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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5 [S☆N-fanfic] 습작 by 미야 (2)

[S☆N-fanfic] 습작

* 속칭 말하는 <빠꾸>를 당할 줄이야...;; 정식 수정본을 올리는데로 이 글은 삭제하겠습니다. *


작게 흥얼거리던 콧노래가 점점 커지더니 지금은 마이크를 붙잡고 공연 중인 프레디 머큐리가 되어버렸다.
벙벙한 표정을 지은 샘은 욕실 방향으로 고개를 고정시켰다.
노래인지 외침인지, 그것도 아니면「엘 고어는 사탄이다」구호인지 이쪽에선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특급 롤러코스터를 타고 360° 회전을 거듭해 간식으로 먹은 핫도그를 고스란히 게워냈다. 기백은 훌륭한데 음정, 박자는 죄다 꽝. 마지막은 가가멜이 스머프를 붙잡으려다 벼랑에서 추락하며 비명을 지르는 걸 닮았다.
《@)#_~♬ 우갸우갸, %(#)%~♪ 흐응응~♩》
잔뜩 신이 나서 지휘하는 포즈까지 잡았던 것 같다. 와장창 하고 플라스틱 물건이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이제 샘은 화를 내는게 좋을지, 아님 웃어야 좋을지 헷갈렸다.
『형! 적당히 좀 해. 계속 그러면 옆방에서 시끄럽다고 항의 들어와.』
그런다고 얌전해지면 딘 윈체스터가 아니긴 하지만.

왜 저러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까르르 웃음이 나오는 시절은 이미 지났다. 아니, 솔직히 말해 딘 윈체스터에겐 그런 태평스런 시절 자체가 없었다. 거울을 보며 여드름을 고민할 나이에 그는 일렬로 진열한 깡통에 모두 몇 개의 총알 구멍을 낼 것인가를 두고 불타올랐다. 예쁜 여자아이와 같이 영화관에 갈 궁리를 하는 대신에 겁나게 뜨거운 탄피를 땅바닥에서 어떻게 주워올릴 것인가를 연구했다.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 샘은 도리질했다 - 남들은 다 겪는 사춘기를 비정상적으로 건너뛴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애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성숙하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철이 덜 들었다. 이예이예 정신나간 후렴구에 샘은 귓구멍을 틀어막았다.

『오늘이 무슨 날이야?』
『음?』
『연거푸 커피 열 다섯 잔을 마신 사람처럼 굴고 있잖아.』
타올 한 장만 허리에 두르고 욕실 밖으로 나온 딘은 동생의 타박에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이 불을 지른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왜 이러셔, 새미. 형님은 그냥 기분이 좋은 거야. 굳이 이유를 달자면 저녁에 먹은 감자튀김이 무척 맛있었다고 할까.』
『흥! 차라리 오늘 본 검정머리 웨이츄리스가 취향이었다고 하지 그래.』
『물~론 그런 까닭도 있고.』

가볍게 넘기는 대답에 샘의 눈초리가 사납게 변했다. 그래봤자 딘은 노랗게 튀는 불똥은 별 거 아니라는 투로 캔맥주의 팝탑을 땄다. 그의 사랑스런 신경질쟁이 동생은 비가 와도 툴툴거렸고, 비가 오지 않아도 툴툴거렸다. 사소한 반응까지 일일이 신경썼다간 뇌가 타버린다. 적당히 무시하고 있다가 이젠 되겠거니 하는 찬스를 노려 뒷통수를 쓱쓱 쓰다듬으면 끝, 시선은 이미 스포츠 뉴스로 향해 있었다. 그래, 오늘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겼나, 졌나? 목구멍을 넘어가는 맥주는 시원해서 기분 좋았다.

『옷이나 제대로 입어. 어깨를 차갑게 하고 있음 감기에 걸려.』
『아직 더워.』
『딘! 내 말 안 들려?! 감기 걸린다니까!』
필요 이상으로 날카로운 어조다.
시선을 엉뚱한 벽장쪽으로 돌린 동생은 똥구멍이 헐었다는 식으로 안절부절이다.

그 까닭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딘은 계속해서 능청을 떨기로 결심했다.
『아, 덥다... 샘? 너도 마실래?』
팔랑팔랑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는 딘을 향해「응」이라는 긍정의 대답이 돌아왔다.
딘은 냉장고 문을 새로 여는 대신, 자신이 마시고 있던 캔맥주를 동생을 향해 내밀었다.
샘은 무뚝뚝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리고는 엉뚱하게도 형이 허리에 감고 있는 타올 속으로 손가락 하나를 미끌어뜨렸다.

Posted by 미야

2008/06/15 19:36 2008/06/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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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렌드 2008/06/16 10:34 # M/D Reply Permalink

    어라, 얌전한 샘희가 부뚜막...아니, 횽아의 무릎팍으로 올라가는 겁니까!! 여기서 중간생략은 너무 잔인한 처사라구요!!! ㅜ.ㅜ

  2. 로렐라이 2008/06/16 20:33 # M/D Reply Permalink

    앗! 어제 읽고 덧글 달려고 했는데 뿅 하고 사라져서 어리둥절 했었어요'ㅂ'
    흑흑흑 미야님의 강력한 절단신공에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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