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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02 [S☆N-fanfic] redemption 13 by 미야 (2)

[S☆N-fanfic] redemption 13

※ 딘 윈체스터의 곰 덩치 동생 돌보기 프로젝트, 드라마 Supernatural 팬픽입니다.
이후 내용은 judgment로 곧장 이어집니다. 슬레이어즈 팬픽 쓰던 버릇이 여기서도 고스란히 나오네요. 줄줄, 끊어질락 말락 비엔나 소시지... 켕. ※


익숙한 헤비매탈의 전자 기타 멜로디가 오늘따라「요단강 건너서 얼굴 좀 봅시다」장송곡 가락으로 들리는 건 순전히 기분 탓이다. 아니, 어쩌면 현실일지도.
딘은 땅이 꺼져라 한숨부터 쉬고 보았다. 마음 같아선「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결번이오니, 확인하시고 이쪽으론 다신 연락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친절한 전화 서비스의 안내 문구를 흉내내고 싶었다. 물론 상대방이 전혀 안 속아줄 거라는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서도.

《딩딩, 이 망할 자식아~!! @(!*#*!_~!!》
폴더를 열자마자 기다렸다며 터져나오는 우렁찬 할머니의 욕설에 핸드폰을 얼른 귓구멍에서 떼어내고 보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눈을 질끈 감고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막았다.
그래봤자 마담 라바 애브리의 속사포 같은 욕설은 그칠 기미가 없어 보였다. 이쪽에서 듣던지 말던지 상관 없다는 식이다.「의자에 앉았다가 엉덩이에 난 종기가 터져 방석에 피바람을 일으킬 자식!」으로부터 시작하여「발가벗고 냉장고에 깔린 모습으로 일주일 뒤에 바퀴벌레랑 같이 세트로 발견될 놈!」까지, 내용도 다양하고 표현도 가지각색이다.
「고양이처럼 세수하고 세균 박멸했노라 우길 놈!」이라는 건 욕인지 아닌지 약간 헷갈린다.
「일주일 내내 셔츠도 안 갈아입는 놈!」라는 표현은 부정 못할 사실이니 감히 반박을 못 하겠고...
그래도「똥개랑 같이 유통기한 지난 햄버거를 놓고 싸워댈 자식아!」라는 말이 욕이라는 건 쬐끔 알겠다.

흘끔 눈꺼풀을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해봤다. 쉬지 않고 악담을 퍼부어 3분 4초가 지났다.
《일을 그따위로 하려면 당장 집어치워! 고향으로 내려가 차라리 동냥질을 하란 말이닷!》
 여기까지가 3분 12초.
마침내 라바는 참았던 숨을 들이마시기 위해 길었던 여정에 쉼표를 찍었다.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딘은 재빨리 끼어들어 넙죽 인사했다.
『안녕히 계세요, 라바. 안부 전화 고마웠습니다.』
《딩딩~!! (#&!(@#~!!》
괜한 짓거리였던 것 같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4분 16초짜리 욕설이 추가되었다.

딘은 손바닥으로 목덜미를 주무르며 1년간 들을 욕말을 단 10분 내에 압축해서 한꺼번에 들어야 하는 자신의 팔자를 저주했다. 욕 먹을 짓을 저질렀다는 점에선 감히 불평해선 안 되는 거긴 하지만...「질펀한 염소똥을 헤어젤 대신 머리에 바르고 다닐 주변머리」운운엔 질려버렸다. 그래서 울컥했다.
『저기요, 라바. 전 귀찮아서 헤어젤 같은 건 안 쓰거든요?』
《목소리 낮게 내리까는 거 봐라. 그래서 뭐. 지금 나에게 신경질 부리겠다는 거야? 100년은 빨라! 이 무우를 깍뚝썰기한 놈아!》
무우를 깍뚝썰기를 하면 안 되는 거였던가. 그렇다면 채썰기는 괜찮다는 건지.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라바의 으르렁거림에 딘은 곱절의 피곤함을 느끼며 두툼한 반창고를 붙인 아픈 이마를 손가락으로 만졌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애가 야구 배트 대용품으로 휘두른 권총에 얻어맞아 - 그것도 같은 자리를 연거푸 두 번이나 맞은 탓에 병원 응급실에서 무려 네 바늘이나 꿰맸다. 구멍이 뚫리지 않았으니 천만 다행 아니냐고? 그런 섭섭한 말은 말자. 골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을 받아 지금도 눈앞이 어지럽다.
딘은 인상을 찡그리며 얼른 상처에서 손을 떼었다. 살짝 닿기만 했을 뿐이데 피멍이 든 자리가 오줌을 지리도록 쓰라렸다.

『아무튼 잘못했어요.』
《얼씨구! 이젠 우는 소리까지!》
『하.하.하. 그럼 웃을게요.』
《됐어! 억지 웃음도 징그럽다. 아무튼 이번에 너희들 두 사람, 전문가답지 않았어.》
 
그 점에 대해선 변명할 말이 없다. 그래서 딘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애꿎은 천장만 노려봤다.
사람을 제대로 구하기를 했나, 오쿠림바의 주문을 회수하기를 했나.
스코어로 따지자면 0점. 퍼펙트로 망한 게임이다.

『후우... 체스터는 어떻대요.』
《그걸 질문이라고 하고 앉았냐! 머저리 같은 자식. 놀란 제 고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들에게 발견된 이후부터 계속 병원 신세다. 전신 타박상에 갈비뼈 골절로 당분간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더군. 그래서 말인데, 지금 꼭 할 말은 아닌 듯 하다만... 많이도 때렸더구나, 너희들.》
딘은 찔끔해서 숨을 삼켰다.
거듭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게 맞았거든요? 그냥 어깨동무하고 동점 처리 하도록 하죠.

라바는 혀를 끌끌 차며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경찰은 약물 중독을 의심하는 모양이야. 흰자위를 드러낸 채 칼을 휘둘렀다고 증언이 나왔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게다가 수류탄이 터지네, 철모가 날아가네, 눈 뜨자마자 이상한 소리를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으니 점수가 팍팍 깎였지. 앞으로도 경찰 신세 제법 지게 생겼어. 덧붙여 약물 재활치료 센타에 강제 등록될 거야. 올해가 몇 년이냐는 의사의 질문에 체스터가 무어라 대답했는지 아니? 소화 17년이라고 하드라. 그걸 서기로 고치면 1942년이라나? 놀란 의사가 그럼 여기가 어딥니까, 하고 물었더니 연합군 포로 수용소라고 하면서 마구 울더래. 대마초 한 번 안 피워봤다고 주장해봤자 씨도 안 먹히게 된 거지.》
딘은 신음했다. 빙의되었을 적의 충격이 아무래도 기억의 혼란을 가져온 듯하다. 자신의 경험인지, 타인의 기억인지조차 구분을 못하는 걸 봐선 앞으로도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거다.
회복은 과연 될까. 그건 아무도 장담하지 못 한다. 최악의 경우엔 자신이 누구인지 평생 헷갈릴 거다. 맞지도 않은 헤로인 치료는 그렇다치고 이래저래 힘들겠다.

『끄응... 토마스 할아버진 뭐래요. 아직 거기에 있나요.』
《아니. 손주 상태를 살피러 진작에 떠나 지금은 이곳엔 없다. 아마도 그가 다시 건강해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여 돕고 있겠지. 가여운 양반! 죽어서도 쉴 짬이 없다니... 쯧. 아무튼 너희들에게 전언이다. 이를 갈며 나중에 어디 두고 보자고 하더라.》
큰일났다. 죽은 사람에게 원한을 샀다. 후환이 무서워서 이젠 함부로 죽지도 못 한다.
목소리만 들어도 불처럼 전화기를 노려보고 있을 마담 라바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딘은 화염이라도 튀어나오진 않을까 싶어 귓밥에서 핸드폰을 살짝 멀리했다.

《그래, 체스터는 그렇다고 하자. 아무튼 죽지는 않았으니까. 오쿠림바의 주문은 어떻게 된 거냐, 딩딩.》
딘은 적당한 단어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입술을 문질렀다.
그거요? 깔끔하게 망했죠. 오른쪽 손가락이 모두 여섯 개인 계집애가 갑자기 튀어나와선 우리들 눈앞에서 낼름 채갔답니다 - 라고는 입을 찢는다고 해도 말 못 하겠고.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여자가 들고 있던 총으로 실탄이 아닌 공포탄이 장전되어 있었다는 걸 진작에 알아차렸더라면 양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상대방은 키도 작은 어린애였다. 눈 딱 감고 주먹으로 때리곤「용서해, 난 신사가 아니거든」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는 대신 팔을 길게 뻗어 총신으로 머리를 때리려고 들었을 때, 딘은 비로소 동생에게 신경을 쓰느라 자신의 주의력이 한참 흐트러졌음을 깨달았다.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몸으로 어쩜 그걸 까마득히 몰랐을 수가 있냐! 상처가 벌어지든 말든 벽에다 머리를 박고 싶어졌다.
공포탄에 쫄아 그 천하의 윈체스터가 꼼짝을 못 하다니. 완전히 바보 멍청이 짓을 했다.

『드릴 말이 없습니다.』
쓰러진 채 성경책에서 떨어진 낡은 종이를 손으로 쥐고 빼앗기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봤다. 그러나 물체가 둘로 겹쳐서 보이는 판국에 손가락으로 힘이 들어갈 리 없었다. 여자는 다시금 권총을 휘둘러 딘의 머리를 때렸고, 그것으로 블랙 아웃 해버렸다.
오쿠림바의 주문은 하늘로 훨훨.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건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여자의 차가운 눈동자가 콜 투브- 유태식으로 안녕히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꼭 쥐었던 손을 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놓아라 말아라 옥씬각씬 씨름하면서 종이의 일부가 찢어져 나갔다는 점이다. 더하여 천운이 따라주어 딘의 손아귀에 남은 일부분은 텅 비어 있는 공란이 아니었다.
《螢の息》
꼼꼼하고 예쁜 글씨체이다. 모르긴 해도 여성이 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걸 무어라 소리내어 읽으면 되는 건지 그는 모른다. 솔직히 딘의 지식으로는 이것이 어느 나라 글자인지조차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런게 초밥을 먹는 사람들이 쓰는 글자라는 건가. 거꾸로 보이도록 종이를 들었다는 것도 모르고 딘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다행인게 전부가 날아가진 않았어요, 라바.』
그렇고말고. 싸움은 이제부터다.
딘은 다시 주먹을 쥐었다. 두고 보라지, bitch! 다음에 만나면 눈물 쏙 빠지게 만들어주마.

설욕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던 것도 잠시, 갑자기 껴안아오는 힘에 떠밀려 벌러덩 쓰러졌다.
출렁이는 침대 쿠션이 무시무시하다. 딘의 안색이 당장 새파랗게 변했다.
『으앗?! 새, 새미잇!!』
오쿠림바가 다 뭐라냐. 마담 라바고, 체스터고, 육손의 여자고 순식간에 새카맣게 잊어먹었다.
『진정하자, 샘! 임마!』
곰에게 덮쳐졌다 - 그렇게밖엔 말 못 한다. 형의 팔과 다리가 제대로 붙어있는지를 확인하면서 그 커다란 손으로 피부를 더듬어댔다. 셔츠를 목 위로까지 들어올리고 뱃가죽을 눌러댔다. 맨 살에 닿는 동생의 뜨거운 호흡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엄마야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이놈의 자식은 왜 이렇게 뜨겁느냔 말이다. 열에 들떠서 그렇다고 해도 이래선 불타는 석탄 더미에 깔린 것 같아 모골이 송연해진다. 망할. 젠장, 얼어죽을.

『배에 구멍 안 났어, 안 났다고! 형은 안 죽었다고 했지! 으...읏!』
손으로 만져선 영 만족이 되지 않는지 뺨을 가슴에 대고 살갗을 비벼댔다. 온기를, 체온을, 하다못해 위장에서 나는 꾸루룩 소리까지 들려달라고 요구하며 샘은 매달려왔다. 멀쩡하게 잘만 살아 있다고, 죽지 않았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못 믿는 눈치다. 울다가, 잠들었다가, 깨어나선 다시 울곤 했다. 그리고는 코를 문질러대며 자신의 형이라는 인간의 체취를 기를 쓰고 확인하려고 했다.
『형이... 나무 높이 올라가 있었어.』
『Shit! 이게 누굴 원숭이로 만들고 있어.』
『원숭이 아니니까 다신 나무에 올라가지 마. 안 올라갈거지? 그렇지?』
『안 올라갈게. 그러니까 제발 떨어져~!!』
너무 엉겨붙어서 숨 쉬기가 힘들었다. 체중이 90kg에 가까운 몸뚱이는 흉기나 다름 없다.
딘은 동생의 머리를 뒤로 밀치며 놀란 것이 분명한 마담 라바에게「잠시만요」라고 말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일단 이 망할 것부터 처치하도록 하자.

『딘... 죽지 마. 죽으면 안돼.』
『새미? 네 멋대로 날 죽였다가 살렸다가 막 해라?』
『유령... 아니지?』
『사람이다! 사람!』
『진짜로 딘이야? 정말로 살아 있는 거야? 만약 이게 꿈이면 난 어쩌지.』
『어쩌긴, 이대로 한대 맞자.』
『흐읏! 정말 딘이야...?』
『뚝 그쳐! 지겨워서... 또 우냐! 창피해서 이걸 그냥!!』

때리겠다고 윽박질러놓은 주제에 손가락을 내려 동생의 귓볼을 쓰다듬었다.
어렸을 적에도 이렇게 하면 동생은 곧 잠이 들곤 했었다. 샘은 귀를 만지는 걸 좋아한다.
가볍게 만지작대는 촉감에 크게 훌쩍이던 소리가 살짝 잦아들었다.
『하는 수 없지. 이리 와. 형이 안아줄테니 조금 더 자.』
『안 죽은 거지?』
『지금은 안 죽은게 맞는데 너 때문에 곧 죽겠다, 야.』
『미안... 미안... 그러니까 죽지 마.』
『닥치고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라. 다섯 살짜리 애 보는 건 이제 그만 졸업하고 싶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에 안심이 되었던 것 같다.
형의 가슴에 고개를 파묻고 민폐쟁이 동생은 또다시 잠으로 빠져들었다.

전화, 전화. 동생의 몸부림이 가라앉기가 무섭게 딘은 정색하고 핸드폰을 다시 귀로 가져갔다.
『라바?』
진작에 끊겨 뚜뚜 신호음만 들려왔다.

아아, 피곤하다.
낯 뜨거운 킹 사이즈 베드에 동생과 같이 나란히 누워 전화기를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다 냅두고 도망이라도 가버릴까. 라스베가스까지 온 김에 카지노라도...
슬쩍 몸을 빼려 하자 눈치가 귀신인 동생이 으스러져라 껴안아오며 움직임을 원천봉쇄했다.
정신 나갔음에도 끝까지 용의주도한 놈.
투덜거리며 눈을 감았다.

『귓볼 만져줘... 형.』
『바랠 걸 바라세요.』
욕을 바가지로 퍼부으며, 동생이 원하는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슬프다. 아기 요람 속으로 다 커다란 남자 둘이 들어가 참 잘 하는 짓이다.
한숨지으며 열에 들떠 손가락을 입에 문 동생의 등을 토닥거렸다.

Posted by 미야

2007/02/02 15:36 2007/02/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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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03 16:15 # M/D Reply Permalink

    이번편은 그야말로 모니터를 부여잡고 킹콩처럼 울부짖으며 봤답니다.. ㅠㅠ 으헝헝..
    정말이지 이런 샘딘 너무 귀엽잖아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샘은 딘에게 약간 냉정한 것이 사실이라 이렇게 격한(;;)애정표현을 하는 샘은 너무너무 기특하군요- 다음편이 무지 기다려집니다--^^

  2. 크림베리 2008/12/26 18:52 # M/D Reply Permalink

    꺄아아아~~샘 너무 귀여워요~~오오~ 어리광쟁이 샘이라니 ㅋㅋㅋ 2미터 거구의 샘이 딘한테 매달리는게 너무 웃기고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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