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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체스터 브라더스의 퇴마 여행기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


엉겹결에 팩스 용지를 두손으로 공손히 받아든 딘은 안구 뒤쪽에서부터 머리 전체로 신속히 퍼져나갈 두통이란 이름의 골칫거리를 확신했다.
하얀 건 여백이고 나머지 까만 건 글자다. 아니, 그 이전에 이거... 글자 맞아?
제일 먼저 떠올린 가능성은 자료 전송 중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거였다. 셋팅된 감열지가 구겨졌거나, 전선을 쥐가 이빨로 쏠아대었거나, 아니면 팩스가 삶은 달걀을 잘못 삼키고 딸꾹질을 했다던가, 블라블라. 그러니까 알파벳 A가 Λ처럼 보이게끔 뭉개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ꁂ는 원래 B고, Γ로 보이는 검정의 작대기 선은 C다.
딘은 속눈썹을 빠르게 깜빡꺼리며 눈을 더 가까이 가져갔다. 이건 예전엔 미처 몰랐던 일이다. 글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등이 땀으로 흥건히 젖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음... 딘은 한 가지 가능성을 깨달았다. 어쩌면 거꾸로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추정에 의거하여 슬그머니 방향을 돌려 다시 쥐어보았다. 옳거니, 그럼 옆으로 누운 エ는 H다.

자신의 까막눈은 무시한 채 대신 팩스를 보낸 사람의 특별난 괴발개발을 비난하고 보았다.
『이래선 무슨 내용인지 도저히 못 알아보겠다. 악필도 보통 악필이 아니군.』
『악필? 고문서 필사가 취미인 안젤로 신부님께 그 말을 전해드리면 무어라 하실지 대단히 궁금하군. 노인네가 쇼크로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곤란한데... 그거, 루베 문자야. 읽을 줄 모르나?』
딘은 사막의 열기를 식혀주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처럼 경쾌하게 말했다.
『그래! 나도 알고 있었어. 이건 루베 문자지.』
『잘 안다면서 그걸 옆으로 해서 틀리게 들고 있냐?』
리는 그가 글자를 올바른 방향에서 똑바로 볼 수 있도록 종이의 위치를 고쳐주었다.
이런 제기랄, APPLE의 철자를 처음 배우던 시절로 돌아간 딘은 속으로 욕설을 중얼거렸다.

『질문을 하나 할게, 딘. 만약에「당신은 바지를 내리고 도로 한 가운데서 신나게 춤을 추어댈 겁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정말로 춤 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 것 같아?』
『그야... 지금쯤 라스베가스에서 자기 이름으로 된 쇼를 진행하고 있겠지.』
완전히 정신 나간 대답이었다. 리는 대니 갠슨 극장 무대에서 단체로 바지를 내린 채 마카레나 춤을 추는 관광객들을 상상했던 것 같다. 마이크를 든 사회자가「자! 한 바퀴 신나게 돌아봅시다!」라고 말하는 것과 동시에 크게 흔들릴 하얀 엉덩이의 모습까지 떠올린 그녀는 입가를 가리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웃음의 뒷끝은 그리 개운하지 않았다. 현실은 그렇게 우스꽝스러울 리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뻔하지 않겠는가. 음악이 멈추자마자 제정신으로 돌아온 관광객들은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오른 채 기를 쓰고 쇼의 진행자를 붙잡으려 할 것이다. 난투극을 예감한 그는 마이크를 내던지고 재빨리 달아나려 하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흥분한 군중에게 붙잡힐 거다. 주먹이 날아다니고, 총알이 휘고... 그래서 입가를 가린 손을 도로 아래로 내렸을 때엔 딱딱하고 차가운 것이 머리에 닿았다는 식의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인간은「특별한」존재를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신에게 택함을 입은 우월한 존재로 숭배받는 경우도 없진 않겠으나 일반적으로 별종은 무섭게 박해받는다.
『나와는 다르기 때문에 무서운 거야. 같지 않기 때문에 없애버리고 싶어하지. 외눈박이만 사는 섬에선 두 눈이 멀쩡한 자는 한쪽 눈이 뽑히게 되어 있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도, 동물도 견딜 수가 없는 거야.』
그「특별한 별종」중 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있는 딘은 애써 평정심을 가장했지만 눈빛이 흐려지는 것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고든에게 붙잡혔을 적에 그가 지껄여대던 말이 떠올랐다.

「루이지애나에서 엑소시즘을 하고 있었네. 10대 소녀였지. 뻔한 일이었어. 급 낮은 악마의 짓이었지. 그런데 그 망할 것이 머리를 흔들면서 다가올 전쟁 이야길 하더군. 처음엔 별로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 그냥 멋대로 떠들어대는 거라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뭔가 거슬리는게 있었어. 그래서 진실을 말하게끔 도구를 갖고 고문해봤네. 덕분에 여자아이는 죽고 말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흥미롭게도 그 악마는 다가올 전쟁에 쓰여질 인간의 병사가 있다는 이야길 털어놓더군. 악마의 편에 서서 싸우는 인간들... 믿겨져? 초능력을 쓰는 놈들이니 정확하게는 인간도 아니겠지만... 하긴 어떤 놈들이 자기 종족을 배신하겠어. 그런데 여기서 가장 재미있는게 뭔지 아는가, 딘 윈체스터. 그 악마가 말하길 내가 그들 중 하나를 알고 있는데 그게 바로 우리의 샘 윈체스터라는 거였다네.」

주먹이 쥐어졌다. 그 망할 것은 - 고든은 샘을 폭탄으로 날려버리려 했다. 그 순한 사슴 같은 녀석을 폭탄으로... 순간 제어가 되지 않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틀려, 틀려, 내 동생은 정상이야. 착하다고! 무지 예쁘고 귀엽단 말이야! 초능력이 있지만, 괴짜이긴 하지만, 사람 속 터지게 만드는 재주꾼이긴 하지만! 그게 뭐가 어쨌다는 거야!

리의 표정은 한층 더 으스스해졌다.
『하물며 인간도 그런데 뱀파이어라고 다를까?』
인간이나 괴물이나 거기서 거기라고 말하며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통칭 오리진이라 불리우는 뱀파이어들은 최초의 뱀파이어인 아세베스와 에티온의 직계라고 믿어지지. 그게 신화이든 전설이든 이들이 매우 특별한 존재인 건 확실해. 하늘을 날거나, 시간을 멈추게 하거나, 축지법을 쓰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아버지들의 아버지이고 어머니들의 어머니야. 그들이 명령을 내리면 싫든 좋든 그 누구도 거스를 수가 없어. 달리는 버스 앞으로 몸을 내던져라 명령하면 그대로 하게 되지.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면 누가 뭐래도 뛰어내려야 하는 거야.』
딘은 심각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일종의 최면술 같은 건가.』
『마술 박사의 최면술이면 박수 두 번 짝짝 치면 깨어나게. 그보단 훨씬 더 심각하지. 자아라는게 깡그리 묵살되버리니까. 아까 우리를 습격하던 뱀파이어들의 표정 봤지? 뇌가 얼마나 휘저어졌음 그 망할 것들이 자기 팔이 떨어져도 아프다는 감각조차 못 느끼잖아. 나중에 깨어나서「이런 씨팔!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내 팔이 갑자기 어디로 갔지?!」이럴 걸 생각하면 끔찍스럽지 않냐.』
딘은 끝내주게 단 사탕을 한꺼번에 다섯 봉지나 먹어치운 듯한 메스꺼움을 느꼈다.
『그래서 이 소동이 전부 다...』
『맞아.』

이쯤해서 리는 딘이 쥐고 있는 감열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오리진은 돌연변이가 아니라 혈통이야. 그래서 한 가계에서 오리진이 나타나면 그 집안은 지속적인 감시 및 관리를 받게 되고 기록으로 남겨지게 되지. 태어나자마자 죽이거나 그 능력을 신속히 봉인해야 하니까. 즉, 필요에 의해 족보를 가지게 되는 거야.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루베 문자는 기원 전부터 내려온 뱀파이어들의 문자이고, 그건 한 집안의 가계도 사본이야. 설명을 듣고보니 느낌이 딱 오지? 첫 번째 줄이 아버지와 어머니라면, 두 번째 줄은 아들과 딸, 세 번째 줄은 손녀와 손자들, 네 번째 줄이 증손자와 증손녀뻘이 되는 거야. 비유하자면 위로 가면 갈수록 관뚜껑 안에서의 세레나데이고, 아래로 가면 갈수록 슈퍼마켓에 진열된 신선한 등 푸른 생선인 셈이지.』
맨 아랫부분을 보라며 그녀가 눈짓했다.
『그 중에 네가 아는 이름이 하나 보일 거야.』
『설마...』
『응. 그 설마야.』

순간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젖은 손이 감열지를 잽싸게 채갔다.
『이게 루더의 가계도라고요?』
『샘!』
『이상하네요. 루더에겐 형이 하나만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이걸 보면 하나가 아니라 둘이네요. 그에겐 형제가 둘이예요.』
『샘!!』
샘은 자신의 이름이 왜 반복하여 불리워지는지를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훔쳐온 옷가지와 구두, 장난감을 마당에다 잔뜩 쌓아놓은 개가「내가 뭘 잘못했는데요?」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 같아 딘은 기운이 빠졌다. 이래선 커피 탁자를 거꾸로 뒤엎고도「무슨 문제라도?」반문하는 격이었다. 그는 철부지 대형 강아지의 목걸이를 잡아당겨서 뒷뜰에 단단히 묶어둘 필요성을 느꼈다.
『귀 뒤로 비누 거품이 그대로잖아! 제대로 씻어야지. 거기다 왜 물기도 안 닦고 나온 거니. 너 때문에 바닥이 젖고 있잖아. 맙소사, 걸레... 아니, 그보단 다시 욕실로 들어가야겠다.』

트렁크 팬츠 차림새의 강아지는 불만에 차 컹컹 짖는 소리를 냈다.
『빨리 나오라고 바깥에서 아우성을 칠 때는 언제고! 덕분에 씻는둥 마는둥 했단 말이야!』
『누가 그런 식의 아우성을 쳤다는 거니. 이 형은 제대로 씻으라고 말했어.』
『그게 아니라「서둘지 않으면 엉덩이를 차주겠다」라고 했잖아.』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다는 거냐. 아예 각색을 해라.』
어쩐지 약이 바짝 올라 동생의 넓은 등짝을 팡 소리가 나게끔 해서 때렸다. 그리곤 곧 후회했다. 등쪽에도 비누 거품이 남았던지 미끌거리는 것이 손바닥으로 옮겨왔다.
『이걸 봐!』
딘은 너 때문이라며 소란을 피우며 비누가 묻은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시끄러! 너희들 나이가 일곱 살이냐?!』
물기로 젖은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은 카펫을 노려보던 리는 이를 악물었다.
『싸우려면 나 죽고 난 뒤에 해! 난 지금 폭발 직전이야. 둘 다 욕실로 들어가!』
아기였던 시절에 메리를 잃은 샘은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적이 없다. 하지만 딘은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걸 기억했다. 반사적으로 딘은 고개를 움추렸고, 내리꽂는 벼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자 얌전히 바닥을 기었다.
『이 말썽꾸러기!』
엄마의 화장품을 서랍에서 꺼내 몰래 입술에 발라봤을 적에 엄마 메리가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립스틱 맛은 무지 이상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아들을 화난 눈초리로 쳐다봤었다. 딘은 화장대를 어지럽혀 미안하다고 서둘러 사과했지만 메리는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실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느라 뭐라고 대꾸할 짬이 없던 거였지만 딘은 너무 어려서 그걸 몰랐다.

그가 샘의 팔을 꼭 잡고 욕실로 향했을 적에 샘은 적잖게 놀란 듯 짧게 아 소리를 냈다.
그리고 딘이 문을 잠그지도 않고 옷을 훌렁 벗기 시작하자 더욱 놀라서 앗 소리를 또 냈다.
어디다 시선을 두면 좋을지를 몰라 한참을 난감해하던 샘은 엉거주춤한 동작으로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틀었다. 어쨌거나 곳곳에 남은 샴푸의 거품을 다시 닦아낼 필요성은 있었고, 샘은 형의 나신을 보는게 아버지의 나신을 보는 것처럼 불경스러운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허겁지겁 고개를 숙였고, 다시는 예전처럼 머리를 똑바로 들지 못할 거라는 바보스런 생각이 들었다.
혁대를 끄르고 바지를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뺨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샘은 물에 빠져 죽어도 좋다는 기세로 세면대로 아예 얼굴을 박아댔다.

『틀려. 루더에겐 형만 둘이 있었던게 아니야. 기록을 보면 형이 하나고, 누나가 하나야.』
입 밖으로 심장이 튀어나온 샘이 꽥 하고 비명을 질러댔다. 벌컥 열어젖힌 문 가장자리에서 리가 이쪽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샤워기를 틀고 있는 딘의 뒷모습에로 꽂혀 있었다.
『무, 무, 무슨...!! 문 닫아요!』
『반응이 그게 뭐니. 어린애들 벗은 몸에 발정할 정도로 난 막 나가지 않았어. 그나저나 얘기를 계속할까.』
이쪽의 동의를 채 구하지도 않고 리는 하던 말을 맘대로 계속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어쩔 줄을 몰라하는 샘을 마치 투명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하곤 활짝 열려진 문에 등을 기댔다.

『열 두 살 위의 형의 이름은 에브. 젱킨스 영감네 일족이 10년에 걸쳐 추적하여 잡아죽인 바로 그 뱀파이어겠군. 그런데 여기에 보면 그 에브 말고 삼 십년 터울의 누나가 하나 더 있는 걸로 나와. 와우, 서른 살이나 위야. 이름은 게지나고 이게 맞다면 그녀가 이 가계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핏줄일 거야. 거기다... 흐음, 이름 위로 봉인을 의미하는 기호가 그려져 있어. 그녀가 바로 너희들을 노리는 뱀파이어고, 오리진이야.』

머리에 비누를 문지르다 말고 딘이 에취 재채기를 터뜨렸다.
총성이라도 들었다며 그 앞에서 샘이 펄쩍 뛰었다.
『정확히「봉인」은 어떤 걸 의미하지?』
리는 머리를 옆으로 기울였다.
『죽이지는 않고 능력을 내지 못 하게끔「처리」를 했다는 의미지.』
『처리라고 하면?』
『글세. 직접 본 적이 없어 무어라 하진 못 하겠군. 말을 하지 못 하게 성대를 잘랐을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협적이다.
그리고 봉인은 완벽하지도 않았다.
딘은 정신이 번쩍 들게 찬물을 틀었다. 순간 멍자국 선명한 가슴이 욱씬거리며 통증을 호소했다.

Posted by 미야

2007/07/29 22:11 2007/07/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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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07/07/29 22:44 # M/D Reply Permalink

    딘이 생각하는 착하고! 무지 예쁘고 귀엽고 순하디 순한 동생 샘...ㅎㅎ 예..아무렴 딘 눈엔 뭐가 안좋아 보이겠습니까!!! ㅋㅋ 그쵸!! ^^a

  2. 미야 2007/07/29 23:33 # M/D Reply Permalink

    서스콰치 괴수 동생도 썩 괜찮을 것 같지만... 일단은 사슴(!)으로. 으하하예용.

  3. 미로 2007/07/30 00:41 # M/D Reply Permalink

    새미 너무 귀여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어요! 형 눈엔 세상에서 제일 순하고 이쁜 사슴 새미인 건가요? 아놔 T_^ 이 형아 콩깍지 어쩜 좋아요 orz 물론, 새미 사슴 맞아효.....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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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 죽겠다. 여하간 임무 완수!
그런데 파일럿에서 약간 헷갈렸던 것이...
샘이 어둠이 싫다고 하자 존이 맥주를 가져다 주었다고?
총을 주었다는게 정답 아니었나? 총을 주면 심의에 걸리고, 맥주를 주면 안 걸리나? 어차피 둘 다 아이들에게 권장될 물건은 아니잖아.
그치만 느낌이 대단히 다르다.
9살의 섬세한 막내에게 총을 건네는 존 윈체스터와, 맥주를 건네는 존 윈체스터는 하늘과 땅이다. 크아... 맥주라.


아들아, 취하고 닥치셈

그 즉시 뿜었다. 맙소사. 번역 무지 이상타.

Posted by 미야

2007/07/28 02:35 2007/07/28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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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즈 2007/07/28 15:12 # M/D Reply Permalink

    맥주라니.....;;;앞으로 이런식의 번역이 종종 있겠죠?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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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릉!

나는 설탕 중독이다. 다시 말해 주식이 쌀이나 밀가루가 아니라 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인스턴트 식품> 이라는 것이다. 어려서도 젖을 빨지 않아 그렇게나 속을 썩혔다더니, 늙어 죽도록 이놈의 편식은 극악을 달린다. 온몸이 살덩이면 뭐하나, 지금도 밥은 아침에만 딱 한 번 먹는다. 섬유질 및 비타민 보충은 하루야채 쥬스를 일주일에 세 번 마시는 걸로 충당. 나랑 같이 살면 무척 괴로울 거다.

점심은 우유나 커피로 대신하고, 저녁은 주전부리로 대충 넘기는게 보통이다. 이젠 습성이 되어 저녁 밥상엔 내 숟가락이 당연하다는 듯이 빠져 있다. 그렇다고 전혀 먹지 않으면 내장이 들러붙어 아프기 때문에 식빵 한 조각이라도 삼키고 보는데 사실 이게 꽤나 귀찮다.
그러던 중, 뭐 좋은 수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 드라마 미디엄에서 영감을 얻어 수퍼마켓에서 300g짜리 아몬드 푸레이크 시리얼을 한 번 사봤다. (럭키참스 이야긴 빼자)
그런데 얼마 정도를 먹는게 한 번 식사량인지? 감이 오지 않아 작은 공기에 살살 뿌려 180ml 우유를 부어 맛있게 먹었다. 오우! 간편하고(!) 달고(!!) 5분이면 식사 끝이다옹(!!!)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하니 기뻤다. 그렇게나 내가 원하던 초간단 식단이었다. 그리고 맛도 달다~!! 만세.

그런데 그걸 간식으로 먹어치우는 식구들이 있어선 이 식단을 유지할래야 할 수가 없잖냐.


어멋! 짠순이! 그럼 눈앞에 있는게 먹고 싶은데 참으라는 거니?!

기가 막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딸네미를 면박주는 마덜.
그리고 슬그머니 거실 테이블로 시리얼 박스를 들고가 TV를 보며 오물오물 집어먹는 브라덜.
그건 팝콘이 아니라니까아아아~!!

전략을 다시 바꿔야겠다.



* 일단 자고, 저녁 10시 40분에 일어나 로앤오더를 보고, 대망의 슈퍼내츄럴을 연속해서 보도록 하자. 토요일 근무? 어떻게든 되겠지.

Posted by 미야

2007/07/27 19:18 2007/07/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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