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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즌에서 제작진은 크게 두 가지 화제를 던졌죠.
하나는 선과 악의 그 모호함이었습니다. 부패한 경찰, 국가 구성원인 시민을 테러를 이유로 감시하는 정부, 마약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CIA...
이렇게 흑과 백의 경계를 흔들어놓고 "두 번째 기회" 라는 걸 언급합니다.
사람은 어떻게든지 좋은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거였죠.
112화에서 나왔던 리스와 안드레아와의 대화는 짧으면서도 드라마의 전체 흐름을 잘 표현합니다.

리스 :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 일이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안드레아 : 당신만 인생에서의 두 번째 기회를 믿는 건 아니에요.

이걸 2시즌으로 접어들면서 한 번 더 흔들어 주는군요.
그런데 좀 암울한 것이... "배드 코드" 입니다.
핀치는 배드 코드가 뭐냐는 존의 질문에 "설계에 결함이 있다는 의미로 기계에나 해당되지 사람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라고 대답합니다. 이건 도서관 팀의 해석이지요. 핀치 사장님 답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안 좋은 의미의 결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두 경우가 205화에서 등장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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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오넬 푸스코는 부패경찰이었습니다. 리스가 단물 빨아먹고 버릴 카드로 발탁했다가 지금까지 악연이 이어지고 있지요. 그리고 어느새 그는 리스의 일을 도우면서 "좋은 경찰" 역할에 재미를 들렸죠. 인사부에는 존의 의견을 따라 언더커버로 위장하여 들어갔노라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는 HR 소속입니다.
어쩌다 두 번째 기회를 잡았지만 결국 제자리입니다. 장부에서 명단을 빼오는 것으로 나름 관계를 청산하고 싶어하지만 시몬스 말로는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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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는 더 암담한데... 마피아의 아들은 타락하지 않았어도 주변에서 좋게 보질 않습니다.
죄인으로 몰려 순식간에 살해당하죠.
크리스토퍼 잠브라노는 평생 "두 번째 기회" 라는 걸 가지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아버지와는 다르게 범죄와 거리가 먼 평범한 사업가 인생을 원했겠지요.  하지만 주위의 색안경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맥신 : 마피아의 아들이 HR을 잡는 FBI 요원한테 추궁당했는데 관련이 없다는 걸 어떻게 설명하죠?
잠브라노 : 입닥쳐. 난 아무것도 아는 바 없어, 알겠어?

개인이 좋은 사람으로 변하고 싶어해도 이런 식의 높고 단단한 장막에 부딪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이런게 바로 배드 코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리스와 핀치가 어렵게 변화의 기회를 선물해도 이렇게 되면 휴지 조각입니다. 시스템에 저항할 수 없다면 두 번째 기회 같은 건 다 소용이 없지요.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갈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장님 등장 장면마다 낄낄거리며 봤는데 의외로 앞으로의 줄거리는 암울해질 것도 같네요.

Posted by 미야

2012/11/04 21:10 2012/11/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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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이 참 많아서 줍기 버거웠습니다. 디테일이 섬세하게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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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적었지만 연애가 진행중일 때에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짓은 눈치가 보여 하지 못합니다.
핀치가 총이라면 질색한다는 걸 알면서도 사장님 의자에 앉아, 사장님의 작업 테이블에 총 올려놓고 꼼꼼하게 점검하는 리스의 이 바람직한 태도는 "만리장성은 이미 쌓았거든요"  과시와 같습니다.
뭔 일 있었구나, 두 사람.
삑삑 소음을 내며 장난감 씹는 베어와 같은 레벨처럼도 보이지만, 하여간.
사장님 마음 고생 심하실 듯.
그런데 베어는 훈련받은 개가 아니라 이젠 그냥 말썽 잘 부리는 평범한 멍뭉이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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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빵빵 터짐. 리스씨를 데이트에 보내놓고 같이 데이트 기분 만끽하는 이분은 또 뭐랍니까.
아놔, 사장님. 술도 잘 못 드시면서 와인 잡숩고 있어. 안주로 배와 사과, 그리고 치즈꺼정!!  
이래서는 리스와 원격 데이트 하는 기분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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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핀치가 "옷장에서 걸어나오는" 사태까지. 제작진이 그냥 작정을 하셨어요.
커밍 아웃한 두 사람 각도 좋고. 그런데 카비젤은 왜 이렇게 몸이 굳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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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좐 리스 : 아침 요리는 핀치에게 해줘야 하는데.
통조림을 격하게 사랑하는 남자에서 갑자기 변신, 요리하는 장면이 최근에 자주 나와요? 이걸로 팬픽 쓰는 사람들 많을 듯. 나도 하나 써야지.
모닝 팬케잌은 남녀가 하룻밤 거사 치루고 남자가 해주는 메뉴죠. 아... 미치겠다, 진짜.
그런데 리스 표정은 띠껍고, 사장님은 이어폰으로 진정하라 다독거리고 있으시고...
것보다 집에 달걀이 있어요. 감동 먹었어요. 하지만 그 옆에는 역시나 통조림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게 리스인지 카비젤인지 구분이 안 되는군요. 겨우 포옹 장면인데 귀가 새빨개요.
정말 부끄러워하고 있어서 이 장면 보고도 폭소했다죠.


사실 깨알 줍는 것보다 (노골적으로 보여주면 재미가 없어요, 제작진님하)  이번 화에선 푸스코가 아주 미묘하게 움직여줘서 그쪽으로 시선이 많이 갔어요. 1시즌 DVD 커버엔 얼굴도 안 나와 서글펐는데 체프만 아저씨 연기력도 은근 쩔어요. 1시즌에서 액땜으로 엉덩이에 총 맞았으니까 안 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Posted by 미야

2012/11/04 19:25 2012/11/0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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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일상생활15

외곽 CCTV 화면을 응시하는 핀치의 표정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제이크는 기어코 쇠톱을 구해와 도서관 입구를 잠군 자물쇠를 썰기 시작했다.
『집요한 성격이군.』
그러나 생전 처음 해보는 톱질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고, 더욱이 아이의 손목은 또래의 것보다 훨씬 얇아 힘에 부쳐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톱에서 손을 떼고 휴식 시간을 가졌다. 작은 화면만 가지고는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핀치는 아이의 이마가 땀에 푹 젖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배낭을 열고 물을 꺼내 마시는데 그 갈증이 여기까지 전달되었다.

리스에게 전화를 걸어 큰일 났다고 알려야 할까. 그러기엔 사안이 지나치게 사소한 건 아닐까. 그러지 말고 카터에게 도와달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도서관의 위치를 다른 사람에게 노출시킬 수는 없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많이 흥분한 탓이다.
그 초조함의 냄새를 맡은 베어가 머리를 빳빳하게 세우고「반드시 지켜내야 할 포동포동한 양 한 마리 - 최근엔 스트레스로 체중이 살짝 줄어든」를 올려다보았다. 베어는 아직 건물 밖에 등장한 작은 침입자의 존재는 모른다. 그래서 핀치의 반응이 의아한 눈치다.

이보게 토실토실한 친구, 뭘 보고 그리 겁을 잡수셨는가.
의문을 담아 베어가 왕? 하고 짖었다.

『쉿! 조용히 하려무나.』
숨죽인 목소리로 개를 야단치고 서브 모니터의 전원을 내렸다. 딱 하나 켜놓은 메인 모니터 위에는 불빛이 멀리 퍼져나가지 않도록 양복 상의를 씌워놓았다.
CCTV 화면 속의 아이는 다시 톱질을 시작했다.
공포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자물쇠 하나 뜯는다고 소년이 림보 안으로 침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 강박관념을 가진 핀치는 그깟 자물쇠 하나에 그들의 안전을 올-인하진 않았다 - 닫아놓은 출입구는 의외로 많다 - 경보장치도 달렸고 - 리스는 간단한 트랩을 몇 가지 설치를 해놓기도 했다. 밟으면 터지는 지뢰 그런 건 물론 아니고 - 3층까지 올라오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거다.
『허어, 이걸 어쩐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바로 그 시간에 리스는 이름, 혹은 가명, 별명 그따위는 전혀 모르지만 얼굴만은 잘 알고 있는 사내와 격하게 싸움박질을 하고 있었다.
『이야아압~!!』
기합을 추임새로 넣어가면서.
얼굴에 길게 상처가 난 사내가 리스의 옆구리로 주먹을 찔러넣었다. 인간의 갈비뼈는 측면으로 가해지는 충격에 대단히 취약하다. 그걸 알기에 배를 노리지 않고 일부러 옆구리를 집요하게 노렸다. 한 방, 두 방, 세 방. 고통으로 숨이 턱턱 막혀왔다. 그렇다고 이대로 오그라들 수는 없어서 무릎 올려차기로 반자동 브라우니의 급소를 가격했다. 낭심이 차이자 흉터의 사내가 힘을 잃고 휘청거렸다. 바로 지금이다 하고 그를 걷어찼다. 균형을 완벽하게 잃은 남자가 와장창 굉음을 내며 골목길 쓰레기통과 같이 넘어갔다. 리스는 넘어진 사내에게 곧장 몸을 던져 절반은 깔아뭉갠채 주먹으로 얼굴을 치기 시작했다. 한 대, 두 대, 세 대. 뚝심이 대단한 자다. 코피가 터졌음에도 기회를 노리고 팔꿈치를 휘둘러 리스의 옆얼굴을 쳤다. 순간 별이 번쩍였다. 찰나를 놓치지 않고 몸을 비틀어 리스에게서 벗어남과 동시에 구둣발로 머리를 때렸다.
우아함? 그런 건 없다. 전력을 다하여 물고, 뜯고, 할퀸다.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적의 목을 향해 주먹을 찔러 넣는다. 가까스로 이를 방어하고 박치기를 해온다. 골이 흔들린다. 귀에서 띠잉 소리가 울린다. 두 눈을 꿈뻑이지만 시야가 흐릿하다. 아랑곳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팔꿈치를 세워 가드를 올린다. 그 즉시 몽둥이로 후려치는 찌릿한 통증이 덮친다. 반자동 부라우니가 찌그러진 쓰레기통을 들어 리스의 몸을 때린다. 아픔도 아픔이지만 냄새가 장난 아니다.

『두목은~!!』
흉터의 사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내꺼야~!!』
지지 않고 리스 또한 쓰레기통 뚜껑으로 사내의 정강이를 후려쳤다.
『누가 할 소리! 체스를 같이 두자고 요구한 건 일라이어스가 먼저잖아! 나도 못해봤는데!』
그리고 삿대질했다.
『경고하는데 두 번 다시 체스 어쩌고 그러고 치근덕거리지 말라고 그에게 전해.』
『네놈 두목이 우리 두목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러 왔다는 건 잊어먹었나, 존.』
『네놈이야말로 우리가 찰리 버튼의 목숨을 구해줬다는 건 잊어먹었나. 빚은 갚아야지.』
『가만있자... 그건 진작에 갚은 것 같은데. 여기서 더하기 빼기 다시 공부해야 할까?』
『젖먹이 아기와 같이 날 냉동트럭에 집어넣었잖아. 그걸로 없었던 일로 되었다고.』

퉷, 하고 침을 뱉자 피가 섞여있다. 이가 살짝 흔들리는 감각이다.
상대방 피해도 만만치 않아서 찡그린 표정으로 오른팔을 붙잡고 있다. 금이 갔거나 관절이 비틀렸을 게다. 두 사람 모두 암묵적 동의 하에 총이나 칼 없이 주먹으로만 싸워 역설적으로 몸을 더 상했다.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했던지 흉터의 사내가 뒤로 빼는 제스츄어를 취했다.
리스 또한 양복 깃을 바르게 잡아당겼다.
그렇게 각자의 영역으로 돌아가면서 두 사람은 동시에 악에 받쳐 외쳤다.
『He's mine.』

Posted by 미야

2012/11/02 10:49 2012/11/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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