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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fanfic] Orion 01

※ 뼈대가 되는 설정은 다른 분의 팬픽에서 따왔습니다. (← 범죄행위) 다시 말해 이전 내용으로 다른 작품이 있다는 거듸요. 여기서 샘과 딘은 형제가 아닙니다. 헑헑헑. 신고하면 땟지하겠소.


캘리포니아 제리코에서 20대 젊은 여성이 윔홀(벌레구멍)에 빠졌다는 -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올라왔다.
실종된 여성의 이름은 에이미.
백인, 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에 신장 168cm, 마른 체격.
근무하던 식당에서 주방보조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게 마지막으로 목격되었고, 그녀가 운전하던 차량은 센테니얼 고속도로 주변에서 매우 깔끔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지갑과 핸드폰을 제외한 소지품이 조수석에 얌전히 놓여 있었으며, 혈흔과 같은 싸움의 흔적은 전무했다. 다만 차량의 기름 잔량이 바닥을 치고 있어서 어째서 에이미가 갓길에 차를 세웠는지가 쉽게 추측이 갔다. 경찰은 그녀가 도움을 구하러 밖으로 나갔다가 몹쓸 강도라도 만난 모양이라고 판단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시대는 저물어 언젠가부터 들판에는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떼를 지어 출몰하고 있었다. 그런 짐승들에겐 힘없는 여자들은 한 입 거리다. 신문에서도 바로 그 점을 언급했다. 미국은 이제 안전과는 거리가 먼 나라다. 주의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 아무도 모르니 스스로가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

『샘! 이러다 약속 시간에 늦겠어. 자기는 아직 옷도 안 갈아 입었잖아.』
『미안.』
여자 친구의 야단에 읽던 신문에서 눈을 떼어냈다.
그러나 남자는 지독한 폭염 속에서 에어컨도 없이 살아가는 가난한 늙은이처럼 무기력해 보였다. 신문을 치우겠다는 의지도, 의자에서 읽어나겠다는 투지도 없었다. 꼼짝도 하지 않고 다시 등 뒤에 달린 태엽을 감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뭔가 이상했다.

『샘?』
립스틱을 바르다말고 거울 앞에서 옷무새를 마무리하던 제시카는 눈살을 찌푸렸다.
샘은 원래 약속 시간에 늦는 법이 없었다. 그는 성실한 성격의 사내였다. 게다가 이번 모임은 샘의 미래를 축하하기 위해 가장 절친한 친구들이 약소하게 준비한 자리다.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기에 샘은 달력에다 빨간색 색연필을 들어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여 동그라미를 그려놓기까지 했다. 분명히 그는 이번 모임을 기다렸다. 마지못해 싫은 장소로 끌려가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무슨... 문제라도?』
『아니.』
골똘한 생각에서 깨어난 그는 사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털어내려는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인공적으로 꾸며진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 것도 아니야.』
여자의 본능은 그가 말한「아무 것도 아님」이 거짓말임을 쉽게 알아차렸다.
하지만 제시카는 벽에 걸린 시계를 곁눈질로 쳐다봤고, 째깍거리는 시계는 지금이 샘의 두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그러지 마, 샘. 나는 자기의 고민을 같이 공평하게 나누기를 바라」라고 말할 때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들은 이번 모임을 주최한 브래디네 집에 가기 전에 가게에 들러 한 병의 와인을 구입해야 했다. 8시 정각에 초인종을 누르려면 도중에 뜀박질을 해야 할지 모른다. 높은 구두를 신고, 귀부인처럼 화장을 한 모습으로 전력질주를 한다라... 내키지 않는 일이다.
『푸른색 셔츠를 입을 거지?』
그래서 제시카는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 사내아이가 침대 밑으로 성인 잡지를 숨겨뒀다는 걸 눈치 챈 엄마처럼 행동했다. 쉽게 말해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는 얘기다.

『가문의 영광이어라~♪』
『샘과 그의 엄청난 LSAT 점수를 위하여~!!』
『무려 174점!』
『휘우우~!』
휘파람까지 불어대는 친구들의 호들갑에 샘의 피부가 빨갛게 물들었다.
『저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닌데 다들...』
부끄러움에 겸손하게 말하지만 174점이나 되는 거다. 엄청나게 높은 점수로 그가 원하는 로스쿨 아무 곳에나 갈 수 있다. 월요일에 면접 예정인데 브래디의 말로는 점잖은 양복과 구두를 신고 가서 가만히 웃고 나오기만 하면 끝이라고 한다. 약간은 상스럽게 손가락으로 오케이 싸인을 만들어낸 브래디는「그것 말고 다른 결말이 나온다면 상어가 풀을 뜯어먹는 소리가 될 거야」라고 했다.
뭔가 틀려먹은 그 표현에 식탁에 앉은 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상어가 풀을 뜯어먹다니.
『그거, 고양이가 풀 뜯는 소리 아니었어?』
『제기랄. 고양이나 상어나 거기서 거기지.』
시시콜콜 따지는게 매우 귀찮다는 표정을 지은 브래디가 와인 잔을 들어올렸다.
『아무튼 샘 윈체스터를 위하여. 그의 앞날에 할로겐 램프가 밝게 빛을 발할지어다.』
『뭐야. 형광등이라는 거냐?』
『시끄러, 혹스터. 백열전구는 에너지 효율이 낮단 말이야!』
아무래도 식탁 아래서 발길질이 행해진 것 같다. 음식을 담은 접시가 덜그덕 소리를 내며 콩 튀듯 튀는 걸 봐선 말이다.

말싸움이 벌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화제를 바꾸는게 상책이다.
거꾸로 쓰러질 것 같은 와인 병을 두 손으로 붙잡은 랠프가 눈치껏 말했다.
『네 성적이라면 내년에 전액 장학금을 받을지도 몰라, 샘. 그런 얘기를 가족들에게 해봤니?』
『어...』
『우리 아들은 진짜 대단하다며 아버지가 많이 기뻐하실 거야.』
샘은 모호하게 웃으며 와인을 입으로 가져갔다.
『어쩌면.』
순간 랠프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가족들에게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건 아니지?』
『우린 그렇게 단란한 가족은 아니라서...』
『맙소사, 샘.』
스탠포드 대학에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로렌스 출신인 샘 윈체스터는 가족들과 사이가 안 좋다.
특히 아버지와 아주 안 좋다.
구 소련이 붕괴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과는 상관없이 고집불통 아들과 아버지는 현재까지 냉전 중이다.

『샘이 대학에 가겠다고 했더니 펄펄 뛰며「자동차 같은 거 사용하게 해주지 않을테다!」라고 하셨다더군.』
바넷사가 제시카의 오른쪽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시골 양반이라 고지식했던가봐. 아니면 하나뿐인 외아들이 골치 아픈 공부는 말고 가업을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던지 결사반대를 했대. 그래서 샘은 무작정 집을 나와 터벅터벅 걸어 스탠포드에 도착했어.』
물론 그럴 리 없다. 캔자스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까지 두 다리만을 사용해서 이동했다면 지구가 태양 주변을 일곱 바퀴 반을 돌았을 것이다. 제시카는 말도 안 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거짓말이죠?』
바넷사는 그렇다 아니다의 대답은 생략한 채 그동안 속으로 궁금해 하던 걸 질문했다.
『두 사람, 언제 약혼할 거야?』
『에?』
『샘이 반지를 사러 다닌다는 소문이 있어. 뭐, 소문이라고 할 것도 없지. 직접 눈으로 봤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까.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릴 너무 궁금하게 만들지 말아줘. 알지? 좋은 소식은 빨리 퍼뜨리는게 좋아. 이 동네엔 샘의 친구가 많으니까 당신들의 약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고.』
당황한 제시카가 무어라 대꾸할 말을 찾기도 전에 바넷사는 다시 롤러코스터를 타듯 화제를 바꿨다.
『어때? 샘은 요즘도 하루에 2시간씩 운동을 하나?』
그리고 그녀는 샘이 근육광에 스포츠광이라고 흉을 봤다.
『남자의 허영심이라니.』
동시에 그녀는 단단한 아랫배를 가진 남자와 한 지붕 아래 같이 살아 기분이 좋겠다고도 했다.
제시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모두를 향해 어중간한 미소를 지어보일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 표시가 나진 않았으나 미묘하게 적대적인 그녀의 태도는 무어라 설명하기가 곤란했다.

「피곤해...」
샘은 또 샘대로「아버지와의 불화」로 발목이 잡힌 눈치였다. 제발 그만 하라는 무언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브래디는 앞장서서「샘과 그의 아버지를 화해시키는 일」은 이라크 전쟁만큼이나 중대한 거라며 열변을 토했다. 샘은 무좀에 걸린 발바닥을 긁고 싶어 미치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십사만 사천 명에 이르는 그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오지랖이 넓었다. 그리고 브래디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었다.

1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자리에 든 두 사람은 서로 등을 돌리고 누워 이불을 끌어안았다.
기분이 그리 썩 좋지 않았던게 분명한 제시카는 취기를 이유삼아 샘의 포옹을 거절했다.
하지만 샘은 그녀의 불편한 감정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오랜 세월동안 아물지 않았던 상처가 또 덧났다.

아버지.
대학에 가는 걸 반대했던 가족.

도시로 나가면 빌딩이 무너져 아들의 정수리를 덮칠 거라 단단히 겁을 집어먹은 아버지는 대학 진학을 필사적으로 말린답시고 차편을 제공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다. 완전 바보 같은 짓이었다. 가끔씩 곰이 뒷마당으로 어슬렁대는 두메산골이라고 해도 조금만 밖으로 나가면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불법이긴 해도 히치하이크도 한 방법이었다. 그걸 모르지 않았기에 샘은「걸어갈 거니까 됐어요!」큰소리를 칠 수 있었다. 아버지는 거품을 물며 경기를 일으켰고, 샘은 가출하듯이 가방을 꾸려 그 날로 집을 나왔다. 그리고 저녁의 어스름한 어둠을 배경으로 해서 계속해서 걸었다.

세상에 대해 겁이 없었다. 사람에 대해 겁이 없었다. 청년은 순박했고, 믿음이 있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남자라고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외모와 보는 이들의 눈을 끌어당기는 섬세한 표정을 가진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반짝이는 들짐승의 눈빛을 가졌고, 빈틈없는 미소를 짓는.
악마.

뒤척이며 이불을 더욱 끌어당겼다.
생각하지 말자. 일찍 일어나려면 눈을 감고 조용히 잠을 자는게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의지와는 다르게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피가 순환하며 혈관을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게 느껴졌다. 안 된다. 진정해야 한다. 떠올려선 안 된다. 그 때의 일은... 주먹을 쥔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버릇처럼 손등을 꽉 깨물고 울타리를 뛰어넘는 양 같은 것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양이 메에 울었다. 한 마리, 두 마리... 테니스 선수가 라켓으로 네트 너머로 공을 넘기는 것처럼 해서 양들이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나는 네가 마음에 들었어.」
희망에 찬 밝은 미래가 펼쳐져 있음을 믿고 있던 어린 청년을 어두운 수렁 아래로 잡아끌면서 사내가 속삭였다.
「나는 널 죽이지 않을 거야. 죽이기엔 아까우니까.」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사내가 말한다.
「그러니까 넌 멀리 도망치도록 해. 내가 어떻게든 다시 잡으러 갈 테니까.」
밤새도록 강간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샘의 눈에는 그의 모습이 한층 더 매력적이고 친절해 보였다.
「기억해둬, 내 이름은 딘이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넋이 나간 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흡사 맹세의 의식인양.

Posted by 미야

2009/02/22 22:04 2009/02/2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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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마리에 2009/02/23 22:55 # M/D Reply Permalink

    ;ㅁ;

    미야님 새 시리즈! 진짜 두근두근거려요. 아흑.

  2. 아이렌드 2009/02/24 14:14 # M/D Reply Permalink

    범죄의 세계로 오신걸 환영해효....(소근소근)

    1. 미야 2009/02/24 14:41 # M/D Permalink

      반드시 완전범죄로 성공시켜야 해요... 소곤소곤

  3. T&J 2009/02/24 16:29 # M/D Reply Permalink

    전 미야님의 문체가 너무 좋아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보이거든요, 그런 문체가 글과 너무 잘 어울려서...허허...이번 글도 느낌이 좋습니다. 고로, 기대하겠습니다...

    우아아아아-
    형제가 아닌 그들이라...두근두근하군요

  4. 바자소녀 2009/02/28 04:33 # M/D Reply Permalink

    완전 재밌을 것 같아요^^ 미야님은 범죄의 세계로 발을 들이셨는데,,,

    전 무한 기쁨에 젖어 있으니~~부디 용서해주세요!! 그래도 재밌는 걸 어째요~

    아무튼 샘에게 그런짓(<-무슨짓^^;;)을 해놓고 당당하게 말하는 딘오라버니

    참으로 멋지십니다^^ 역시 형제가 아닌 그들도 참으로 좋으네요(<-뭔소린지^^;;)

  5. 비밀방문자 2009/03/01 21:34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6. 미야 2009/03/03 10:05 # M/D Reply Permalink

    비싸긴 비싸네요.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는데 눈에서 피가 났다능. 그래도 구미가 당겨 언제 도착하나 손가락 빼물고 있습니다.
    뉴욕 지하철이 물이 잠기는 부분이라던가 하는 내용을 보니 다큐멘터리와 동일하네요.

  7. 이플로피 2009/03/11 11:45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딘샘을 찾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발견했는대
    소설보다가ㅠㅠ 재밋어서 글이라도 남겨야할거같아서 이렇게 남깁니다ㅠ
    흑흑 자주들릴게요!!!<응?

  8. 쥬레스 2009/03/13 14:31 # M/D Reply Permalink

    우왓//////// 되게 오랜만에 들렀는데 새시리즈 연재하시는군요ㅠㅠㅠㅠㅠ

    미야님 정말 기대렸습니다ㅠㅠㅠㅠㅠㅠ//

    범죄의 세계; ㅂ;....제발 들키지 않으시길(응?)

    완결까지 달리셔요> </

  9. 달려라ㅋㅋㅋ 2009/04/21 00:46 # M/D Reply Permalink

    이런......범죄의 세계라면요 기꺼이......(소근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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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칭 시점이라 폰트를 다르게 해봤는데 눈만 아프군요. 그런데 이번 주 휴방이우?



권총을 순식간에 분해하는 거라던가, 몸싸움이 났을 적에 상대방의 안다리를 기습적으로 후리는 것엔 자신 있다.

허나 이건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하나도 모르겠다.

썩은 판자 위를 우리는 걷고 있다.

삐그덕 소리는 내는 바닥은 두 명분의 체중을 감당할 수 없을 터.


『세탁물이 잔뜩 밀렸어, 딘.』

그놈의 망할 빨랫감, 소금에 버무려 확 불질러 버려.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고개만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평상시처럼 행동하려 노력하면서 - 그래봤자 뻣뻣한 동작이었지만 - 가방에 잔뜩 구겨넣은 온갖 셔츠들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몇 개는 너무 오래되어 이집트 파라오와 같이 사막 한 가운데로 매장된 용품처럼 보인다. 소맷단이 닳아 형편없이 헤어진 것도 있다. 소금과 철가루가 묻어 변색이 된 건 애교다. 생선 비린내 같은 퀴퀴한 냄새도 나고 있다.


『새 셔츠가 필요한 거 아니야?』

탐색하는 시선을 한 샘이 내가 좋아하는 감청색 셔츠를 눈여겨 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제대로 된 대화” 가 진행되길 기대하며「커피를 사오다가 건너편 가까운 곳에서 캐주얼 복장을 파는 할인매장을 봤어.」라고 덧붙였다.「같이 갈래?」라고도 했다.


오해는 풀렸고, 서로 화해를 했고, 피부 하얗게 뜬 마이클*이 말했듯이 위 아더 월드이고, 나는 이런 썩을 고민을 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나는 지금 옷을 사러 나갈 기분이 아니다.

샘의 얼굴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나 역시 굳었다. 침을 삼키고 억지로 혀를 굴렸다.

『나중에.』

확실히 난 지금 동생을 피하고 있다.


샘의 목덜미에 난 상처는 이틀동안 반창고를 붙였다 떼어내자 금방 사라져「내가 저곳으로 칼집을 넣었지」곱씹을 꺼리를 주지 않았다. 그것은 넘어져 무릎에 생긴 생채기보다 빨리 없어졌다. 면도하다 실수로 벤 자국도 그보단 훨씬 오래가는데 말이다.

대신 인생은 공평하여 내 어깨 위의 상처는 덧났다.

바비가 부랴부랴 꺼내가지고 온 청동 단검의 상태가「불결」했다는데 1달러를 건다.

뿌옇게 먼지가 쌓인 도구 상자의 모습을 떠올리자 욱씬거리는 통증은 배가 되었다. 수상한 물질이 표면에 뭍어 만지기도 꺼림직한 전체적인 모습, 훅 하고 입김을 불어봤자 때가 벗겨지지도 않는 뚜껑, 잘 움직이지 않는 자물쇠에서 뚝뚝 떨어진 녹슨 쇳가루,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데 마지막으로 뭘 썰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문제의 칼날... 그런 걸로 2cm 정도의 깊이로 찔렀으니 화농이 안 생기길 바란다는게 욕심이다. 사흘이 지나자 피부가 발갛게 부으면서 쏘는 듯한 독특한 아픔을 호소했다. 속에서부터 곪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제기랄. 이럴 때 꼭...』

화장실 벽면에 걸린 거울에 이리저리 비추어 보았다.

경험에 의거하여 판단하자면 피부 연고제만 발라서 나아질 것 같진 않다.

하지만 항생제를 사려면 의사에게 진찰부터 받아야 한다.

이 마당에 병원에 간다는 건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활활 다는 곳에 찬물을 반복하여 끼얹으며 속으로 조소했다.

오히려 난 이 통증이 마음에 들어.

어쩌면 난 파상풍에라도 걸려 꼴까닥 죽길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몰라.

천사 씨가 지옥에까지 내려가 어렵게 꺼내온 보람이 없는 인간이지.


추잡해.


『화장실에서 자위라도 했어?』

옳거니, 뿔났군.

많지도 않은 참을성이 바닥난게 분명한 동생은 대놓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 친절하게 굴고 있는데 이쪽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많이 답답하긴 했을 거다. 인공적으로 밝게 꾸며진「친해지고 싶어요」플랑카드는 언제 그랬냐며 예의 검은 빛으로 돌아갔다. 계집애처럼 앙 다문 입술을 보라지. 고슴도치마냥 뾰족하게 가시를 세운게 하나도 안 귀엽다.


『나에게 할 말이 있지 않아?』

『글쎄다, 새미. 내가 케이트 모스를 떠올리며 딸딸이를 했느냐 안 했느냐가 궁금해?』

『전혀 안 궁금해.』

동생은 잡아먹을 눈빛을 하고 내쪽을 쏘아보았다. 그리고 음절을 하나씩 딱딱 끊어 다시 말했다.

『욕실에서 형이 낸 끙끙 소리를 봐선 그 상대가 알래스카 북극 곰 - 암컷 - 이라는 걸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까 하나도 안 궁금해.』

목소리 톤이 신경질적으로 올라가는게 영 심상치 않다.

『더 늦기 전에 나한테 할 말 없어?』

솔직히 말해볼까.

잔뜩 흥분한 녀석이 나이트 스탠드를 들어 내 머리통을 후려칠까봐 겁이 났다.


『곪았어.』

『그건 나도 알아.』

『처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어.』

『침 바르고 냅두면 되.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호들갑 떨긴.』

『하지만 열이 있어.』

『당연하지. 곪으면 원래 열이 나는 법이야.』

아스피린을 한 번에 두 알을 삼키며 손사레를 치고 보았다.

하지만 내 동생은 그 정도로 물러설 위인이 아니다. 아니나다를까,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엄청 살벌하게 생긴 것들을 한웅큼 챙겨왔다.

가위, 칼, 붕대... 그건 뭐냐. 송곳?

『어이.』

『늦기 전에 고름을 짜내야 해.』

동생이 소독용 에틸 알콜로 도구를 닦는 장면은 미치광이 의사가 등장하는 싸구려 B급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아프면 참지 말고 소리 질러.』

눈동자를 굴리며 끄응 신음했다. 두 사람이 침대에 나란히 앉아 있고, 난 지금 상반신 누드이고, 샘이 등뒤에서 거의 날 껴안 듯이 하고 있음에도 흥분은 되지 않았다.

『그럼 찌른다.』

얼핏 듣기에 색정적인 대사까지 더해졌음에도 하나도 즐겁지가 않다.

『하나, 둘...』

『!』


덧난 상처를 칼로 쑤실 적의 고통은 당해본 사람만 알지.

어디 그뿐이야? 살짝 건드려도 기절할 지경인데 그걸 손으로 누르며 마구 쥐어짜는 거야.

나 죽어, 나 죽어 소리가 나와도 결코 엄살이 아니라고.

『조금만 더, 더... 옳지.』

『쿠억~!!』

몸에 박힌 총알을 후벼팔 적의 감각과 아주 유사하다. 시야가 빙글 회전한다. 끓는 신음소리로 목구멍이 비틀어지는 것만 같다. 혀까지 올라온 비명을 억지로 집어 삼키며 배로 힘을 준다. 완전히 아기를 밖으로 밀어내는 산모다. 그치만 내 뱃속엔 아기가 없다. 내보낼 구멍도 없다.

사람이 기절할 지경인데 망나니가 되어버린 샘은 덫난 부위를 입으로 세게 빨았다.

나도 모르게 무릎 걸음으로 도망쳤다.

거기에 부응하여 움직이지 못하게끔 뒤에서 끌어안는 힘이 더 강해졌다.

아이고, 살려줘.

『아파! 저, 적당히 해, 샘!』

『안돼. 한 방울도 남김 없이 모두 짜내는게 좋아.』

입으로 빨아낸 고름을 거즈 수건에 뱉어내면서 샘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그리고 다시 노랗고 빨간 불빛이 눈앞에서 번쩍였다.


순식간에 녹초가 되어버렸다.

완벽하게 뻗어 피고름이 묻은 더러운 수건을 치우는 모습을 동생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봤다.

도구함이 달각거리는 소리마저 물 먹은 엔진음으로 들려왔다.

독한 위스키를 나발 불고 시체처럼 잠들었음 소원이 없겠다.


『아파 죽겠다고 하면 이 형이 또 우는 소리 한다고 타박할 겨?』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피곤한 투로 한숨을 내쉬는 소리는 귀에 들렸다.

『안 해.』

『거짓말쟁이...』

울분 섞인 내 말에 샘은 연거푸 한숨을 쉬었다.

『네, 네. 샘은 나쁜 아이예요. 형님의 동생은 거짓말쟁이예요. 그래서 엉덩이에 뿔이 났지요.』

『뿔이 아니라 털. 거짓말을 하면 엉덩이에 북슬북슬 털이 나는 거야.』

『그거 잘 되었군. 형은 엉덩이에 털이 난 여자를 엄청 좋아하잖아. 내 말이 맞지?』


비누 냄새가 나는 커다란 손이 열을 재기 위해 내 이마를 덮었다.

『얼간이.』

얼른 맞받아쳤다.

『계집애.』

그리고 속으로 다음의 말을 덧붙이고 웃었다.

엉덩이에 털난...........

Posted by 미야

2009/02/13 11:44 2009/02/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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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9/02/13 12:11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미야 2009/02/13 13:48 # M/D Permalink

      3월... 3월... 꼬르륵.

  2. T&J 2009/02/13 18:52 # M/D Reply Permalink

    혹시나해서 왔는데 또 올라와 있군요-ㅠ- 어쩜 좋아~!!!!!!막 이러면서 글을 읽는 데 스크롤이 내려갈 때마다 얼마나 움찔움찔하는지요-왠지 글을 읽은 제 입속이 텁텁하니 쓰군요(이건 뭐, 샘한테 빙의 된 거냐)

    14화를 보진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내용도 주워들었고, 또 사진들도 봤거든요. 전 정말 두 형제가 제 몸 다치는 것보다 서로의 몸을 더 걱정하고 챙기는 걸 좋아하는데 무려,,,,,,샘 목에 칼집을 내는 딘이라니요! 정말 14화 내용을 듣고 나서는 문어대갈(크립키)이 어디까지 두 형제를 몰고 갈 건지, 정말 심히 걱정되기 시작했지요. (물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문어대갈이 아닌 작가진이겠지만, 모든 책임은 문어대갈에게 돌리고 보는;)

    그러던 차에 이런 글을 보았으니-뭔가 사막의 오아시스라도 만난 느낌입니다.
    그럼요, 두 사람은 피고름을 입으로 짜내 줄 정도의 사이인 게지요. 말하지 않아도 상처가 덧났음을 알고(말해주길 바랐겠지요?), 또 그만큼 믿기에 상처를 내주는 두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전 감동해버렸답니다...(뭔가, 좀 수다스럽군요;)

    무튼, 이번 글의 핵심은 아무래도 딘의 마지막 대사와 입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인 것 같네요. 이 부분에서는 진짜 열폭...

    언제나 그렇듯 글 기다립니다.

    아, 이번 글도 잘 읽었어요!

  3. 라르 2009/02/16 01:56 # M/D Reply Permalink

    15에피가 3월13일에 방영됩니다.

    한주 더 휴방 연장됐어요. 혹시 몰라서 올려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너무 좋아요. >.<
    답답한 슈내.. 휴~
    본방보다 올려주시는 팬픽이 훨 좋으니
    엉엉 크립키 반성하라!!

  4. 미야 2009/02/16 14:04 # M/D Reply Permalink

    아니 2월에 추수감사절 같은 절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휴방이 왜 이리 길어요. 거기다 왜 한 주 더 늘어... 흑흑.

  5. 달려라ㅋㅋㅋ 2009/04/21 00:40 # M/D Reply Permalink

    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웃겨주는건 정말

    계집애...... 엉덩이에 털 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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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실타래가 코앞에 있다. 크기만 한게 아니라 잔뜩 꼬였다. 전부 풀어 제대로 감아야지 마음을 먹었으나 엄두가 나지 않는 일에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차라리 가위로 싹뚝 잘라버렸음 좋겠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쓰레기통에 내다 버리고 먼지 묻은 손바닥을 툭툭 털어버리는게 현명할지도.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딘.』
『어...』
『와이퍼를 작동시키는게 낫지 않을까?』

돼지처럼 꾸역꾸역 점심밥을 먹고 나서 4시간 10분이 지나 처음으로 대화를 나눴다.
사실 이건 대화도 아니다. 어, 그래, 응, 이런 종류로만 이루어진 대화라는게 세상에 존재한다면 별거에 들어간 남편과 아내가 전문 상담원에게「대화의 부재」라는 걸 하소연할 리가 없다. 대화라는 건 보다 많은 단어와, 보다 풍부한 손짓 발짓이 요구된다. 유리창에 가느다란 빗방울이 내려앉는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며「하루종일 흐리기만 한다더니 일기예보가 틀렸잖아」따위의 혼잣말을 중얼거려선 쓸모 없다. 최소한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기라도 해야 할 거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지.」
딘은 운전에 집중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주장하며 핸들을 조작했다. 쉽게 말해 초보 딱지를 붙이고 처음으로 도로로 나온 사람처럼 정면만 주시했다.
샘은 낡은 면바지에 생긴 보푸라기를 잡아뜯는 시늉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화를 내고 있는 거라면 차라리 쉽다.
주먹으로 몇 대 얻어맞고 끝날 수만 있다면 진작에 치기 좋은 각도로 얼굴을 내밀었다.
답답하고 무거운 공기에 깔려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샘은 다음으로 어떤 말을 꺼내면 좋을지를 필사적으로 궁리했다. 평범하게 해야 한다. 평범하게. 마침 비가 내리니까 노란색 우산에 대한 옛날 이야기를 꺼내는 건 어떨까. 공동묘지를 파는 도중에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로 흙탕물에 휩쓸려 죽을 뻔했던 경험을 떠올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시신도 떠내려가고, 삽도 떠내려가고... 재수가 없으려니까 손전등까지 잃어버렸다. 거의 헤엄을 치다시피 해서 - 발버둥에 더 가까웠지만 - 기슭에 닿았을 적엔 운동화도 벗겨져 있었다. 딘은 그보다 상황이 나빠 바지도 벗겨졌다. 기록적인 폭우였다. 하루 190mm까지 쏟아졌던 뉴저지에선 가옥이 침수되고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있잖아...』
모르겠다. 입술이 바짝 타들어간다. 이제는 다 잊어버렸다. 평범한 대화의 시작은 어떤 거지?
『앞으로 비가 계속 내릴까? 딘 생각에는 어떨 거 같아?』
동생의 노력도 모르고 딘은 짧게 대꾸했다.
『글쎄.』
그것으로 예의 불편한 침묵의 연속으로 돌아가버렸다.

일상은 언제나처럼 흘러갔다.
때가 되면 배가 고프고, 때가 되면 졸음이 쏟아졌다. 그러면 형제들은 식당에 들려 밥을 먹었고, 후미진 곳으로 차를 세우고 적당히 눈을 붙였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냐는 질문이 있었고, 누가 신문을 사러 갈 것인가에 대한 답이 있었다. 그리고 그게 전부였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지만 녹색의 혀를 가진 끔찍한 괴물이 옷장을 박차고 튀어나올까봐 함부로 시선을 마주칠 수도 없었다. 괴물을 잡는게 그들의 직업이라지만 때로는 은탄환이나 소금으로 죽일 수 없는 종류도 있기 마련이다. 평소와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주눅이 든 딘은 수동적 태도로 옷장 문이 열리는 일 없기를 그저 바라는 눈치였다.

초록색 괴물은 외칠 것이다.
딘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징징거리느라 정신 없잖아.
약해 빠졌어.

엎친데 덮친다고 눈치도 없게 루비가 전화를 걸어왔다.
샘은 언제나처럼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전화를 받을 수도 있었다.
그치만 샘이 어떤한 움직임을 취하기도 전에 선수를 친 딘이 옷가지를 들고 복도로 나가버렸다.
핑계는 있었다. 냉장고에 맥주가 떨어졌다. 그때가 새벽 2시라는 점만 빼면 그럴 듯했다.

샘은 손바닥으로 머리를 감싸쥔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려던 걸 가까스로 참아넘겼다.
『다 풀어졌다고 했잖아. 사과했잖아.』

타인이 되어가는 방법.
이렇게나 간단했다.

Posted by 미야

2009/02/10 11:03 2009/02/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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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티티캣 2009/02/11 18:03 # M/D Reply Permalink

    시작은 젠슨 때문이었지만 결국은 두 형제의 강력한 유대감에 수퍼내추럴을 더 사랑하게 됐던 저는, 자꾸만 엇나가는 두 사람 때문에 너무 속이 쓰려요.
    아파요~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속상하네요.
    이런 안타까움 때문에 팬들이 조바심을 내며 어찌될까, 하며 드라마에 더 집중하리라는 계산이 서 있을 크립키가 너무 밉습니다.

  2. T&J 2009/02/12 11:17 # M/D Reply Permalink

    저 역시 윗분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지금 드라마가 진행되는 상황을 봐서는, 게다가 솔솔 흘러나오는 스포일러들에 따르면 두 사람이 '피터지게'싸운다는데-한숨만 나오는군요. 제 몸 다치는 것보다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그렇게 조심하고 겁내하던 형제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내다니요. 아마 육체적인 상처보다 정신적인 상처가 데미지가 더 클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이번 글은 그 절정으로 치닫기 전의 고요라고 할까요? 기냥 딱 그 상황인 것 같아 뭔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건조하게 흘러가는 글에서 외려 가슴이 더 저릿저릿합니다.
    한동안의 잠수에서 벗어나시어 이리 자주 얼굴을 보여주시니, 감사해요. 미야님. 정말 기다린 보람이 팍팍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나저나, 피터지게 싸운다는 두 형제를 앞으로 어떻게 봐야할지 막막하네요..엉엉

  3. 시크 2009/05/03 19:10 # M/D Reply Permalink

    미야님 소설은 성격 왜곡이 없어요 ㅠㅠㅠㅠㅠ
    정말 정말 보고 감탄했어요. 픽을 이렇게 리얼하게 쓰시는 분이 계실까 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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