샘? 나는 너와 다르게 남자야. 언제라도 하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니. 하지만 안 불렀어. 정말이야. 맹세해.』

딘이 손바닥으로 자신의 심장 부위를 눌러가며 자신의 무죄를 호소했다.
그건 꽤나 설득력 있어뵈는 동작이었다. 그 뒤로 쓸데없는 말만 덧붙이지 않았다면 샘은 그가 얼룩 한 점 없이 진실을 말했다고 설득당했을 거다.
『그런데 새미? 밖에 있는 여자 얼굴이 어떻든. 예쁘냐?』

거기서 어떻게 베시시 웃을 수가 있니.
이쯤되면 사람의 목을 맨손으로 마구 졸라대고 싶어지는 법이다. 기분이 상했다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낸 샘은「홧김에 가까이 있던 스탠드를 집어 그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영화속 범인들의 참회가 결코 꾸며낸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어떻게 저지를 수 있냐고 반문해선 안 되는 거였다. 정말로 화가 나면, 그러니까 분노가 이성을 마비시키면 인간은 소크라테스라고 해도 스탠드를 들고 야구방망이처럼 휘둘러대게 되어 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말아주세요.
코피를 멎게 하는 동작을 흉내내며 - 고개를 뒤로 바짝 젖힌 채 콧잔등을 세게 눌렀다 - 천천히 숨을 고르던 샘은 천천히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헤아렸다.
효과가 있었다. 부리로 사람 머리를 피 나게 쪼아대던 새가 마침내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록 이마가 철철 흐르는 피로 뒤범벅이었지만 샘은 힘줄이 돋아나도록 힘주어 붙잡은 스탠드를 도로 제자리로 내려놓을 수 있었다.「주여, 감사합니다. 시험에 통과했어요」짧게 기도했다.

어쨌든 듣는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노크 소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여자를 방 안에 들일 의사가 전혀 없는 샘을 대신하여 딘이 문을 열었다.
『짜증나서 혼났네. 왜 이렇게 밖에 오래 세워두는 거예요.』
대단히 멎적어하는 딘의 얼굴이 나타나자마자 여자가 대놓고 툴툴거렸다.
『미안... 그런데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군요. 아가씨가 찾는게 211호가 맞나요?』
딘의 질문에 여자는 킁 콧소리를 내며 엉덩이로 손을 올렸다.
『이거 왜 이러시나. 지금 와서 뒤로 빼긴. 마누라가 사설 탐정이라도 고용했대요?』
그리고는 샘을 다시금 폭발하게 만드는 문제성 발언을 입에 담았다.
『그런데 미스터 마호고프 씨. 그쪽이 두 명이라는 건 미리 얘기를 하지 않았잖아요.』

딘이 여자의 엉덩이를 거머쥔다. 여자가 샘의 허리를 안는다. 망할.
딸각 소리를 내고 스위치가 켜졌다. 싸이렌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지면서 사방으로 붉은 색 경고등이 번쩍거렸다. 샘은 빗방울에 젖어 축축해진 겉옷을 챙겨들고 성큼 걸음으로 방안을 가로질렀다. 여자와 대화하기 위해 입구를 가로막고 선 딘을 옆으로 밀쳤다.
시선만으로 살인이 가능하다면 딘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혐오와 미움으로 잔뜩 흐려진 녹색의 눈동자가 딘의 뺨을 후려갈겼다.

『샘? 샘!』
『밖에 나갔다 올게. 1시간이면 충분하지?』
『야!』
『그거 알아? 형은 변태야.』
뒤돌아보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가는 동생을 딘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너무 화가 나 있었고, 앞뒤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손가락으로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경을 치게 생겼다. 하도 공기가 살벌해서 딘은 감히 모험이라는 걸 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솔직히 그는 샘이 피를 나눈 형제라는 사실을 잊고 그의 넓적다리를 향해 부엌칼을 휘둘러댈까봐 무서웠다.
『난 형과 나란히 한 여자랑 즐길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어. 그러니 잘 해봐!』
싱글 베드 두 개짜리 방에서 성인 세 명이 어떻게 옷을 벗고 같이 뒹굴 수 있느냐는 소박한 의문따윈 머리에서 진작에 달아났다. 샘은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녹색과 암청색, 그리고 새카만 빛깔의 화염이었다. 이게 만화였다면 뒤로 이런 의성어가 적혀졌을 거다. 활활.
『유황불 지옥으로 떨어져버렷!』
샘이 아는 한 그것은 최고 수준의 욕설이었다. 이윽고 분노로 가득찬 샘의 몸은 뻥 터져버렸다.

그 파편을 피하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뒤집어쓴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딘은 절망했다. 지옥이라는 장소가 단순한 상징이 아님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리로 가라고 말 하다니. 슬퍼져 온몸의 기운이 죄다 빠져버렸다.
반면 여자는 이 모든게 대단히 흥미로운 듯했다. 어쩐지 교활해 보이는 미소가 입가로 슬그머니 떠올랐다. 그녀는 씹던 껌을 뱉어 손가락으로 돌돌 말면서 이렇게 말했다.
『와우! 오싹오싹하네. 바람 난 부인이라도 봤다는 식이군.』
딘은 눈에 힘을 주고 여자를 쏘아봤다.
『알았어. 정정하지. 바람난「남.편.」이라도 봤다는 식이군.』
여자는 서둘러 바꿔 말하고 갖고 있던 껌을 은근슬쩍 구석으로 버렸다.

이상하다. 샘이 사라지자마자 어느새 말투마저 달라졌다. 아니, 분위기 자체가 돌변했다. 혹시라도 샘이 다시 돌아와 지금의 이 여자를 본다면「섹스」라는 단어를 연상하고 화내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일이다. 천박한 느낌을 주던 색조 화장마저 지금은 평범하게만 보였다. 너구리가 다섯 바퀴 재주를 굴러 사람으로 변신했다.

여자가 엄지손가락으로 뒤편을 가리켰다.
『봤어? 자동소총으로 날 쏘고 싶다는 표정. 한 순간에 머리 가죽 날아가는 건 아닐까 걱정되던데. 1997년 뒤셀도르프에서의 사냥 이후 이렇게 긴장한 건 오랜만이야.』
딘은 이마를 찌푸렸다. 뒤셀도르프... 사냥?
『아아, 이거 진짜지 자꾸 왜 이러시나. 내가 창부가 아니라는 건 문을 열었을 때부터 곧바로 알아차렸잖아, 딘 윈체스터.』
그의 본명을 부르고는 재빨리 눈짓하며 부탁했다.
『허리춤에 찔러둔 권총에서 이제 그만 슬슬 손을 떼지 않겠어? 덕분에 나까지 긴장하게 되잖아. 난 총이라면 딱 질색이라서 말이야...』

사실이다. 냄새만 맡고도 딘은 그녀가 길거리 여자가 아니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경험이 부족한 동생은 빨갛게 칠한 입술만 보고 잘도 속아 넘어간 것 같다만, 딘은 그쪽으론 눈치가 백만광년은 빨랐다. 블라우스 밖으로 훤히 비치는 검정색 브래지어와 비슷하다. 보고 싶지 않아도 그냥 보이는 걸 어쩌라고.

『어머나! 그거, 실례야. 여자를 면전에 두고「냄새」운운 하는 건. 그렇게 말하면 나한테서 땀 냄새나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것 같잖아.』
『그럼 뭐라고 해야 해?』
『댁은 어휘력이 형편 없군. 매춘부는 보석으로 만든 비싼 귀걸이를 하지 않지 -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잖아. 실제로 내가 지금 한 귀걸이는 티파니 진품이고 말이야.』
그러면서 그녀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자신의 눈동자 색을 닮은 합성 사파이어가 박힌 포스트 타입의 귀걸이를 보여주었다. 악세서리엔 문외한이지만 확실히 비싼 장신구다. 세련되고 정갈했다. 길거리 여자들이 아니라 잘 나가는 대기업 사무원에게나 어울릴법한 물건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딘은 여전히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부탁이 있었지만 여차하면 뽑아들 수 있도록 총 위로 살짝 얹은 손은 계속해서 그 위치를 지켰다.
『그런데 왜 매춘부인척 한 거지?』
『왜냐니? 그야 그편이 훨씬 재밌을 것 같아서지.』
여자는 당연한 걸 묻는다며 살짝 윙크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의미에서 그쪽 반응이 어떤지 보고 싶었어. 뭐, 애쉬가 설명한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아서 일단은 마음이 놓였다고나 할까. 무턱대고「어서옵쇼, 아가씨!」이랬으면 난 정말 실망했을 거야. 헌터로서 자격이 부족하다는 증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동생 쪽은 살짝 실망이야. 아직 순진해서 그런가, 아님 시력이 나쁜가. 그런 형편 없는 눈썰미로 사람들 속에 숨은 뱀파이어를 무슨 재주로 알아차릴 거래?』

여기까지 말한 뒤, 오른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했다.
『서두가 길었군. 이쯤하고 정식으로 인사하지. 만나서 반갑다, 딘 윈체스터. 내 이름은 리야. 그게 성이냐 이름이냐는 따지지 말아주기 바라. 다들「뱀퍼 리」라고 부르니까 리라고 불러.』
『리? 당신이?』
뱀퍼... 딘은 뱀파이어 헌터를 통칭 뱀퍼라고 부른다는 애쉬의 말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리가 최고의 뱀퍼라는 것도 떠올렸다.
『에엑?! 그런데 남자가 아니었어?!』
성차별 하고 지랄한다.
리의 한쪽 눈썹이 활처럼 구부러졌다. 거기다 악수를 하자고 했더니 무례하게 여성의 가슴 부위를 손가락질 하고 있다.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선 리는「이게 어딜 기어오르고 있어」라는 표정을 지었다.

Posted by 미야

2007/05/27 09:48 2007/05/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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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앙...

가끔 청소를 심하게(?) 하다보면 이게 어디서 굴러다녔나 싶은 물건들이 제법 올라오는 법이다. 안 끼던 팔찌가 나오고, 목걸이 팬던트에다가, 심지어 부러진 비딩용 바늘까지.
먹을 것도 나온다. 이야, 이게 어느 시절의 것이냐. 복숭아 홍차가 나왔다.
책상 위에 올려놓곤 <차게 타서 마셔야징> 하고 훗훗거렸다.
퇴근해서 돌아오니 쓰레기통에 빈 봉지만 들어가 있다.
살짝 얼굴을 붉히는 마마.
내 책상 위로 올려놓은 물건이 왜 쓰레기통에?
그려용, 나는 이해해용. 딸네미 방을 모험 내지는 탐험하는 재미가 틀린 거야.
내 표정이 걸작이 되자 재빨리 하시는 말씀.

- 내가 안 먹었어. 구역예배 뒤에 우리 속장이 먹겠다고 해서... 난 안 먹었어!

다 이해한다니까. (끄덕끄덕) 맨날 잠겨져 있는 방이 무지 궁금했겠지. 그 호기심을 나는 이해해요. 기분이 나쁘다는 건 별도로 치고... 그치만 먹고 싶었다고요, 복숭아 홍차!

Posted by 미야

2007/05/25 19:15 2007/05/2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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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 온다 리쿠의 <흑과 다의 환상> 읽는 중.
글자가 - 죽은 꽁치가 - 춤 춘다. 난시가 심해졌다.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걸 억지로 하나로 인식하는 건 의외로 피곤한 일이다. 그치만 재밌다. 그리하여 글자가 마구 춤 춘다.
나뭇가지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빗줄기처럼 흘러내리는 건 어떤 느낌일까?

* 백귀야행 15권 나왔음. 감상은 그다지... 빌려다 읽는데 만족.
충사 8권과 플래니트 래더, 그 대망의 엔딩 7권 구입. 꺅. 이렇게나 훌륭한 이야기를 다이제스트식 속전속결로 날려버린 나루시마 유리님... 원망하렵니다.
린젤의 유진님이 개인 블로그에 슬그머니 소개해주신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정독.

* 24일엔 하루종일 방 청소. 궁금해진 마마님, 오랜만에 딸의 방을 기웃거리시다.
- 응? 달라진게 전혀 없잖니.
소녀도 그게 무지 궁금하옵니다. 나름대로 치웠는데 왜 그대로일까?
그건 그렇고 갑자기 책상에 놓인 빨간 지갑에 눈을 번득이는 마마님. 호기심에 집어보니 무게도 있고 두툼하다. (그 속에 동전이 많았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시었다) 무척 기뻐하시며 20만원을 즉석에서 강탈하시다. 딸네미 거지되다. 흑.
그리곤 아들과 짝짜꿍하여 인터넷으로 거실 가구를 지르시다. 서랍 달린 콘솔과 거울 주문.
우리 집은 뭔가... 뭔가 거꾸로다.

* 머리카락을 기른지 한 8개월? 드디어 어깨를 지나 가슴 높이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놈의 머리카락이 가방끈에 맨날 걸려 가방을 고쳐맬 적마다 눈물을 왈칵 쏟아야 한다는 거다.
긴 머리를 허용치 않은 집안 분위기 탓에 <머리카락이 길 적엔 이렇게 해야 합니다> 라는 요령이 없어 낭패다. 머리를 풀고 국수를 먹을 적에도 요령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 작금이다.

* 청소를 하면서 굴러다니는 각종 비즈를 정리해봤다. 방치하고 착용을 하지 않는 종류가 더 많다. 그래서 놀랐다. 대다수가 버려도 그만인 물건들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나이가 들면 장신구는 싼 것을 할 수가 없다. 그것이 슬프다. 알콩한 방울 구슬이 아닌, 금이나 진짜 보석을 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더 나이가 들면 청바지에 T셔츠도 못 입게 되는 걸까. 어쩐지 비참해진다.
난 아직 립스틱도, 파운데이션도 바르지 않고 있는데.
이봐, 이봐아~ 나보다 어린 애들이 초등학생 부모들이라고. 정신 차려어~!!

Posted by 미야

2007/05/25 14:35 2007/05/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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