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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fic] Brownie 29

※ 닌텐도 액정보호 필름을 씌우는 일을 망쳤습니다. 순식간에 허공으로 증발한 내돈... ※


여자의 마음만 갈대던가, 남자도 갈대다.
「삽으로 얻어맞아서 멍들고 팅팅 불어터진」실리콘 살갗 분장을 십 여개나 만들어온 특수효과의 맥거번 팀은 해죽해죽 웃느라 바쁜 제러드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기억하는 바에 의하자면 제러드는 특수분장을 대단히 싫어했는데,
① 비단 같은 내 고운 피부가 망가진단 말예요. 저는 건성 피부라서 남들보다 곱절로 예민해요. 풀로 붙인 걸 도로 떼어내면 빨갛게 돋고 그래서 무진장 짜증난다고요.
② 어버이날 카드에 수 백개의 장식 별을 붙여도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걸요. 엉덩이가 근질거려 죽겠네. 언제까지 꼼작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아 진짜!
라는 것이 그 까닭이었다.
그러던 인간이「와아, 특수분장이다~♥ 신기하다~♥」이러고 있다. 말도 안돼.

생난리를 치며 발악해대는 꼬락서니가 너무나 끔찍한지라 맥거번 일당(?)은 제러드를 최대한 오래 얌전하게 만들기 위해 특수분장실 천장으로 움직이는 모빌을 설치해 두는 꼼수를 부렸다. 아기들이 좋아할법한 딸랑이는 소리가 나는, 귀여운 낙타와 펭귄 장식이 깜찍한 물건이었다.
「저게 뭐예요! 나는 아기가 아니예요!」
넋을 놓고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는 주제에 제러드는 불 같이 화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빌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었고, 신원을 밝히기를 꺼려한「익명」에 의해 아기 코끼리 덤보 장식이 추가되기까지 했다.
오늘도 뱅글뱅글 회전하는 덤보를 바보처럼 쳐다보며 제러드가 말했다.
『그거 알아요? 젠슨은 저 분홍의 커다란 귀를 가진 아기 코끼리가 마음에 든대요.』
그러면서 누가 부탁하지도 않은 수다를 계속했다.
『믿어져요? 집에도 핑크색이 나는 돼지가 있는데 아직도 버리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덤보와 코크가 서로 닮았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막 하지 뭐예요. 아, 코크는 젠슨이 데리고 있다는 그 돼지 인형의 이름이고요, 나는 몰래 녀석을 데이브라고 불러요. 젠슨은 핑크색이 진짜로 좋은가봐요. 그런 주제에 내가 분홍색 셔츠를 입고 촬영장에 나오면 촌스럽다느니, 센스가 그게 뭐냐느니, 여자 취향이라느니 하면서 잔소리를 해대요. 아, 따가워. 그런데요, 돼지와 코끼리가 서로 닮은 구석이 있을까요? 나는 이해가 안 가요. 엉덩이가 펑퍼짐한 뒷모습은 닮은 것도 같긴 하지만 앞에서 보면 코 모양부터가 틀리잖아. 돼지 코는 넓적하고, 코끼리는 길고... 아, 따가워!』
코끼리도, 돼지도, 하마도, 기린도 다 필요 없었다. 맥거번은 그저 제러드의 주둥이를 실로 꿰매고 싶을 뿐이었다.
노장은 초토화된 대지에서 두 무릎을 꿇었다. 머리가 다 울렸다.
『평소보다 배는 시끄러웠어. 휴우, 매닝험은 귀에다 솜이라도 집어넣었나. 용케도 잘 참네.』
『어쩔 수 없죠. 나는 그가 흥분한 걸 이해해요.』
여러 종류의 접착제 뚜껑을 닫으며 도구들을 재빠르게 정리하던 동업자를 향해 맥거번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밖에... 함박눈이라도 오나? 일기예보엔 오늘 하루 맑다고 했는데.』
그 질문에 매닝험은 껄껄 웃기부터 했다.
『맙소사, 당신은 정말로 그를 강아지 취급하고 있군요.』

리허설에 앞서 에릭 크립키는 효과 좋다던 두통약을 어금니 사이로 끼워물어야 했다.
『꼬리 흔드는 건 대본에 없는 거라고. 이봐! 제러드!』
귀 쫑긋하지 마, 학학 소리도 내지 마, 빙빙 돌다가 컹컹 짖지 마, 바짓단 물고 늘어지지도 마!
그 천방지축을 젠슨이 오냐오냐 받아주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젠슨은 그가 좋아하는 젤리를 손에 쥐고 멀리 던지는 시늉을 해보였다. 제러드가 신이 나 껑충껑충 뛰었다. 덕분에 임시방편으로 판자를 세운 세트장 일부가 주저앉았다.
『너희들! 자꾸 그러면 없었던 일로 확 고쳐버린다!』
악령에게 빙의당했던 딘이 제정신을 차리자 그 반가움에 샘이 형의 어깨를 와락 껴안는다.
딘은 동생의 반응이 영 어색하지만 차마 뿌리치진 못 한다.
우애 깊은 형제들의 포응이다. 우애 깊은! 너희들은 우애가 뭔지도 모르는 거냣!
에릭은 대본을 돌돌 말아 메가폰처럼 만들어 입에다 가져갔다.
『누가 맘대로 공주님 안기 하랬어! 응?! 어깨만 끌어안아, 어깨만!』
젠슨을 번쩍 들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던 제러드는「누가 뭐랬는감요?」이러며 혀를 베에 내밀었다.

Posted by 미야

2007/12/07 13:22 2007/12/0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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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미키 2007/12/10 14:37 # M/D Reply Permalink

    으하하하 두 시간동안 내리 읽었어요! 회사 와서 이러고 있으니 짤려도 할 말 없지만 흑흑흑 미야님 너무 재미있어요... 저 매일 스토킹하러 올 거예요 이제... ㅠㅠ

  2. 김양 2007/12/14 10:37 # M/D Reply Permalink

    오우~ 오랜만에 들어왔네욤ㅋㅋㅋ
    오늘도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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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꿀꿀하다

비가 오려나, 아님 눈이 오려나. 어쩐지 싫은 느낌의 하늘이다.
꿀꿀한 기분을 이기려면 과자를 먹어주는 센스.
오늘의 점심은 초코아몬드 쿠키.......... 과자 그만 먹겠다며.
금연 패치 어쩌고 해봤자 담배 절대로 못 끊는 사람들이 이해가 간다니까.
과자를 먹기 위해 기꺼이 밥 굶어보았나. 당근빠따지. 잘 했군, 잘했군잘했군잘했어~!!

치구사군 보고 싶다.

동물의 숲은 아직 안 왔다. 흑흑흑.


이번주도 휴방이냐! 휴방이냐! 휴방이냐?!

Posted by 미야

2007/12/06 12:20 2007/12/0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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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을지도

달달한 일본식 된장에 계란을 넣어 찌개를 만들면... 맛있을 것 같다. ^^
제발 그만 먹자 노래를 불러대야할 판국인데 그냥 가슴으로 불이 나는 거다.
맛있겠어... 계란.

내가 제일루 좋아하는게 밥에다 계란 하나를 넣고 전자렌지에 굴려 반숙 계란밥을 만들어 먹는 거다. 우리 엄마는 내가 저러면 빈티난다고 아우성이다. 한동안은 조류독감으로 협박, 안돼안돼 노래를 부르기도. 설탕이나 소금, 간장 없이 계란만 비벼서 그대로 먹는데 의외로 맛있다.
나랑 살면 굶어 죽는다는게 맞는 말일지도.
그런데 정작 본인은 식인종이 환상이야 소리를 질러대기 딱인 상태.
과자는 그만 먹자. 플리즈.


1. 아무튼 요즘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BBK. 이걸 쥰쥰은 맨날 BBQ라고 착각해서 엉뚱한 사람을 닭가게 사장님으로 만들고 있다. 계란 이야기가 나오니 자동으로 <닭>이 연상되서 한 마디.

2. 일부 매장으로 동물의 숲 깔렸다는데 배송은 언제 오려나.

3. 아몬드양. 혁대 잡고 으샤으샤, 놀란 딘에게 뺨 맞긔는 슬프게도 이번 줄거리와는 안 맞아. 그거 하려면 새미 가출해야 하거덩?


* AW 스포일러
샘은 이제 딘을 혼자서 간호해야 한다. 딘은 여전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 리는 이게 도움이 될 거라고 주장하며 다량의 마약을 두고 갔고, 샘은 투약을 주저한다. 이 와중에 딘은 자신이 펍에 왔다고 착각하고 샘을 상대로 작업을 건다. 대혼란에 빠진 샘은 홧김에 상당한 시가의 마약을 싱크대에 버리고, 딘은 토하면서 오랜만에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울먹이며 자신을 부르는 딘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샘은 손등으로 눈가를 닦으며 웃는다.
2007.12.16일부터 연재 예정. 아님 더 늦어지거나. 스포일러는 함정일 수도 있다는 거.

Posted by 미야

2007/12/05 12:31 2007/12/0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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