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씨. 내가 말하는 내용을 따라오고 있습니까?"
".......... 금융 전문가라고요? 흥미롭네요."

묘하게 딴청부리고 있는 리스라던가, 이중 의미로의 "고용주 미행" 추궁이 너무 웃겨서 미처 못봤는데요.
리스가 마침 읽고 있던 낡은 책은 "죄와 벌" 이네요.
도서관 라벨이 붙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역시 핀치 소유의 책이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집에선 카프카의 책은 금서입니다. 어려서부터 읽기가 금지되었죠. 이유는 모름.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같은 레벨로 취급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1970년대)에 마농레스꼬를 읽게 했으면서 카프카는 금지.
도스도예프스키는 금서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당연히 저 책을 읽어봤을 거라 생각하나... 흠. 기억에 없습니다.
책의 주인공이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다는 건 압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저를 역겹게 한 모양입니다. 읽다 던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목적과 수단" 이라는 부분에서 핀치의 기계와 많은 부분에서 오버랩이 된달까,
쓰레기 같은 전당포 노파를 죽이고 노파의 돈을 좋은 일에 사용하자 -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불법 수집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 라는 것이 되겠죠.
왜냐하면 미국에선 저게 그냥 드라마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이니까요.

Posted by 미야

2012/05/13 19:16 2012/05/13 19:16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iya.ne.kr/blog/rss/response/1460

Leave a comment
의심은 "노란색 태킹은 기계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붙는다" 라는 가정 하에 가능합니다.
리스의 노란색 태킹은 과연 언제부터인가 - 앞서 글에서 2008년도를 언급했는데요.
몰랐는데 3화에서도 붙네요. 2006년이고 공항에서 우연히 제시카와 만난 장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거 회상 장면은 색채감을 달리하기 때문에 저게 과연 노란색인가 헷갈리죠.
제시카와 나란히 선 장면으로 보면 확신하게 되어요. 리스는 노란색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군 생활은 접었고,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곳에서 다시 일자리를 잡았다 - 여기까지 입니다.
그 일자리라는 것이 CIA 라는 건 확실한데...
2006년도에 기계가 존 머리에 노란색 태킹을 했다는 건 충격적이네요.
뭐죠, 8인의 기계 개발 협력자 안에 리스도 포함되는 건가요.

뜯어봐도 나중까지 해소되지 않거나, 아니면 엉뚱하게 피식거리게 만드는 해석이 나올까봐 걱정됩니다.
핀치의 피앙세 - 이런 거 또 나오면 식겁할 거예요.

아니면 "노란색 태킹은 알고 보면 별 의미 없습니다" 이럴까봐 무섭기도 하고...

Posted by 미야

2012/05/13 18:28 2012/05/13 18:28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iya.ne.kr/blog/rss/response/1459

Leave a comment

person of interest (6)

육군 심문관으로 활동했던 경력은 형사 생활에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군에서의 경력은 제대와 동시에 끝, 경찰관으로서의 경력과는 어디까지나 별개의 것 - 뉴욕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가 활개치는 전쟁터가 아니었고, 뱃지를 든 경찰관과 철모를 쓴 군인은 서로 다른 가치관과 규범에 매여 있었다. 사막을 벗어나자 그녀의 이력은 빛이 바랬다.

그렇다한들 카터는 큰 불만이 없었다. 진정한 유능함이라는 건 서류에 몇 줄로 요약되어진 글자 따위로 구체화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경험, 그리고 거기에 따른 깨달음이 더 가치 있었다. 그래서 테러리스트들을 심문하던 시절 같은 건 다 잊었다. 카터는 유능한 형사가 된 자신의 현 모습에 만족했고 살인 사건 수사관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다.

『카터 형사님?』
따라서 상대방의 표정에서 참과 거짓을 구분짓는 건 경찰로서의 직관에 맡겼다.
『공원을 산책하기엔 참 좋군요. 날씨가 좋습니다.』
포로를 심문하던 시절의 음습한 독사 같던 자신은 접어야 할 것이다.
『제게 할 이야기가 있으시다고요.』
경계심을 잔뜩 드러낸 안경 쓴 중년 사내를 윽박지른다고 하늘에서 공짜 맥도널드 햄버거가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겠다... 몸을 빙글 돌린 그녀는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는 식의 겉치레 인사는 생략한 채 좀 걷자는 의미의 턱짓을 하고 핀치를 지나쳐 걸어갔다.

기본적으로는 이 사람을 신용한다.
이유가 무엇이냐 물으면 답변하기가 곤란하다. 다만... 피부 아래에서 본능이 속삭이는 것이다. 저 사람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오른편에 서 있는 사람임을.... 평소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는 건 분명하지만 - (해킹이나 신원 도용은 중죄다. 게다가 얄밉게 생긴 이 남자에겐 영유아 납치 경력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터는 남자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려고 시도한 적이 없었다. 어쩐지 그를 체포하는 건 옳지 않다고 여겨졌다.

다리가 불편한 남자를 배려하는 의미에서 카터는 걷는 속도를 늦췄다.
일찌감치 따가워진 햇살이 여름의 무더위를 흉내냈다. 긴 소매의 옷이 짜증스럽게 느껴지는 날씨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다수가 입고 있던 재킷을 벗었다. 참을성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은 콜라 같은 청량 음료나 얼음을 넣은 커피 같은 걸 악세서리처럼 손에 붙이고 있었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조깅 중인 사람의 등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저어.., 형사님?』
더위와 체력 부족을 호소하던 사내 또한 숨을 헐떡였다. 양복 상의 안에 청남색의 베스트까지 입고 있어서 아무래도 아스팔트의 열기를 못 견뎌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묘한 부분에서 고집은 있어 남들처럼 상의를 벗으려 하지 않았다.
글쎄다. 그게 단순히 고집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카터는 곁눈질로 그의 등허리 부근을 살펴보았다. 문득 저 남자의 허리에 의료용 보조 기구가 채워져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일반적인 건 아니나 그런 종류의 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은 기구를 감추기 위해 옷을 두껍게 입는 버릇이 있다. 뚱뚱한 여자들이 헐렁한 원피스를 선호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형사님?』
남자가 거듭 카터를 불렀다.
불안해 보이는 시선과 달리 입은 웃고 있다. 억지 웃음이다.
키터는 괜히 뜸 들이는 걸 그만두었다.

『존은 괜찮나요?』
카터의 질문에 사내가 보일락말락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그는 긁히거나 칼에 찔리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멍든 곳 없이 건강합니다. 언제나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중이죠. 그런데...』여기서 잠시 침을 삼켰다.『이게 지인의 안부를 묻는 일상적인 질문인지, 아니면 저를 보자고 한 이유인지를 질문해도 될까요?』
카터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이죠, 미스터 엠버 경고. 되고말고요. 하지만 그쪽은 이미 그 답을 알고 계시죠?』
『어... 음.』

상대방의 미소가 더욱 어색해졌다. 초등학교 어린애의 손놀림으로 가위질하여 풀로 붙인 듯한 모양새였다. 그 뻔한 가짜 웃음에 반응, 카터는 무표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카터는 거짓말의 냄새를 맡으면 인상이 험상궂게 변하곤 했다. 으르렁 소리만 내지 않을 뿐이지 사나운 핏볼과 마찬가지였다.

『뭐예요. 여전히 존은 통제 불능 상태인 건가요.』
『유감스럽게도 잠시 그런 일이 있었죠. 지금은 괜찮습니다. 존이 연방 보안관 브래드 제닝스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건 카터 형사님도 이미 알고 계시잖아요.』
『알아요. 그 망할 가정 폭력범을 암매장하는 대신 멕시코 어딘가에 처박아 두었죠. 그런데 당신 표정이 왜 그 지경인 거죠.』
『그야 형사님이 절 미스터 엠버 경고라고 불렀으니까요!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럼 대신 뭐라고 불러드릴까요. 예전에 쓰던 가짜 이름 버뎃으로 부를까요.』
카터는 눈썹에 잔뜩 힘을 주었다. 용의자를 윽박지를 적의 버릇이었지만 카터는 자신에게 그런 버릇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어린 아들을 혼내킬 적에도 눈썹에 힘을 주곤 했다. 숙제도 하지 않고 게임을 한다거나, 허락도 없이 늦은 밤에 친구 집으로 놀러간다거나...

『그거 알아요? 로열 맨하튼 호텔에서 프로급 암살자에게 당한 시신이 나왔어요. 수사는 통제되어 언론에 보도되지 못한 채 윗선에서 가져가 버렸고요. 이유가 왜인지 아나요? 죽은 사람이 당신 동료에게 총을 쐈던 에반스 요원이었다고 하더군요.』
미스터 엠버 경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어, 카터는 그래서 속으로 부르르 떨었다.
『FBI의 도넬리 요원이 형사님께 뀌띰을 해줬군요.』
『도넬리는 존의 짓이라고 생각해요.』
『카터 형사님도 존이 그랬다고 생각하시나요?』
『알게 뭐예요! 내가 어떻게 알아요?! 내가 아는 것이라곤 존이 CIA 요원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것과, 그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판단을 하면 당신 말도 안 듣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저와 당신은 존이 일부러 스노우 요원이나 에반스 요원을 찾아가 총구를 겨누지 않는다는 걸 알죠. 존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요.』
『그래요. 존은 그런 사람이 아니죠. 하지만...』
카터의 표정이 굳었다.
『도넬리 요원은 그런 걸 몰라요. 멀지 않아 그는 존을 체포할 겁니다.』

멀지 않아 그런 날이 온다. FBI는 세금을 낭비하는 바보 집단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 운명의 날에 그녀는 도넬리에게 협조하여 존을 체포해야만 한다.
『그것이 뉴욕 시민이 나에게 부여한 의무입니다.』
카터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투로 안경 쓴 중년 남자를 응시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존을 도울 수 없어요.』
그래서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이다.
『당신이 존을 도와야 해요.』
전력을 다하여,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그럴 수 있겠어요?』

남자는 그렇다, 아니다 말로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오른손으로 자신의 심장 뛰는 부위를 누르며 이번만큼은 거짓으로 점칠된 미소를 지웠다.

Posted by 미야

2012/05/13 14:50 2012/05/13 14:50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iya.ne.kr/blog/rss/response/1458

Leave a comment

블로그 이미지

처음 방문해주신 분은 하단의 "우물통 사용법"을 먼저 읽어주세요.

- 미야

Archives

Site Stats

Total hits:
1013506
Today:
532
Yesterday:
37

Calendar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