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흐르는 건 흐르는 거다. 그냥 엎드려 통곡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도 취소되었다며.
2월엔 슈퍼내츄럴 시즌 종영이고.
2008년은 나에겐 암흑의 제국이다.

Posted by 미야

2008/01/08 18:32 2008/01/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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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33

※ 여동생 양의 이름을 알 재주가 없네요. ※


벨이 울리기에 전화를 받으니 손바닥으로 입가를 막은 색색 숨소리만 들려왔다.
변태다, 그렇게 직감한 애클스 양은 눈을 부릅뜨고 징그러운 핸드폰을 양변기를 향해 던지려고 했다.
『꺄악! 바퀴벌레다!』
《헤이~! 진정하라고!》
바로 그때, 잔뜩 숨 죽인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박살나려는 타인의 핸드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나예요. 세상에서 프리티를 두 번째로 사랑하는 남자! 모르겠어요?》

그녀의 입술이 한 일자로 굳었다. 낯설지 않았다. 어디서 많이 들었던 목소리다.
『음. 가만 있자. 그러니까... 제러드 씨?』
《응! 응! 맞췄어.》
맙소사. 뺨이 더욱 굳었다. 어째서 이 사람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걸 이따구로 하는 거지.《안녕, 나는 제러드 파달렉키야. 너의 오빠와 같이 일하는 배우. 언젠가 만난 적도 있잖아. 기억하지?》이러면 끔찍한 엘리뇨가 북반구를 한바탕 휩쓸기라도 하나, 아님 남극 빙산이 전부 녹아버리기를 하나.

살짝 벌려진 이 틈새로 휘우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사실 짐작이 아주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비슷한 방식으로 전화하는 남자를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 안녕, 프리티. 내가 누구게.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하는 남자야.
- 그냥 평범하게《네 둘째 오빠다.》라고 하면 안 되겠어?
- 어.

손바닥으로 이마를 덮은 귀찮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하여간 남자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린애처럼 구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니 고맙기 그지 없지만, 이제 당장 결혼을 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인 만큼 그런 식의 닭살 대사는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나 써먹어줬으면 하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가뜩이나 최근 사귀기 시작한 보이 프렌드는 의외로 질투가 심해서 행여라도 귓동냥으로 저 소리를 들었다간 울고 불고 난리가 날 거다. 그리고 이게 가장 심각한 문제인데 집에는《멋대로 순위를 조작하지 마라. 우리 숙녀님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건 바로 나다!》라고 주장하는 아버지와,《아냐! 그건 나야!》발을 동동 굴러대며 고집을 꺾지 않는 큰 오빠가 있다. 그들 앞에서 사랑에 순위 없고, 그 형태나 무게, 모양은 계측되지 않는다는 말을 해보라지. 다 커다란 남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섭섭하다, 이럴 순 없다, 우리 귀염둥이는 너무 쌀쌀맞다 푸념을 읊어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토라진다.

아무래도 그들의 눈에는 그녀가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꼬꼬마로 보이는 모양이다. 행여라도 넘어질까 오냐오냐 하는 모양새만 봐도 악몽 같다.
그런데 이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거인족 출신의 남자 배우로부터도 꼬꼬마 취급을 받아야 한다 이거지. 덤벼! 가라데로 배운 발차기라는 걸 보여주지!
그런데 잠깐. 전화상으로는 발차기가 불가능하잖아, 제기랄.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숙녀답게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파달렉키 씨. 그런데 무슨 일로 저에게 전화를... 혹시 오빠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예요? 이런 식의 전화를 직접 받는 건 처음이라 좀 그렇네요.』
《아냐, 아냐. 젠슨은 괜찮아요. 집에서 걱정할 나쁜 일은 없어요.》
『그러면... 음. 어떻게 제 전화번호를 알아냈는지 모르겠지만...』
《미안해요, 프리티. 화도 나고, 당황도 했을 거예요. 콜록. 사실 프리티의 전화번호, 전 몰라요. 오빠 핸드폰에 저장된 단축 키를 몰래 눌렀어요. 무례한 행동이예요. 사과할게요. 하지만 급히 물어볼게 있어서요. 나중에 야단치면 얌전히 두 손 들고 반성실에 들어갈게요. 약속해요. 그런데 정말 급하거든요. 저어... 듣고 있어요? 프리티?》
프리티, 프리티 하지 좀 마! 내 이름이 프리티냐!
그리고 눈을 감고 하나 둘 숫자를 세던 그녀의 머리 꼭대기로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젠슨이... 그러니까... 오빠가 외계인을 많이 좋아하나요?》

그건 또 뭔 소리랴. 입이 쩍 벌어졌다.
『에?』
《젠슨이 ET나 멀더 스컬리 광팬이냐고요.》
『그, 글쎄요. 엑스 파일은 틈틈이 녹화를 해두고 보긴 했지만... 오빠가 외계인을 많이 좋아하는지까지는... 그런데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네요. 뜬금없이 갑자기 외계인이라뇨?』
《예, 예! 저번에 제가 별똥별을 구경하고 있는 젠슨 앞에서 UFO의 다수가 헬리콥터로 판명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이후로 저에게 무지하게 화를 내요. 무설탕 커피를 가져가면 싱겁다고 타박이고, 크림을 넣어서 가져가면 느끼하다고 야단쳐요. 그래서 이것저것 죄다 들고 갔더니 자기가 카페인 중독자로 보이느냐고 펄펄 뛰고요, 꿀밤을 막 때려요. 트레일러에 과자 부스러기 떨어졌다고 얼마나 절 혼내키는지 몰라요. 내일 모레면 화장실 청소를 시킬 지도 몰라요. 그래서 말인데요, 프리티. 오빠가 화가 났을 적에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살짝 저에게 조언을... 아! 깜짝이야! 젠슨?》

순간 화들짝 놀란 제러드가 얼른 멀어지는 기척이 들렸다.
그리고 거기서 뭐 하고 있느냐 의심조로 말하는 작은 오빠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아뇨, 아뇨! 젠슨의 핸드폰 기종이 바뀐 것 같아서 보고 있었어요. 노키아였던 걸 모토로라로 바꾼 건가 싶어서... 아뇨, 아뇨! 청소 하고 있는 거 맞아요. 그, 그럼요! 이 빗자루를 봐요. 정말이예요!》
그리고 어느새 전화는 뚝 하고 끊겨 있었다.

Posted by 미야

2008/01/08 10:05 2008/01/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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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모사 2008/01/08 17:06 # M/D Reply Permalink

    흠.. 젠슨의 여동생 이름은 아마도 멕켄지 일껄요?
    제뢋의 여동생 이름은 모간 이고(메간 이던가??)
    ㅋㅋㅋ 아놔 그나저나 날이 갈수록 귀여워 지는 제러드(....제눈에만..ㅡ.ㅡ;;) 어쩐 답니까? 갈길이 멀아요.ㅋㅋㅋㅋ (그냥 둘이 사랑하게 해주세요~~->아니 이게 뜬금없이 무슨소린지;;)

  2. 미야 2008/01/08 18:20 # M/D Reply Permalink

    아, 그렇군요! 제러드 여동생은 매건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젠슨 여동생은 사진만 봐서 난감했어요. ^^

  3. oka25 2008/01/09 00:24 # M/D Reply Permalink

    감사히 잘 봤습니다~~젠슨은 뿔이났을까요 쩔쩔매는 제러드 너무 귀어워요~~
    젠슨이랑 재러드 JJ 여동생들도 MM ㅋㅋ

  4. 로렐라이 2008/02/21 14:40 # M/D Reply Permalink

    오! 정말 JJ MM이네요~ 이게 웬 우연의 일치? ㅎㅎ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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