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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슈퍼내출혈의 끝없는 추락 이후 선호하는 특정 드라마 없이 "삶의 낙이 없음" 상태로 표류한지 벌써 몇 년이다. 그런데 윈체스터 형제는 아직도 살아는 있는 감? 듣자하니 카스티엘은 죽었다던데.

각설하고, 누군가에게 추천받은 것도 아니었는데 우연하게 보게 된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이틀 내내 수면 시간도 줄여가며 흝고 핥았다.
큰 골격은 전직 CIA 요원이 비밀스런 억만장자 프로그래머와 짝짜꿍하여 앞으로 위기에 처할, 혹은 위기를 조성할 사람들을 비밀리에 추적한다는 이야기로 "마이너리티 리포트" 와 흡사하다.
알게 뭐람. 줄거리따윈 닥치고 이 나이에 또다시 (미)중년 아저씨에게 헐떡거리고 있으시다...

존 리스 역의 제임스 카비젤, 이분 목소리 듣고 있음 그냥 녹는다. 진짜 마약 같다. 억양은 조용하고 톤도 일정한데 이어폰 꽂고 듣고 있자면 등골이 오싹오싹...;; 으아, 변태 인증.

충동이 심해져 존 리스와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도 두 권 질렀다.
20화 언제 나와.

Posted by 미야

2012/04/21 11:15 2012/04/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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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맥베인 - 경관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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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식 로우 앤 오더. 56권이나 씌여진 시리즈물의 기념비적인 그 첫 번째 권.
책 자체가 1956년도에 씌여졌다. 국내 출판일이 2003년이라 놓치기 쉬운 부분인데 덕분에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움직이지 하면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이를테면 핸드폰이 없다. 팩스가 없다. 손전등이 없다. (성냥불을 애용한다) DNA 분석이 불가능하기에 Combined DNA Index System(CODIS)에 조회하는 일이 없다. 으항항...
그러니까 범인과의 격투로 쥐어뜯긴 머리카락이 증거물로 나왔는데 상대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X, Y 염색체가 아니라 그 길이가 된다. 8CM 이상이면 여성, 아니면 남성... 다행인지 작가는 설명을 덧붙인다. 요즘에는 여자들도 남자같이 머리를 짧게 자르기 때문에 피해자가 범인 얼굴 살점을 할퀴지 않았더라면 머리카락만으로는 남녀를 식별할 수 없었을 거라고... 하여 1950년대 과학수사는 이렇게 전개된다.

"얼굴을 할퀸 것이 어떻게 참고가 됩니까?"
"덕분에 범인의 피부 본보기가 손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조금 검은 지방질 피부의 백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게다가 수염까지 손에 들어왔고."
"수염이라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그건 간단해. 현미경으로 보면 깎인 자국이 움푹 들어간 삼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수염뿐이라네. 지름도 0.1mm 이상이므로 간단하게 수염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남자임을 알 수 있었네."
"기계공이라는 것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머리카락에 금속의 미세한 가루가 묻어 있었거든."
"높은 임금의 숙련공이라는 것은?"
"머리카락에 머릿기름이 묻어 있어. 그것을 분리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보기와 비교해 보았지. 그랬더니 그것이 아주 고급품이었네. 소매 가격으로 한 병에 5달러나 하는 것이었지. 면도한 뒤 사용하는 파우더와 한 묶음으로 10달러에 팔고 있는 것이라네. 범인은 두 가지를 다 쓰고 있었네. 그런 사치품을 쓸 수 있는 직공이라면 보수를 많이 받는 자가 아니겠나? 또한 보수를 많이 받는다면 숙련공일 가능성이 높지."

그리섬 반장과 하지스라면 이 대사에 어떻게 반응했을지가 무척 궁금하달까. 

책 자체가 오래되었고 고루한 번역이다.
그러나 돌아가는 모양새는 큰 골격으로 보자면 오늘날과 많이 다르지 않다.
용의자를 찾아가고, 정보를 구하고, 특종을 원하는 언론과 충돌하고, 갱들은 그 당시에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도시는 지저분하고 경찰 조직은 썩 매끄럽지 않다. 매그넘을 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없다. 형사들은 조직 속에 속한 하나의 피스 조각으로서 너무 뛰어나지도 - 모자르지도 않게 범인 체포라는 상기 목적을 위해 밑창이 닳은 구두를 신고 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다.

* 시리즈 전부가 번역되지 못했기에 난감하다. 로 앤 오더를 1편만 시청하고 관두라는게 어딨누.

Posted by 미야

2012/04/20 14:06 2012/04/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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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 - Y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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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걸작 추리소설로 아이리쉬의 "환상의 여인",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을 손꼽는다고 한다.
황당하게도 세 작품 모두 기억에 없다. 음화화.

우스개 말대로 고전일수록 주변에서 쉽게 보기 어렵다. 오래된 책은 서가에서 치워지기 때문이다. 거기다 막상 뒤지면 안 나온다 - 이건 무슨 법칙인가.
결국 가장 손쉬운 방법을 찾아 E북 다운로드를 하는 것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첫번째 감상.
고전답게 고색창연하다. 흑백 영화 "싸이코" 를 봤을 적의 느낌이다. 우리는 친절한 설명을 반복하는 걸 원치 않는다. "범인은 A입니다, 반복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범인은 A입니다. 다시 한 번 더 알려드립니다. 범인은 A입니다" 이런 거 사절.

다만 이런 류의 반복이 있다보니 "의외의 범인 복병설" 이 떠올라 혹시나 싶은 마음에 다른 용의자가 진범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되기도...
예를 들자면 범인 A를 감싸는 B의 추가 범행 같은 거 말이다. 엄마나 애인, 혹은 아들을 위해 흉기에 일부러 자기 지문을 묻히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B는 A를 감싸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범인은 A다.
그래서 이야기 진행은 매우 심플한 전개를 보이며 곁가지를 주지 않는다. 곧 죽어도 범인은 A다.

그러나 범인찾기는 잠시 잊자.
이 책의 쇼킹한 부분은 범인이 누구임을 밝히는게 아니며, 범인에 대한 탐정의 결정이다.
아울러 탐정의 마지막 결단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작가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것이 왕 매력이다.

Posted by 미야

2012/04/19 14:03 2012/04/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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