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게 젊은이

피 끓는 청춘은 참 좋은 것이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황홀한 나날이지.
여자친구 목덜미에 후후 바람도 불어보고... 가슴 설레는 시간일걸세.
그치만 지하철 그 좁은 공간에서 입구를 가로막고 서서 쉬파쉬파 그러는 건 참 난감하구먼.
거기다 간지럽다 허리 비트는 여자친구가 좌석에 앉은 아줌마 어깨를 무참히 짓눌러댔다는 건 아나. 자네들, 민폐 대마왕이었네. 집에 가서 (참을성) 예절을 배우고 오게.
문 열렸을 적에 두말할 것 없이 그냥 앞으로 떠밀어버리는건데.

Posted by 미야

2008/03/26 20:53 2008/03/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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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fanfic] Dying Wish

※ 기분전환용 습작입니다. ※


곧 죽을 사람의 소원 정도는 들어줄 수 있잖아 - 딘은 손을 모으고 합장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긍정하며 턱을 끄덕였다. 형을 위해서라면 사하라 사막으로 푸른 강이 흐르게 하고 싶을 정도다. 아프리카 코끼리가 두 발로 서서 춤추게 만드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치만 그놈의 망할《마지막》소원이라는게 지금까지 수십 개가 넘었다는 것, 더하여 그 내용이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철저히 담을 쌓았다는 점이 샘으로 하여금 욱하게 만들었다.
입덧하는 아내가 한밤중에 딸기를 찾으면 귀엽기라도 하지.
뜬금없이 달 뒷면에다 거대한 황금 피라미드를 건설하라는 주문엔 기가 막혔다.

『뭐? 누가 어디에 뭘 건설하라고 했다고?』
식어빠진 감자튀김을 우걱우걱 삼키던 딘은「잠깐만!」소리를 지르며 끼어들었다.
『황금 피라미드?』
『지금 그렇게 말 했잖아요, 형님.』
『내가 언제. 너, 귓속에 두꺼운 거즈 같은 거 집어넣고 있냐. 뭘 어떻게 하면 얘기가 그렇게 해석이 되지?』
딘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내가 말한 건《네가 검정색 실크 브래지어 입고 있는 걸 보고 싶어》라는 거였다고.』

그러니까 달 뒷면으로 피라미드를 건설하라고 한 거 맞잖아요. 샘은 노골적으로「이 문딩이 자식!」이라 욕하며 딘을 쏘아보았다. 세상에 어느 형님이 남동생에게 여자 속옷을 입히고 싶어하느냔 말이다. 놀려먹으려고 한 농담치곤 질이 나쁘다. 그것도 아주 나쁘다.

맞장구칠 기운도 없어 테이블에 벌려놓은 패스트푸드로 눈을 돌렸다.
눅눅한 햄버거는 냄새부터 역겨웠으나 어린애처럼 음식투정을 하기엔 현재 형제들의 지갑 사정은 매우 위태로운 상태다.「이런 쓰레기 같은 것밖에 먹이지 못하는 날 용서해」민망해하는 딘의 표정을 읽었기에 의무적으로 한 입 베어물었다. 옛 말에 배가 고프면 바퀴벌레도 날로 먹는다고 했다. 빠삐용과 비교하면 이건 양반이다. 가스렌지 위에서 위생적으로 조리가 된 고기, 그리고 빵이다. 집중하고 다시 이로 씹었다.

『주문할 적에 양파는 빼달라고 할 것이지. 내가 양파 싫어하는 거 잘 알면서.』
『이 형의 마지막 소원이야. 응? 한 번만... 응?』
『뭐야. 아직도 그 이야기야?』
샘은 이마를 찌푸리며 종이컵에 든 콜라를 마셨다. 그리고 엉뚱하게 답했다.
『그만해. 난 딘의 생각처럼 그렇게 많이 화가 나진 않았어.』
『어? 무슨 소리냐.』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르는 척하긴. 불가항력적으로 입술이 뒤틀렸다.
『형이 부른 쌍둥이 콜걸 말이야. 덕분에 알거지가 되었지만 난 용서했다고.』
정확하게는 100만분의 1 가량만 용서가 되었지 - 그렇게 중얼거리며 씹다 만 햄버거를 꿀꺽 삼켰다.

7대 죄악을 전부 짊어지고 있는 그의 형은 뒤틀린 욕망의 소유자라서 여자 둘을 동시에 데리고 으샤으샤를 할 만큼 정신이 썩었다. 그것도 일란성 쌍둥이 자매랑 한 침대에 누워 - 토기가 올라온다 - 섹스하는게 아무렇지도 않다. 솔직히 말해보랴. 대들보에 거꾸로 매달고 엉덩이를 세게 쳤음 좋겠다. 그리고 존에게 가서 따지고 싶었다.
도대체 아들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예요, 아버지!

피클은 유통기한이 지난 것처럼 보였다. 곁눈질로만 흘깃 보곤 그 즉시 옆으로 치웠다.
『내 눈을 칼로 파버리고 싶었지만 말이야.』
다행히 애플 파이는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형이 그렇게 하고 싶다는데 내가 어떻게 말릴 수 있겠어.』
포장지를 벗겨 쓰레기통에 휙 던졌다.
『난 더 이상 무어라 할 자격도 없는 놈이야. 그러니까 형은 내 잔소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 끝났고, 다 됐으니까 관점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고 날 놀리지 마. 알아 들었어?』

딘은 필요 이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알아 들었어.』
하지만 바로 치고 나왔다.
『그런데 말이지, 새미.「네가 부라자 찬 거 보고 싶어」라는 소원과 그게 무슨 상관이니?』
『......』

이성의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어졌다.
『그러니까아아~!!』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팡팡 내리치며 발끈했다.
『하이힐 신어봐, 랩댄스 춰봐, 마릴린 먼로 포즈 취해봐, 다리털 밀고 망사 스타킹 신어봐, 그딴 쪽팔리는 소원은 그만 빌라는 거얏! 이 멍청아!』
『너무해, 이 형의 마지막 소원인데... 새미는 냉정하구나.』
『냉정한게 아니라 제정신인 거닷!』
『음... 정말로 안돼?』
『안돼!』

그래봤자 딘의 손에는 이미 실크 브래지어가 쥐어져 있었다.
곧 죽을 사람의 소원 정도는 들어줄 수 있잖아 - 딘은 손을 모으고 합장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 긍정하며 턱을 끄덕였다. 형을 위해서라면 남극 빙산을 모조리 녹여 아이스크림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럼 입어줄 거지? 응?』
『......』

하루라도 빨리 딘의 목숨이 1년밖에 안 남은 이 상황을 어떻게든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의미에서) 큰일이다.

Posted by 미야

2008/03/26 14:00 2008/03/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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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6 15:16 # M/D Reply Permalink

    으흐 미스터리 스팟에서 등장했던 검은브라의 실체일까요.ㅋㅋㅋ내내 그게 왜 그런데 있어 했는데.ㅋㅋ

  2. 로렐라이 2008/03/26 17:02 # M/D Reply Permalink

    샘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딘의 목숨을 구하러 어떻게든 바로잡아야 하는건 당연지사죠. 하지만 저런 바람직한(?) 딘의 소원은 들어주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

  3. 소나기 2008/03/26 21:23 # M/D Reply Permalink

    그렇지요. 그까짓(?) 소원 쯤 쉽잖아요!!
    들어줄 수도 있는거지요^^

  4. 아이렌드 2008/03/26 21:53 # M/D Reply Permalink

    소녀샘희의 소녀감성에 어떻게 남사스러운 검은색 실크브라를 입겠어요,
    부농색으로 준비해줬어야지, 딘 횽아~~.

  5. 밤맛만쥬 2008/03/27 03:44 # M/D Reply Permalink

    부라외의 소원은 다 들어준건가효...샘희 망사스타킹 신어도 이쁠텐데 말이죠.ㅋㅋㅋ

  6. kimmie 2008/03/27 05:25 # M/D Reply Permalink

    왠지 알거지가 된 이유가 쌍둥이 콜걸이 아닌, 7대 죄악을 짊어진 형님이 소원성취를 위해 사들인 물품들인 것 같아요. 우아하게 굽의 라인이 잘 빠진 하이힐, 하늘하늘한 실크 브래지어에 신축성이 좋고 반들반들한 망사 스타킹...고급 란제리는 비싸다고요

  7. 미야 2008/03/27 10:54 # M/D Reply Permalink

    고급 란제리. 눈알 빠지게 비싸죠. ^^
    그치만 전 그걸 입히기 전에 다리털 면도해주는 걸 상상하곤 뿜는답니다. <-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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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티세트

광고의 상품은 다수 품절이었습니다. 뭐늉.

미니어처지만 동전과 그 크기를 비교하는 정도는 아니고 어린이 소꿉장난용 사이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릴 적에 아빠에게 선물 받은 기억이 있어 막 아련해지더라고요. 분홍색 둥근 상자를 열면 공주님 접시와 찻잔이 가득이었어요.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막내는 그걸 마구 굴려 죄다 없애버렸지만, 그래도 추억은 남아 막 탐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저기에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거. ^^ 벼룩의 간 만큼의 양이지만.

문제는 엄마가 날 죽일 거라는 거.
- 그딴 것 살 기운이나 있음 방 청소나 해! 지금 진드기와 친구 따먹기 하냐?!
그런데 미니어처에 다시 눈이 뒤집혀 돌 플레이 박스를 살까 생각중이랍니다.
역시나 분노한 엄마에게 살해당할 것 같군요.

Posted by 미야

2008/03/26 10:53 2008/03/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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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렐라이 2008/03/26 17:04 # M/D Reply Permalink

    아이구 ㅠㅠㅠ 정말 헉소리나게 귀엽고 예쁘네요ㅠㅠㅠ 이런것을보고 눈이 하트로 변할때마다 다시금 여자인 것을 실감하게 되는 저였지요..

  2. kimmie 2008/03/26 17:53 # M/D Reply Permalink

    전 초딩 2학년에 우연히 선물받은 Playmobile 거실 세트에 반해서 미니어쳐에 버닝하기 시작했더랬지요. 그 후로 꾸준히 매년 크리스마스, 생일때마다 부엌세트, 화장실 세트등을 계속 모았고요. (Playmobile이 아동용 장난감이란건 패스;;;) 제일 막장이었을 때가 고등학교;;때 집안 세간이 충분히 모이니 그걸 넣어둘 Playmobile 맨션을 받아낸 거였어요...그때 가격이 2천달러 정도;;; 그래도 각종 살림살이를 예쁘게 채워넣은 인형집을 볼때마다 행복해하고 아직 비어있는 베란다를 채울 패티오 세트를 지를까 고민하는 게 여심이라지요...(뭔가 찔리는 걸 과감히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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