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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자

테메레르의 작가 나오미 노빅의 정체는 <서역 언니>였던 것인가.

로렌스는 따뜻한 시선으로 테메레르를 바라보았다. 용들은 대부분 보석이나 귀금속을 몹시 좋아하는 습성이 있었다.
" 난 네 비행사가 되기엔 재산이 너무 적은 것 같아.  너를 금더미 위에서 자게 해줄 수 없으니 말이야. "
" 금더미에서 자는게 얼마나 좋을지는 몰라도, 나는 금더미보다 당신이랑 있는게 훨씬 좋아. "


그래. 마음에 든 인간이랑 짝짜꿍 하면서 같이 자는게 더 좋다는거지. 금침대보다 훨씬훨씬훨씬훨씬훨씬×100 좋다는 말에 읽다가 그냥 뿜었다.
이놈의 닭살을 밀어버릴 특수 대패가 필요해. 지금 당장!

* 원래 이렇게 무단으로 기재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다시 뿜자.


" 자세히 좀 살펴볼 수 있도록 이쪽으로 와볼래? "
로렌스는 이렇게 말하며 젖은 리넨 천을 집어 들고는 그 작은 용의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 용은 기분 좋게 몸을 맡기며 수줍은 듯 말했다.
" 아, 고마워요. 내 이름은 레비타스예요. "
" 나는 로렌스고, 이쪽은 테메레르야. "
그러자 테메레르는 로렌스가 자기 소유임을 강조하며, 공격적인 말투로 내뱉었다.
" 로렌스는 내 비행사야! "
.......... (중략)
로렌스가 테메레르에게 돌아서며 부드럽게 말했다.
" 이런, 지금 질투하는 거니? 자기 비행사한테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는 용을 내가 조금 닦아줬다고 해서 시기하면 안 되는 거야. "
테메레르는 고집스럽게 말했다.
" 그래도 당신은 내 거야. "

이것들이 지금 장난하나. 덜덜덜 떨며 만세(응?)를 부르는 쥰쥰.

Posted by 미야

2007/10/12 10:52 2007/10/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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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엘리바스 2007/10/21 22:04 # M/D Reply Permalink

    이 글 읽고 오늘 이 책 샀습니다!
    벗뜨.. 1,2권으로 끝이 아니더군요...-_-;
    (6권까지라는데~ 허억...
    해리포터 마지막 한글판도 언제나오나 목 빠지는구먼~ㅠㅠ)


    ps. 근데 자꾸 테메레르를 데메테르 라고 읽어요..ㅠㅠ
    어렸을 적 반복학습한 그리스로마신화가 이런 이상한 상황에서 파워를 보여준다는...

  2. 미야 2007/10/22 08:58 # M/D Reply Permalink

    재밌게 <뿜으셨나요>. 3권은 12월 중순에 나올 예정이라니까 조금 더 기다려 보아요.
    * 데메테르가 어디서 들린 단어인가 궁금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였군요. 처음에 인터넷으로 검색할 적에 제법 난감했었다는...

  3. 엘리바스 2007/10/24 01:21 # M/D Reply Permalink

    이제 1권 막바지를 읽고 있습니다.
    첨엔 꽤 다부진 캡틴이었던 로렌스가 점점 용과 로맨스 영화를 찍는다니깐요..-_-

    그런데... 저 <서역언니>가 무슨 뜻인지 정녕 모르겠습니다.
    검색해봐도 안나오더군요;

    ps. 테메레르가 손톱으로 참치 뱃살에 殺을 새긴다는 이야긴,
    미야님만의 창작물인 것이겠지요?

    으흠.. 어쩐지 미야님이 '테메레르'의 팬픽을 쓰셔도 꽤 재미날 것 같다는...

  4. 미야 2007/10/24 09:38 # M/D Reply Permalink

    사실 <서역>은 중국의 서쪽으로 그리스.로마.인도를 가리키는 옛날 말이지만 지금은 무던하게 <바다 건너 코가 큰 사람들이 사는 대륙> 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00% 구라성 발언) 동방의 불타는 누님들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위대한 사랑> 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꿈꾸는 서방의 알흠다운 누님들을 서역 누님이라 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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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예뻐서 충동구매한 책이다. (<- 결코 권장할 수 없는 태도입니다) 예전에도 간혹 타이틀만 보고 CD를 구입하곤 후회했는데 앗싸와 크헉의 확률은 각각 50대 50이다.

싼게 비지떡이다. 5만엔 이하로 싸구려 방을 구했더니 벽장속에 귀신이 산다. 하지만 쌀떡 같은 얼굴에다 쿨피스를 허겁지겁 먹어대고, 참치 마요네즈 주먹밥을 두 개나 입에다 꾸셔넣고, 그 많고 많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서 남자와 여자가 하악거리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봐선 귀여운 것도 같다.


쓰치노나카(땅굴 세계)에서 온, 메이지 39년생. 사망시 열 네살.
벌거벗은 남자의 사타구니를 빤히 쳐다보고, 지금은 헤이세이 치세라는 말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사옵니다> 사극체로 대답하는 유령. 흣. 같이 놀기 딱이구먼.

그런데 이 책, 단편집이었냐?! 단편집이었냐아아아~!!

흥이 올라온다 싶더니 - 끝 - 소리를 내서 허탈해졌다. 표지 말고 더 중요한 다른 걸 살펴봐야 한다는 교훈이 코 끝에 걸렸다. 모두 9개의 단편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각각의 이야기는 연결되지 않는다. 책 뒷장에선 이 책의 분류를 펑키 호러로 묘사하고 있는데 유령이 나온다고 대뜸 호러라고 얘기하면 안 되니까 출판사의 포장에 속지 말도록 하자.

이야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어두운 나무 그늘> 편과 <어머니의 러시아 스프> 편이었다. 특히 스프 이야기 강추.

" 이 집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우리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단다. 여기서 쭈욱 살자꾸나. 우리 둘이서 - "
둘이서 - 그 말을 내뱉기 무섭게 어머니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술 마신 것을 후회하듯 컵을 식탁 저편으로 밀어내고 고쳐 말했습니다.
" 셋이서. "


두 사람이 한 의자에 앉아 있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키 포인트.
정말이지 오랜만에 뒷골 땡겼다.

Posted by 미야

2007/10/04 14:10 2007/10/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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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은 <이보다 더 슬픈 추리소설은 없다> 라는데 나는 왜 슬픔은 전혀 못 느끼고 짜증스러움만 느꼈던 걸까. 재미가 없어서 짜증난다라는 건 아니다. 내용 자체가 짜증난다.

<용의자 X의 헌신>처럼 이 책도 거꾸로 되어있다. 형사 내지는 탐정이 범죄현장에서부터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건과 범인을 맨 처음에 모두 보여준다. 그리고 범죄를 은닉하고자 기를 쓰며 노력하는 범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이 어떻게 실패로 돌아가는지를 담담하게 설명한다. 셜록 홈즈 내지는 김전일이 <네가 범인이다!> 라고 외치는 스릴감이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다. 어쩐지 모두가 피해자가 된 기분이 들고, 나쁜 놈의 범인이 잡혀도 일상에서의 일탈은 해결이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찝찝한 기분이 계속 남는다.

왜냐면 이 책에서의 범죄는 한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성의 문제로 확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그러진 가족, 그리고 엉망진창의 학교, 그리고 나 몰라라 사회 시스템이 건재하는데 살인범이 잡혀봤자 달라지는게 뭐가 있겠느냔 말이다.

여기 집에 돌아가기 싫어 일부러 늦게까지 잔업을 하는 회사원이 있다. 아버지는 치매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치매환자다. 아들은 맛이 간 히키코모리 중학생이고, 아내는 잔소리의 여왕이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전화를 걸어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성화를 부린다. 집에 도착해보니 마당에 죽은 소녀가 비닐봉투에 절반쯤 담겨있다. 중딩 아들이 목을 졸라 죽인 소녀다. 무슨 일이냐 따져묻고 싶건만 아들은 나 몰라라 방에 틀어박혀 야겜만 하고 있다. 아내는 아들을 자수시켜선 안된다고 무작정 우기고, 아버지는 시체를 치워야한다는 절박한 상황에 몸부림친다.

이런 줄거리에서 슬픔을 느끼면 그게 이상한게지. 날씨도 더워죽겠는데 짜증이 치솟는다.
쥰쥰과 히가시노 게이고는 좀 안 맞는가 보다. 책을 덮으면서 불쾌감만 커졌다.

Posted by 미야

2007/08/05 14:38 2007/08/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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