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러드 파달렉키는 기운이 없다. 귀가 축 늘어져 볼썽사납다. 물론 좋아하는 사탕을 끊고 맨날 근육 운동을 하려니「햄버거 힐에서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바그너 교향곡을 듣다 - 머나먼 정글, 정글」일게다. 그렇다고 같이 굶어가며 운동장을 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쩐다.
- 내일 모레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냐. 얼굴 좀 펴, 제이.
- 저기요... 있잖아요...
- 그래. 이 오빠, 네 옆에 있다.
- 못된 놈들이 지옥에 떨어져 유황불에 1,000년 볶아지면 악마가 된다고 루비가 그랬잖아요.
- 음? 그건 드라마 설정이고.
- 드라마 설정이든 아니든... 그렇다면 그 악마가 부리는 개는 어디서 온 걸까요.
- 어?
- 악마와 계약한 사람을 지옥으로 끌고가는 무시무시한 개 말예요. 젠슨은 안 궁금해요?
- 개?
- 못된 개가 지옥에 떨어져 유황불에 1,000년 볶아지면 악마의 개가 되는 걸까요?
- 난들 아나! 아니아니아니아니, 그런 걸 떠나서! 뜬금없이 지옥의 개 이야기가 왜 튀어나와? 설마, 할리나 세이디가 나중에 지옥의 개가 되진 않을까 그걸 염려하고 있는 거냐?! 응?!
- 솔직히 우리 개는 세상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말썽꾸러기고...
- 허걱! 정말로 그거냐!
- 세이디가 예방주사를 맞으러 갔는데 긴장해서 그만 수의사의 손등을 물었어요. 아니, 정확하게는 물어뜯으려 했는데 가까스로 수의사가 도망을 쳤다고 해야 맞으려나. 할리는 엄마의 아끼는 접시를 깨부셨고, 이웃집 정원을 뒷발로 파헤쳐서 엉망으로 망가뜨렸어요. 매건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서「회개하라, 이 악당들아」고함을 질러댔죠. 그런데 녀석들은 동생 말대로 참회 기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오, 성당에 가서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는 그들의 미래를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젠~슨, 우리 할리랑 세이디가 나중에...
- Stop! 난 지금 귀 막았어. 아무 것도 안 들려.
- 젠슨!
- 시끄러! 접시를 깬 정도로는 아무도 지옥에 안 가! 도대체 넌 뭘 걱정하는 거냐, 뭘!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