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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fanfic] dirty'

※ 눈 그만 왔음 좋겠어요. 누가 기상청에 전화 좀 걸어줘요. 집에 어떻게 가지. ※


최근들어 샘의 짜증이 곱절로 늘었다.
그래봤자 그놈의 썩어빠진 막내 기질이 어디로 달아나는 것도 아니겠다, 딘은 언제나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로 했다. 비누로 빨아 싱크대에 널어놓은 양말에서 구린내가 난다고 타박하는 것도 무시, 냉장고에서 외계인의 알이 껍질을 벗고 있다는 울부짖음도 무시, 제대로 된 인간은 아침부터 느끼한 베이컨 버거를 두 개나 삼킬 수는 없는 거라고 잔소리를 퍼붓는 것도 무시, 때때로 몸이 가려워진다고 불평하는 것도 무... 이건 살짝 걱정스럽고.

셔츠를 대충 반으로 접어 개키다 말고 이마를 접었다.
아기 시절부터 피부가 유독 예민한 동생이다. 기저귀 습진으로 엉덩이가 짓무르기라도 하는 날엔 너만 죽냐, 이 형도 죽겠다 - 가 되었다. 샘은 쉬지 않고 울어댔고, 딘은 베이비 파우더를 쥐고 노래진 얼굴로 동생의 벌개진 엉덩이 살을 노려보곤 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상태는 썩 좋질 않아 옹알이나 겨우 배운 샘이 콧물을 매달고 도와달라 칭얼거리는게 이해가 갔다. 만약 딘의 엉덩이 꼬락서니가 저렇다면 살갗이 쓰리고 아파 그는 변기 위에도 제대로 앉지 못할 것이다.
축축해진 더러운 기저귀를 너무 오래 차고 있는게 문제였다. 하지만 타이틀만 형이고 여전히 아기에 불과한 딘은 샘이 언제 일을 치루는 건지, 새 기저귀를 채울 타이밍이라는게 뭔지 알 재간이 없었다. 기계치인 존이 전쟁을 치루듯 해서 조작해둔 타이머 신호에 맞춰 분유를 먹이는 것만으로도 넉아웃이 되었다. 가끔씩 몸이 약한 동생이 삼켰던 우유를 도로 게워내기라도 하는 날엔 세상의 모든 직선이 곡선으로 휘어지곤 했다. 쓰레기통에서 유통기한이 넘은 햄버거가 썩어갔고, 악취 나는 배설물 속에서 그 역시 푹푹 썩어갔다. 딘은 그게 육아 노이로제라는 것도 몰랐다.

『딘. 청바지를 그렇게 접으면 안돼. 둘둘 말지 마. 방법이 틀렸다고.』
『아아.』
『뭐야, 형. 내 말을 하나도 안 듣고 있잖아.』
『듣고 있어, 새미. 우유 먹을 시간이 지났다는 거지?』
『엉?』
『베이비 파우더.』
『여보세요. 여기는 지구입니다만?』

결국 그는 샘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있지 않았다.
가방에서 얼른 낡은 로션 통을 꺼내들고 앞뒤로 살폈다. 내용물은 제대로 남아 있으시고... 유통기한이라는 건 아예 언급을 말고... 딘은 시큰둥히 콧김을 내뿜었다. 플라스틱 통으로 길고 고운 여자들의 손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만 봐도 그 용도가 짐작이 갔으나 무릇 남자라는 건 손에 바를 걸 얼굴에 바른다고 군소리를 하지 않는 법이다. 아니, 그게 아니다. 진정한 사내는 쓸데없는 화장품은 몸에 바르지 않는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계집애의, 계집애를 위한, 계집애에 의한 물건이다. 통을 움켜쥐고 샘을 불렀다.

『샘? 이리 가까이.』
『시, 싫어.』
『이 자식이 어디서 빼고 있어! 불평하려면 네놈의 건조 피부에 대고 욕을 퍼부으란 말이다. 간지럽다며. 무심결에 피가 나게 긁어대면 너만 손해야.』

쭈삣거리며 뒤로 물러서려던 녀석을 재빨리 붙잡았다. 팔을 잡고 소매자락을 걷어올리려 하자 샘이 거부의 의미로 불명확한 콧소리를 냈다. 역시나 계집애. 엄마는 황새가 고추 달린 아기를 보내왔다며 자랑을 했었는데 그게 심각한 배달 사고는 아니었나 근심스럽다. 고추... 있었어?
눈빛으로 경고하며 동생의 팔을 더욱 꽉 잡았다.
순간 샘의 뺨으로 홍조가 퍼져나갔다.

『역시 긁었구나.』
손톱줄이 세 개나 났다.
딘은 어쩔 줄 몰라하는 동생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가 팔뚝으로 도로 시선을 내렸다. 잠자리에서 여자가 할퀸 거라면 자랑스럽기도 하겠지만 이건 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종류다. 색기라곤 요~만큼도 없는, 진드기 광시곡일 뿐이다.
『더 걷어봐라. 위쪽도 보게. 아니다. 차라리 벗어. 등은 어떤지 봐야겠다.』
혹시라도 발진이 있지는 않은지를 살피며 채근했다.

샘은 맨발로 시베리아까지 단숨에 도망이라도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렇다고 해도 딘은 눈썰매를 타고 뒤쫓아가「뛰어봤자 벼룩이지」를 외칠 것이니 상관 없다.
『귀 닫았냐. 벗어.』
『저기... 형.』
『뭐야. 부끄럽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
『로션 발라줄게. 등에는 손이 안 닿잖냐.』
『그, 그러지 않아도...』
『웃긴다. 뭘 그렇게 우물거리고 있어. 셔츠 벗고 돌아앉아. 빨리.』
『내, 내가 할 수 있어. 내가 할게.』
『네가 무슨 긴팔 원숭이라도 되니? 이눔이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어.』
형의 으름장에 마지못해 샘은 단추를 끌렀다.

적당량의 로션을 덜어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돈이 더 들더라도 깨끗한 모텔방을 잡아야겠다.』
『그래봤자 형이 금방 어질러 놓을 거잖아. 냉장고에 수상한 거 막 집어넣고...』
『그려, 미안허다. 내가 죄인이다. 내가 너 모르게 바퀴벌레 막 키우고 그런다.』
뚱한 목소리를 내며 동생의 등으로 손바닥을 찰싹 가져갔다.

차가워서일까. 샘이 흠칫하고 몸을 떠는게 보였다.
무시하고 날갯죽지를 따라 손을 위로 올렸다. 여자애처럼 부드러운 피부 - 건조증이 있지만 - 둥글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왔다. 젖어가는 모양새를 짐작하고 그 동작을 두 번 반복했다.
『등은 안 긁었구나. 역시 네 팔은 원숭이보다 짧은가 보다.』
『그, 그래?』
부드러운 자극에 반응하여 샘의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떨렸다.

이봐, 이봐. 어째서 긴장하는 거야 - 덩달아 손이 위축되어 마사지하듯 움직이는 걸 멈췄다.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은 건 그 즈음이었다.
『왜...』
멈춘 까닭을 묻는 샘의 목소리는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딘은 겁이 더럭 났다.
『벼, 별 것 아냐. 로션을 더 발라야 할 것 같아서.』
『좋아.』
따뜻하고도 단단한 근육이 툭툭 소리를 내며 여물었다.
그 자리마다 피어나는 건 꽃, 그리고 흥분된 열기.
어느새 딘의 뺨도 벌겋게 달아올랐다. 문질러 스칠 적마다 기분이 이상해졌다. 여자의 가슴을 만질 적에나 맛보던 설레임 - 말도 안돼! - 애무하듯 손바닥을 미끌어뜨렸다. 이런 식으로 동생을 만지는 건 반칙 - 탄력을 실어 눌렀다가 가만히 떼어냈다. 그리고 다시 힘을 주어 문질렀다. 소리 없이 샘의 어깨가 안쪽으로 구부정히 휘었다.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등, 만지는게 즐겁다.
혀로 입술을 축이며 허리를 지나 더 아래를 터치했다.
목덜미로부터 골반까지 곧게 이어진 샘의 등뼈가 꿈틀거리며 좌우로 흔들렸다. 마치 환영하는 깃발처럼... 그는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를 정확히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소름이 돋았다.
- 더 많은 접촉을, 더 많은 자극을... 부디. 허락할테니까. 제발.
비명을 지르려던 걸 가까스로 참고 동생의 살결에서부터 스스로를 잡아 떼어냈다.

『끝났다. 이제 옷 입어.』
『딘.』
『이 형님은 배고프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나는...』
『치킨 버거. 어때? 샘.』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내어본다.
그래봤자 가식된 가면엔 치명적인 금이 가 있다는 걸 숨길 수가 없다.
샘이 뭔가에 홀린 듯한 얼굴로 그의 손을 잡았을 때, 억지 웃음을 짓는 딘의 입술은 체면도 잊고 이미 덜덜 떨리고 있었다.


※ 본편으로는 안 들어갑니다. 뒷 이야기 묻지 마소. ※

Posted by 미야

2008/01/11 14:50 2008/01/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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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미모사 2008/01/11 18:21 # M/D Reply Permalink

    어흑어흑어흑~~~
    여기서 끝내시면 오늘저 잠못자요~~!!ㅠㅠ
    책임지세요 미야님~~!~!(땡깡 부리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캬초 2008/01/12 00:43 # M/D Reply Permalink

    미,미야님.ㅠㅠㅠㅠㅠㅠㅠㅠ 안되요, 여기서 끊으시면 안되욧!! (...받은 리퀘도 다 못한 주제에 어디서 땡깡인게냐) 그치만, 그치만.ㅠㅠㅠㅠ

  3. 이즈 2008/01/13 09:01 # M/D Reply Permalink

    헉!!!완전.....완전 잔뜩 궁금증을 유발시키시곤 절묘하게 끝내버리시면.....T^T;;;
    어흑....ㅠ_ㅠ;;;

  4. 로렐라이 2008/02/21 14:51 # M/D Reply Permalink

    아이고 ㅠㅠ 애가 타서 죽어갑니다 ㅠㅠ
    절묘한 끊기신공이라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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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fanfic] dirty

최근들어 딘의 음주량이 곱절로 늘었다.
그래봤자 자기 앞가림은 분명하게 할 줄 아는데다, 사냥 일을 당장 망칠 정도로 절제를 못 하는 편은 아니라서 샘은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가끔은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편이라는게 필요했고, 알콜이라는 물질이 몸속에 들어가면 팽팽하게 당겨진 신경줄을 부드럽게 손봐준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고장이 안 나게 하려면 총기류도 가끔씩 나사를 풀고 분해해서 그 속을 닦아줘야 하는 법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바짝 날이 선 상태로 독충이 우굴거리는 정글을 언제까지고 헤집기만 하면 금방 미쳐버린다. 때로는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 나무 아래로 앉아 햇빛 찬란한 - 반라의 젊은 여자들이 꽃 목걸이를 걸어주며 알로하를 외치는 - 파라다이스를 꿈꿔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심신을 유지할 수 있다.
기껏해봐야 싸구려 술이고, 입간판으로 꾸며진 가짜 낙원이라고 할지언정.
샘은 억지로 누워 잠을 청해보기로 했다.
초자연적인 것들과 계속해서 싸워온 딘은 그곳에서 짧게나마 휴식을 취할 자격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의 파라다이스는 그럼 어디에? 휴식은 어떻게? 쉼을 얻을 자격은 과연 있기는 있나.

차분하게 손깍지를 한 자세로 천장을 응시했다. 짤각거리며 반복적인 소음을 자아내는 모텔의 벽걸이 시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위험한 폭약 장치의 아찔함을 닮은 그 소리는 머리통을 삽으로 긁어대며 끝도 없는 잔념의 생산에 이바지했다.

견딜 수가 없게 된 샘은 두 귀를 막은 채 엎드려 코를 베개 위로 눌러댔다.
싫은 느낌.
숨이 막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반복하여 주문을 외웠다. 그만둬. 닥쳐. 사라져버려.

이불을 차고 벌떡 일어나 벽걸이 시계의 건전지를 빼놓는 건 어떨까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그러나 곧 그것이 수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낙담했다. 시계 초침이 움직임을 멈추면 이번엔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를 고문하기 시작할 것이다. 신통치 않은 수도꼭지를 수건으로 틀어막는다? 다음으로는 바람에 달각달각 흔들리는 유리창을 총으로 쏘고? 관두자. 죽지 않은 세계는 어떤 식으로라도 소리를 내기 마련이다. 그걸 멈추라고 요구하는 건 콘크리트 구조물인 자유의 여신상더러 대서양을 향해 열 발자국 걸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쪽에서 억지를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다.

무거워지려 하지 않는 눈꺼풀을 감았다 도로 떴다.
작은 날벌레를 닮은 어둠이 방 건너편에서부터 살며시 떠올랐다 도로 가라앉았다.
그걸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온몸이 미치도록 가려워졌다.
마침내 샘은 겉옷을 쥐고 방문을 나섰다.

『뭐? 지금 나에게 아프가니스탄이 어디냐고 물었어? 몰라. 난들 아나. 아마도 남쪽이겠지!』
완전히 쩔어 맛이 간 털복숭이 사내가 킬킬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군인처럼 목덜미를 짧게 다듬은 바텐더가「지랄하지 말아라」는 의미로 손칼로 목을 쳤다. 그 동작은 이성을 잃은 원숭이에겐 술은 더 이상 팔지 않겠다는 표시이기도 했다.
『그만하고 집으로 돌아가, 지미. 당신, 오늘 충분히 오버했다고.』
『허어~! 이거 왜 이러시나. 술 마실 돈은 아직 많아. 나, 부자야! 게다가 내 얘긴 안 끝났어. 빈 라덴? 확 불질러 죽여야지. 부시? 거꾸로 매달아 볼기짝을 때려야지. 클린턴은 오입질이나 하는 멍청이다. 그리고 난 외칠 거야. 안녕하쇼, 끝내주게 멋진 사모님.』
『지미!』
탁 소리를 내며 하얀색 행주가 튕겨올랐다.

이래서 술주정뱅이들은 끔찍스럽다. 바텐더에게 혹시 딘을 봤느냐 물어보고 싶었을 뿐인데 졸지에 힐러리 클린턴으로 착각당했다. 샘은 균형도 잘 잡지 못하는 털보를 피해 몸을 사리며 좁은 구석으로 이동했다. 그래봤자 코가 뒤틀리게끔 확 풍겨오는 악취는 피할 재간이 없어서 남이 게워놓은 토사물을 밟은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몸서리가 쳐진다. 더럽다. 샘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봐. 내가 뭘 어쨌다고 피해! 똥 밟았냐?! 나, 그렇게 나쁜 놈 아냐. 아니라고! 내가 욕을 했어, 떠밀기를 했어. 왜 범죄자 취급이야! 에이, 씨잉~!』
샘은 어느 쪽으로도 해석이 안 되는 불가사의한 미소를 지은 채 지미라는 이름의 사내를 무시했다.

『그래, 젊은 형씨에겐 뭘 드릴까.』
지친 인상의 바텐더가 마침내 고개를 들어 샘과 시선을 맞춰왔다.
『술은 필요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지금 샘에게 필요한 건 술이 아니라 입술을 델 만큼 뜨겁고 진한 커피였다. 뱃속에 화로가 들었다고 착각하게 될 만큼 아주 뜨겁게 덥힌 커피 말이다.
정중히 사과하며 손짓발짓을 섞어 가죽재킷을 걸친 딘의 인상착의를 상세히 설명했다.
『혹시 보셨어요?』

매상을 올려주지 않는다면 손님도 뭐도 아니다. 바텐더는 왕소금이라도 뿌리고 싶은 눈치였다. 손가락으로 토닥토닥 테이블 바닥을 두드리는 동작엔 짜증이 넘실거렸다.
『아... 그 예쁘장하게 생긴 친구. 알지. 지금 안에서 한창 재미 보고 있을 걸.』
『어.』
『안젤라는 손이 빠르니까. 그치만 그 총각도 만만치 않게 빠르더군. 둘이서「하자」고 결정하는데 단 5분도 안 걸렸어. 내가 알기론 우리 가게 오픈하고 나서 신 기록이야.』
『어.』
『잘 됐네~ 당신 친구라고? 그럼 가서 우리 가게 화장실은 호텔이 아니라고 나 대신 얘기 좀 전해줘. 그리고 바닥에 쓰고 난 콘돔을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하고. 아무튼 지긋지긋한 금요일이야. 헤이, 지미! 열쇠는 이리 내놔. 운전은 절대 안돼! 산드라를 생과부로 만들 작정이야?!』
이어지는 건 나발을 부는 소리와 원시인이 횟불을 켜고 둥둥둥 북을 치는 리듬 뿐이었다.

《아이, 거기... 좀 더... 응응... 좋아...》
안쪽에서 재주껏 걸어잠군 화장실에선 듣기 민망한 여자의 신음 소리가 노골적으로 흘러나왔다.
날아오는 공을 정면으로 세게 얻어맞은 감각이었다. 샘은 곧 얼굴이 누래졌다.
《아앙, 아앙...》
기겁을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른 술꾼들이 터질 듯한 방광을 처리하러 닥치기라도 하면 낭패다. 나쁜 짓을 하다 들키는 건 어디까지나 샘이 아닌데도 심장이 미치기라도 한 것처럼 쿵쾅거렸다. 이런 식으로 본능적 행태의 꼴사나움을 생중계 하다니, 취미가 고약스럽다.

- 제기랄, 딘. 이게 뭐냐고. 대로변에서 발정하고 여자 치마 들추는 것과 뭐가 달라

정신 사나운 음악 소리에 섞여 가까운 곳에서 발자국 기척이 들렸다.
흠칫 몸을 사린 샘은 마술이라도 써서 그 누구도 이리로 올 수 없게끔 콘크리트로 차단 벽을 쌓고 싶었다. 핵폭탄이 떨어져도 절대로 붕괴되지 않는 단단한 벽을 말이다.

《조, 좋아... 거기, 거기! 아흑, 아흑!》
처음, 중간, 나중으로 나눈다면 확실히 후반부다. 일을 치룬지 제법 되었는지 여자는 거의 절정에 이르렀다. 흐느끼고, 울고, 까무라치고. 한층 격해지는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 교성을 질러댔다.
샘은 갑자기 목 놓아 울고 싶어졌다.
《새, 새미잇~!!》
그리고 화장실 안에 들어간 남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짧게 외쳤다.

주먹을 불끈 쥐고 화장실 문을 쾅 하고 때렸다.
안에서 놀란 여자가 꺅 소리를 질렀다.
앞을 보지 않았다. 뒤도 보지 않았다. 샘은 눈을 감고 오로지 뛰었다.
사고라는 건 이미 불가능했다. 생각이라는 걸 멈추어야만 살 수 있었다.

뭐지. 나는 지금 화가 난 건가.
왜. 무엇 때문에. 분노한 건가.

입술을 마구 깨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흉한 마음이 송곳이 되어 등가죽을 꿰뚫었다.

이런 감정, 더럽다.
그런데도 멈출 수가 없다.

- 내 이름을 불렀으면서! 그런데 어째서 그 순간 딘과 같이 있는 건 내가 아닌 거지?!

숨을 쉬기 위해 열심히 집중했다. 눈가에 차오른 물기를 제거하려 노력하며 눈꺼풀을 쉬지 않고 움직였다. 하지만 두통이 너무 심해 그 단순한 동작조차 계속하기가 버거웠다. 세상의 모든 불면의 밤이 샘의 등짝에 매달려 무거운 추처럼 좌우로 흔들거렸다. 이가 시려왔고, 위가 조여왔다.
지난 20여년동안 그는 이렇게나 빨리 달려본 적이 없었다. 샘은 후욱 소리를 내며 어두운 공기를 한 웅큼이나 집어 삼켰다. 그 즉시 심한 어둠이 몸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 나여야만 해. 오로지 나! 제기랄, 이름도 모를 그 여자가 아니라!

짧은 쉼을 얻을 수 있는 그만의 낙원.
어떻게든 간절히 붙잡고 싶어 팔을 앞으로 내뻗었다.
바로 그 순간, 샘은 자신이 지금 엎드려 누운 상태로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초침 소리에 취해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옆 침대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Posted by 미야

2008/01/11 09:31 2008/01/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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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fanfic] All Wet 01

※ 골쪽방의 모토는「혼자서도 잘 놀아요」입니다. 감상이나 안부글을 남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과 및 방석은 각자 알아서 지참, 리플을 남겨도 극악의 겔름뱅이 주인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니 엉뚱하게 오해하지 말고 공지글 먼저 읽어주긔. 플리즈. ※
※ 슈뇌가 조기 종영 된다네요. 이 일을 어쩌죠. 피켓 들고 1인 시위라도 해야 하나... 끙.
줄거리는 전편에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주제, 같은 상황이라 먼저 이야기를 읽지 않으면 내용이 뭔지 짐작하실 수 없습니다. 샘희 갈구기 프로젝트, 윈체스터 브라더스의 퇴마 여행기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


리에겐 형제가 없다. 그래서 막내가 깽판친다는게 어떤 건지를 전혀 몰랐다.
지금은 그게 어떤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안다.
비유하자면 장난감을 사달라 고래고래 악을 쓰며 가게 바닥에 등을 대고 드러눕는 것이다.
텅빈 지갑을 움켜쥔 채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하는 가엾은 어머니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다리를 버둥거리며 간질 발작을 흉내낸다. 원하는 장난감을 손에 쥐어주기 전까지 마른 걸레질로 바닥을 닦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졸지에 새카만 걸레가 되어버린 바지와 셔츠를 세탁하는 건 어차피 보호자인 어머니의 몫이다. 그래서 아이는 울부짖고, 고함을 지르고, 어떻게든 달래보고자 기를 쓰는 가게 여직원의 목덜미를 손톱으로 할퀴고 본다.
「인형! 곰인형 사줘! 당장 사달란 말이야~!!」
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어미된 여자가 그게 무슨 짓이냐 눈을 부라리든 말든, 주먹으로 한대 치고 싶을 뿐이다.

『샘!』
눈을 부릅뜬 그녀는 화가 치밀어 종주먹을 치켜올렸다.
『얼굴 껍질을 송두리째 벗겨버릴 작정이냐? 세상에, 퉁퉁 부었잖아. 당장 그만둬!』
미친 놈의 자식이 면도를 한 시간째 하고 있다. 독이 올라 시뻘겋게 성이 났고, 한계 이상으로 혹사당한 피부에선 선홍색의 피가 베어나왔다. 그런데도 샘은 입술을 꾸욱 다물고 날을 똑바로 세워 뺨과 턱을 또 긁으려 했다.
『귀가 먹었냐?! 야!』
강제로 면도기를 뺏어들었다. 뒷 목덜미를 움켜쥐자마자 욕실 밖으로 덩치를 내던졌다.
쿵 소리를 내고 샘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산 채로 각을 뜬다는게 어떤 건지 그렇게 궁금해? 그냥 내가 시범을 보여줘?』
손바닥을 탁탁 털면서 낮게 으르렁댔다.
『내가 괜히 털구멍 이야기를 꺼내가지고... 으이그!』
알겠느냐. 막내가 깽판친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내 말 들어봐, 샘. 딘이 단순히 털구멍 때문에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한게 아니야.』
『그러니까 음. 딘은... 그래, 휴식이 필요한 것뿐이야.』
『왜 있잖아. 몸에서 열이 나고 아프면 만사가 귀찮아지는 거. 지독한 감기에 걸렸을 적에 누가 와서 말을 걸면 짜증이 막 나고 그러잖니. 그거랑 많이 비슷한 거야.』
설득하고, 어르고, 흔들어댔다.
그래봤자 샘은 입을 꾸욱 다문 조가비가 되어 마음에 들지 않는 만사에 전력으로 반항했다.
식은땀이 난다. 서점에 가서「엉덩이에 뿔난 송아지, 제대로 구워 삶는 법」이라는 제목의 책을 구해봐야 할 것 같다. 외동딸로 자라난 리는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러니까 요리도 잘 하고, 세탁도 잘 하고, 살림 끝내줘, 골칫덩이 아이들 비위도 잘 맞추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조언 말이다.

『망설이지 말고 방망이로 두둘겨 패.』
여기 육아 경력 20여년의 전문가 조언이시다.
『말로는 못 이겨. 난 한 번도 녀석을 말로 이겨본 적이 없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마음 놓고 이탈한 리의 입술이 바닥을 굴렀다.
이거 뭐야.「엉덩이에 뿔난 송아지, 제대로 구워 삶는 법」책은 육아 코너가 아니라 요리 코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비프 스테이크 조리법이 아니라고~!!
눈꺼풀을 깜빡이며 난색을 표했다.
『폭력으로 설득하라고? 이봐! 상대는 네 동생이야. 나더러 손찌검을 하라고 말하는 거야?』
『정 싫으면 의자에 앉혀놓고 차근차근 알아듣게 설명을 하던지.』
『어느 세월에!』
『한 100년 걸리겠지. 그러니까 적당히 손봐주는게 최고라니까.』
그래봤자 주먹을 보인다고 협박에 굴할 녀석이 아니라는게 문제지만 - 샘의 고집이 남다르다는 걸 잘 아는 딘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한 없이 착해빠진 인상과는 다르게 쇠심지 하나는 징그러운 놈이다. 존이 펄펄 뛰며 반대를 하든 말든 기어코 동네 어린이 축구단에 들어가 공을 찼을 정도다. 내일 당장 이사를 가야 한다고 윽박질러도 들은 척도 안 했다. 기어코 집으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고 난 다음에야 샘은「알았어요, 아버지. 축구는 관둘게요」라고 대꾸했다. 운동화를 신고 밤낮으로 운동장을 누빈지 이미 여섯 달이나 지난 뒤였다.

『저어... 딘?』
그런 고집쟁이에겐 설득이란게 아예 불가능하다. 차도르 대용으로 이불을 머리 꼭대기서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나타난 샘에게 설득이 뭐냐고 물어보자. 아마도「설탕 가득」의 줄인말이라고 당당히 대답하지 않을까.
『나, 지금 얼굴 가렸거든? 그러니까 가까이 가도 괜찮겠지?』
앞을 전혀 볼 수 없었던 샘은 더듬거리며 조금씩 앞으로 걸어왔다.
『아윽!』
그러다 이불 끝자락을 밟고 요란하게 뒹굴었다.
딘은「네가 지금 다섯 살짜리 애냐?! 애냐고!」외침을 삼킨 채 천장만 쳐다봤다.
넘어진 채 한참동안 부들부들 떨던 샘은 딘이 대꾸도 하지 않자 네 발로 기어 방을 나갔다.

짜증이 치솟은 리는 허리에 손을 얹었다.
『맘대로 해, 이것들아. 나는 뱀퍼지 맨하탄 초고층 빌딩에 사무실을 차린 심리 상담사가 아니라고. 이런 건 딱 질색이니까 빠질테다. 유치뽕짝으로 싸우는 건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셔.』
『어... 싸우는 거 아닌데.』
『지금 무어라 떠들었나. 안 싸우는 거 좋아하네! 장담하거니와 두 분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거 맞네요. 그것도 영양가 하나 없는~! 그거 아냐? 이혼하겠다고 서로 으르렁대는 부부들도 이런 식으론 하지 않는다.』
당연하지 않은가. 아무리 남편이 죽도록 밉다고 해도 노트북을 열고「못된 놈, 못된 놈, 못된 놈, 못된 놈... 우라질나게 못된 놈」을 연속해서 타자를 치지는 않는다. 등을 구부정히 하고 앉아 엉뚱한 기계에 대고 화풀이를 하는 모양새도 우습거니와, 오타 없이 1분에 200타를 친다고 위자료가 한 푼이라도 올라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이혼 전문 변호사를 불러 누가 한정판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을 가져갈 것인지를 결정하는게...

『이혼 전문 변호사이신가요.』
『뭐요?! 내 어디를 봐서 변호사라는 추측이 가능한 겁니까.』
정중하게 물어온 샘의 말에 신부는 기겁했다. 버릇처럼 로만 칼라를 만지작대던 그는 덕분에 의자에 앉겠다던 생각도 까마득히 잊었다. 약간 살집이 있는 신부는 곧 얼굴이 푸르딩딩해졌다.
『차라리 운동 기구 세일즈맨으로 오해를 해주시구랴. 하필이면 변호사가 뭡니까. 그 사람들, 천국에선 영 보기 힘든 종류의 사람들이잖소.』
『어... 직업이 변호사인 분이 들으면 한바탕 난리가 나겠는데요.』
『흥! 내 교구민들 중엔 직업이 변호사인 사람은 없으니 괜찮소.』
냉정하게 잘라 말하는 신부를 쳐다보며 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인식이 무지하게 나쁘다는 것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이 방으로 들어온 신부들은 모두 하나같이 샘을 없는 사람 취급했다. 탁상이나 옷걸이, 텔레비전 같은 일종의 가구처럼 여겼다. 샘에게 이름이 뭐냐 물어보지도 않았고, 악수를 청하지도 않았다. 시선을 주는 일도 없었다. 하나같이 무뚝뚝했고, 콘크리트 벽 같았고, 공동 묘지에 내려앉은 까마귀인양 분위기가 무거웠다. 그래서 샘은 그들이 자신에게 무어라 말을 걸어오지 않는게 차라리 고마웠을 정도다.
하지만 이 통통한 외모의 신부는 처음부터 색달랐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샘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서 샘은「이 나쁜 놈아, 이 나쁜 놈아, 이 나쁜 놈아, 딘 윈체스터 나쁜 놈아...」죽어라 타이핑을 하던 걸 잠시 멈춰야만 했다.

『저에게 무슨 용건이라도?』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가정이 구원을 얻으리라.』
『윽!』
『라고 말할 거라 생각하셨습니까?』
신부는 당혹스러워하는 샘을 보며 샐샐 웃었다. 걸렸다, 걸렸어.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게 분명했다. 눈동자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게 남의 신발 속에 젖은 휴지를 잔뜩 집어넣곤 좋아라 하는 딘을 빼닮았다. 남을 골탕 먹이는게 그렇게 좋냐. 샘은 지쳤다.
『아님 고해성사를 하지 않은게 얼마나 되었느냐 물어볼 것 같소이까?』
『저어... 신부님.』
『어지럽진 않소? 머리에 낙옆이 붙은 것도 아니니 그렇게 흔들 것 없소이다. 어쨌거나 그 두 가지는 꼭 빼놓겠다고 약조할테니 둘이서 잠시 얘기를 나누면 안 될까요.』

무슨 이야기? 이마를 잔뜩 찌푸린 샘은 쭈삣거리며 눈치를 살폈다.
종교에 대해서? 아님 신에 대해서?
하지만 신부는 포교 행위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정말로 그를 끌고 성당에 가고 싶어했다면「예수님과 고해성사 두 가지는 빼고」란 단서 조항을 먼저 붙이진 않았을 거다. 그렇다면 무엇에 관해서? 세상의 종말과 악마에 대해서? 아님 존 던의 홀리 소네트에 대해서?
싫은 사람에게 붙잡혀 억지로 추수감사절 칠면조 요리를 권유받는 심정이었다.
어쩐지 샘은 이 대화를 거절해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으샤.』
그러나 이쪽에서 싫다고 말하기도 전에 신부는 덥썩 의자에 앉기부터 했다. 그리 길지 않은 침묵을 제멋대로 긍정의 방향으로 해석한 신부는 손바닥을 싹싹 비볐다. 아무래도 홍역, 수두, 볼거리 내지는 전염성 감기처럼 이 대화를 피할 방법은 없는 듯했다. 이웃에게 옮았으니 끙끙 앓는 단계만 남았다. 접시를 가득 채운 칠면조 고기를 눈앞에 두고 샘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목이 컬컬한데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오? 나가서 커피라도 마시면 어떨까요.』
『안되요. 형을 두고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
가차 없는 거절의 말에 신부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이쪽을 응시했다.
『혹시 뱀파이어가 떼를 지어 공격해올까봐 그러오? 댁의 형님은 리디아님이 직접 보호하고 있으니 큰 문제 없을 것 같소이다만. 커피 정도는 괜찮지 않소? 가게는 그리 멀지도 않아요.』

샘은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리고 결론부터 치고 나왔다.
『뱀파이어는 그다지... 이젠 대항할 방법도 알고 있고... 제가 염려하는 건 다른 겁니다.』
『음?』
『이 말은 꼭 해둬야 할 것 같네요. 혹시라도 형에게 손을 댈 생각이라면 포기하세요. 전력으로 싸울테니 각오하시고요. 맹세하지만 절대로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
『에?』
『딘이 괴물로 변했다고 해도 그를 데려갈 수 없어요. 아무도 못 데려가요. 어제의 딘과 다르니 나더러 형제를 포기하라고 말씀하셔도 듣지 않을 거예요. 그리 아세요.』
『엉?』
『그리 아시라고요.』

마침내 신부는 배를 뒤집어대며 호탕하게 웃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한참을 헐떡였다.
『아이고, 배야~!』
『제기랄. 기분 나쁘네. 뭐가 그렇게 웃겨요?!』
『아니, 그 뭐랄까... 말하는게 동부 출신 아가씨 같아서.』
『뭐요?!』
『그러니까 입술 좀 삐죽 내밀지 마시오. 정말 아가씨 같다니까. 입이 걸걸한 뱀퍼들만 상대하다가 댁 같은 사람을 만나니 세상이 완전히 틀리게 보입니다. 아, 신난다. 그러지 말고 밖으로 나갑시다. 멀리 가지 않겠다고 해도 좋소. 오늘은 날씨가 꽤 좋아요. 햇살을 쬐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합시다. 괜찮죠? 괜찮다고 해요. 맹세하는데 혈압이 높아지지도, 총에 맞을 일도 없을 거요. 일어나요! 맑은 공기를 마시러 나갑시다. 어서!』
그러면서 신부는 뒷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 닭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시늉을 해보였다.

Posted by 미야

2008/01/06 17:09 2008/01/0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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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밤맛만쥬야 2008/01/06 18:37 # M/D Reply Permalink

    슈내때문에 핵폭탄 맞은 기분 풀어주시네요!! 새미가 불쌍하면서도 왜 이리 귀여운지 모르겠네요~ 다음편도 너무 기대되요!!

  2. 이즈 2008/01/06 21:42 # M/D Reply Permalink

    정말 슈내소식에 왕창 우울한 마음을 글을 읽으며 달래봅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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