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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5 [JJ-fic] Brownie 10 by 미야 (2)

[JJ-fic] Brownie 10

※ 표현력이 부족한 저에겐 새카만 먹물의 세계는 그저 동경의 대상일 뿐이랍니다.

음... 그리고 이건 시카고콘 관련 잡담인데요. 젠슨 말꼬리 잘라먹는 버릇의 제러드는 살짝 얄밉긴 해요. 그 장소에 있었다면 눈이 뒤집혀서 저도 한 마디 했을지 몰라요. 그치만 젠슨 몸이 안 좋다는 걸 염두에 두고 있어서랄까, 필사적으로「내가 잘 해야 해. 여기서 젠슨이 더 피곤해 하면 안돼. 그랬다간 열이 날 거고, 편도선이 부을 거고, 어쩌면 탈진해서 병원에 실려갈지도 몰라. 안돼. 내가 힘내야 해. 아자!」이러는게 보여서 기꺼이 용서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제니 어깨를 안으면서 힘 뺐던 건 결단코 용서할 수 없쥐. 100만불짜리 이두박근 뒀다 어데 써. 꽉꽉 안아주라구! 꽉꽉! ※



일부에선 그를 잠재적 조증 환자라고 폄하했다.

그는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즐거워하고, 범사에 날뛰는 소년이었다.

어느새 20대를 훌쩍 넘었으니「소년」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러드는 목덜미와 뺨이 분홍색인 소년이었고, 모두가 그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키가 195cm라고 해도 하는 짓은 개구쟁이, 말하는 건 초등학생, 재롱은 다섯 살 수준이었다. 환하게 켜진 조명 때문에 땀이 난다며 부지런히 손부채질을 하는 모습만 봐도「제러드 트리스탄 파달렉키 = 25세」설은 물 건너가기 일수였다. 분홍색 고무줄로 성가시게 늘어진 긴 앞머리를 질끈 묶고 있을 때는 차렷 자세로 가만히 있기만 해도 열 두 살이었다.


그랬던 남자가.

식사 시간을 넘긴 한 마리 육식 동물 같은 느낌으로 소파에 다리를 걸치고 늘어져 있으니 무섭다. 그것도 단단히 팔짱을 낀 채로.


『저어, 기분이... 좋지 않은가 봐요? 파달렉키 씨.』

『예. 2시에 만나기로 한 제 소중한 친구가 급하게 전화해서 지금 화물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너고 있는 중이라 나랑 약속을 못 지킬 거라고 알려왔거든요. 그래서 전 제게 자가용 헬기가 한 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하지만 팜플렛을 들여다보니 제러드 파달렉키라는 배우는 찢어지는 가난뱅이였어요. 제 능력으론 헬기 조정사의 월급도 못 주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아요.』


처음에 맥스는 그의 말이 재치있는 농담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피식 웃었다.

그런데 제러드는 그의 웃음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뭐예요. 지금 날 비웃는 거예요?』

평소와는 다른 가시 돋친 말투에 맥스는 바보처럼 웃은 걸 곧 후회했다. 맙소사. 웃자고 한 농담이 아니었던 거다. 정말로 그는 헬기를 갖고 싶었고, 가질 수 없음에 화가 단단히 난 듯했다.


먹이로 얻은 고구마와 콩을 물에 씻던 너구리를 표범이 쏘아보았다. 너구리는 쫄았다.

아이고, 하느님. 난 그저 결말부가 수정된 대본을 배우에게 다져다 준 것뿐인데.

왜 사자굴에 제발로 걸어 들어왔다는 느낌이 드는 거지.


악마에게 빙의당한 샘을 연기하던 배우 파달렉키가 생각나면서 더욱 오금이 저려왔다.

카메라맨 조나단은 꺽다리 젊은 배우를 칭찬하면서 이런 말을 했었다. 그때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파달렉키의 사악한 표정은 억지스럽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어디서 개라도 찔러죽이고 돌아온 것 같아 소름이 돋았노라고 말이다.

「그는 악마가 어떤 건지 정확히 잘 알고 있는 것 같더군. 예쁜 얼굴과 잘 빠진 몸매로 먹고 사는 보통의 배우들과는 확연히 달랐어. 맨날 사탕만 먹고 살길래 매운맛, 쓴맛은 전혀 모를 줄 알았는데 그렇게 생각한 것 자체가 편견이었어. 난 감탄했네. 제대로 뽑더라니까.」

얇은 종이처럼 생긴 웃음을 당장 치우고 봤다. 조나단은 그가 악마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고 칭송했다. 그런데 그것이 연기가 아닌 그의 숨겨진 천성이었다면? 맥스는 재빨리 곁눈질로「탈출용」입구의 위치를 확인했다.


『아, 아, 아닙니다, 파달렉키 씨. 제가 웃은 건 그 때문이 아니고...』

『괜찮아요. 맘껏 비웃도록 해요. 그리고 여기서 나갈 적에 문은 닫아주세요.』

돌려서 말했지만「당신, 내앞에서 빨리 꺼져버려」라는 내용이나 마찬가지였다. 맥스는 수정된 대본을 테이블에 던지다시피해서 올려놓곤 허둥대며 방에서 나가버렸다.


『아. 어쩌지...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 해버렸다.』

소파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앉은 제러드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북북 문질렀다.

사실 그가 화를 낼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젠슨의 차가 갑자기 말썽을 부린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고 - 아, 그놈의 망할 그렘린들은 잘못하긴 했다 - 그깟 아이스크림은 아무 때나 가서 언제든지 먹을 수 있었다. 젠슨은 전화로 약속을 어기게 되어 미안하다고 말해주었고,「난 아이스크림이 무지 싫거든. 내가 애냐? 그러니까 너나 많이 먹어.」라곤 하지 않았다.

그의 자동차가 하필이면 오늘 고장난 것뿐이다. 약속이 나중으로 미뤄진 것뿐이다. 아무 일도 아니다. 아무 일 없었다. 오늘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인, 사소한 말썽이 성가실뿐인 평소처럼의 하루다.

그런데도 제러드는 주체할 수 없도록 화가 치밀어 올랐고, 슬펐고, 한심스러웠고, 삽질에 열중하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핸드폰을 챙겼다.

겉옷을 입었다.

촬영장 부근을 한 바퀴 달리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지 모른다.

그렇게 믿으며 폐 깊숙이 쌓였던 숨을 후, 하고 내쉬었다.

* 나도 톰병신 방송국 팬이 된 건가? *

Posted by 미야

2007/11/15 10:58 2007/11/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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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고 2007/11/16 10:15 # M/D Reply Permalink

    아이 원츄 데빌샘....

  2. 로렐라이 2008/02/21 13:52 # M/D Reply Permalink

    어머 데빌샘...후후. 전편에서 어른스런 모습을 보인다 생각했는데 역시 불퉁거리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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