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나를 힘들게 해

원래 그런 걸 두고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하던데... 피부의 같은 자리를 계속 뜯거나 하는 버릇이 있다. 견딜 수가 없는 거다. 그렇게 안 하면 참을 수가 없게 된다. <제발 어떻게 좀 안 되겠니> 해봐야 이놈의 강박관념이 어디로 도망갈 리는 없다. 난 닥터 하우스가 <피가 묻었어도 상관 없으니까 내 오피스의 카펫 돌려줘~!!> 하면서 시위하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정리벽이나 성격과의 상관 관계는 없다. 단지 그 물건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고, 반복하여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 그래도 월요일 오전 10시에는 딸기 시럽을 바른 팬 케이크를 먹어야 한다는 법칙을 꼭 지키는 수준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하지만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는 무조건 자야 한다는 버릇은 재앙이군...)

그런데 근래에 생긴 강박관념 중의 하나가 지폐를 정리하는 버릇이다.
인물이 앞으로 가게 해서, 천원권, 오천원권, 만원권으로 순서대로 지갑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으면 그 순간은 패닉이다. 엉망으로 뒤집어져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구석에 서서 한참을 꾸물럭거린다. 앞대가리, 뒷대가리, 이러면서 끙끙거린다. 장소가 여의치 않으면 화장실에 가서라도 정리를 한다.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퇴근하고 돌아와 집에서라도 정리한다.

문제는 말이지.
이제는 이게 신권과 구권의 정리로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에 있다.
신권 천원, 신권 오천원, 신권 만원, 구권 천원, 구권 오천원, 구권 만원. 인물이 반드시 앞으로.
진짜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색상도 틀리고 지폐 사이즈도 틀리잖아!
투덜거리면서 일렬종대로 죽죽 세워놓는다.

그렇다면 지갑이 깔끔할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그래봤자 세균 덩어리라는 건 바뀌지 않는다.
아무튼 지갑 정리하는게 곤혹스럽다. 빨리 사이즈가 통일되게 해달라!

Posted by 미야

2007/03/29 12:18 2007/03/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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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를 마셔봤다

내린 커피라고 생각했다. 색깔도 그렇고, 내온 찻잔도 그렇고... 그런데 얼마나 서랍에 넣고 묵혔으면 커피 향이 안 나는 거냐 이러면서 한 모금 호륵 마셨다.
난 속았다.

한줄짜리 요약 감상 : 번데기 우려낸 거 맞지! 그런 거지!

그 비싼 보이차라는데 환상이 박살났다. 음, 역시 나는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것인가. 진짜로 어렸을 적에 뭘 모르고 맛있게 먹던 번데기의 맛이 느껴져서 기겁을 했다.
이거 말고 오렌지 피코가 제일 근사한 거 같어.
아니, 역전 다방 커피가 댓길이야. 프리마 잔뜩, 설탕 잔뜩. 뜨거운 물만 부으면 오케이.

Posted by 미야

2007/03/29 08:55 2007/03/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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