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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일상생활76

※ 미드 Person Of Interest 팬픽입니다. ※

이제 막 주인공 - 하프 뱀파이어인 일케드가 범인을 뒤쫒아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건너뛰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중이었다. 보름달이 떴기 때문에 그의 도약은 불안하다. 그의 우아하고 영특한 파트너 싱라는 그 시도가 무모함에 가까우며 아래로 추락할 거라 경고한다. 일케드는 싱라를 돌아다보며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죽음 따윈 상관없다는 듯이... 그는 자살하려는 걸까. 여자가 비명을 지른다 - 마이클, 식사 가져왔어요.
출판사 직원 애나의 침입으로 고조되던 흥이 깨졌다. 서둘러 델리트 키를 눌러 오타가 난 단어를 지우고 키보드에서 손을 떼어냈다.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20분. 배꼽시계의 알람이 멈춘 것도 오랜만이다. 배가 고프다는 것도 잊고 열중한 탓에 작업 분량도 예상보다 많았다. 만족스러움을 표현하며 기지개를 켰다.
『아이고 삭신이야... 점심 먹는 것도 잊고 있었어.』
『중국요리를 가져왔는데 괜찮죠?』
『그럼요. 뭐든지 잘 먹습니다.』
『일은 잘 되어가나요? 마이클.』
『뭐, 그럭저럭. 처음엔 답답했지만 이렇게 호텔에 처박혀 글만 쓰는 것도 나쁘진 않네요. 생각보다 집중도 잘 되고... 버릇이 되면 곤란할 것 같아요.』
가져온 요리의 포장을 풀던 애나가「어머~ 버릇이 되면 큰일이죠. 아예 호텔로 거처를 옮기시려고요?」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그리고는 짐짓 고개를 돌려 책상 위에 놓인 소설가의 노트북을 탐욕스럽게 쳐다보았다. 미완성 원고는 메모리스틱에 저장되어 마이클의 바지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알았다면 그녀의 끈적거리는 시선은 소설가의 바지로 집중되었을 터.

『그거 아세요? 최초의 휴대폰 통화는 1973년에 뉴욕 힐튼 호텔에서 이루어졌데요.』
『그래요? 그거 재밌네요. 누가 그런 말을 하던가요.』
『승강기에 같이 탔던 남자가요. 아주 잘 생긴 남자였어요.』
『오, 맙소사. 애나, 당신... 호텔에 와서 헌팅당한 거예요?』
마이클의 놀림에 애나가 혀를 베에 내어밀었다.
『설마요. 포장된 중국요리를 들고「이걸 보고 누가 뭐라고 하면 어쩌지」전전긍긍해 하는 여자를 잘도 꼬시겠네요. 그냥 잡담만 한 거예요.』
일단 부정조로 말을 했지만 잘 생긴 남자가 웃으면서 말을 걸어온게 내심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작업 일정에 대해 속으로 가만히 계산하더니 봐준다는 식으로 오늘 저녁 하루는 노트북을 끄고 놀아도 괜찮다 허락하는 걸 봐선 더더욱 그러했다.
『어깨가 아프죠? 근육이 굳었어요. 몸도 풀 겸 수영장에 가봐요. 여기에 멋진 온수풀이 있다네요.』
『하지만 집에서 수영복을 안 가져왔는데요.』
『마이클, 당신은 부자잖아요... 짜증이 나려고 하네. 수영팬티 하나 정도는 그냥 사요.』
또 야단맞았다. 마이클은 멋쩍게 웃으며 쥐고 있던 젓가락을 휘적거렸다.

하지만 수영팬티는 결국 사지 못했다.
방해하지 말라는 푯말을 무시하고 갑자기 불청객이 쳐들어왔다.
노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마이클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달아났다.
『제기랄. 방 번호는 어떻게 알아냈는가...』
『프론트 직원에게 뇌물을 좀 먹였지. 우후후.』
무시한 채 문을 도로 닫으려 했으나 눈치가 빠른 친구는 발부터 들이밀고 보았다.
『아악~!! 내 발~!!』
그리고 건물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운동화를 벗고 멍이 든 발을 문질거리느라 바쁜 친구를 향해 윽박질렀다.
『이건 나쁜 짓이야, 로건.』
『뭐가.』
『이런 쓸데없는 참견들 말일세! 협박편지도 자네 짓이지?』
그런 일 없다고 부정하는 애나를 살살 굴려 문제의 편지들을 직접 보았다.
프린트로 출력된 편지를 보는 순간 느낌이 딱 왔다.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니 아귀가 딱딱 맞아 들어갔다.
『경찰서에 그걸 가지고 가서 신고할 수도 있어, 로건』
심각한 이야기였음에도 IT 천재 갑부는 손가락으로 귀를 후벼팠다.
『음... 그래봤자 거기서 지문 따위 안 나올텐데. 내가 협박편지를 보냈다는 증거가 어딨어.』
『증거 얘기는 관둬. 난 지금 화가 단단히 났네. 왜 내가 책을 쓰는 일을 방해하고 그러나. 단순히 그게 재밌어서 그래? 내가 자네 장난감이야?』
비난을 들은 로건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냐. 실제로 자네가 위험에 처했기 때문에 그런 거야. 마이클, 네가 모르는게 있어. 출판사에 연락해 자네를 집에서 나오게 만들어 호텔에 통조림 시킨 것도 바로 날세. 집은 안전하지가 않았어.』
『맙소사 무슨 위험?! 난 뱀파이어가 자경단으로 활약하는 쓰레기 내용의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고!! 세상에서 날 죽이고 싶어 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난 소설가라고, 소설가!』
로건의 표정이 다시 바뀌었다.
『나도 아네. 그런데 그 소설가라는 건 자네의 본업이 아니라 부업이잖나.』
그리고는 위험한 사람이 붙었으니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한다며 마이클의 손을 덥썩 잡아당겼다.

두 사람은 비상계단을 따라 허겁지겁 내려갔다.
『위험한 사람이 붙었다는게 뭔가.』
『전직 CIA 요원일세.』
『뭐어?!』
마이클을 울부짖었다. 지금 CIA 요원이라고 했나.
『나는 애국자야!! 세금도 꼬박꼬박 다 냈다고~!!』
『진정해, 이 친구야. 현직이 아니라 전직 CIA 요원이라고 했잖나. 자네가 세금 잘 내는 애국자여도 그들은 신경을 전혀 쓰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신문에 기고했으니 본때를 보여주려고 할 걸세. 아니면 자네만 알고 있는 증거를 없애버리려 할 수도 있지. 이게 다 자네가 6개월간 준비 중인 폭로 기사 때문이라네. 고위 경찰 관계자가 은폐한 살인 사건을 조사했지?』
계단 난간을 움켜쥐고 재차 울부짖었다.
『언제부터 알아차렸어? 로건.』
『내 직업이 뭐라고 생각하나. 나는 프로그래머야.』
『자네가 프로그래머라는 것과 내 진짜 직업이 자유기고 칼럼니스트라는게 무슨 상관이 있지?』
『그건 바로 내가 독자적으로 문장 분석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 수 있다는 거지.』
『무슨 프로그램?』
『문장 분석 프로그램.』
1992년에 익명으로 출판된 인기작「프라이머리 컬러스」의 저자가 뉴스위크지의 컬럼니스트인 조 콜라인임을 밝혀낸 것도 문장 분석에 의해서다. 프라이머리 컬러스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유세를 풍자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디테일한 내용에 감탄한 독자들은 이 글을 쓴 작가가 누구인가 의심하며 말들이 많았다. 이걸 소설의 어휘 분석을 통해 범인(?)으로 지적된 사람이 조 클라인이었고, 극성맞은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가 원고 교정 필체를 최종 확인해서 작가가 그 사람이 맞다 확인 사살을 해버렸다.
『내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
『당연히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세상에는 비밀은 없어, 마이클.』
자세를 잔뜩 낮추고 비상구를 빼꼼 연 로건 피어스가 조심해서 따라오라 손짓했다.
마이클은 엉엉 울면서 네 다리로 기었다.
그리고 곧 사색이 되었다.
척 봐도 무섭게 생긴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가 불쑥 나타났다. 그는 왼손에 총도 쥐고 있었다.

Posted by 미야

2013/02/19 13:11 2013/02/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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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일상생활75

※ 미드 Person Of Interest 팬픽입니다. ※

마이클이 사용하는 필명은 어나미머스(Anonymous : 작가불명)다.
이를 접한 출판사 직원의 첫 반응은「저속한 농담이군요」. 그 다음엔 연필을 씹으며 짜증을 부렸다.
「계속 그러실 거예요?」
「어... 음.」
「독자들이 이상하게 여긴다는 거 아시죠?」
「그런가?」
「심지어 이 팬레터를 봐요.《친애하는 OOO 씨. 니 작품 졸라 쿨하다...》받는 사람 이름이 동그라미로 그려져 있으니 이걸 반송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판단이 안서요.」
「나도 모르겠는데. 그냥 애나가 적당히 알아서 하면 안 될까.」
「마이클!」
나태하고 게으른 성격의 소설가는 목덜미만 벅벅 문지를 뿐이었다.

조앤 롤링의「해리 포터」시리즈의 성공 이후 판타지 문학이 갑자기 군집을 이루며 번창했다.
그중에는 저속한 부류의, 애들 장난과도 같은, 뒤죽박죽의 플롯을 가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으로 코흘리개 애들 심성에 빌붙어 먹는 소설도 우르르 쏟아져 나왔는데 크게 보면 마이클이 쓴 책도 다르지 않았다. 그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하프 뱀파이어 영웅으로 - 뱀파이어면 뱀파이어지 작가를 닮아 이 또한 어중간하다 - 건물 지붕을 날아다니며 현대 미국을 근심에 잠기게 하는 강도나 강간범을 응징한다. 다만 보름달이 뜨는 날엔 살짝 맛이 간다. 지나치게 완벽한 영웅은 매력이 없는 법이다. 그 점을 잘 아는 마이클은 주인공을 가끔씩 위아래로 흔들어 수렁에 빠뜨리곤 한다. 동료인 여성은 강력계 형사로 몸매가 쭉쭉빵빵이다. 그리고 동양인이라서 쿵푸를 한다. 아... 요점만 정리하니 눈물이 나올 정도로 구닥다리다. 그래도 나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게 수수께끼라면 수수께끼랄까, 조만간 CW에서 TV 시리즈물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판권 계약은 3개월 전에 이루어졌다. 마이클은 순식간에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흥! 그딴 엉터리 유명세 금방 없어질 걸. 막장 소설에 막장 드라마, 빨리 망해버려라.』
최근 사귀게 된 극성맞은 친구 놈은 욕인지 된장인지 모를 발언을 퍼붓고도 태연자약이었다.
음... 마이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친구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소아암 환자를 위한 자선 바자회에서 처음 만났는데 어리둥절해 하는 마이클과는 달리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엉겨 붙었다. 이름은 로건 피어스, 고인이 된 잡스 다음으로 유명한 IT업계 억만장자다. 젊은 사람이 성격은 대단히 괴팍하여 뉴욕 시장이 참석한 만장하신 파티 장소에 물 빠진 청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높으신 분들 틈새에서 불량 청바지는 너무했다. 그래도 로건은 자신의 청바지 차림새를 스스로 재밌어했다. 그리고 빌려다 입은 티가 팍팍 나는 마이클을 발견하더니 그의 펭귄 턱시도를 마음껏 비웃었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대낮에도 뜀박질하는 하프 뱀파이어? 그 친구는 마늘도 잘 먹어?』
욕을 하면서도 마이클이 쓴 책 다섯 권을 하룻밤 사이에 전부 읽어본 눈치다. 이를 바꿔 말하면 무지하게 재밌게 봤다는 거다.
그는 가만히 숨을 쉬었다. 설정은 늘 구멍투성이다. 주인공이 마늘을 먹었던가?
『어... 글쎄. 피자는 잘 먹어.』
『얼씨구. 마늘은 빼고 주문하는지 안 하는지 작가도 몰라요?』
『그럴지도... 것보다 이거 맛있어, 로건. 이걸 뭐라고 한다고? 두 번 튀겨낸 피에로기?』
『다 식어빠졌는데 뭐가 맛있다고.』
『전자렌지에 데우니까 먹을만 해.』
『하나도 안 괜찮아요, 그건 조리하고 바로 먹어야 한다고. 게다가 폴 제니스 레스토랑에서 만든 그건 제대로 된 맛도 아니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공습대피소를 개조한 오래된 가게가 하나 있는데...』
『그만해. 만두 하나 먹겠다고 러시아까지 날아갈 수는 없잖아.』
『과연 그럴까. 나에게는 전용 제트기가 있사옵니다.』
『관두라고 했다, 이 졸부야.』
역시나 이상한 남자다. 제트기를 택시로 착각할 정도로 낭비벽이 하늘을 찌르는데 먹다 남은 만두를 일부러 포장하여 친구에게 가져다주다니. 포크를 쪽쪽 빨며 로건을 이상하게 쳐다봤다. 그러자 로건의 표정도 이상해졌다.
『음식을 버리면 벌 받아! 이 세상에서 기아 인구가 얼마나 되는 줄 알아?!』
『그래서 그걸 주방장 앞치마를 향해 던져버리는 대신 나 먹으라고 가져왔다고?』
『바로 그걸세. 칭찬해주고 싶지? 감탄사를 연발하고 싶지? 부비부비 하고 싶어지지? 자! 내 머리를 쓰다듬어도 된다고 허락하겠네!』
질리려 한다... 쓰다듬기 좋은 각도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로건을 옆으로 훌쩍 떠밀었다.

『그런데 마이클, 이 짐들은 다 뭔가? 어디 나 모르게 여행이라도 가나?』
한참을 깔깔거리고 웃던 로건이 드디어 여행용 가방을 알아봤다.
야무지게 만두를 먹어치우던 마이클은 쓰게 웃으며 손등으로 기름기가 묻은 입가를 닦았다.
『여행? 아니야. 일주일 정도 통조림을 당할 거라서.』
『통조림? 통조림이라니. 그게 뭔데?』
『출판사에서 날 호텔에 가둬둘 거야. 4월에 나올 책이 늦어지고 있다고 난리거든.』
『호오.』
알고 보면 전부 로건 때문이다. 사흘이 멀다 하고 게으른 소설가를 이리 끌고 다니고 저리 끌고 다녔으니 체력이 바닥난 그가 자판을 제대로 두들겼을 리가 없다. 마이클은 술도 못 마시고, 마약을 혐오하는 남자다. 스포츠도 안 좋아하고 비싼 자가용에 관심도 없다. 하지만 조증을 보이는 친구는 그런 마이클을 엄한 할렘가로 끌고 가 건장한 체격의 흑인들과 같이 농구를 했다.
「나이스 슛~!! 끝내줘요, 마이클!」
거짓말이다. 엉금엉금 기던 마이클은 공 한 번 못 만져봤다.

『저어... 그게 수상한 협박편지 탓은 아니고?』
묘한 눈빛으로 좌우를 두리번거리던 로건이 툭 하고 한 마디 던졌다. 장난스럽게 웃던 것도 어느새 지워지고 지금은 정색하고 있다.
『자네 담당이라던 애나가 그것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던데.』
『협박편지? 무슨 편지?』
『팬레터를 가장한 협박편지가 열 두통이나 도착했다고...』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로건은 못 믿겠다는 투였지만 이는 한 치의 거짓 없는 진실이다. 까놓고 말해 신원 불명의 작가에게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을 해서 무엇에 써먹누. 심지어 책 표지엔 그의 얼굴 사진 하나 안 실려 있다. 칼을 들고 쳐들어와도 누굴 찔러죽일지 판단도 못 한다.

문득 궁금해져 질문했다.
『이유가 뭐라던가. 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날 죽이고 싶어졌다고 하던가?』
『자세한 건 나도 몰라. 애나가 협박편지를 직접 보여준 것도 아니야. 그저 말만 들었지.』
로건이 작은 목소리로 무어라 투덜거리며 목덜미를 문질렀다.
『것보다 무슨 호텔이라고?』
『크라운 호텔이라고 했네, 로건.』
『흐음...』
특유의 콧소리를 내는 친구를 보고 마이클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안 돼. 이번엔 정말 안 돼. 갑자기 쳐들어와서 같이 놀자고 해도 문을 열어주지 못할 거야. 나는 거기에 일을 하러 가는 거라고.』
『우리 사이에 뭘 그리 각박하게. 게임기 잔뜩 가지고 위문 방문 갈게, 마이클.』
『안 돼!』
눈을 부라리며 호통을 쳤다.
그래봤자 청바지를 사랑하는 IT 억만장자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Posted by 미야

2013/02/18 09:43 2013/02/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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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일상생활74

※ 원작이 다 해먹어 내용이 비루합니다. 미드 Person Of Interest 팬픽입니다. ※

문득 스타스키와 허치가 떠올랐다.
영화로 리메이크된 적도 있으나 원작은 1975년부터 방영된 TV-시리즈물, 제목 그대로 스타스키와 허치 두 사람이「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의 콤비를 이루어 가상의 도시 베이 시티에서의 폭력적이고도 멋진 활약상을 보여주었음 - 읽고 있던 마크 트웨인에서 흘끔 시선을 들어 이번에는 얌전히 입을 오물거리고 있는 카터를 쳐다보았다.
서글퍼진다. 스타스키는 어디로 가고 허치만 남아 전반적으로 쓸쓸한 풍경이다.

경찰들은 어지간하지 않은 이상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주된 업무가 일상적인 주차단속이면 또 모를까, 강력계 소속의 형사가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판국에 단독으로 움직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핀치가 알기로 카터는 항상 외톨이었다. 마초주의에 찌든 사내들이 잘 배운 흑인 여성을 동료로 인정해주지 않은 부분도 없잖아 있었고, 지나치게 곧은 그녀의 성격이 화근이었다. 신참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선배들 앞에서「그건 틀렸다」이러고 머리를 빳빳이 세운 것이다.
결국 동료로 인정받기는커녕 배척의 대상이 되었다. 그녀가 수사 방향에 대해 발언을 하면 비웃었고, 용의자에 대해 엉뚱한 정보를 주거나 회피했다. 비공개 파일에 의하자면 초창기 시절엔 이 점에 대해 상사에게 강력히 항의한 적도 있다. 허나 집단 따돌림은 상당히 교묘하다. 소방관이나 경찰관 같은 특정 집단에서의 따돌림은 특히 조직적인 모습을 띄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상사는 내부적으로 왕따 문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덮고 카터의 항의 내용을 묵살했다.
그 다음이 흥미롭다.
이른바 폭탄 돌리기가 이루어져 카터는 다른 경찰서로 신속하게 재배치가 되었는데 먼젓번 일로 깨달음이 있었던지 이후 작전을 바꿔「난 친구를 만들지 않아요. 혼자 일하는게 좋아요. 내 일은 내가 다 알아서 해요」태도를 고수했다. 세 가지 규칙이었다. 불평을 하지 않는다, 도움을 구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배로 노력한다, 실력은 원래부터 좋았다. 결국 파트너 없이 일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굳어 지금의 조스 카터가 되었다.
성으로만 불리우고 아무도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는 형사.
그녀에게는 친근함을 담아 부르는 별명조차 없다.

예민한 사람답게 시선을 느낀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
『아뇨, 형사님. 별 거 아닙니다.』
급체가 걱정될 정도로 빠르게 음식을 흡입하던 그녀는 핀치를 좌석에 앉혀두고는 돌연 태도를 바꿔 음식을 꼭꼭 씹어가며 부지런히 포크를 움직였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써먹을 궁중예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식기를 다루는 모습이 그럭저럭 문명인답게 보였다. 핀치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상한 척 하려는 건 아닌데 그는 식탁에 음식을 흘리면서 먹는 꼬락서니를 참지 못한다.
목이 메었는지 카터가 컵을 쥐고 씩씩하게 물을 마셨다.
꿀떡거리며 삼키는 모습은 남성 앞에 자리한 여성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비처와 데이트를 할 적엔 그녀도 내숭을 떨며「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고양이처럼 할짝인다.
칭찬은 아니고. 그러니까... 음. 복잡하다.

미묘한 표정 변화였음에도 그녀는 훌륭하게 반응했다.
『파이가 마음에 안 들어요?』
『오 - 그런게 아녜요. 먹을만 합니다.』
『하지만 손을 거의 안 대고 있잖아요, 핀치.』
『묻는 의도가 다음에 이 가게로 와서 애플파이를 주문해도 되느냐는 거라면 - 형사님. 주문하셔도 됩니다. 압축한 휴지조각에 잼 바른 그런 종류는 아니네요.』
『그럼... 흐응. 맛 없어서 안 먹는게 아니라면 잠복 중이라서 그래요?』
전직 육군 심문관인 그녀가 씨익 웃음을 터뜨렸다.
핀치는 어색하게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잠복이라뇨. 그런 거 아니에요, 형사님.』
『알았다, 당신은 거짓말할 적에 왼쪽 눈꺼풀이 미묘하게 움직여요.』
그 말을 듣고 반사적으로 손을 올려 왼쪽 눈두덩이를 만졌다.
『빙고.』
카터는 여전히 웃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곧 분위기가 돌연 바뀌었다.

『이 사람에 대해 알아요? 핀치.』
어디서든 그녀는 취조할 수 있다. 밥 먹는 도중이어도 상관없다.
그녀가 핸드폰을 세워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었다.
조사 중인 사건의 용의자들인가 보다. 시력이 나쁜 핀치는 눈을 가늘게 뜨고 30대 후반의 백인 남성의 얼굴을 관찰했다. 이어 모른다는 의미로 도리질했다.
『이름은 로널드 맥케이,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사흘 전에 죽었어요.』
『용의자가 아니고 피해자였습니까?』
『저런. 당신이 모르는 사건도 있군요, 핀치.』
『...... 그런 말씀 마세요.』
핀치의 입술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잠시잠깐이었을 뿐으로 요정이 마법을 사용하여 옷을 갈아입는 속도로 무표정을 닮은 예의 대외적 마스크로 바뀌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당혹감과 낭패감이 지워졌다. 지금의 저 얼굴은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은 깨끗한 도화지다.
업무상 사람을 많이 만났던 그녀는 이런 부류에 대해 잘 안다. 주로 변호사들이다. 그리고 환상적인 수준의 거짓말쟁이들.
카터는 계속 해보라며 도발해봤다. 즉, 손깍지를 끼고 핀치를 응시했다.
허나 전직 CIA도 뚫지 못한 걸 육군 심문관이 넘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손을 주머니에 넣더니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이제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는 쪽은 핀치가 되었다.
『이 사람에 대해 아는게 있으신지요, 형사님.』
『아, 진짜~~!! 핀치. 왜 따라하는 거예요!』
그녀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항의했다.
『포트먼 형사님입니다. 방금 전 만나고 오셨죠?』
사진의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브롱크스 지역에서 발생한 이중살인사건 피해자 - 덤앤더머 2탄에 대해 조언을 말해주었던 백발의 형사였다. 핀치가 (불법으로) 입수한 사진은 운전면허에 부착된 종류로 보였는데 입술을 굳게 다물고 이쪽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지금보다는 10년 이상 젊어보였다. 그래도 이미 백발이다. 다만 코가 눈에 띄게 휘어진 건 지금과 똑같았다.
『같은 경찰이라고 해도 자세히 아는 내용은 없어요. 같이 근무한 적도 없고... 수상한 소문을 듣거나 회람에 등재된 적도 없구요. 뭐예요, 이 사람이 위험에 처했어요?』
『알아보는 중입니다.』
『알겠다. 그러니까 감시 중이라는 거죠? 몰래카메라, 블루재킹, 도청장치... 뭔 말인지 접수했어요.』
넌더리를 내며 손을 들었다. 그렇게 부근을 어슬렁대다 포트먼을 만나는 카터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이게 뭐지 이러고 졸졸 따라온 거다. 덤으로 부탁할 것도 생겼을 거고... 에라이.
열 받아 애플파이 접시를 가까이 휙 끌어당겼다.
『파이를 사드린다는 거 취소. 못 사드리겠어요.』
『오!』
『제가 다 먹어버릴 거예요.』
『그!』
『잠깐! 그렇게 먹음 살찐다는 말 하기만 해봐요.』
『아니.』
허둥거리는 남자 앞에서 그녀는 다시 맹렬하게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Posted by 미야

2013/02/15 12:25 2013/02/1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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