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설탕 중독이다. 다시 말해 주식이 쌀이나 밀가루가 아니라 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인스턴트 식품> 이라는 것이다. 어려서도 젖을 빨지 않아 그렇게나 속을 썩혔다더니, 늙어 죽도록 이놈의 편식은 극악을 달린다. 온몸이 살덩이면 뭐하나, 지금도 밥은 아침에만 딱 한 번 먹는다. 섬유질 및 비타민 보충은 하루야채 쥬스를 일주일에 세 번 마시는 걸로 충당. 나랑 같이 살면 무척 괴로울 거다.
점심은 우유나 커피로 대신하고, 저녁은 주전부리로 대충 넘기는게 보통이다. 이젠 습성이 되어 저녁 밥상엔 내 숟가락이 당연하다는 듯이 빠져 있다. 그렇다고 전혀 먹지 않으면 내장이 들러붙어 아프기 때문에 식빵 한 조각이라도 삼키고 보는데 사실 이게 꽤나 귀찮다.
그러던 중, 뭐 좋은 수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 드라마 미디엄에서 영감을 얻어 수퍼마켓에서 300g짜리 아몬드 푸레이크 시리얼을 한 번 사봤다. (럭키참스 이야긴 빼자)
그런데 얼마 정도를 먹는게 한 번 식사량인지? 감이 오지 않아 작은 공기에 살살 뿌려 180ml 우유를 부어 맛있게 먹었다. 오우! 간편하고(!) 달고(!!) 5분이면 식사 끝이다옹(!!!)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하니 기뻤다. 그렇게나 내가 원하던 초간단 식단이었다. 그리고 맛도 달다~!! 만세.
그런데 그걸 간식으로 먹어치우는 식구들이 있어선 이 식단을 유지할래야 할 수가 없잖냐.
어멋! 짠순이! 그럼 눈앞에 있는게 먹고 싶은데 참으라는 거니?!
기가 막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딸네미를 면박주는 마덜.
그리고 슬그머니 거실 테이블로 시리얼 박스를 들고가 TV를 보며 오물오물 집어먹는 브라덜.
그건 팝콘이 아니라니까아아아~!!
전략을 다시 바꿔야겠다.
* 일단 자고, 저녁 10시 40분에 일어나 로앤오더를 보고, 대망의 슈퍼내츄럴을 연속해서 보도록 하자. 토요일 근무? 어떻게든 되겠지.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