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fanfic] dirty'

※ 눈 그만 왔음 좋겠어요. 누가 기상청에 전화 좀 걸어줘요. 집에 어떻게 가지. ※


최근들어 샘의 짜증이 곱절로 늘었다.
그래봤자 그놈의 썩어빠진 막내 기질이 어디로 달아나는 것도 아니겠다, 딘은 언제나처럼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로 했다. 비누로 빨아 싱크대에 널어놓은 양말에서 구린내가 난다고 타박하는 것도 무시, 냉장고에서 외계인의 알이 껍질을 벗고 있다는 울부짖음도 무시, 제대로 된 인간은 아침부터 느끼한 베이컨 버거를 두 개나 삼킬 수는 없는 거라고 잔소리를 퍼붓는 것도 무시, 때때로 몸이 가려워진다고 불평하는 것도 무... 이건 살짝 걱정스럽고.

셔츠를 대충 반으로 접어 개키다 말고 이마를 접었다.
아기 시절부터 피부가 유독 예민한 동생이다. 기저귀 습진으로 엉덩이가 짓무르기라도 하는 날엔 너만 죽냐, 이 형도 죽겠다 - 가 되었다. 샘은 쉬지 않고 울어댔고, 딘은 베이비 파우더를 쥐고 노래진 얼굴로 동생의 벌개진 엉덩이 살을 노려보곤 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상태는 썩 좋질 않아 옹알이나 겨우 배운 샘이 콧물을 매달고 도와달라 칭얼거리는게 이해가 갔다. 만약 딘의 엉덩이 꼬락서니가 저렇다면 살갗이 쓰리고 아파 그는 변기 위에도 제대로 앉지 못할 것이다.
축축해진 더러운 기저귀를 너무 오래 차고 있는게 문제였다. 하지만 타이틀만 형이고 여전히 아기에 불과한 딘은 샘이 언제 일을 치루는 건지, 새 기저귀를 채울 타이밍이라는게 뭔지 알 재간이 없었다. 기계치인 존이 전쟁을 치루듯 해서 조작해둔 타이머 신호에 맞춰 분유를 먹이는 것만으로도 넉아웃이 되었다. 가끔씩 몸이 약한 동생이 삼켰던 우유를 도로 게워내기라도 하는 날엔 세상의 모든 직선이 곡선으로 휘어지곤 했다. 쓰레기통에서 유통기한이 넘은 햄버거가 썩어갔고, 악취 나는 배설물 속에서 그 역시 푹푹 썩어갔다. 딘은 그게 육아 노이로제라는 것도 몰랐다.

『딘. 청바지를 그렇게 접으면 안돼. 둘둘 말지 마. 방법이 틀렸다고.』
『아아.』
『뭐야, 형. 내 말을 하나도 안 듣고 있잖아.』
『듣고 있어, 새미. 우유 먹을 시간이 지났다는 거지?』
『엉?』
『베이비 파우더.』
『여보세요. 여기는 지구입니다만?』

결국 그는 샘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있지 않았다.
가방에서 얼른 낡은 로션 통을 꺼내들고 앞뒤로 살폈다. 내용물은 제대로 남아 있으시고... 유통기한이라는 건 아예 언급을 말고... 딘은 시큰둥히 콧김을 내뿜었다. 플라스틱 통으로 길고 고운 여자들의 손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만 봐도 그 용도가 짐작이 갔으나 무릇 남자라는 건 손에 바를 걸 얼굴에 바른다고 군소리를 하지 않는 법이다. 아니, 그게 아니다. 진정한 사내는 쓸데없는 화장품은 몸에 바르지 않는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계집애의, 계집애를 위한, 계집애에 의한 물건이다. 통을 움켜쥐고 샘을 불렀다.

『샘? 이리 가까이.』
『시, 싫어.』
『이 자식이 어디서 빼고 있어! 불평하려면 네놈의 건조 피부에 대고 욕을 퍼부으란 말이다. 간지럽다며. 무심결에 피가 나게 긁어대면 너만 손해야.』

쭈삣거리며 뒤로 물러서려던 녀석을 재빨리 붙잡았다. 팔을 잡고 소매자락을 걷어올리려 하자 샘이 거부의 의미로 불명확한 콧소리를 냈다. 역시나 계집애. 엄마는 황새가 고추 달린 아기를 보내왔다며 자랑을 했었는데 그게 심각한 배달 사고는 아니었나 근심스럽다. 고추... 있었어?
눈빛으로 경고하며 동생의 팔을 더욱 꽉 잡았다.
순간 샘의 뺨으로 홍조가 퍼져나갔다.

『역시 긁었구나.』
손톱줄이 세 개나 났다.
딘은 어쩔 줄 몰라하는 동생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가 팔뚝으로 도로 시선을 내렸다. 잠자리에서 여자가 할퀸 거라면 자랑스럽기도 하겠지만 이건 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종류다. 색기라곤 요~만큼도 없는, 진드기 광시곡일 뿐이다.
『더 걷어봐라. 위쪽도 보게. 아니다. 차라리 벗어. 등은 어떤지 봐야겠다.』
혹시라도 발진이 있지는 않은지를 살피며 채근했다.

샘은 맨발로 시베리아까지 단숨에 도망이라도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렇다고 해도 딘은 눈썰매를 타고 뒤쫓아가「뛰어봤자 벼룩이지」를 외칠 것이니 상관 없다.
『귀 닫았냐. 벗어.』
『저기... 형.』
『뭐야. 부끄럽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
『로션 발라줄게. 등에는 손이 안 닿잖냐.』
『그, 그러지 않아도...』
『웃긴다. 뭘 그렇게 우물거리고 있어. 셔츠 벗고 돌아앉아. 빨리.』
『내, 내가 할 수 있어. 내가 할게.』
『네가 무슨 긴팔 원숭이라도 되니? 이눔이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어.』
형의 으름장에 마지못해 샘은 단추를 끌렀다.

적당량의 로션을 덜어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돈이 더 들더라도 깨끗한 모텔방을 잡아야겠다.』
『그래봤자 형이 금방 어질러 놓을 거잖아. 냉장고에 수상한 거 막 집어넣고...』
『그려, 미안허다. 내가 죄인이다. 내가 너 모르게 바퀴벌레 막 키우고 그런다.』
뚱한 목소리를 내며 동생의 등으로 손바닥을 찰싹 가져갔다.

차가워서일까. 샘이 흠칫하고 몸을 떠는게 보였다.
무시하고 날갯죽지를 따라 손을 위로 올렸다. 여자애처럼 부드러운 피부 - 건조증이 있지만 - 둥글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왔다. 젖어가는 모양새를 짐작하고 그 동작을 두 번 반복했다.
『등은 안 긁었구나. 역시 네 팔은 원숭이보다 짧은가 보다.』
『그, 그래?』
부드러운 자극에 반응하여 샘의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떨렸다.

이봐, 이봐. 어째서 긴장하는 거야 - 덩달아 손이 위축되어 마사지하듯 움직이는 걸 멈췄다.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은 건 그 즈음이었다.
『왜...』
멈춘 까닭을 묻는 샘의 목소리는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딘은 겁이 더럭 났다.
『벼, 별 것 아냐. 로션을 더 발라야 할 것 같아서.』
『좋아.』
따뜻하고도 단단한 근육이 툭툭 소리를 내며 여물었다.
그 자리마다 피어나는 건 꽃, 그리고 흥분된 열기.
어느새 딘의 뺨도 벌겋게 달아올랐다. 문질러 스칠 적마다 기분이 이상해졌다. 여자의 가슴을 만질 적에나 맛보던 설레임 - 말도 안돼! - 애무하듯 손바닥을 미끌어뜨렸다. 이런 식으로 동생을 만지는 건 반칙 - 탄력을 실어 눌렀다가 가만히 떼어냈다. 그리고 다시 힘을 주어 문질렀다. 소리 없이 샘의 어깨가 안쪽으로 구부정히 휘었다.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등, 만지는게 즐겁다.
혀로 입술을 축이며 허리를 지나 더 아래를 터치했다.
목덜미로부터 골반까지 곧게 이어진 샘의 등뼈가 꿈틀거리며 좌우로 흔들렸다. 마치 환영하는 깃발처럼... 그는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를 정확히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소름이 돋았다.
- 더 많은 접촉을, 더 많은 자극을... 부디. 허락할테니까. 제발.
비명을 지르려던 걸 가까스로 참고 동생의 살결에서부터 스스로를 잡아 떼어냈다.

『끝났다. 이제 옷 입어.』
『딘.』
『이 형님은 배고프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나는...』
『치킨 버거. 어때? 샘.』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내어본다.
그래봤자 가식된 가면엔 치명적인 금이 가 있다는 걸 숨길 수가 없다.
샘이 뭔가에 홀린 듯한 얼굴로 그의 손을 잡았을 때, 억지 웃음을 짓는 딘의 입술은 체면도 잊고 이미 덜덜 떨리고 있었다.


※ 본편으로는 안 들어갑니다. 뒷 이야기 묻지 마소. ※

Posted by 미야

2008/01/11 14:50 2008/01/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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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모사 2008/01/11 18:21 # M/D Reply Permalink

    어흑어흑어흑~~~
    여기서 끝내시면 오늘저 잠못자요~~!!ㅠㅠ
    책임지세요 미야님~~!~!(땡깡 부리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캬초 2008/01/12 00:43 # M/D Reply Permalink

    미,미야님.ㅠㅠㅠㅠㅠㅠㅠㅠ 안되요, 여기서 끊으시면 안되욧!! (...받은 리퀘도 다 못한 주제에 어디서 땡깡인게냐) 그치만, 그치만.ㅠㅠㅠㅠ

  3. 이즈 2008/01/13 09:01 # M/D Reply Permalink

    헉!!!완전.....완전 잔뜩 궁금증을 유발시키시곤 절묘하게 끝내버리시면.....T^T;;;
    어흑....ㅠ_ㅠ;;;

  4. 로렐라이 2008/02/21 14:51 # M/D Reply Permalink

    아이고 ㅠㅠ 애가 타서 죽어갑니다 ㅠㅠ
    절묘한 끊기신공이라니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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