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에 우산을 안 가지고 나갔다가 비를 거나하게 맞았더니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짧고, 어수선하고,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급조...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여기서 샘은 존의 유언이 뭔지 아직 모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자신이 게워낸 오물을 한심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노려본다고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릴 것도 아니겠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으랏차차. 딘은 손수 걸레를 들고 차 안을 꼼꼼이 닦기 시작했다. 토사물 특유의 악취가 진동을 하고 있다. 허리를 굽혀 혹시라도 놓친 부위는 없는지를 세심하게 확인했다. 서둘러 닦아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썩은 토마토즙과 상한 햄버거를 식탁 위에 두고 딱 일주일만 방치해보자. 머지 않아 온 집안으로 귀가 아닌 코로 감상하는 구더기 대합창이 울려퍼지게 된다. 창문을 아무리 열어두어도 벽지 안쪽으로 스며든 악취는 이미 처리 불가능이다. 혹시나 싶어 향수를 뿌리는 날엔 차라리 집을 불살라버리는게 낫겠다 싶은 상황이 되어버린다. 마찬가지다. 시트 속까지 토사물이 베어들면 결국엔 의자를 통째로 잡아뜯어야 한다 = 돈이 들어간다. 먹고 죽으려 해도 돈이 없는 마당에 그런 곳으로 거액의 지출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그들 윈체스터 형제의 지갑은 종이 한 장 두께에 불과했다. 그래서 딘은 뽀독뽀독 소리가 나도록 걸레를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힘들지 않아? 내가 닦을게, 딘.』 스프레이형 세제를 든 샘이 좌우로 어슬렁거렸다. 뒷 트렁크를 멋지게 찌그러뜨린 죄를 지은 탓도 있거니와,「자동차 광(狂)인 딘 윈체스터가 차 안에서 토했다」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지라 진작부터 안절부절이었다. 비행기만 못 타는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사람이 평소에 안 하던 짓을 저지르면 당연히 걱정이 되는 법이다. 그는 딘이 아프다고 생각했고, 그것도 중병이라고 과장하여 착각했고, 남들에게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이미 심각한 지경일 거라고 멋대로 오해했다. 샘의 귀는 한참 전부터 병원 응급의가 외치는「위급 환자를 당장 수술실로!」외침에 다이얼이 맞춰져 있었다. 『응? 내가 닦을게.』 환자는 자고로 편안한 침대에 누워야 한다. 노동은 어디까지나 건강한 사람의 몫이다. 샘은 딘에게서 어떻게든 걸레를 빼앗을 궁리를 하며 형의 둥그런 궁둥이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네놈의 형편없는 운전솜씨 탓에 멀미를 일으켰다는 생각은 도무지 못 하는 거냐!』 귀찮다 - 대문자로 이마에 글귀를 적고 딘은 동생을 뒤돌아 보았다. 그리고 야단쳤다. 『방해하지 말고 저리 가 있어. 냄새나는 남의 엉덩이에 얼굴을 박고 도대체 뭘 하자는 거니.』 확실히... 듣고보니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샘은 형의 엉덩이 감상은 그만 두고, 뒤돌아 맞은편 운전석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진작에 이렇게 할 걸. 샘의 표정이 환해졌다. 허리를 굽히자 바닥 걸레질에 열중하고 있는 딘의 얼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비록 그의 이마가 여자들 플레어 스커트처럼 잔뜩 주름이 졌긴 했어도 역시 엉덩이보단 이쪽이 좋다. 샘은 하얗게 변한 토사물 얼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어... 이거, 내가 닦을까.』 『으이그!』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누가 뭐래도 포기를 안 한다. 집착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끝장을 보고야 만다. 누구 말대로 땅속에서 지하수가 터질 때까지 계속해서 우물을 파는 것이다. 암반을 수직으로 뚫고 나가 지구 반대편 바다로 빠져나가게 생겼든 말든, 삽질을 멈추지 않는다.《대충대충, 무늬만 열심히, 하는둥 마는둥》라는 표현의 의미가 뭔지 이해를 못 한다. 그들의 사전에는「적당히」라는 단어가 빠져 있다. 덕분에 인류는 기어코 달의 표면으로 위대한 발자국을 남기기에 이르렀으며, 딘은 들고 있던 걸레를 바닥으로 던졌다. 『네 맘대로 해!』
차갑게 식은 마가린 덩어리처럼 징그럽게 엉겨붙는 감정을 풀어버리긴 위해선 한줌이라도 좋으니 신선한 공기가 필요했다. 허리를 펴고 시큼한 냄새를 피워대는 자동차에서 떨어졌다. 아니, 그것보단 차라리... 가짜 기자 흉내를 냈을 적에 피웠던 윈스턴 담배를 아직도 품속에 가지고 있음을 떠올렸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담배를 꺼낸 딘은 아주 오래 전에 아버지 존이 그랬던 것처럼「죄책감에 사무친」얼굴로 담배 끝으로 라이터 불을 가져갔다. 그걸 본 샘이 눈을 휘둥글 떠보였다. 그랬기만 했던가. 하던 걸레질을 중지하고 펄쩍 뛰었다.
『딘!』 『응.』 『무슨 짓이야?!』 『흡연.』 『옳지 않은 짓이야, 그건.』 『여기가 고등학교냐? 아니잖아. 내가 십대 청소년으로 보여? 그것도 아니지. 난 어디까지나 자유의지로 흡연을 할 수 있는 건장한 미국의 성인 남자란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어요.』 그렇다고 해도 샘은 담배 연기를 싫어한다. 그 사실을 잊지 않은 딘은 동생과의 거리를 벌리고자 바람을 등지고 조금 걸었다. 입이 쓰다. 폐 깊숙이 들이킨 연기는 그야말로 지옥의 독초 맛이었다. 좌우 방향으로 뇌가 진동하면서 턴 테이블에 올라간 오래된 레코드인양 피잉 하고 지저분한 잡음을 냈다. 형편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코로 회색의 연기를 착실하게 내뿜었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재앙이 뉘게 있느뇨, 근심이 뉘게 있느뇨, 원망이 뉘게 있느뇨, 붉은 눈이 누구에게 있느뇨. 솔로몬 왕이 우민들을 향해 던진 그 질문에 딘이 답했다. 나에게 있소, 바로 나에게 있소... 그저 찬 바람 탓이라고 우기며 손등으로 쓰라린 눈을 비볐다.
샘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딘의 입에서 담배를 빼앗아 자기 입술에 끼었다. 청회색 연기는 겨우 코 가까이를 스쳤을 뿐이다. 가볍게 흉내만 내었을 뿐인데도 애송이의 콜록 소리가 터져나왔다. 맵다. 그것도 눈물이 나오도록 매웠다. 그런다고 나아질 것도 아니면서 샘은 손바닥으로 연신 부채질을 했다. 『딘. 그 여자는 인간이 아니었어. 그러니까 딘은 사람을 죽인게 아니야. 머리가 날아갔는데도 욕설을 퍼부어댈 수 있는 사람은 없잖아? 그건 어디까지나 괴물이었고, 형이 총으로 쏴죽였다고 죄책감을 가질 까닭이 없어.』 『흐응...』 딘은 모호하게 대답하며 샘의 입에서 다시 담배를 빼앗아왔다. 사이좋게 사탕 하나와 콩 반쪽을 나눠 먹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한 개피의 담배를 두 사람이 나눠 피운다는 이야긴 금시초문이다. 이래서 어른은 애들 앞에서 나쁜 짓을 못 한다.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 따라 하려고 하니까 겁 난다. 딘은 목이 따끔거린다고 호소하는 바보를 쏘아보았다. 『틀렸어, 샘. 넌 전혀 엉뚱한 다리를 만지고 있어.』 『그럼... 아니라고?』 거기까지 말한 샘이 다시 담배를 빼앗아갔다. 그리곤 또 콜록거렸다. 한 모금 들이마시고 죽으려고 난리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숨을 고르더니「이거, 맛 없어」라고 말했다. 맛 없다고 타박하는 주제에 왜 남이 피우던 걸 맘대로 가져가냐니까. 딘이 눈을 야리며 자기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알았다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 샘이 딘의 입술에 담배를 꽂았다. 그렇다고 해도. 깊게 연기를 뱉으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샘이 옳다. 담배라는 건 정말이지 맛이 없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마지막으로 아버지 존은 유언처럼 말했다. 동생을 지키라고. 지킬 수 없으면... 죽이라고. 약속하라고 했다. 맹세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다. 존의 작은 병사는 사랑하는 대장의 말에 그리 하겠노라 속삭였다.
「죄송해요. 그치만 아무리 부탁하셔도 전 그렇게는 아마 못 할 거예요. 역시 전 형편 없는 아들인가봐요. 샘을 지킬 수는 있어요. 하지만 죽일 수는 없어요.」 화약의 냄새가 코끝을 확 스치면서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예언했다. 그는 방아쇠를 당겼고, 사방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동생의 머리가 망가졌고, 모든게 역겹게 변하고... 딘은 신경질적으로 웃었다. 총에 맞아 두개골이 박살난 여자로부터 자신에게 죽임을 당하는 샘의 모습을 봤다. 두려움이 광풍과도 같이 임했고, 재앙이 폭풍처럼 임했고, 근심과 슬픔이 저주가 되어 임했다.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내 손으로 샘을? 거기까지 생각한 딘은 머리를 감쌌다. 회색의 감정이 이불처럼 그의 등을 덮었다. 지킬 수 없게 되면... 죽이라고? 그것도 내 손으로? 무리다! 방아쇠를 당길 수 없다. 할 수 없다. 아빠가 아무리 명령을 했어도... 안 된다. 못 한다. 맹렬하게 비웃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리며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존이 명부에서 울부짓고 있다. 못난 아들을 향해 꾸지람을 내리고 있다. 「왜 못 한다는 거냐. 넌 필요 없는 자식이다. 진짜지 넌 쓸모 없는 자식이다.」 존의 질책이 딘의 뼈를 깎았다. 이건... 너무 힘들다.
절반쯤 남은 담배를 아무렇게나 던지고 발로 비벼 껐다. 그걸「바른 생활 사나이」가 얼른 달려가 손으로 주워 자기 호주머니에 넣었다.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안 돼, 딘. 그리고...』 그 형이 무엇으로 인해 고통받는지를 모르는 샘은 조용히 초록색 눈동자로 딘을 올려다 보았다. 희미하긴 했으나 미소를 지었다. 억지 웃음이 아니라는 느낌이 없는, 진솔한 표정이었다. 『이거 하나는 알아주길 바라. 나는 형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있어.』 약간은 창피한 눈치다. 둥글게 구부러진 등이 그런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지금 꼭 해야 하는 말이라고 샘은 생각했다. 딘이 느끼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죄다 털어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나중에 두고두고 놀림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해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딘이 절벽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면 나는 뛰어내릴 거야. 형이 얼어붙은 강물로 뛰어들라고 하면 두말하지 않고 뛰어들 거야. 나는 형을 믿으니까, 신뢰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어.』 그리고 나서 샘은 약간 슬픈 얼굴을 했다. 『하지만 형은 나와는 달리 날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아.』 『왜? 네가 강물로 뛰어들라고 해도 내가 뛰어들지 않을게 뻔하니까? 당연하잖아. 난 얼어붙은 강물에 뛰어들기 전에 근방으로 쓸만한 뗏목이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할 거다.』 스스로 생각해도 당황한 목소리였다. 그 떨림을 숨기며 딘은 방어적으로 팔짱을 꼈다.
『얘기가 약간 옆으로 샜어, 딘.』 『아니, 이야기의 본질이 바로 그거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달라. 딘은... 뗏목을 찾았다고 해도 그걸 나에게 양보하고는 강물에 그냥 뛰어들 거야. 그리고 뗏목에 매달린 내가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지르든지 말든지 강물 밑바닥으로 가라앉겠지. 형은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야.』 『걱정도 팔자. 안 가라앉아. 난 엉덩이가 너보다 몇 곱절 훠~얼씬 가볍거든.』 딘은 엷게 웃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로 가볍게 말했다. 장난스럽게 윙크도 했다. 하지만 샘은 안 속았다. 『거 봐. 인정하고 있잖아. 혼자서 강물로 뛰어들 거라고 본인도 생각하고 있어. 난 이해가 안 가. 왜 둘이서 같이 뗏목을 나눠탈 생각은 안 하는 거야?』
안 속는다면 할 수 없다. 샘의 질문에 딘은 딱 부러지게 말했다. 『나는 네 형이다. 널 차가운 물에 빠지게 할 수는 없어.』 『내가 그러길 원치 않는데도?』 『내가 그러길 원하니까 상관 없어.』 『맙소사... 형은 조금도 날 못 믿는 거야?』 『널 믿어. 그리고 널 신뢰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야.』 『말도 안 돼. 그건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해도 하는 수 없지. 나는 네 형이니까 물에 빠지는 건 나 하나로 족해.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하느니, 차라리 죽고 말 거야.』
입으로 말하고나니 머리가 환해지는 기분이었다. 바로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드디어 판단이 섰다. 동생은 안전하게 뗏목에 실어 보내고 혼자 물에 뛰어드는 것이다.
세 시간 뒤, 딘은 동생 몰래 최소한의 물건만을 챙겨 자취를 감췄다.
Posted by 미야
2007/03/11 21:41
2007/03/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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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체스터 브라더스의 퇴마 여행기... 라고 해도 피갑칠 유령은 좀처럼 나와주질 않아 하나도 안 무서운, 타이틀만 호러이고 실상은 엉뚱한 것이 분명한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휴방이 길어 이러다 발광하겠습니다. ※
샘은 운전을 그리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오냐, 오냐 막내 취급에 직접 운전대를 잡아본 일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거니와, 망할 집구석으로부터 독립하겠노라 뛰쳐나온 이후엔 늘 생활비 부족에 허우적거렸던 그다. 걸어서, 내지는 뛰어서 갈 수 없는 거리는 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정 뭐하면 약소한 기름값을 지불하고 친구들 차를 얻어탔다. 하지만 샘의 운전 실력이 서투른 건 순전히 경험부족 탓만은 아니다. 성격 탓도 크다. 지정 속도로, 차선을 잘 지켜서, 신호등은 확실히 살피고. 속칭 바른 생활 사나이. 누구처럼 화려한 코너링이라던가, 급발진, 급회전, 상황 무시하고 역주행 등등의 위험천만한 운전솜씨는 기대할 수 없다. 60대 영감님이 시골길을 달리는 느긋함으로 브레이크 패달과 엑셀레이터 패달을 밟았다. 그래서 딘은 어쩌다 동생이 운전대를 잡기라도 하는 날엔 답답하다느니, 졸리다느니, 지루해서 미친다느니 식의 감상을 늘 입에 올리곤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병든 닭이 되어 꾸벅꾸벅 졸았다.
그런 마당에... 아무리 옆에서 속도를 올리라고 아우성을 쳐봤자... 샘은 세기말 멸망 교향곡을 작곡하고 싶어졌다. 게다가 그들이 자리한 곳은 40분 간격으로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기적처럼 발견할 수 있는 한산한 외곽 도로도 아니다. 상점가가 좌우 일렬로 늘어선 2차선 도로다. 도보로 사람도 걸어다니고, 양 차선을 오가는 자동차 숫자도 제법 된다. 이런 곳에서 밟으라는 거냐. 완전히 미친 짓이다. 단속 경관이 발급하는 과속 딱지를 걱정하기 전에 대형 추돌사고의 가능성이 그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뭐 하냐, 새미! 지금 달팽이가 친구들과 같이 마실 나가냐?!』 임팔라의 차체가 실수로 긁히기라도 하는 날엔 곰국으로 만들어 먹을 거면서 그의 잘난 형은 속도를 안 올린다고 손짓에 발짓까지 섞어가며 역정을 내었다. 이 상황에서 자리를 맞바꾸자고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억지로 속도를 올렸다. 허나 계기판의 눈금은 두 사람 모두 만족스럽게 여길 숫자가 아니다. 으아, 거기다 신호등 불빛이 바뀌었다!!
주춤거리며 브레이크를 밟으려는 걸 눈치챘다. 깍듯이 신호를 지켜 뭘 하겠다고? 딘은 차가운 얼굴로 쏘아붙였다. 여차하면 멱살이라도 움켜쥘 기세다. 『샘? 여기서 멈추어 서면 이 형은 네게 무릎까지 오는 흰색 타이즈에 짧은 치마를 입혀 기념 사진을 찍을 거야. 계집애처럼 떨지 말고 밀어 붙여!』 『말은 쉽지!』
교차로 측면으로 다가오던 냉동 탑차가 미사일처럼 날아오는 임팔라를 보고 빠앙 경적을 울려댔다. 놀라 눈을 휘둥글 뜨고 있는 운전자의 얼굴이 거짓말처럼 선명하게 다가왔다. 모든게 슬로우 모션이다. 샘은 사내의 턱 아래로 아침 면도의 훈장과도 같은 작은 반창고가 붙여져 있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남자는 입을 벌리고 외쳤다. 하느님! 그리고 샘도 외쳤다. 주여! 빨간 신호를 무시한 채 직진하던 임팔라도 덩달아 술 취한 주정뱅이 걸음질을 했다. 좌로, 우로 미친 듯이 핸들을 돌려댔다. 충돌의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차체가 서로를 스치고 지나갔다. 지구로 똑바로 돌진하던 혜성은 극적으로 방향을 돌려 우주를 향해 튕겨나갔다. 성경에 묘사된 아마겟돈의 참사가 찰나로 비켜갔음을 인식한 나사의 과학자들은 만세를 불렀다. 물론 완벽한 행운은 아니어서 냉동 탑차의 범퍼가 살짝 닿았다. 닿기가 무섭게 타앙- 하고 쇠붙이가 고온으로 튀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슴팍으로 목이 움츠러들었다. 이크, 뒷 트렁크가 찌그러졌다. 이걸 워쩐다. 오늘 저녁, 그는 분명히 곰국이 될 것이다.
『형. 저기, 있잖아... 방금 내가 말이지...』 『괜찮아, 새미. 네가 걱정하는 것처럼 생으로 파묻어버리진 않을게. 나는 대단히 자비로운 인간이니까 여벌 건전지 두 개랑 손전등 정도는 같이 넣어주마.』 심기가 불편해진 것이 분명한 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투로 살벌한 이야기를 입에 담았다. 『구덩이에 플레이보이 과월호 잡지도 하나 던져주지. 그러니 넌 묘비에 뭘 새길지 말해봐.』 묘비? 묘비?! 샘은 미워 죽는다는 식으로 딘을 쏘아봤다. 『알았어. 대리석에 금박으로, 가장 비싼 걸로《사흘만에 부활했도다》라고 적어줘.』 『네가 예수냐!!』 『근성으로 부활해선 형에게 멋지게 복수할테야. 어디 두고 보라지!』 『허어... 좀비가 되고 싶으시다? 입안에 짜디 짠 소금을 꽉꽉 채워주랴? 말만 해. 당장 서비스 해줄게. 뒤쪽 트렁크로 뜯지 않은 소금 봉지가 세 개나 있다는 거 아니?』 『재고 파악은 똑바로 좀 해. 세 개가 아니라 다섯 개다!』 거기까지 말싸움한 형제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정색하고 뒤쪽을 확인했다. 샘은 백미러를 쳐다봤고, 딘은 고개를 돌렸다. 『어때, 딘. 아직도 따라오고 있어?』 『제기랄, 못 따돌렸어! 거기다 늘었어!』 딘은 절망적인 어조로 부르짖었다.
추적자는 이제 둘이 되었다. 흰색 애벌런 차량 바로 뒤로 진파랑 렉서스가 바짝 따라붙었다. 렉서스는 모텔에서부터 뒤를 밟아오던 차량이다. 샘은 파랗게 질린 형을 다시금 곁눈질했다. 『어떻게 생각해. 경찰... 아님 FBI인 거 같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 하여간 왼쪽! 왼쪽으로 가!』 차량이 거꾸로 뒤집어지진 않을까를 걱정하며 딘의 지시에 따라 왼편으로 급히 핸들을 꺾었다. 타이어가 찢어지려 했다. 마찰음은 그렇다치고 고무 타는 역겨운 냄새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너만 가냐, 나도 간다. 흰색 애벌런도 그들 형제를 따라 과감하게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핸들을 조작했다. 미끌어져 빙글 돈다 싶더니만 순식간에 인도를 덮쳤다. 길거리 노숙자임이 분명한 늙은 여자가 전 재산을 쇼핑 카트에 싣고 가다 덕분에 커다란 재앙을 만났다. 뻥 하는 굉음과 같이 해서 물건이 잔뜩 실린 카트가 건너편 가게 지붕까지 날아갔다. 망연자실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노인네는 바닥에 엎드려「지금 이슬람 과격단체가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킨 겁니까?」식의 표정을 지었다. 죽지 않아 천만 다행이라는 건 아직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놀라기도 했거니와, 멋지게 부러진 팔의 모습이 워낙에 충격적이었다. 카트를 밀다 세게 부딪친 팔은 기괴한 각도로 꺽여져 있었다. 자신이 뭔 사고를 당했는지를 깨닫고 노인이 자지러지게 비명을 질러댄 것은 그로부터 정확히 15초 뒤였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흰색」은 다시 도로로 내려와 창을 들고 들판을 가로지르는「영양」을 추적하는 아프리카의 사냥꾼이 되었다. 한층 더 빨리 달리는, 먼지 속에서 두 눈동자를 노랗게 희번득거리는 새카만 피부의 전사를 상상하자자마 샘은 당장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동생이 대단히 초조해한다는 걸 깨달았다. 손을 잡아줄 수는 없지만 옷자락 정도는 잡아줄 수 있다. 딘은 슬그머니 팔을 뻗어 운전석에 앉은 샘의 셔츠를 쥐었다. 그리고 마음을 다해 다독(?)거렸다. 『네놈이 여기서 오줌을 지리기라도 하는 날엔... 대리석에 금박으로, 가장 비싼 걸로...』 『안 싸!』
샘은 눈을 질끈 감고 두 번째 교차로의 신호등을 무시했다. 보행자 신호를 믿고 착실하게 길을 건너려던 사내가 자칫하다 깔려 죽게 생겼음을 깨닫고 허겁지겁 인도 위로 다시 올라섰다. 그러다 다리가 엇갈려 넘어졌다. 『이 멍청이들아~!! 운전 똑바로 하란 말이닷! 사람을 죽일 작정이냐?!』 날씨도 추운데 욕 봤다. 만장하신 가운데 뒹군 것이 창피한지라 사내는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대로 임팔라를 향해 던졌다. 그래봤자 목표물은 이미 대기권을 돌파했다. 과녁을 잃은 작은 조약돌은 얼마 날지 못하고 텅 빈 도로 한 가운데로 툭 떨어졌다. 마음으로 미안하다 서른 여섯 번을 사과한 샘은 어쩔 줄 몰라하며 백미러를 확인했다. 넘어졌던 남자가 바지를 털며 일어났다. 아이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딘! 이러다 생으로 사람 잡겠어!』 『나도 알아!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잖냐!』
샘보다 운전 실력이 월등히 괜찮은 것이 분명한 흰색의 애벌런과 진파랑의 렉서스는 계속해서 임팔라의 뒤를 따라붙었다. 아까보다 오히려 거리가 더 좁혀졌다. 이제 그들과의 간격은 겨우 100미터. 그런데 어랍쇼.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렵게 따라붙은 진파랑의 렉서스가 흰색 애벌런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바짝 붙었다 싶더니만 앞 범퍼로 쾅 하고 밀어붙였다. 덕분에 흰색 애벌런이 차선을 넘어 맞은편으로 튕겨나갔다. 저녁에 먹을 반찬거리를 사러 나왔다가 졸지에 정면충돌의 상황에 처한 빨간색 소형차가「저는 운전대를 놓고 기권하겠습니다」를 외치고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마찬가지로 흰색 애벌런도 S자의 스키드 마크를 그리며 요란한 타이어 긁는 소음을 냈다.
『딘, 저거 봤어? 자기네들끼리 싸우고 있어.』 『나도 봤어, 새미. 그래봤자 좋아하기는 일러. 둘 다 우리에겐 아군이 아니야.』
빨간색 소형차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제자리로 돌아온「흰색」은 덕분에 몸도 마음도 누더기인 듯 했다. 조수석 창문이 아래로 내려가더니 번쩍이는 총구가 나타났다. 맛 좀 보라는 건가.「흰색」이 선제공격을 시도한「파랑」을 향해 모두 다섯 발의 총알을 날려보냈다. 난데 없는 총격전에 딘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윗입술을 안쪽으로 빨아들이며 이로 잘근잘근 씹었다. 제기랄, 길바닥 한 가운데서 무작정 총을 갈기다니. 룰도 모르고 양심도 없다. 제정신을 가진 녀석들이 아니다. 도대체 마이클 프레데닉은 어떤 녀석들을 길거리로 내보낸 거냔 말이다. 멍청한 짓을 곧잘 저지르는 거리의 갱들도 이런 바보 짓은 안 한다.
기백으로 보나, 난폭함으로 보나「흰색」이 압도적이다. 무거운 쇳덩이가 거대한 압력을 받고 찌그러지는 굉음이 들렸다. 총알을 날리는 것으로도 성이 차질 않았던지 아예 몸통 박치기를 시도하며「파랑」에게 본때를 보였다. 좌측으로 틀었다가 머리를 들이밀고 쿵쿵, 충격으로 타이어 휠이 날아갔다. 문짝이 종이처럼 구겨져 나갔다. 그래도 그놈의 미친 짓을 멈추려 하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겨드랑이가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렉서스 차량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던지 항복을 표현하며 속도를 눈에 띄게 줄였다. I'm Winner! 경쟁자를 물리쳤음에 의기양양해하며 흰색 애벌런이 일직선으로 곧장 돌진해왔다. 딘과 샘은 바짝 긴장했다. 『온다!』
흰색 차가 조수석 쪽으로 가까이 접근해왔다. 딘은 심호흡하며 총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런데 이거 뭐냐. 딘은 깜짝 놀랐다. 여자다! 젊은 여자가 차를 운전하고 있다. 그것도 가슴 빵빵에, 다리 쭉쭉 걸이시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과 샹들리에형 귀걸이가 기가 막히다! 『헤이~ 핸섬 보이~!!』 금발의 여자가 딘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아는 체를 해왔다. 『자기, 내가 누군지 알아 보겠어?』
웃어야 하나, 아님 말아야 하나. 딘은 잠시 갈등했다. 게다가 저 질문엔 뭐라고 대답을 하면 좋단 말인가. 날 알아 보겠느냐고? 미친다. 지금 나더러 언제, 어디서, 무슨 가명을 대고 만났던 상대인지를 기억해내라는 거냐. 얼굴 자체는 어쩐지 익숙하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디테일은 흐릿하다. 흥분한 페니스를 죽죽 잡아당기며 흥미롭게 감상하던 싸구려 도색 잡지의 여자가 갑자기 현실이 되었다는 느낌이다. 이래선 정말로 살을 섞었던 사이인지 확신할 수 없다. 뭐랄까. 낯설지 않으면서 동시에 생소하다. 딘은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저런, 잘 모르겠다는 얼굴이네. 재미없게스리.』 그녀는 매우 실망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딘은 덩달아 멎적어 했다. 『힌트를 줄게. 나그네들의 오아시스, 술집 바빌로니아!』 여자가 쓰고 있지도 않은 챙 넓은 모자를 들었다 놓는 시늉을 했다. 『이래도 전혀 생각이 안 나?』 아주 생각이 안 나는 건 아니다. 딘의 얼굴색이 확 하고 달라졌다.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하, 하지만 그건... 꿈이었어.』 그녀가 화사하게 웃었다. 웃음을 짓자 뺨으로 보조개가 피어났다. 『맞아. 그건 꿈이지. 하하하! 동시에 꿈이 아니고. LACRYMOSA DIES ILLA! 눈물의 그 날이로다!』
자신이 더러운 진흙밭에 빠졌음을 깨달은 딘은 흘끔 눈동자만 돌려 샘을 봤다. 하지만 앞뒤 문맥을 전혀 모르는 동생의 눈빛은 그야말로 집채만한 호랑이였다. 『딘. 도대체 나 모르게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길래... 저런 여자가 죽이겠다고 따라오고... 총질을 하고...』 『워워! 오해야, 새미. 그러니까 진정하고... 진정하고!』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냐?! 내려! 당장 여기서 내려! 진짜지 같이 못 있겠어!』 『그렇다고 날 달리는 차 밖으로 내던지려는 거냣?! 임마! 난 억울하다고! 제발 진정해!』 이래선 진퇴양난이었다. 새미는 달리는 차에서 빨리 뛰어내리라고 종용하고 있었고, 건너편의 여자는 총을 들어 그의 이마를 조준했다.
『미안해, 윈체스터. 개인적으로 악의는 없거든? 하지만 친구가 하도 부탁을 하는 바람에... 원망은 하지 말아줘. 사실 난 자기 머리를 날려버리고 싶진 않았어. 그러니까 이건 내 본의가 아니라는 거야. SUPPLICANTI PARCE DEUS. 용서를 바라며 읍소하는 바입니다. 자, 준비 되셨죠?』 『이봐! 뭐가 준비가 되었냐는 거냐!』 『죽을 준비지 뭐. 동석한 자는 안 건드릴게, 핸섬 보이. 내가 노리는 건 오직 너야. 헤더가 네놈을 찾아내기 전에 우리가 널 죽여야겠다.』
딘은 훅 하고 숨을 들이마시고 반사적으로 자세를 낮추려 했... 아니,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그랬다간 운전하는 동생이 대신 맞는다. 딘은 꼿꼿히 허리를 펴고 앉은 키를 최대한 크게 하는 것으로 적의 시야로부터 동생의 머리를 가렸다. 『샘! 네놈이 앙앙거리는 건 나중에 다 들어줄테니 지금은 시트 좌석에 최대한 바짝 붙어.』 딘이 무얼 하는지를 깨달은 샘은 경악하여 자지러졌다. 『딘!』 『나더러 네 조각난 머리통을 본드를 써서 하나하나 이어붙이라곤 하지 마! 죽어도 그 짓은 못 해! 그러니까 닥치고 브레이크나 밟앗!』
샘은 반사적으로 다리를 뻗어 패달을 밟았다. 끽 소리를 내며 임팔라가 애벌런 뒤로 빠졌다. 이때다, 딘은 맞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열려친 창문을 통해 방아쇠를 당겼다. 타이어를 맞출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자세도 나쁘고 차의 흔들림도 너무 심하다. 솔직히 딘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운이 너무 좋았다. 화약이 폭발하는 세 번째의 진동과 같이 하여 애벌런 차량으로 새빨간 피보라가 팍 일었다. 샘이 기겁을 하고 핸들을 틀었다. 딘 또한 억 소리를 내며 팔을 움추렸다. 그러려고 했던 것이 아닌데 정통으로 맞췄다, 이런 제길.
누런 뇌수와 핏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운전석에서 총알 구멍이 뻥 뚫린 여자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리고 악에 받쳐 살쾡이처럼 외쳤다. 『이 망할 자식아! 이 몸뚱이에 구멍을 내면 어떻게 하냐! 그것도 머리를 정통으로 망치다니! 어렵게 구한 내「누다보트(*희생제물)」를 단박에 쓰레기로 만들어?! 야! 윈체스터!』 깨어진 두개골 사이로 뇌조각이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여자는 발작적으로 움직였다. 그 눈으로 빛이 사라지고 없어졌음에도 원망에 사무쳐 저주의 말을 외쳐댔다. 『제기랄! 이번 누다보트는 겨우 8년밖에 못 썼단 말이다! 물어내, 물어내라고! 젠장! 젠...』 건전지가 닳는 소리를 내며 여자의 고개가 별안간 아래로 뚝 떨어졌다.
운전대를 놓아버린 것이 분명했다. 순간 속도를 못 이긴 차가 기우뚱 회전했고, 바나나를 밟기라도 했다는 식으로 미끌어져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멋지게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미사일이 폭발하는 듯한 쾅 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샘!』 겁에 질린 딘이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샘!! 제발 부탁이니 크게 대답해! 샘!』 샘은 땀으로 축축해진 형의 손을 얼른 잡았다. 그리고 그의 부름에 답했다. 『여기에 있어. 난 옆에 있어, 형.』 『새미! 새미잇~!!』 『나 여깄어. 여기 있다니까.』 그제서야 딘은 동생과 손을 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후, 하고 참았던 호흡이 겨우 터져나왔다. 동시에 왈칵 하고 아침에 먹은 음식물이 벌려진 입을 통해 쏟아졌다.
Posted by 미야
2007/03/07 21:04
2007/03/0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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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무리 프로그램으로 잡아보니 해상도가 쪼끔 나아졌다. 그래봤자 저놈의 그래픽은...;; 물고기를 잡았다. 이게 첫번째 테스트 캡춰 화면이었다. 가지였던가, 완두콩이었던가... 아무튼 농작물의 성공적 수확. 이때의 후지노가 가장 예쁘다. 표정이 근사하다. 그녀는 온실 일을 무척 좋아한다. 농사일의 피곤함을 잊고자 다운타운에 간 것까지는 다 좋았는데 이 운동신경 제로의 아가씨를 어떻게 좀 해달라. 볼링공을 던지는 저 폼이 뭐냐! 던져지는 것은 공만이 아니다. 졸려서 게임은 30분만. 접어두고 주말에나 해야지. 그나저나 후지노의 욕망 패널로 자꾸만 키스 쮸쮸, 데이트, 다운타운에서 밥먹기 등등이 떠서 골치가 아파 죽겠다. 솔로 탈출만이 살 길이라고 아주 노래를 불러라, 불러. 견디다 못해 남자친구 심즈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길바닥에서 마주치기만 하면 데이트를 쫙쫙 밀어줄 작정이다. 그런데 이놈의 총각이 화장실에 숨었는지 영 안 나타난다는... 남자친구 후보의 이름은 무려 <샘>이다. 우화화하~!! 딘보다는 샘이 애인에게 더 잘 해줄 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불자면 딘에게 애인이 생긴다는 걸 참을 수가 없었...;; 알았습니다. 입 닥치면 되는 거지요?
기쁨동산은 이제 가을이다. 번개 치고 비바람 불더니 갑자기 가을이 되었다.
Posted by 미야
2007/03/0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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