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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 온다 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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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도착한게 제법 되었음에도 그동안 게으름에 쩔어 포장 박스조차 열어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이참에 정신 리셋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 가방에 넣고 출근,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죄송하옵니다. 저는 월급 도둑입니다)
뭐랄까, 만화 "여기는 그린우드입니다" 생각이 났다. 시끄러우면서도 감성 따뜻한 소년들의 기숙사 지키기 - 내지는 술 퍼마시자 대작전 - 이야기다. 동시에 다들 몸 깊숙이 숨기고 있던 고름을 왕창 짜내버리고 "아아, 이제 난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나을 수 있어" 라고 큰 호흡을 내뱉는 그런 이야기다.

청춘 성장물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왜냐면 주인공들은 후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거니까. 그들은 강해질 거니까. 사랑하는 이들과 한 시대를 같이 살았음을 깨달았으니까... 조마조마 가슴을 부여잡지 않아도 된다. 안심하면서 읽을 수 있다. 나는 그런 것이 사랑스럽다.
지금의 아픔은 언제고 흘러가버린다. 상처는 치유되고 계절은 겨울에서 곧 봄이 된다.
이것은 기쁨이고, 아울러 여전히 성장하지 못한 나에겐 큰 부러움이 된다.

요즘 읽히는 일본 번역 소설들은 하나같이 만화적 감성이라 싫다고 누군가 블로그에 적은 글을 봤다. 확실히 표현적인 면에서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그치만 조심스럽게 주장하자면 그 책들이 전달하는 내용이 생각만큼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혹자는 아침에 하는 양치질에서조차 신의 입김을 발견할 수 있다. 성당의 십자가에서만 신이 있지 않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매우 작은 크기의 알갱이었지만... 이 책에서 작은 떡잎을 커다란 나무로 살찌우고, 아이를 어른으로 키우는 차분한 신의 호흡을 느꼈다.

Posted by 미야

2007/01/10 11:30 2007/01/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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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두 사람의 대사를 읽어보자.

[하지만 이 예금 인출 전표는 어딜 봐도 제대로 된 것 같구먼. 도장도 이렇게 잘 찍혀 있지 않는가. 찾고자 하는 2천만원 금액도 정확하게 적혀져 있네.]
[하지만 그 전표에는 예금주의 이름으로 홍길동이 적혀 있다네. 고길동도, 박길동도 아닐세. 사람 웃기려고 한 농담 치곤 재미 없지 않나.]

이 대사를 일본인이 들었다면 상황이 이해가 갈까?
아니라고 본다. 우선 이 대사를 이해하려면

- 홍길동은 옛날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지만 대한민국의 문서 서식의 예제에 흔하게 나타나는 이름이기도 하다 - 라는 걸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일본인이나 독일인, 네덜란드인이 홍길동 이야기를 꿰차고 있다고 보기엔 어려우므로 위의 두 사람의 대사엔 필시 주석이 붙어야 한다.

[광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식이다.
반혼법은 그렇다치고, 고야산의 스님이라던가,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라던가, 다케미나카타, 신무월(神無月) 같은 걸 한국인이 줄줄 꿰차고 있을 리가 없잖는가! (버럭)
주석을 읽어도 이해는 가지 않고, 본편의 줄거리와는 별도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접수는 사실상 난해함을 넘어 세키구치가 동경하는 [저 세상]이다...;;

10월 2일에 책을 빠르게 받아보고 좋아라 날뛰던 것도 잠시, 읽다가 졸다가 하면서 어렵게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부메의 여름]이나 [망량의 상자]가 그랬던 것처럼 삼세판 반복해서 읽으면 머리에 접수가 될 거라고 소박한 꿈을 꾸어본다.

아울러 교고쿠도는 책을 사러 출타하여 상권엔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200페이지 가까이 넘겼는데도 여전히 도입부라는 이 미치는 상황... 을 가까스로 넘겼더니만 이번엔 우리의 신주님은 다케미나카타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혼을 빼먹고 계신다.
에잇. 레이지로 탐정 나으리처럼 [온카메군 출진~] 을 외치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눕고 싶을 지경.



PS :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내용을 적으면 안될 것도 같지만... 에라, 난 모른다. 하여 적는다. 여하간 내가 아는 한 반혼술에는 여러 재료가 필요하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비상과 별꽃잎, 그리고 젖이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무려 젖인 것이다!) 우리의 신주님은 그걸 어디서 구했다고 했을꼬? 수중엔 없는데 일단 얼굴에 철판 깔고 [내 손에 재료가 있소이다] 라고 했을까?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게 틀린 걸까.

Posted by 미야

2006/10/09 10:57 2006/10/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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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gy 2006/10/09 12:35 # M/D Reply Permalink

    아앗, 한동안 신간 소식 챙기는 것을 잊고 있었는데 나왔군요!
    올려주신 그대로라면.. 아이고, 오랜 만에 책 읽다 잠들 것 같아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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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광골의 꿈 발매

교고쿠 나츠히코의 세키구치 시리즈... 가 아니라 어흠! 실수.
교고쿠도 시리즈 3편인 [광골의 꿈] 이 드디어 발매 예약 떴습니다. 9월 30일이고, 서점 배포일은 그보다 약간 늦어진다고 하네요. 손안의책 출판사에서 회원들로부터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사다코를 연상시키는 표지의 우물 그림이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봐요! 일본에서 뭐라 하지 않더이까?! 이건 결단코 링이 아니란 말이야아아~!!) 뭐, 국내 정서 여건상 해골 그림을 떠억 하고 표지에 박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저 우물 표지는... 대략난감, 대략난감, 대략난감.
나란히 비교해보니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국제부 K님께 항의라도 해볼까...
추석 전에 과연 도착할 수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슈카와 미나토의 [꽃밥]도 주문했는데 이러다 파산 신 강림할까 두렵습니다.


같지도 않은 - 정말로 같지도 않은 연봉 협상에 실패, 추석 지나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할 형편이라 마음이 천근만근인데 이래도 괜찮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허허, 대한민국엔 말입니다. 급여를 5만원 올려달라고 했는데 벌떡 뛰는 곳도 있답니다. 이런 같지도 않은 인간들을 떠나기 위해 로또의 신이 친히 강림을 해주셨으면 하고 매일 빌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로또의 신님은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차라리 광골에게 빌어볼까요.

Posted by 미야

2006/09/27 15:43 2006/09/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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