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내츄럴 3시즌, 졸렬하다. 물론 에피소드 자체가 작가 파업으로 반토막이 나기도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게 뭐니. 개구리 점프를 언제까지 할 거냐고. 임시땜빵이빠이데스의 느낌도 하루 이틀이다. 반성하라, 크립키.
아마도 작가진은 3시즌의 가능성은 그리 심각하게 고려하진 않았던 것 같다. 다 끝났어요, 하고 손을 놓아버렸는데 <계속이랍니다> 라는 소식에 부랴부랴 바느질을 시작한 그런 느낌. 도대체 다음엔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소리가 나올 정도로 드라마의 전반적 색채가 혼란스럽게 섞였다. 배우들마저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전전긍긍해하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다.
악마와 전쟁 중이라곱쇼? 지금 농담하니?
딘이 시한부 인생이라곱쇼? 가끔씩 눈물 비추는 걸로 끝이던데?
엄마 메리의 비밀은. 고백해봐. 정리가 안 되고 있지?
결론은 2시즌 마무리부터 삐걱질이다.
그게 참 욕심이었다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나라면 말이지. 인간과 악마와의 전면전 분위기는 아예 안 깐다. 이건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니까. 드라마는 조금 더 작고 집중적인 사건을 다룰 필요가 있다. 악마와의 전면전은 너무 크다. 바다에 잉크 한 병을 부어봤자 변하는 건 없다. 욕조에다 잉크를 풀어야 한다. 지옥 같은 건 감히 건드리지 말고.
희대의 마도사 새뮤얼 콜트가 만든 결계는 헬 게이트가 아니라 봉마진이라고 하면 어땠을까.
만화 분위기라서 미안하지만 나는 자주 이런 줄거리를 생각한다.
형제들은 처음에 200마리의 악마가 탈출했다고 착각한다. 성경에 언급되는<군대>다. 갯수가 많아 이름이 없고 돼지에 빙의하여 몰살 사태를 일으킨 바로 그 녀석들 말이다.
그런데 한 마리, 두 마리 잡다보니 <지도자 동지> 이야기가 나온다.
엄머머, 잡다스런 졸개에 섞여 엄청난 마왕급의 대빵 한 마리가 숨어 있었다고 한다.
그의 목표는 물론 세계 정복이다. (이봐!)
하지만 그 전에 육화가 먼저라서 마왕님은 강생이 가능한 적당한 그릇(인간 껍데기)을 찾고 있다. 조무래기들과는 다른 레벨이라 아무에게나 씌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모여드는 수상한 기운, 이 와중에 샘 역시 준비된 그릇 중 하나라는게 밝혀지고 엄마 메리와 아자젤의 숨겨진 진실이 검은 연기를 마구 뿜어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형제들은 마왕님이 몸을 강탈하려고 찜쪄먹은 인간들 후보를 찾아다닌다. 게중 일부는 루비와 같은 반대파 악마에게 살해당했고, 게중 일부는 악마에게 유혹당했다. 자! 이제부터 어쩔겨?
이러면 모든 퍼즐이 그럭저럭 맞아 들어간다.
지옥문이 덜컥 열렸네, 악마가 탈출했네, 전쟁이네 해봤자 3시즌의 세계는 긴장감이 없다. 딘의 시한부 인생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하다보니 헬 게이트 이야기가 빠졌고, 아차 싶어 다시 악마로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하자 샘이 중간에 붕 떠버렸다.
도대체 아제젤은 왜 샘을 총애했냐고. 예뻐서? 뺨이 분홍색이라?
바보 크립키가 교통정리를 하지 않는 이상, 드라마는 끝내 실패한다.
마침 작가 파업으로 머리 싸매고 연구할 시간도 벌었겠다, 팬은 두고 보겠다고.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