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먹기만 하면 배가 아파요. 아프게 뒤틀리는 건 아닌데 하여간 힘들어요.
- 어디 보자. 어제 저녁엔 뭘 드셨는지요.
- (조물조물) 과자요...
- 점심은요?
- (이미 책상 아래로 침몰) 과자...
- 아침은?
- 과자...
- 캭! (눈에 띄게 급 흥분한 선생님)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밥 먹을게요. 과자 섭취를 줄여보겠습니... 라고 해놓고 점심으로 미떼와 기적의 드림 카카오 72%를 먹고 있다. 세상에, 이거 왜 이렇게 맛있냐.
덕분에 소화기능이 바닥을 때려 이젠 라면 한 개조차 소화를 제대로 못 시킨다. 살은 살대로 찌로,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있는데 왜 이렇게 과자가 좋은 걸까.
마약하는 사람들 심정이 이해가 간다니까. 머리로는 납득해도 몸은 안 따라줘.
그래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주변 친구들에게 늘 강조한다. 애들이 밥 안 먹는다고 반항하면 독하게 마음을 먹고 걍 굶겨버리라고. 우유도 안 빨아, 밥도 안 먹어, 이러다 애가 죽는다고 덜컥 겁을 집어먹고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이면 그 날로 아이를 망치는 거다.
우리 엄마는 지금도 김치나 나물, 생선 반찬을 밥이랑 같이 맛있게 먹는 미취학 아동을 보면 신기하게 쳐다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정말 잘 먹더구나] 하고 놀라워한다.
그게 정상이예요, 엄마. 당신 자녀들이 삐꾸라니까.
오늘도 난 먹는 걸 가지고 전쟁한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