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고있는 핸드폰을 구입한게 2001년인가 그렇다.
원래 전화를 대단히 싫어하는데다가, 버튼 누르는데 겁을 집어먹는 기계치고, 핸드폰 쓸 일도 거의 없고 그래서 에헤라디야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
뭐, 지금도 큰 문제는 없지만.
바꾸라고 옆에서 난리다.
그런데 난 이런게 정말 싫다.
같은 물건인데 가격이 죄다 다르고, 옵션이 막 붙고, 눈알이 핑핑 돈다.
그리고 <언니? 공짜폰 보고가>라는 총각들에게 잡히면 새우잡이 어선으로 팔려갈 것만 같다.
- 엄마가 핸드폰을 떨어뜨려 망가뜨렸댄다. 이참에 네것도 같이 알아봐줄게.
결국 보다못해 구원투수가 나섰다.
번호 바뀌면 귀찮은데... 라고 중얼거렸더니 너무 게으르다고 야단맞았다.
그런데 난 정말 전화가 싫다.
* 퇴근해서 토스터기에 빵 구워먹고 TV를 틀었더니 <묵공>이라는 영화의 후반부가 나오는데 안성기가 중국어를 하고 있는 거다. 호기심이 나서 의자에 앉아서 봤는데 가면 갈수록 내용이 첩첩산중에 어두컴컴이라 우울증에 빠졌다. 세상 살기 싫어하는 사람에겐 독약 같은 영화였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