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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헷갈려선 안된다

대한제국은 역사속으로 사라졌으니 왕실이 다시 살아날 까닭이 없다.
일본에게 사기를 당했든, 폭력을 당했든. 이미 사라진 것을 어쩌라는 거냐.
드라마 [궁] 은 픽션이다.
단호히 말하지만 나라가 없으면 황제는 없다.
지배할 나라도, 민중도 없는데 왕실만 부활시켜 뭘 하겠다는 건지.
집 한 칸 없는데 재산세부터 내겠다고 은행에 가면 직원들이 웃는다.

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판타지적 상상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게 현실화 되는 건 반대다.
이해원 옹주가 황실을 계승한다는 뉴스에 도리질.

Posted by 미야

2006/09/29 16:39 2006/09/2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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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aya 2006/10/02 12:28 # M/D Reply Permalink

    조선 왕실이 복권해야 할 자격이 있기나 하답니까.
    근데 저 기사 보고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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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광골의 꿈 발매

교고쿠 나츠히코의 세키구치 시리즈... 가 아니라 어흠! 실수.
교고쿠도 시리즈 3편인 [광골의 꿈] 이 드디어 발매 예약 떴습니다. 9월 30일이고, 서점 배포일은 그보다 약간 늦어진다고 하네요. 손안의책 출판사에서 회원들로부터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사다코를 연상시키는 표지의 우물 그림이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봐요! 일본에서 뭐라 하지 않더이까?! 이건 결단코 링이 아니란 말이야아아~!!) 뭐, 국내 정서 여건상 해골 그림을 떠억 하고 표지에 박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저 우물 표지는... 대략난감, 대략난감, 대략난감.
나란히 비교해보니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국제부 K님께 항의라도 해볼까...
추석 전에 과연 도착할 수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슈카와 미나토의 [꽃밥]도 주문했는데 이러다 파산 신 강림할까 두렵습니다.


같지도 않은 - 정말로 같지도 않은 연봉 협상에 실패, 추석 지나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할 형편이라 마음이 천근만근인데 이래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허허, 대한민국엔 말입니다. 급여를 5만원 올려달라고 했는데 벌떡 뛰는 곳도 있답니다. 이런 같지도 않은 인간들을 떠나기 위해 로또의 신이 친히 강림을 해주셨으면 하고 매일 빌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로또의 신님은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차라리 광골에게 빌어볼까요.

Posted by 미야

2006/09/27 15:43 2006/09/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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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 평생학습

『이 웬수야~!!』
앙칼진 고함 소리와 같이 해서 슬리퍼가 날아왔다.
제로스는 슬리퍼의 운동 궤적을 계산하고 재빨리 왼쪽으로 턱을 돌렸다.
그치만 슬리퍼는 그런 제로스를 따라 왼쪽으로 귀신같이 방향을 틀었고, 오늘도 난 맞는구나 한숨 짓는 것과 동시에 퍽 하고 먼지가 피어 올랐다.
리나가 던진 것이 항공 모함을 뺨치는 신발이 아닌, 그보다 훨씬 가벼운 슬리퍼였다는 점에 그저 만족하도록 하자.

『이잉! 제가 리나님 돈을 떼먹기를 했나요, 아님 해꼬지를 했나요. 웬수라는 표현, 맘에 안 듭니다.』
『싫어? 그럼 정정하지. 이 철천지 웬수야!』
옆구리에 한쪽 손을 얹은 채 리나는 악을 썼다.
『도대체 세일룬 국립 도서관에 가서 뭔 짓을 저지른 거야?! 앙?!』

뭘 하긴.
무녀 둘이서 아이들을 모아놓고 조기 성교육을 하고 있길래 호기심에 참관하고 왔을 뿐이다.
『요즘은 정말 빠르더군요. 일곱 살 아이들 앞에서 암술이 어떻네, 수술이 어떻네, 수정이네 하면서 땀을 빼고 있더라고요. 덕분에 전「최신판 대륙 도서관 순례」8월호를 빌리는 것도 잊었습니다.』
리나의 왼손에 여전히 쥐어져 있는 슬리퍼 한짝을 경계하며 제로스는 자세히 설명했다.
『무녀들은 스케치북에 그림까지 그려서 애들에게 보여줬어요. 암술과 수술이 만나 씨앗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라면서 꿀벌이 날아가는 걸 손짓으로 묘사하면서요.』
『하.』
『맹세하는데 전 뒤에서 얌전히 보고만 있었습니다.』

고놈의 맹세 삼천번만 하면 바다가 육지 되겠다.
리나는 실상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얌전히 보고만 있었어? 웃기지 말라고 그래.
어리둥절해 하는 맨 뒷줄의 아이 앞에서 피식- 웃고는,「왜 웃는 건데요? 사제님」이라며 궁금해 하는 아이에게「저건 다 거짓말이랍니다」라며 바람을 잡았잖아!
리나는 음울한 표정을 지어가며 슬리퍼를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겨왔다.
움찔, 하고 제로스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라「아이는 양배추에서 태어나는 거예요」라며 속 보이는 장난을 걸고, 무슨 놈의 심술보가 발동했던지「혹시 어제 저녁에 양배추 샐러드를 먹었나요? 그럼 기다리던 동생은 영영 태어나지 못하겠네요」라고 말해 겁 먹게 만들고! 얌마! 그게 철 들은 어른이 할 짓이냐?!』
『철이 왜 머리에 듭니까. 망간도, 마그네슘도 마찬가지죠. 중금속이 머리에 쌓이면...』
『시꺼.』
리나는 악당을 응징하기 위해 슬리퍼를 높게 들었다.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을 든 것도 아닌데 우리의 마족 군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어깨 속으로 숨겼다.
그치만 말이다.
꽤나 억울하다.
가우리에게 물어봐라. 양배추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거다.

『그렇죠? 양배추에서 아기는 태어나는 거 맞죠?』
『어... 학이 물어다 주는 건 아니고?』
우리의 순진한 쿼터 엘프는 제로스의 말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거봐! 학이 물어다 준다잖아!』
리나는 반박할 여지를 일찌감치 봉쇄하고 한층 더 으르렁댔다.

여러분? 아기는 학이 강보에 싸서 물어다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하천을 오염시켜 학이 사라지면 인구 감소률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어요. 인구가 줄면 급속 고령화 사회가 되어 위기 상황이 도래하게 되어요. 세금은 늘고, 사회 활력은 감소하고, 경제가 위축되어요. 그렇게 되고 싶어요? 되기 싫죠? 그러니까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거예요.
자, 노트에 옮겨 적으세요. 내일을 위해 학을 보호하자. 아셨죠?

마족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암술, 수술 타령을 하던 무녀들도 저 지경까진 아니었다. 꿀벌의 날개짓을 흉내내며, 모호하게, 뭉떵그려서, 대충 이렇겠거니 얼버무렸을 뿐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거시기 하다.
그런데 리나는 꿀벌이 알을 낳았다는 식으로 우기고만 있다.
제로스는 흥미를 잃어버린 표정을 하고 의자에 엉덩이를 기댔다.

날 야단치는 것도 좋지만... 잘 하는 짓입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 아기 만드는 법을 모르는 서방 탓에 아차하다간 처녀 과부로 늙어 죽게 생겼다는 건 잠시 잊었군요, 당신.

『뭐, 양배추에서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다고 치고.』
『안 태어난다니까.』
『어쨌든 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메론 내지는 수박에서 아기가 태어나도 괜찮습니다.』
마족은 손바닥을 활짝 펼치며 생선 상한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다만 궁금했을 뿐입니다. 뽀뽀가 뭔지도 모르는 일곱 살 어린 아이들에게「아기는 이렇게 해서 태어나는 거예요」라는 교육이 왜 필요한지가요.』

음, 그건 말이지...
리나는 난처한 듯이 이마를 긁었다. 그리고 잠시 손에 쥔 슬리퍼를 물에 젖은 걸레인양 뒤틀었다.
이걸 무어라 설명하면 얼굴이 점잖아질려나.
하아, 하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뭘 모르던 철부지 시절에 언니의 방문을 노크하고「언니, 탐폰이 뭐야?」라고 물었을 적에 루나는 멎적게 웃기만 했다. 웃기만 했던가. 모닝스타를 들어 적의 머리를 쳤다.
그렇다면 나도 철퇴를 들어...

『우왓! 들지 마요!』
『들지 마? 그럼 묻지를 마.』
리나는 가볍게 대꾸하며 몽둥이처럼 치켜 올린 슬리퍼를 도로 내렸다.
『어쨌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말이지, 제로스. 애들은 단순하잖아? 그래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몸이 왜 다른지를 두고 싸우곤 해. 너는 왜 촌스럽게 쭈그리고 앉아서 오줌을 누니 - 뭐하러 그렇게 곤란해 보이는 살색 막대기를 다리 사이에 끼고 있니 - 이런 식이지. 그래서 선생님들은 서로 욕하고 싸우지 말라고 미리미리 가르치는 거야.』
『정말이예요?』
『정말이라니. 거기서 어떻게 반문이 나오냐. 성별이 없는 마족 나으리의 머리로는 이해가 어렵나?』
『어렵네요. 남자와 여자의 생김새가 다르다는 점을 아동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꽃가루를 다리에  묻힌 꿀벌 사진과 복숭아 씨앗 단면을 보여준단 말예요?』
『인간은 상상력이 풍부하니까.』
거기까지 말한 리나는 슬리퍼를 가지고 야구 배트, 내지는 모닝스타를 드는 시늉을 해보였다.

그리고나서 일주일 뒤의 일이다.
해왕 다루핀이 무보수로 기꺼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속칭「마족 카페」라는 곳으로 마족들이 너도나도 모여들었다.
『무슨 일인데 집합 명령이 떨어진 겁니까? 해왕님.』
『내가 안 불렀다. 수신관이 불렀지.』
하루종일 계속된 테이블 행주질에 지친 마왕님께선 턱짓으로만 제로스를 가리켰다.
문제의 수신관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꽃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여러분? 꽃에는 꿀벌이 날아들어요. 자, 그럼 귀찮은 벌레는 어떻게 처리하면 될까요. 예! 바로 그겁니다. 파리약을 가져오세요. 이렇게 한 번만 쉭~ 하고 약을 뿌려주면?』
『질문입니다. 위협을 받으면 새로운 여왕 벌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닌가요.』
『그럴 적엔 여왕 벌까지 신속하게 처치하면 되지 뭐가 불만이오. 하여간!』
『하여간이고 두여간이고 간에... 꽃과 꿀벌이 뭐가 어떻다는 겁니까? 수신관님.』
『마족도... 상상력이 풍부하니까.』
『에?』
다들 어리둥절해 하는 가운데 제로스는 싱긋 웃으며 행주를 가지고 야구 배트, 내지는 모닝스타를 드는 시늉을 해보였다.


.......... 리나에게 이상한 거 배워오지 말게, 수신관.

Posted by 미야

2006/09/27 14:18 2006/09/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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