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해서? 슬퍼서? 화가 치밀어서? 아파서? 황당하게도 제러드는 그것조차 짐작할 수 없었다. 코가 간질거리니까 자동적으로 재채기가 나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딘이 행복해졌음 좋겠다. 젠슨이 행복해졌음 좋겠다. 그것만 생각했는데 눈물이 차올랐다.
물론 이건 말이 안 된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란다면 웃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 그러니 울음을 그치자. 원래부터 그는 극단의 평화주의자라서 레바논의 카다피 원수마저 행복해졌음 좋겠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다.
- 리비아.
- 네?
- 무아마르 카다피는 레바논이 아니고 리비아의 국가원수다. 지금 네 발언은 소더러 말이라고 한 격이라고.
- 아, 그랬던가.
- 뭐, 어차피 소나 말이나 네 발로 걷는 채식동물인 건 똑같지만 말이야...
- 확실히 그렇네요.
- 그래서 뭐냐. 리비아의 카다피가 불쌍해서 우는 건 아닐테고. 도대체 원인이 뭐야. 할리란 놈이 오소리와 싸워서 주둥이가 깨졌다든?
- 그럴 리 없잖아요, 젠슨. 난 그저...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 이봐. 그건 네가 사과할 문제가 아니라고.
- 젠슨이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로 아니예요. 나, 그렇게 못된 놈 아니다?
- 알아. 이 눈물병 환자야. 그나저나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이 옷은 딘의 의상이라 주머니에 손수건이 없구먼. 대신 껌은 있는데... 껌 씹을래?
- 있죠, 잠깐 제 말을 들어봐요. 우리집에 꽃무늬 미니 프라이팬이 있어요. 동생이 귀엽다고 사다놓은 건데요, 거기다 달걀을 부치면 깜찍하게 만들어져요. 그래서 생각해봤죠. 난 참 괜찮은 남자야. 꽃무늬로 달걀을 부칠 줄도 알아. 이런 재주를 가진 사람이 그렇게 흔하겠어? LA 인구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나처럼 깜찍한 남자는 100명도 되지 않을 걸.
- 으이그, 껌 준다는 말 취소. 촬영장에 벼룩이라도 있나, 팔뚝 간지러 환장하겠구먼.
- 진짜예요! 나는 괜찮은 남자예요!
- 누가 뭐랬냐.
- 그런데 아무리 계란 부침을 잘 만들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 왜? 계란은 단백질 식품이라 다이어트에도 괜찮지 않아?
- 다 소용 없어요. 소용 없다고요! 훌쩍!
- 또, 또 운다! 야! 이러면 내가 울린 것 같잖아. 뚝!
- 이럴 수는 없다고! 나만 행복하지 않잖아!
- 얼씨구? 이젠 통곡까지 하기냐.
- 카다피도 행복한데!
- 정신 사납네. 그러니까 거기서 리비아 원수가 왜 튀어나오냐고.
- 세상은 불공평해! 흐엥~!! 제러드만 행복하지 않아~!!
- 어이!
- 그치만 젠슨은 꼭 행복해져야 해요! 꼭이오~! 약속해줘요! 반드시 행복해질 거라고!
- 아이고, 하느님. 너 정말 끝장이다. 임마! 사탕 끊었다고 사람이 이렇게 망가지면 안돼! 아무래도 안되겠다. 내 트레일러로 가자. 뒤져보면 막대사탕 정도는 나오겠... 야! 내 옷에 콧물 묻히지 마! 제이? 이봐, 제이!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