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리스나 핀치가 귓구멍에 손가락을 한번 꾹 집어넣으면 서로 대화 가능한 통신 채널이 오픈 모드가 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만... 이거이 신제품입니다. 프로모부터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핸드폰 통화입니다. 통상적이고 어렵지 않죠.
요금 폭탄따위, 지갑 두꺼운 핀치 사장은 무섭지 않아.
운동 중이라 숨이 차도 고용인이 자신을 찾으면 친절하게 대꾸합니다. " 무슨 문제라도 있나염?"
(사장님은 멀티를 좋아하심. 운동에 전화통화, 그리고 독서가 동시에 가능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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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장선으로 이런 장비도 등장합니다. 귀에 꼽는 초소형 장비죠. 물론 귓속에 들어가진 않습니다.
무슨 증권 거래 브로커 분위기랄까, 왼쪽에 꽂았다 오른쪽에 꽂았다 정신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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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 사장님의 굴욕... 저 장비 계속 착용하고 나오셨음 엄청 화났을 거예요.
모니터 앞에 계속 앉아 대기하실 수 없는 관계로 야구 중계 아나운서처럼 머리에 뒤집어 쓰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작진은 이게 핀치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재빨리 학습, 3화에서 4화까지만 써보고 그 즉시 치워버렸어요. 사라져서 정말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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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이어폰은 3화에서부터 등장합니다.
물속에 넣으라는 종용에 귀에서 빼내어 플라스틱 통안으로 퐁당...
초소형 이어폰은 (제가 알기로는) 쌍방향 통신이 아닙니다. 리스가 귀안에 착용하면 핀치가 말하는 걸 들을 수 있는 거죠.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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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참 괜찮은 아이템이란 말예요?
평소 리스는 밖으로 돌고 핀치는 도서관에서 대기를 하죠. 그러다보니 장비를 통해 긴밀히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리스가 양손을 사용해 총을 갈기면서 핸드폰에 대고 여보세요~ 핀치 나와라~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런데 귓속에 작은 스파이 장비가 들어가 있고, 귓구멍을 꾹 누르면 고품질 인터넷 통화가 가능합니다 - 어머나 세상에 - 이러고 제작진이 사기템을 하나 발굴한 거죠.

어떻냐고요? 아주 좋습니다!

Posted by 미야

2012/05/09 21:10 2012/05/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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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of interest (5)

커다란 창문 밖으로 콜롬부스 공원의 한적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조깅복 차림새로 산책을 하는 젊은이, 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여자들, 마작판을 기웃거리며 훈수를 두는 머리 벗겨진 남자... 그리고 백내장으로 뿌옇게 흐려진 눈으로 재주껏 장기를 두고 있는 장님의 노인까지.

자신이 서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핀치 또한 공원 풍경을 내려다보았을까, 하고 리스는 문득 궁금해졌다.
하지만 이 경우 의문을 갖는다는게 우습다. 반드시 그랬을 테니까.
그렇다면 핀치는 장님 노인과 틈틈이 장기를 두던 그의 머리 정수리를 알아보았을 터.

별안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창문에서 급히 몸을 떨어뜨렸다.
리스는 자신의 눈이 핀치의 시야와 겹쳐지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사람의 뒷통수를 사진에 담는 카메라 렌즈라도 된 그런 감각이랄까... 불쾌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낯설다... 아니, 신기한 것도 같다. 그렇다면 나는 핀치가 된 것인가, 손가락을 들어 눈가를 더듬어 만졌다. 왜냐하면 핀치와 달리 리스에게는 모양을 바로잡아야 할 안경이라는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용하던 기존의 안전가옥은 처분하기로 마음먹었다.
2개월치 월세를 이미 선불한 상태여서 관리인인 중국인 여자는 그 점을 매우 섭섭하게 여겼다. 영어가 서툰 그녀는「분명히 기간 남았다. 하지만 환불 어려워. 경기 나빠. 모두가 곤란해요.」라고 말하며 이마를 찌푸렸다. 짜증을 내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보다는 갑작스런 통보에 당황한 것이리라.
관리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리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어차피 그는 돈 문제로 곤란함을 겪지 않았고, 그의 고용주는 마르지 않는 수수께끼의 자금줄을 소지하고 있다. 한달치 월세따윈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핀치는 아예 리스가 머물렀던 건물 자체를 통째로 구입해버릴 것이다. 비록 부동산 투자라는게 그가 선호하는 재테크 방식이 아니긴 해도 말이다.

돈 문제가 해결됨을 깨닫고 긴장이 누그러진 중국인 관리인은 좁은 원룸을 두리번거렸다.
『어머. 급히 서두르는 사람. 알리지 않고 벌써 짐을 옮겼군요, 카터 씨.』
세간이 거의 없는 황량한 풍경에 그녀가 오해했다. 보이는 건「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렵니다」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주전자와 냄비 하나가 전부인데 아무리 혼자 사는 홀애비라도 그보단 살림이 더 많은 법이다.
리스는 모호하게 웃으며 옷걸이에 걸어둔 검은색 코트를 챙겼다. 실은 그 코트가 그가 가져가야 할 짐의 전부라는 걸 설명할 수 없었기에 막연하게 웃는게 최선이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부인.』
『천만에. 당신은 좋은 세입자. 얌전하고. 부지런한 카터 씨, 다른 곳 가서도 돈 벌어. 많이 벌어. 행복하세요.』
그녀는 밑둥이 탄 주전자를 재빨리 품속에 넣곤 동양의 인사법대로 허리를 숙였다.

그렇다고 박스터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로 바로 옮겨갈 수는 없었다.
리스는 평소 세 곳의 안전가옥을 번갈아 사용한다. 조심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다란 창문이 많이 달린, 사방이 노출된 넓은 장소에선 긴장을 풀고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하는 수 없어 그곳에서 다섯 블록 아래로 내려가 또다른 원룸을 구했다.
먼젓번과 비슷한 크기였고, 이번 관리인은 후스코와 얼굴이 똑닮은 60대 사내였다.
남자는 이름이 뭔지 묻지도 않은 상태에서 당장 손을 내밀어 한달치 월세를 요구했다.
『1,300달러. 현금만 가능하오.』
순간 옆집에서 갓난아기가 보채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건물의 벽은 종이짝처럼 얇았고, 못질을 하면 반대편까지 구멍이 뚫릴 지경이었다. 잠결에 발길질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아이가 별종이라 그렇소. 기차 화통을 삶아먹었지.』
방음이 엉망이라는 걸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관리인은 그렇게 투덜거렸다.
『천주님께 맹세코 밤에는 조용한 편이오. 그러니 푼돈 깎을 생각일랑 집어치우시구랴.』
작은 천사 레일라에게서 났던 분유 냄새를 떠올리며 리스는 지갑에서 100달러짜리 지폐를 열 세장 꺼냈다. 그는 아기들이 내는 소리를 싫어하지 않는다.

핀치는 한동안「할 말이 있어요」표정으로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나 그는 개인의 사생활을 매우 존중하는 사람이었으므로 거기로 이사했어요, 안 했어요 이러고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게다가「제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가요」직구를 던질 배짱 또한 없었다. 고민하고, 눈치보고, 자책하고, 멋대로 짐작하고 - 마침내 입술을 안쪽으로 깨물며 이렇게 말했다.
『인테리어나 가구는 리스 씨 마음대로 바꾸셔도 됩니다.』
핀치의 시선은 책상 위에 놓인 볼펜으로 향해 있었다.
『페인트 칠을 해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부탁은 하지 마세요. 나는 다리가 아파요.』
그리고는 놀란 리스가 무어라 대꾸하기도 전에 재빨리 화제를 바꿔버렸다.
『어제 말씀드린 마가렛 아처 씨의 은행 거래 내역을 찾아봤습니다. 특별하게 큰 금액이 들어오거나 나간 기록은 보이지 않았어요. 금융 사기는 아닌 것 같네요. 남편과 공동 개설한 연금 저축도 큰 문제는 없어 보여...』

다 듣지 않고, 리스가 호기심에 질문했다.
『어떤 색을 추천하고 싶나요, 핀치?』
그는 아직 핀치가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정렬의 빨강? 아니면 상큼한 노랑?』
발끈한 핀치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럴 리가 없잖아욧!』

박스터 거리에 위치한 그 아파트에는 열쇠를 단단히 채워두었다.
그리고 열쇠는 CIA나 FBI, 혹은 NSA 녀석들이 찾지 못할 장소에 잘 숨겨두었다.
그곳은 존의 비밀의 장소다.
아니, 핀치와 리스, 두 사람의 비밀 장소다.
비밀을 유지하고자 리스는 지금부터 나중까지 그곳을 아예 방문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Posted by 미야

2012/05/09 15:17 2012/05/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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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타기 중 불펌 우연히 발견하고

2004년도에 저질렀더군요. 이미 과거니까 할 말은 없으나...
불펌 금지라고 그렇게 외쳐도 소용이 없고오오~!!! 이보라오, 동무! 동무는 한글 못 읽나?!

골쪽방의 모토는 예전부터 "혼자서도 잘 놀아요" 이고, 그리고 "눈 썩는다 외쳐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아" 라는 겁니다. 17금이든 19금이든 블라인드 되거나 비번으로 가려져 있는 글들이 없어요. 비공개 글들은 블로그가 아니라 고유 제목의 HTM 문서로 되어 있고요, 이건 2000년에 골쪽방이 홈페이지 스타일로 시작했기 때문인데 당시엔 게시판 사용이 좀 어려웠죠. 블로그 형식이 나온 건 그보다 훨씬 뒤고요.
HTM 문서를 블로그나 게시판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도중 에라 모르겠다 이러고 뒤로 벌렁 넘어가버렸기 때문에 어중간하게 붕- 떠버린 거구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비공개는 없는 겁니다.

음..........? 공개 설정 여부는 스크랩과는 관계가 없나?

하여간 부끄러워 죽겠어요. 자료는 어지간하지 않는 이상 폭파는 시키지 말자 생각은 하고 있는데 이건 학생 시절에 쓴 일기장이 인터넷상으로 마구 돌아다니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랄까, 헐헐헐... 재밌다고 생각되면서도 유치뽕짝환~타스틱 그 자체더라고요.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이런 기분이었구나, 이런 묘사를 사용했구나 기록으로 다 남은 건데...;; 그게 막 돌아댕기는 걸 보면 진짜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음.
게다가.
나라는 녀자는 정말 버닝 잘 하는 녀자임.
죽고 싶어, 죽고 싶어, 좋아서 죽을 거 같아 맨날 외치고...;;
그 버닝의 흔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우아함" 과는 담 쌓았음...

생각해보니 제가 죽어도 이론상으로는 발작의 흔적이 안 없어지겠네요.
본관이나 이곳 별관(블로그)는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업체에서 파괴를 해버리겠지만 불펌된 자료들이라던가 하는게 안 지워지니까요. 으아... 그건 좀...;;

Posted by 미야

2012/05/09 09:09 2012/05/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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