쥰쥰은 한술 더 떠서 반지를 빙빙 돌리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 손가락에서 저 손가락으로 바꿔서 끼곤 한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반지가 없다... 으항.
반지를 참 좋아한다. 그치만 워낙에 애착심이 없는 관계로 (정말? 단순히 칠칠맞은 건 아니고?) 비싼 악세사리는 잘 사질 않는다. 은 재질의, 1만~7만원 가량의 비용으로 패션반지를 잘 구매하는 편인데 그렇다는 얘기는 <곧잘 잃어버린다> 라는 것과 동일한 말이다.
저번에는 <웃는 남자 - 공각기동대> 기념 반지를 화장실에 흘렸는데, 이번에 없어진 녀석은 장미문양의 애끼반지로 지하상가에서 우울할 적에 기분풀이로 샀던 1만원짜리라서 저번처럼 마음이 막 무겁고 그렇지는 않다. 단, 같은 날에 아버지 유품인 67년도 임팔라... 가 아니라 67년에 제작된 백금 반지를 같이 하고 있어서 소름이 돋았달까. 아빠 반지를 잃어버리는 날엔 광분한 우리 엄마가 식칼로 내 목을 딴다. 그래서 착용하고 집밖으로 나오는 날엔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버릇이다. 빙글빙글, 그리고 뺐다꼈다. 돌아서서 <어, 이게 어디로 갔지?!>
손 씻는다고 세면대 위에 결혼반지를 놓아뒀는데 뒤돌아서니 없어졌다는 친구들 얘기가 그냥 막 머리에 와서 화살처럼 꽂힌다.
그런데 결혼반지 잃어버리면 남편에게 뭐라고 해야 해? 거짓말하고 다시 사는 거니?
아, 그리고 전철에서 귀걸이 한짝 주웠다. 장식 진주의 고리 부분이 세심하게 은땜이 되어있는 걸 봐선 싸구려는 아닌데... 어딘가에서 나처럼 크아아 비명을 지를 여자가 한 명 더 있다는 거듸.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