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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5 [S☆N-fanfic] Jinn‘s dream 01 by 미야 (6)

지니를 추적하는 건 이것으로 두 번째다.
솔직히 말해볼까. 딘은 이번 사냥이 썩 내키질 않았다. 언젠가 일리노이 주에서 엉켜붙었던 지니가 그만의 신성불가침 영역 - 너무나도 예쁜 우리 엄마 - 을 건드린 이후, 그는 지니라는 초자연적 존재를 바퀴벌레와 에이즈, 꽉 찬 음식물 쓰레기통과 동급으로 취급했다.
그 망할 것은 끝내주게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내는 메리를 보여주었다. 천장에 매달려 불에 탔다고? 그녀는 로렌스에서 여전히 잘 살고 있었다. 비록 섹시한 미인 과부라는 문제가 있긴 했지만 - 그러면 어떠랴, 모르긴 몰라도 존은 아마 이해할 것이다 - 곧 손자가 생길 거라는 뉴스와 둘째 아들 놈이 장가간다는 더블 펀치에 맞아 최고로 축복된 생일날을 보내기까지 했다. 임신 탓에 체중이 불어 당분간 미인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게 된 제시카가 샘에게서 받은 반지를 자랑하자 메리는 기쁨에 들떠 환히 웃었다.

욱 하고 배가 들끓었다. 메리가 만들어준 그때의 샌드위치 맛이 입안에 맴돌면서 장이 꾸룩거렸다. 당혹감에 반사적으로 손을 내려 배꼽 부근을 세게 눌렀다. 딘은 이 증상이 단순히 배가 고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진실이 아니었다.

『형? 내 손전등이 아무래도 맛이 간 것 같아. 아까부터 자꾸만 깜빡거려.』
『으이그. 재수가 없으려니까 그것까지 말썽이냐.』
『혹시 건전지 남은 거 있어?』
『그러지 말고 손바닥으로 툭툭 쳐봐.』
『형, 내 손전등...』
『아악! 시끄러!』

사소한 것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건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심장이 조각나는 상처 앞에서조차 냉정해야 하는 헌터가 고작 불량 상태의 손전등에 대고 목소리를 높인다라. 참 잘 하는 짓이다. 딘은 자신의 손전등을 샘에게 냉큼 집어던지고, 동생이 들고 있던 걸 빼앗아 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양의 피로 적신 은칼로 지니의 엉덩이를 쑤셔댔음 소원이 좋겠다.
『이제 됐지? 샘.』
『되긴 뭐가 됐다고 그래.』
『씁! 그냥 됐다고 해라.』
뒤편으로 눈을 야리고 허름한 창고의 문턱을 재빨리 뛰어넘었다.

축축한 공기가 무겁게 느껴졌다. 짐짐한 느낌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닥에 물기가 고여 있었다. 골조를 이룬 나무 프레임에서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났다. 용도를 짐작하기 힘든 포장용 박스들은 진작에 썩었고, 구석구석으로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려진 험한 말투의 낙서가 눈에 띄었다. 딘은「네 엄마 보지를 졸라 쑤셔봤어」라는 낙서 위로 그려진 역십자 문양에 주의했다. 별 생각 없이 그려댄 기호들이 때로 악령을 역사하게 만든다는 건 상식이다. 액땜의 의미를 담아 사금파리를 주워 스프레이 페인트 위로 짧게 사선을 그었다. 이것으로 이제 기호는 망가졌고, 혹시라도 작용했을 힘은 방금 전에 사라졌다. 그럼 계속 진입이다.

예민한 샘이 무의식중에 코를 쥐었다. 어딘가에 쥐도 죽어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떠돌이 개일 수도 있다. 딘은 그놈의 망할 지니가 바지를 세탁해서 입는 걸 300년간 잊어버렸다는 거에 10달러를 걸었다.
손전등을 들어 창문이라 짐작되는 부분을 비췄다. 그래봤자 두꺼운 널빤지를 대고 못질을 해놔 창인지 벽인지 구분도 안 갔다. 방범용 쇠창살의 일부가 남아 과거에 그곳으로 신선한 공기와 햇빛이 들어왔음을 알려주고 있을 뿐, 바깥 세상과는 완전히 담 쌓았다.
『지니가 좋아할만한 곳이군.』
먼지가 입안에 가득 찼다. 딘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텁텁한 맛의 침을 뱉었다.

『서두르자, 샘. 이 망할 것이 납치한 사람들을 상한 고깃덩어리처럼 매달아놓고 있을 거야.』
습기, 인적이 드믄 넓은 공간,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이 세 가지 조건은 사악한 정령이 둥지를 틀기에 매우 이상적인 환경이 되어준다. 그리고 지니는 자신의 서식처로 사람 통조림을 보존하는 습성이 있었다. 이 부근에서 행방불명된 사람은 모두 셋. 게중 한 명은 진작에 시체가 되어 강에서 떠오른 상태다. 그리고 형제들은 매를랜드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와 이 창고를 찾아냈다.

『오케이. 위로 올라갈까, 아님 내려갈까.』
『예로부터 멍청이들은 위로 올라가고, 머저리들은 아래로 내려가는 법이지.』
『그래서, 뭐. 올라가자고, 아님 내려가자고. 어느쪽이야, 딘?』
『그거야 머리 좋은 네가 결정해야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샘이 투덜거리며 곳곳에 남은 위험한 구조물의 여부를 체크했다. 일부 주저앉은 천장이 위태롭게 보였다. 철근 구조가 훤히 드러난 곳으로는 사람의 내장처럼 석면 내장재가 질질 흘러나와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위치를 바꿔 불빛을 비췄다. 속이 텅빈 파이프들은 진작에 썩고 휘어져 잘못 건드리면 아래로 곤두박질치게 생겼다. 타박타박 발자국 소리를 내어 걷다 자칫 날벼락 맞는 건 아닐까 무서워졌다.

그 즉시 딘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지금 뭐라고 했나. 고작 발자국 소리에 파이프가 떨어질 거라고?』
『그게... 말을 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말을 하다 왜 도중에 흐려. 새미? 너, 요즘 걸으면 퉁퉁 소리가 날 정도로 몸이 불었냐.』
『아냐!』
『어디 볼까. 우리 동생 배 나왔나, 안 나왔나.』
『어, 어딜 만져! 싫어.』
살찐 건 아니냐는 딘의 의심에 샘은 꽤나 억울해 하는 눈치였다.

두 사람은 철제 계단을 이용해 아래로 내려섰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속도가 아까보다 느려졌다. 어딘가에서 새카맣게 생긴게 불쑥 튀어나오기라도 할까봐 샘은 머리카락까지 세우고 있었다. 딘도 살짝 긴장했다. 사냥은 늘 위험했다.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엔 장의사가 진지한 낯짝으로 주판 알을 굴리게 된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런데 댁의 형님을 화장할까요, 아님 매장할까요 - 까만 양복을 입은 신사가 절반은 넋이 나간 동생에게 그 질문을 던지는 걸 상상한 딘은 도리질했다.

『특별히 수상한 기척은 없는 것 같아, 딘.』
『넌 영화도 안 보냐. 등장 인물이 그런 말을 하는 순간에 귀신이 덮친다고. 조심해, 샘.』
『조심하고 있습니다, 형님.』
『말만 꼬박꼬박 잘 하지. 입으로만 움직이지 말고 무슨 기척이 들리진 않는지 잘 살펴.』
『여긴 더 어둡다. 콜록... 그리고 냄새! 아유, 더러워.』
『불평은 그만하고 미끌어져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 바닥에 물기가 많다.』
『그나저나 밖에서 봤던 것보다 꽤 넓네. 어떻게 할래, 딘. 시간도 절약할 겸 둘이 나눠서 찾아볼까? 내가 오른쪽으로 돌게.』
『저쪽으로 문이 하나 보이는군. 오케이. 나는 저리로 간다. 넌 반대편으로 한 바퀴 돌아봐.』
『알았어. 무슨 일 있음 신호해.』

딘은 잠굼 장치가 없어진 문을 바깥으로 밀었다. 경첩이 삐걱이는 쇳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후다닥 소리를 내며 쥐가 뛰어갔다. 깨진 유리를 밟았다. 순간 미묘하게 공기가 흔들렸다. 딘은 흠칫해선 움직임을 멈춘 채 위를 쳐다봤다. 동작하지 않는 환풍구로부터 바람이 불어왔다? 어쩐지 새카만 그림자가 가로질러 지나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그가 들고 있던 손전등이 약에 취하기라도 한 것처럼 픽픽거렸다.
『Come on~! 이러지 말자!』
동시에 돌연 장면이 바뀌어 딘은 널직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이게 뭐야. 악! 난 몰라! 또 지니에게 당한 거야! 당한게 분명해! 샘이 좋아라 비웃겠군.》
잠에서 덜 깬 듯한 흐리멍텅한 머리로도 그건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현실이면서도 현실이 아니다. 밖에는 비가 온다. 대단히 늦은 시간이고, 텔레비전에선 오래된 흑백 영화가 방영되고 있다. 옆으로는 생판 모를 여자가 나체로 누워 있을 것이고, 그녀의 이름은 카르멘이다. 아닌게 아니라 침대에 엎드려 누운 딴 사람이 보였다. 눈꺼풀을 뒤집으며 하느님 맙소사 신음했다.
《잘 한다, 딘 윈체스터. 역시나 재수가 없어. 그렇다면 지금쯤 나는 다른 희생자들처럼 어딘가에 매달려 피를 생으로 뽑히고 있겠군.》
이쯤해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샘이 구하러 올 때까지 기다리던가, 아님 스스로의 힘으로 악몽에서 깨어나기 위해 저번처럼 자살을 시도하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둘 다 마음에 안 든다.
《어쩌다 내가 또 같은 실수를! 진짜지 나는 학습 능력이 제로인 건가?!》
머리를 감싸쥐고 한참을 끙끙거려봤자 달라지는 건 하나 없다는게 끔찍스러울 뿐이다.

카르멘이 몸을 뒤척였다.
흠칫하고 침대 모서리 부근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카르멘... 이렇게 보니 당신 다리에 털이 많네. 저번에는 그렇게 예뻤으면서 지금은 관리 전혀 안 하는 거야? 머리카락도 짧게 잘랐네. 혹시 맥주 모델 일에서 은퇴라도 했어? 에이전트 사장이 당신더러 이런 일을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고 그랬어?

호기심에 고개를 길게 뺐다.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건 그 즈음이었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게야...
여자라고 하기엔 등이 너무 넓어... 키도 크고... 근육도 붙었고...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걸 참고 고개를 가까이 들이밀었다.
그리고 심장이 뚝 하고 멎었다. 그는 하얗게 질려 입만 뻐끔거렸다.

『딘? 왜...』
상대가 눈을 뜨고 졸린 목소리를 냈다.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샘이 손등으로 눈을 부비고 깨어났다.

Posted by 미야

2008/01/15 14:43 2008/01/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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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ka25 2008/01/15 22:37 # M/D Reply Permalink

    우와아~이럴수가~ㅋㅋ 딘은 절대로 깨어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다음이 너무 기대됩니다~

  2. 라푼젤 2008/01/15 23:09 # M/D Reply Permalink

    여기서 끊으시면 궁금해서 잠은 어떻게 자라고!! 미야님의 샘은 정말 귀엽습니다~^^

  3. 미모사 2008/01/15 23:10 # M/D Reply Permalink

    음화하하하~~!! 드뎌 미로님도 슬레쉬의 세계로~~ 빰빠라빰~~ 축하 드려요~~
    그나저나 똑똑한 지니 같으니.. 저러면 딘이 절대로 깨어나고 싶어할리 없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 기대되요!!>..<!!!
    엄훠나~~ 서울다녀온 다음에 펼쳐질 진수성찬에 벌써부터 침이 고이고~~~츄릅~!!

  4. 소나기 2008/01/16 01:41 # M/D Reply Permalink

    절대로 깨어나지 말라구~~~ㅎㅎ
    다음이 정말로 기대됩니다^^

  5. 2008/01/16 09:36 # M/D Reply Permalink

    꺅!!! >.<
    다음편을 주세요~~ 주세요~~!!!

  6. 로렐라이 2008/02/21 14:54 # M/D Reply Permalink

    어머 시작부터 두근거리게 하네요~ /ㅁ/
    제가 덧글을 도배하고 있는걸 알지만..
    안남길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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