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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 너에게 찾아줄게

먹는 걸 좋아하니 요리를 잘 하면 오죽 좋으랴만은, 실상은「맛 없어 도저히 못 먹겠다」위험 수준에서 겨우 한 걸음 뗀 정도이다. 돌멩이도 가뿐히 소화시킬 수 있는 위장이 미각을 담당하는 혀를 압박(협박)하여「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랄까.

짜고, 맵고, 달고, 싱겁고, 닝닝하고, 구수하고, 텁텁하고, 찝찔한 맛이 한데 버무려진,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의 맛이었다. 마나님이 조리한, 말린 토끼를 넣은 스프를 숟가락으로 휘젖다 잠시 맛을 보던 가우리는 엑- 하는 표정이 되어 이마를 찌푸렸다.
냄새는 그만하면 괜찮은데 혀에 닿는 스프는 워째 톡톡 엽기 캔디 비슷하다. 누린내 제거를 위해 넣은 향초가 상하기라도 했나, 아님 소금을 덜 넣어서 이러나.
불쾌하게 입맛을 다시고 도로 뚜껑을 덮었다.
당근을 1mm 두께로 썰어낼 줄은 알아도 간 맞추는 일은 쥐약이다. 따라서 리나를 대신하여 소금통의 내용물을 한 숟갈 덜어 냄비 속으로 집어넣어도 될련지 자신이 없다. 그러니 15분 정도 더 끓이는 동안 그 맛이 지금보다 괜찮아지길 간절히 기도해보자. 또 아나. 쉬피드가 그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 둘이 먹다 까무라칠 환상의 스프가 완성될지.
비나이다, 비나이다. 가우리는 냄비 앞에서 정성을 다하여 합장했다.

제로스는 엎드려 절까지 하려는 가우리를 맘껏 흉봤다.
그들 세계의 신이 이미 죽어 백골이 되었다는 점은 무시하더라도 쉬피드가 인간 먹거리에 관심을 보였을 거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인간이 염소처럼 건초를 먹는다 해도 그런가보다 넘어갔을 거라는 확신마저 든다. 과거, 샤브라니구드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 또한 자기 자신밖엔 몰랐다. 그러니까 대륙 곤드와나를 바다 밑으로 수장시켰음에도 그 대단하신 여신은* 죄책감 따위는 느끼지 않았다.
『게다가 쉬피드는 요리의 신이 아닙니다.』
『그럼 요리의 신은 누구인데?』
정말로 궁금하다며 물어보는 순진한 쿼터 엘프 청년을 향해 마족은 손가락을 흔들며 거짓말을 했다.
『쯧쯧. 여지껏 모르고 계셨습니까, 그 유명한 분을. 요리의 신은 마이클 조던이라는 분입니다.』
『그렇군. 알려줘서 고마워. 그럼 마이클 조던님? 토끼 고기 스프를 맛있게 만들어 주세요.』
그 뻔한 거짓말에 쉽게 넘어가 요리의 신이 아닌 농구의 신에게 빌고 보는 가우리였다.

어쨌거나 자꾸 열면 누린내가 나니 그러지 말라는 가우리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마족은 기어코 냄비 뚜껑을 열어보았다. 생물도 아닌 주제에 이상한 곳에 흥미를 보이곤 하는 제로스다. 보글보글 끓는 맛있는 육수에 군침을 흘릴 것도 아니면서 손가락을 찍어 직접 맛을 보는 기행도 서슴치 않는다. 뿐만 아니다. 뭔가 재료가 모자른다 싶으면 과감하게... 퐁당. 근방에서 잡아온 것이 분명한 메뚜기를 통째로 집어 넣었다. 어디까지나 진지한 표정으로... 퐁당.
요리는 도전이다. 모험심으로 전신을 무장하고 새로운 개척지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

『이놈의 자식이.』
살인보다 더 끔찍한 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행위.
세 번째 메뚜기가 스프 냄비 속으로 다이빙 하는 걸 목격한 리나는 숟가락을 부러뜨리려 했다.
서슬 퍼렇게 이마에 돋아난 힘줄~♡ 절반은 찌그러진 억지 미소가 아슬아슬하게 입가에 걸렸다.

제로스는 펄쩍 뛰었다.
『앗! 리나님! 언제 오셨습니까?』
『언제 오시긴요. 적당한 마른 나뭇가지를 들고 지금 왕림하셨습니다.』
『그러십니까. 어서 이리로 오시지요. 그런데 왜 그런 표정으로 저를...』
리나의 목소리가 즉각 확장되었다.
『이보게, 수신관. 자네는 저승 갈 적에 뭘 가지고 가나. 저승 길 도시락으로 내가 메뚜기 반찬 싸줄까. 아~앙?! 이게 어디서 먹는 걸 갖고 장난을!』
『장난이라뇨. 이것은 어디까지나 값 싸고 (들판에서 잡기만 하면 되어요. 무료입니다!) 질 좋은 단백질 영양 공급원입니다. 날로 먹어도 괜찮고 익혀서 먹으면 한층 고소한 미감이라는 것이...』
리나는 변명 같은 건 듣기 싫다며 숟가락으로 마족을 마구 때렸다.
『죽어줘. 제발 죽어줘~!!』

예토 평지 - 초원 지대 델커라에선 먹거리가 귀하다. 뻥 뚫린 들판을 가로질러가는 아메리카 들소떼 - 일명, 맛있는 고기 - 같은 건 여기엔 없다. 1년 내내 땡볕이다가 우기가 되면 작정하고 비가 퍼붓는다. 흙을 갈퀴로 파헤치는 미친 빗줄기가 그치면 그 다음엔 찔끔거리는 오줌 빗방울이 어쩌다 메마른 땅을 위문한다. 큰 물이 땅에 깃든 영양분을 모조리 쓸려보낸 뒤엔 비가 요만큼도 안 내리는 악순환의 반복 탓에 난쟁이 똥자루 나무 사이로 비실대는 풀들만 자라나 사람은 물론이고 몸집 큰 동물이 살아가기엔 환경이 영 편편치 않다.
100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던데 정신 차리고 보니 코 앞으로 사막이 진출해 있다.
기후는 계속 건조해져 앞으로 30년 뒤엔 풀조차 나지 않을 거란다. = 식자재는 무지 희귀하다.

『누구는 전갈도 튀겨서 먹는다고 하던데. 치이.』
리나로부터 숟가락으로 맞은 뺨이 얼얼했다. 일부러 잡아가지고 온 메뚜기 서른 여덟마리를 도로 풀숲에 풀어주면서 제로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잡는 건 한나절인데 풀어주는 건 1초밖엔 안 걸린다. 이렇게 억울할 수가.
서글픈 마음에 - 마나님 먹을 식량이 달아난다 - 도망치려던 메뚜기 뒷 다리를 잡고 늘어졌다.
눈치는 삼단이다. 리나는 허리를 굽혀 신발 끈을 푸는 시늉을 해보였다.
미사일처럼 날아올 신발이 두려운지라 마족은 얼른 메뚜기 다리를 놓아주었다.

『이놈아! 차라리 곰을 잡아와.』
『곰은 초원에선 살지 않아요. 대신 살고 있는 건 도마뱀이나 사막 쥐, 내지는 뱀...』
『그럼 도마뱀을 잡아와.』
『오~ 도마뱀은 드실 수 있어요?』
『내가 미쳤냐?! 먹진 않아. 대신 가죽을 벗겨서 동전 지갑으로 만들지.』
말투가 워째 영 살벌하다. 제로스는 그 가죽이 벗겨지는게 도마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아닐까 염려되었다. 어쩌면 확신이다. 그녀가 눈빛으로 제로스의 살갗 상태를 잘 살피고 있음이다. 하여 짤막하게 에그머니낫 비명 지르고 두 팔로 가슴을 껴안았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긴다는 옛 말은 있지만 마족의 사정이라는 건 잘 모르겠다.
빈약하여 껍질도 얇은데 과연 남길 수 있을까? 가죽...

그걸 가재미눈으로 야리면서 리나는 제로스 몫의 접시로 국물에 퉁퉁 불은 - 스프에서 건져낸 메뚜기 세 마리를 올렸다.
『허억.』
『뭐여, 그 얼굴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며.』
『마족에겐 단백질은 필요 없는데요.』
『그럼 정정하마. 이건 단백질이 아니야.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망할, 젠장, 이걸 날 더러 먹으라는 것이냐」라는 것이다. 먹는 방법? 눈물을 매달고 이로 아작아작 씹으면 되지. 못 먹겠다거나, 남기겠다거나 식으로 나오기만 해봐.』
리나는 주먹을 쥐어보이고 위협했다.
『달 나라까지 날려보낸다.』
협박이 무서워 제로스는 포크를 쥐고 삶은 메뚜기의 배 부분을 푹- 찔렀다.
윽, 누런 국물.

『그나저나 졸탄 남작이 봤다는 환상의 호수는 이 먼지 바닥 어디에 콕 숨었을꼬.』
국물에 충분히 불렸음에도 말린 토끼 고기의 육질은 형편 없었다. 구두 밑창을 씹는 기분으로 열심히 어금니를 움직이며 리나는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죽도록 배가 고팠음에도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려 하질 않았다. 이러다 토하겠다 툴툴대며 냄새 나쁜 국물을 코를 쥐고 호륵 마셨다.
토하진 않았지만 구역질이 났다. 웩 소리내며 한참을 헐덕였다.
『천천히 드세요. 안 뺏어 먹어요.』
『관심 꺼.』
『저런, 리나님 화났다.』

졸탄 남작은 허풍선이 남작이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남긴 많은 여행기담은 어린이들이 즐겨 읽는 동화책 100선 반열에 훌륭히 올라가 있다. 그만큼... 남작의 여행담엔 과장이 많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사슴 사냥을 나갔는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더란다. 걱정하며 모닥불을 피우고 큰 나무 아래서 쉬고 있는데 눈보라가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러다 동사하겠다 걱정하며 얼굴을 드니 꽁꽁 얼어붙은 산 정상으로 눈이 풀 바른 편지봉투인양 한곳에 뭉치기 시작했다.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눈뭉치는 번쩍이는 성으로 둔갑했다. 남작은 이게 어연 기적이냐 해가며 황급히 성문을 향해 올라갔다. 그리고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자비를 베풀라 하소연하며 얼음으로 만들어진 문고리를 두둘겼다. 그러자 안에서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은 오크 둘이 나와 정중하게 어서 오시라 허리를 숙이더라나.

순 뻥.
리나의 얼굴 가죽이 일그러졌다.
호랑이 팬티를 입은 오크가 있으면 어디 한 번 나와보라고 그래.

『그 허풍선이가 쓴 책을 믿고 여기까지 나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만.』
그 맛 없는 걸 우걱우걱 먹어 치우면서 가우리가 한 마디 했다.
『어디까지나 이리 와보자고 말을 꺼낸 건 너라고.』
『아아, 그랬지.』
『왜 그랬어?』
『그건 말이지, 가우리. 뭔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거든.』

졸탄 남작이 쓴 여행기는 모두 열 다섯.
리나가 찍은《마법의 호수로 가라앉은 마왕 검》편은 그중에서 여덟 번째 책이다.
『무엇이 걸린다는 건지요. 전작과 비교해서 그렇게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삶은 메뚜기에서 떨어져나온 대왕 더듬이를 접시 밖으로 버리면서 제로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리나를 흉내내어 남작의 책을 하품을 참아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 터다.
책장을 다 넘기기까지 이걸 불태워 말어 하고 얼마나 갈등했던지.
끝내주는 허풍은《마왕 검》편에서도 유감없이 등장, 책은 하루 아침에 별이 두 번이나 뜨면서 요정이 떼로 나타나 울라불라 댄스를 추고, 모두의 환호성과 함께 마왕 검은 호수에서 불쑥 떠올라 뜨거운 수증기를 발생시켰다 - 라고 적고 있었다.
애들도 안 믿는다. 포크로 접시를 훼적대면서 제로스는 코웃음 쳤다.

『맞아. 동화야.』
리나는 간단히 긍정했다. 동시에 반박했다.
『그치만 다른 여행담과는 달리《마법의 호수로 가라앉은 마왕 검》여행기엔 묘한 구석이 있다니까. 이를테면「나, 졸탄 남작은 웅장한 테오베의 검은 비문을 서쪽으로 하여 바라보며 말을 타고 사흘 반 나절을 내리 걸었도다. 말들이 피곤을 호소하여 시종 멜부르가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을 적에 기적처럼 얕은 강 사츠가 나타나 모두 앗싸 좋구나를 외치고...」라는 구절. 사츠 강은 실제 지명이야. 단, 그때도 이미 건기에는 물이 흐르지 않었어.』
『실제 지명이라는게 뭐가 어때서요. 남작이 지도를 보고 모험을 상상했을 수도 있잖습니까.』
『건기엔 물이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 얕은 강이야. 지도에 그게 나올 것 같아? 물 흐르는 자국만 있어선 이름 날리는 지도 제작자도 어지간한 이상 빼먹기 쉽지. 이방인이 그걸 강이 아닌「갯물」취급을 했을 적엔 더더욱 그래.』
『그렇다는 건 남작이 사츠 강을 직접 보았을 확률이 높다는 거겠군요.』
『아니면 그 사츠 강을 잘 아는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거야.』
『여덟 번째 여행기는 전작과 달리 완전 뻥은 아니라는 것?』
『바로 그거야. 거기다 단 하룻만에 별이 두 번씩 뜨고 졌다고 했지?』
『예, 그랬죠.』
『처음엔 나도 이 부분이 동화적 허구라고 생각했어. 그치만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 남작이 여덟 번째 여행담을 출판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21년 전. 집필에 반년에서 1년이 걸렸다고 가정하고 천문박사에게 확인해봤지. 내 짐작이 맞았어. 천문박사는 비슷한 시기에 대단한 일식이 있었다고 했어. 그래서 하늘이 새카맣게 어두워졌고 대낮임에도 별이 보였던 거야. 덕분에 남작은 하루에 두 번씩이나 별을 볼 수 있었던 거였지.』
『그거 말 되네요, 리나님.』
『말만 되나. 그림도 되어요.』
『그래서 요정들의 울라불라 댄스도 사실일 거라는?』
『그가 봤던 것이 보통의 요정이 아니라 일종의 결계 붕괴 현상이었다면 간단하게 설명이 된다구. 때는 일식. 계약과 맹세의 주문이 깨어지기 쉬운 조건 아니겠어? 땅도 흔들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이 난리 부르스를 추더라 식의 내용이 그래서 나오는 거야. 마법 현상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그렇게밖엔 이해할 수밖에 없었겠지.』

리나는 스프 그릇을 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렇다, 이건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계가 붕괴되면서 한 자루의 검이 기적인양 튀어 나온다.
앗싸, 마왕 검~! 파워 레인저의 포즈로 리나는 숟가락을 높게 들었다.
『봉인까지 되었던 거라면 대단한 마력 검일 지도 모르잖아? 조사해볼 가치는 그래서 충분하지.』

분위기 좋을 적에 찬물을 끼얹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제로스는 서글픈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게 검이 아니라면?』
『으엉?』
리나는 숟가락을 든 채로 제로스를 향해 돌아보았다.
『뜨거운 스증기가 발생하였다 - 라는 부분이 이상하지 않아요? 무슨 마법 검이 수증기를 발생시킨답니까. 스팀 다리미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의심이 드는 것이다. 거기다 상대는 환상 작가 졸탄 남작이시다.
『지반 틈새로 뜨거운 지하수가 솟구쳤고, 그걸 한 자루의 검이라고 묘사했다면?』
『에이, 싫다... 졸탄 남작이 그렇게 유려한 시적 표현으로 우릴 기만하려 했겠어?』
『그럼 이 표현은 무엇으로 설명하시렵니까.「하얗게 쭉 뻗은 길이는 약 15미터이나 그 기운을 폭발시켰을 적엔 30미터에 달하였다」이래선 가우리씨라고 해도 쥐고 휘두를 수 없습니다. 이건 검이 아녜요. 물기둥 같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 이크!』
마나님 도끼 눈을 뜨고 쳐다본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 입 다물라.
하여 제로스는 얌전히 삶은 메뚜기를 입에 넣었다.
내가 무어라 했는감요. 그러니 거기 있는 소금통이나 주시구랴. 이 메뚜기는 간이 영 싱겁소.

리나는 소금통을 애원하는 마족은 무시한 채 가우리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가우리? 내가 꼭 멋진 검을 찾아줄게.』
『응.』
『정말이야. 진짜로 찾아줄게. 너의 실력에 걸맞는 검을 꼭 내가 쥐어줄게.』
『그럼 고맙지.』
『그런데 공짜로는 안 되고 한 달에 대여비 금화 다섯 냥 받고 빌려줄게.』
『리나. 나 그럴 돈 없어.』
『그럼 금화 한 냥!』
『...』
『안돼? 그럼 은화 닷냥!』
『차라리 날 그냥 죽여.』
『인심 팍팍 쓴다! 은화 한 냥!』

수중에 칼도 없는데 장난부터 치는 그들이었다.

Posted by 미야

2006/08/11 16:43 2006/08/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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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버전이거나 0.96 버전이면 상당히 복잡하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manual.tattertools.com/ko/wiki/에 나와 있으니 차근히 읽어봅시다.
바꿔보기 - 갈아타기 부분을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단, 최초 설치가 1.0 사용자인 경우엔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일단 버전별로 태터를 모두 다운받습니다. 1.02 버전,1.03 버전 등등의 상위 버전을 남김 없이 받아야 합니다. 중간에 단계를 건너뛰거나 곧바로 1.06으로 뛰면 망가지니 주의해야 합니다. 계단을 올라간다 생각하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겁니다.

1.01에서 1.02로 버전 업을 하는 방법은 압축을 푼 각각의 파일들을 블로그를 설치한 곳에 FTP 프로그램으로 걍 덧씌우면 됩니다.
그리고 웹 페이지에서 이런 식으로 주소를 적고 엔터.
http://내 태터(골쪽방 경우엔 miya.nety.to)/blog(설치 폴더 명이 다르면 수정)/checkup
뭐시구랴 어쩔시구리구리 메세지가 간략히 뜨고 곧바로 끝납니다.

1.02에서 1.03으로 가는 방법도 동일합니다. 이렇게 단계별로 1.06까지 올라갑니다.
1.0 버전에서 급하다고 바로 1.06으로 건너뛰면 안됩니다. 차근차근 밟아서 올라갑니다.
만약이라는 것이 있으니 블로그의 파일을 모조리 다운받고 갈아타기를 시작합니다.

Posted by 미야

2006/08/11 14:24 2006/08/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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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

나오키상 수상작인「이유」를 시작으로 지금은「모방범」1권을 읽기 시작했다.

.......... 등장 인물, 각오는 단단히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많다. 으악.


특이한 분위기다. 추리 소설이 아니라「추적, 사건과 사람들」을 비디오가 아닌 활자로 읽어대는 느낌이다. 그것도 엄청난 분량 - 그 두꺼움에 흐믓해하라 - 의 리포트로 경찰 관계자와 피해자, 피의자, 거기다 용의자까지 순식간에 등장, 넋 놓고 있다간 파도에 휩쓸려 조난당하기 딱이다. 머리가 나쁘면 「어라, 이게 누구더라」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용 따라 가느라 정신 없는 가운데 다시 뒤로 Back, 「아, 이 사람은 형사였고, 이 사람은 피해자야」하고 반복 학습을 해야 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 복잡한 형식이 사람을 흥분시킨다.


소설은 흡사 TV 뉴스 아나운서가 두 눈을 반짝이면서「경기도 모 야산 부근에서, 지난 27일 경에 실종되었던 주부 37세 아무개 씨의 시신이 우연히 동네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라는 뉴스를 전달하는 식이다.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훈련에 의해 차분히 가라앉아 있다. 피 냄새는 희석되어 있다. 시각화된 자료 화면은 어쩐지 의미 불명이고, 당연히 시체나 그 시체 비슷한 건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나왔다간 방송 사고다) 피 묻은 셔츠 같은 건 모자이크로 처리되어 순식간에 휙 지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율하게 되는 건, 그것이 꾸며진 가짜가 아닌, 실제로 폭력에 희생된 희생자의 진실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것은 진짜라는 것.

죽음, 그리고 폭력.

누군가 신을 우습게 알고 죄를 저질렀다.

희생자는 썩어 파리 밥이 되고 있다...


미야베 미유키가 나열하는 이야기들은 당연히 꾸며진 픽션이다.

하지만 흡사 뉴스를 전달하는 식의 특유의 분위기 탓에 영 진정이 되지 않는다.

충격적인 사건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작위적으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한 달 전에 있었던「진짜」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것은 다시 우리 사회에서「이런 일은 언제든지 벌어지고 있어」라는 외침이 되어 큰 파장을 일으킨다. 밀납으로 만들어진 시체에서 살 썩는 냄새가 풍겨나오면서 공포는 뇌를 잠식해 들어간다. 그렇다. 이런 일은 어제도 일어났고, 오늘도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 피해자가 내가 아니라는 법이 없다. 그것이 운명이라면 걍 뒈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추리 소설은「범인을 잡으면 소설은 끝」이라는 공식에서 한참 벗어난다. 살인범이 잡혀도 살인 행위는 남아 모두를 괴롭힌다. 그 혐오는 상상 초월이다.


바로 코 앞에서 일탈 행동 - 신이 엄금한 행위는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다.

뉴스 아나운서는 오늘도 변함없이 그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도 그 사실을 우리에게 증언하고 있다.

Posted by 미야

2006/08/10 11:49 2006/08/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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