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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체스터 브라더스의 퇴마 여행기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리는 리나 인버스의 리... 절대로 그럴 리 없다의 리...♬ ※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사람들과 귓청을 찢는 시끄러운 실내 음악에도 불구하고 세 발의 총성은 너무나도 그 존재감이 뚜렷해서 도저히 무시를 할 수가 없었다.
놀란 사람들이 저마다 대화를 중지한 채 몸을 사렸고, 샘은 불가항력적으로 입안에 물고 있던 음료수를 바닥을 향해 세차게 뿜었다.
「형?!」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서 다트 게임을 즐기던 남녀가 제일 먼저 반응했다. 게중에 제일 나이가 많아보이는 남자가 공중전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짧은 단어를 외쳤다. 아마도 경찰에 빨리 신고하라는 뜻일게다. 동시에 일행으로 추정되는 남자 둘이 불안한 기색으로 창문 밖을 기웃거렸다.

술김에 허공을 향해 무작정 발포하는 바보들이 종종 있다. 네모난 보자기를 목에 매달고 정의의 용사 흉내를 내며「나는 배트맨이다~!」를 외치는 얼간이들이다. 이 경우엔 입에 쓰고 몸에 좋은 교훈의 의미로 녀석들의 목덜미를 붙잡은 뒤, 따끔하게 엉덩이를 걷어차주면 된다.
그러나 취객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못되먹은 파락호가「가지고 있는 지갑을 이리로 던져!」라는 의미로 방아쇠를 당겼다면 함부로 나서지 않는게 상책이다. 시골이라고 해서 강도가 없겠는가, 살인자가 없겠는가. 게다가 최근들어 두 명의 술주정뱅이가 공중으로 사라진 일도 있다.
유리창 너머를 살피던 남자는 전언판에 붙은「사람을 찾습니다」포스터를 힐끗 본 다음, 범인이 돌을 던질 거라고 생각이라도 한 것처럼 창가로부터 두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 사내의 표정은 버터 나이프로 깨끗하게 자른 치즈 덩어리의 절단면처럼 날이 서있었다. 무어라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았지만 파울 플레이*를 염두에 두는 듯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과 외침이 시끄러웠다. 샘은 두통을 느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화장실 쪽으로 고개를 고정시켰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한손에는 휴지를, 다른 한손으로는 바지춤을 허겁지겁 움켜쥐고「샘! 너, 괜찮니?」를 외치며 뛰쳐나오는 인간이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소식이었다. 설령 굵직한 변비가 복병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지라도 그의 형은 동생의 안전부터 확인하고 나서야 커다란 똥 덩어리를 변기 속으로 떨어뜨릴 위인이다. 항상 그래왔다. 그는 샘이 괜찮다고 대답하기 전까지는 지구의 자전마저 용납하려 하지 않았다. 만약 샘이 도리질하며 괜찮지 않다고 하면 우주는 딘의 의지에 따라 그 운행을 당장 멈추어야 했다.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하느님! 나는 엄마를 잃었어요. 제시카도 잃었고요. 아빠도 돌아가셨어요. 그런 나에게서 딘마저 데려가려는 건 아니겠지요? 제발 아니라고 하세요.」
의자를 뒤로 쓰려뜨렸다는 건 깨닫지 못했다. 그냥 멍했다. 허공으로 붕 떠올라 활동사진 속의 사람이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를 물끄러미 관찰하는 기분이었다. 똑바로 서서 걷고는 있는지, 아니면 옆으로 누워 헤엄을 치는 건지 의식을 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샘의 뇌가 기억하는 이후의 30초는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은 - 공장에서 막 출시된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공CD였다.

신의 말씀이 선포되기 이전의 대지, 그 생명 없는 혼돈 속에서 시그널이 울렸다.
「형이 신호를 보냈어!」
연옥 가장자리로 발을 헛디딘 샘을 현실로 불러들인 건 짧게 울리다 금방 끊긴 핸드폰 소리였다.
퍼득 깨닫자 무채색이던 세상이 갑자기 정상으로 돌아왔다. 죽었다 되살아난 기분이다. 파란색 에러 화면을 내보내던 망할 놈의 컴퓨터가 재부팅되었다. 샘은 핸드폰 액정 화면에 찍힌 익숙한 숫자에 감사하며 임팔라를 세워둔 곳으로 종종 걸음으로 서둘러 갔다. 그리고 잰걸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뛰는 것으로 바뀌었다.

『딘! 나야. 핸드폰으로 신호 보낸 거 봤어.』
『아아.』
한걸음에 달려온 샘을 흘끔 쳐다보곤 그걸로 끝이었다. 그는 꽤 바빠보였다. 왔느냐는 말 한 마디 없이 무릎을 꿇고 앉아 뭔가를 주섬주섬 태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별수사대가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들이닥치기 전에 회계 장부를 난롯불에 던져넣는 식의 절박함이었다. 물건이 생각대로 잘 타지 않자 조심성 없이 팩에 든 라이터용 기름을 부었고, 확 솟구치는 새카만 불꽃을 피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뜨거운 그을음이 튀면서 손등으로 제법 쓰라릴 것 같은 자국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은 뜨거운 열기 속으로 쉬지 않고 뭔가를 집어던졌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에 샘은 그것이 여성용 옷가지라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다. 그리고 양말이니 속옷이니 하는 것들이 리의 것이라는 걸 깨닫기까진 그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

『여기서 뭘 태우는 거야. 그나저나 형도 들었어? 밖에서 총 소리가 났어. 난 딘이... 젠장맞을. 그러니까 형이 총에 맞았다고 생각했어.』
샘은 우물쭈물하며 눈을 꼭 감았다.
『무서웠어...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튀어나온 목소리가 엄청난 죽상이어서 샘은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약해빠진 푸념은 어린아이나 하는 것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조숙했고, 늘 늠름한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이었다. 새미라는 애칭으로 부르면 노발대발했다. 그런 주제에 지금처럼 말해서는 결코 안 되는 거였다. 샘은 혀를 깨물며 뼈저리게 후회했고, 어쩐지 부끄러워져 등을 구부렸다.
어랍쇼 하는 표정을 지은 딘 역시 순간적으로 사악한 존재의 개입을 의심했다.
『귀신에게 씌였냐, 아님 외계인에게 몸을 빼앗겼냐. 너, 진짜 새미가 맞니?』
『새미가 아니라 샘이야.』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를 재빨리 무마하고자 했다. 다시 말하자면 분위기를 180° 바꿔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는 얘기다.

『화장실에 간다고 그랬잖아! 여기가 화장실이야?!』
원숭이를 겁주는 포악한 악어가 된 동생을 보고서야 딘은 긴장하여 꽉 쥐었던 주먹을 도로 폈다.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는군. 아까는 깜짝 놀랐네.
매서운 눈초리로 캐묻는 동생을 외면하고 도로 옷을 태우는 일에 열중했다.
『어... 그게 말이지. 들어보렴, 샘. 자연은 위대하잖냐. 여기를 봐라. 널리고 널린 나무와 풀들 모두가 내츄럴한 변기가 될 수 있는 거란다. 안에서 꼭 줄을 설 필요는 없는 것이지. 게다가 난 제법 급했거든.』
『좋아. 미스터 노상방뇨. 훌륭한 비료를 나무에 기부했다고 치자. 그럼 총은 누가 쏜 거야.』
『그거? 내가 쐈어.』
『왜. 쥐가 거길 물겠다고 덤벼들기라도 했어?』
『아니. 건방지게 핥아주겠다고 하잖아. 그래서 쐈어.』
그렇게 말하면서 딘은 찢기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여성용 셔츠를 불꽃 가운데로 꾸셔박았다.

딘이 농담을 하고 있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래도 샘의 표정은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하아, 그렇게 된 거였군. 이제 알겠다. 그래서 화가 치밀어 형이 그 여.자.를. 총으로 쐈군.』
단정지으며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임팔라의 뒷자석 문이 굉장한 기세로 벌컥 열렸다. 하얗고 매끄러운 여자의 하체가 그 속에서 똬리를 틀고 있었다. 팔을 접고 펴는 자연스런 움직임으로 보아 총에 맞은 건 아니었다. 겉으로 내색할 수는 없었지만 샘은 그녀가 무사해서 실망이었다.
그럭저럭 건강해 보이는 그녀는 엄청난 노기를 띄고서 뱀의 쇳소리를 내었다.
『듣자 듣자 하니까 아까부터 이것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릴 씨부렁거리고 있어! 내가 쥐냐?! 내가 쥐냐고! 게다가 네 형은 이 몸의 취향이 아니란 말이얏! 아무튼 너희 두 사람은 머리를 썩게하는 살색 드라마* 말고 재치발랄한 코미디 시트콤을 부지런히 좀 봐야겠다. 그런 걸 농담이라고 하고 앉았냐! 듣다가 있지도 않은 틀니가 튀어나오겠다!』

리는 형의 셔츠를 입고 있었다. 샘은 기분이 언짢았다.
리가 형의 지갑을 쥐고 있었다. 샘은 기분이 대단히 언짢았다.

의외로 많은 걸 공유하는 그들이었지만 미리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 것들이 있다. 칫솔이 그 대표적인 것이고, 옷과 지갑이 그 뒤를 따랐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건 그렇다치고 샘은 딘의 셔츠를 빌려입은 적이 없다. 허락도 구하지 않고 노트북을 함부로 다뤄 바이러스에 걸렸네 어쨌네 하며 늘 소동을 일으키는 딘이었지만 동생의 지갑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것은 어렸을 적부터 지켜온 그들만의 규칙이었고, 그 기본적인 규칙의 토대를 세운 사람은 다름 아닌 그들의 아버지인 존이었다. 아버지를 토템기둥처럼 숭배하는 딘이 그 규칙을 무시할 리가 없었다. 딘은 자기가 입던 옷을 남에게 쉽게 빌려주지 않았다. 지갑을 통째로 건내주지도 않았다. 그리고 샘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쳤고, 마음에 드는 청바지를 시시탐탐 노리는 샘을 가차없이 징벌하곤 했다.
샘은 탈모제가 들어간 샴푸통 소동을 떠올리며 - 세상에, 대머리가 될 뻔했다! - 딘의 검은색 셔츠를 맨살 위로 걸친 여자를 부릅뜬 눈으로 쳐다봤다. 일을 공평하게 하려면 저 여자도 탈모제가 들어간 샴푸로 머리를 감아야 한다.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버티기만 해봐라. 그때는 가위를 들고 강제로 머리카락을 밀어버릴테다.

딘의 셔츠를 손가락질하며 샘이 눈을 빨갛게 번쩍였다.
『어떻게 된 일이죠.』
『눈빛이 그게 뭐야. 내가 우주전쟁에 나오는 문어 대가리 괴물이라도 되는 줄 아니. 부정한 피를 뒤집어 써서 급히 옷을 갈아입은 것뿐이야. 닥치고 가게로 돌아가 보드카 한 병을 사오도록 해.』
샘은 거부의 의미를 담아 가슴 위로 단단히 팔짱을 꼈다.
『그럴 수 없어요. 그 지갑은 딘의 것이예요.』
『오냐. 지갑은 네 형의 것이지만 그 속에 든 돈은 내 꺼야.』
『언제부터요.』
『지금부터.』
샘은 리의 막무가내식 논리를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웃기지 말아요. 그런게 어딨어요!』
『그렇게 찡그린 얼굴로 추파를 던지지 마. 그러다 반해버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리는 비꼬는 미소를 지으며 벗어둔 카디건을 샘의 얼굴을 향해 똑바로 던졌다.
『빨리 가서 술 사와. 내가 결혼해달라고 매달려도 괜찮아?』
『당연히 괜찮지 않지요!』
『그렇지?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표정은 짓지 말아. 말해두는데 난 화내는 남자가 좋아.』
『윽...!!』
일단은 피하고 볼 일이라고 판단했다. 샘은 딘의 지갑을 들고 가게를 향해 부리나케 달아났다.

한숨을 내쉬며 딘은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옷가지에 다시 기름을 뿌렸다.
『여어, 잘 태우고 계십니까?』
리는 어느새 학교 선생님처럼 엄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른 뱀파이어가 냄새를 맡기 전에 뱀파이어의 피가 묻은 옷을 서둘러 소각해야 했다. 무리를 짓는 뱀파이어는 동료 의식이 매우 강하다. 동료가 다쳤다는 걸 알면 죄다 몰려올 터다.
리는 망설임 없이 즉석에서 팬티까지 벗어던졌고, 딘은 자신에게 그 남자의 피가 튀지 않았음에 내심 감사했다. 길바닥에서 허겁지겁 속옷을 내리는 걸 상상해봤다. 으아, 끔찍하다.
『더 태울 건 없나, 리.』
『다 벗었어.』
『여기에 소금은 안 넣어도 괜찮아?』
『역시나 썰렁한 농담일세. 지금 우리는 계란 후라이를 만들고 있는게 아니라고.』
『그렇다면 샘에게 보드카를 왜 사오라고 시킨 거지.』
『혹시라도 남았을 피냄새를 감추려고. 알콜을 머리에 확 부어버리는 거야. 효과 있다고.』
그러면서 그녀는 정수리 부근을 손바닥으로 둥글게 문지르는 동작을 해보였다. 그게 비누로 머리를 감는 시늉이여서 딘은 조금 피곤해졌다.

『그나저나 그 남자에게 총을 발사한 건 어리석은 짓이었어, 딘 윈체스터.』
리의 목소리는 쌀쌀맞았다.
『열심히 얻어터진 주제에 말이 많다.』
『근접전을 위한 포석이었다고. 칼을 쓰려면 가까이 접근해야 하니까 일부러 주먹에 맞아준 거야. 네놈이 오지랖 넓게 참견만 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한 마리 잡았어.』
『그랬수? 내 눈엔 일부러 맞아준 것처럼은 안 보이던데. 뼈는 안 부러졌나.』
『내 갈비뼈는 튼튼하우. 가짜로 맞아주는 것처럼 보이면 뱀파이어가 속아주겠냐.』
『그래서 죄다 연기였다고?』
『당연하지.』
그렇게 주장하며 리는 가방에서 꺼낸 남성용 트렁크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보였다.
딘의 안색이 단번에 확 나빠졌다.
『이거 괜찮네. 심플한 파랑. 반바지처럼 입으면 되겠다. 그치?』
『이봐!』
자신의 속옷이 싫어하는 여자의 반바지가 되었다는 걸 알게되면 샘은 무장 궐기를 할 것이다.
딘은 바로 그 점이 걱정이었다.

Posted by 미야

2007/07/12 10:59 2007/07/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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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07/07/12 16:26 # M/D Reply Permalink

    샘...새미 아주 저 여자때문에 분통터지는 일만 생기는군요...ㅠ_ㅡ;;형 옷에 형 지갑그리고 이젠 빤쭈까지 탐내고 있으니...불쌍한 샘....ㅋㅋㅋ

  2. 미야 2007/07/12 19:55 # M/D Reply Permalink

    화낼 때가 좋은 거죠. 앞으론 점점 슬퍼할 일만 생겨요. (도망간다)

  3. 라푼젤 2007/07/13 19:15 # M/D Reply Permalink

    너무 귀엽잖아요 샘ㅋㅋ 미야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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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짓는 센스하고

루비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스포일러에 피우지도 않는 담배 생각이 간절해졌다.
연출자가 해리포터 팬인가. 무슨 이름이 그따구냐.

<내 이름은 루비예욤> 이라는 대사를 상상해보자. 입안에 든 팝콘이 달까지 퓽~ 날아가지 않겠는가. (지구 어딘가에 살고 계실 루비님, 사과드립니다)
사실 난 <제5원소> 영화에서 오리 목소리로 쉬지 않고 수다를 지껄이던 루비를 떠올렸고, 그 루비가 이 루비면 꽤나 웃기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오리 목소리 아저씨라면... 딘, 결코 감당 못할게다. 흘흘. 샘은 귀를 막고 달아날 걸. 결코 범상치 않은 이름이다.

지인들 앞에서 이 얘기를 꺼내면 <팜 시리즈의 제이크는 아기 이름을 프린세스라고 지었는데, 뭘> 이라 위로하곤 한다. 여자 이름으로는 로즈가 최고라고 하기도 했고... 아무튼 네이밍 센스 극악. 벨라 앞에선 이제 팝콘은 화성까지 퓽~ 날아오른다. 진실로 해리포터! (역시나 지구 어딘가에서 살고 계실 벨라님께 사과드립니다)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으니 버닝 부르르는 그만둘란다. 9월만 와라, 9월만!

Posted by 미야

2007/07/10 10:46 2007/07/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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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이치 - ZOO

우쓰, 책을 잘못 골랐다... 라는 것이 첫 장을 넘기면서 든 생각이었다.
신 감각 호러 미스테리? 음?


책 표지는 야후 쇼핑 검색 사진에서 가져왔음


백화점 부근의 가로수 아래를 걷고 있다가 둔기에 머리를 맞아 기절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누나와 같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상한 방속에 누워 있었다. 일곱 개의 방과 토막난 시체가 떠내려가는 도랑... 우겍. 큐브잖아, 이거.

똑같지는 않지만 묘하게 중첩된다. 만사가 이런 식이다.


매일 아침, 우편함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들어 있다. 사실 그 사진은 자신이 찍은 것이고, 헤어지자는 말에 의도치 않은 살인을 저질렀다. 남자는 행방불명된 애인을 찾는다고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고, 주어진 사실들로 거슬러 올라가, 마침내 살인 현장에서 《내가 죽였어욤》진실과 마주한다. 그리고는 사진을 찍고, 예의 행동의 반복.

만화《코인로커 베이비스》에선 부인이 죽어 상심에 빠진 사진작가가 나온다. 그는 과일이나 꽃과 같은 정물을 매일 한 방씩 찍어 썩어가는 사물을 두고 부인의 죽음을 애도한다. 이 건조해서 바스라질 것 같은 만화의 이미지를 그로데스크하게 왜곡시키면《ZOO》가 된다.


제목은 잊어버렸는데 - 국내 정발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일어로 된 원작 만화를 본 것이 10년 전이다 - 숟가락을 구부리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이 방송국에 출연해「부러져라!」외쳤는데 제어가 영 꽝이라서 방청객 및 TV 시청자 전부의 목이 댕겅 부러지는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라는 내용의 만화가 있었다.

이게 이 책에서는「신의 말」로 각색(?)되어 있는데 이렇게 내용이 달라졌다.


「나는 갑자기 더 견딜 수가 없어 모두를 죽이기로 했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행사한 것입니다.

- 한 시간 뒤, 너희들의 목이 잘려 떨어진다

거기에 다시 다음 명령을 내렸습니다.

- 땅에 떨어진 너희들의 목은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에 대해 너희들에게 주어졌던 말을 똑같이 감염시킨다

물론 저만은 그 효력에서 제외된다는 말도 덧붙이고 기억에도 더욱 손을 댔습니다...」


죽음의 복제는 링이다. 작가는 링의 테마까지도 끌어당겼다.


일본 만화와 소설, 특히 호러 쪽으로 많이 접한 사람에겐 바람이 피익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서 봤던, 어디서 읽었던, 이래서야 참신한 것과는 거리가 너무도 멀지 않는가!

뭐... 괴담이라는 것은 돌고 돌아 마침내 제자리로 언젠가 돌아오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미야

2007/07/09 12:40 2007/07/0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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