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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이드 흉터 치료 반창고

신문을 읽다보니 켈로이드 흉에 효과가 있는 특수 반창고가 나왔다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검색해봤다.

켈로이드는 상처부위가 붉고 딱딱하게 변성되면서 위로 튀어나오는 흉이다. 각자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때로는 쏘는 듯이 아프거나 가렵다. 내 경우는 칼로 째는 고통을 수반한다. 긁으면 더욱 커지고, 수술로 제거할 경우 곱절로 확대된다고 하여 [무조건 냅두는게 약이다] 라는 속설까지 나올 정도이다. 불주사 후유증으로 켈로이드가 되는 케이스가 가장 흔하고 목이나 어깨처럼 움직임이 많은 곳에 상처가 생기면 켈로이드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걸 반창고를 붙여 치료한다?
제품명은 일동제약-스카클리닉 반창고라고 한다. 실리콘 젤로 만들어졌고, 하루 12시간 부착시 최상의 효과가 있다고 권장한다. 뜯었다가 다시 붙일 수 있으며, 위생을 위해 정기적으로 세척하라고 설명한다. 2주 뒤엔 새 것으로 교환한다.

문제는 6개월 지속 시 효과를 본다는 것.
미니 사이즈, 그러니까 제일 작은 5*6 사이즈의 가격이 4만원 (검색해보니 3만원이라고 적은 곳도 있었으나 인터넷으로 통신 판매하는 아토피 관련 사이트에선 4만원으로 확정해놨다) 이다. 이 말대로라면 최소한의 효과를 보려면 반창고 15개가 필요하며, 4만원씩 구입하면 60만원의 의료비가 지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 사이즈 반창고는 8만원이라 했으니 일백 이십만원이 필요하다.
우와아아~ 비싸다! 백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이라는 거냐!

아쉬운 마음에 화장솜에 스킨토너를 발라 테이프로 붙여봤다. <- 이 얘기를 듣고 다들 웃느라 자지러졌다. 빈곤한 발상의 극치라나? 어쨌든 부위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되든, 되지 않든. 레이저 치료를 받는게 더 나을 듯하다.
반창고 치료는 뉴스로 듣고 뉴스로 흘려보내기로 하였다.

정말이지 미쳤지. 아빠도 반대했는데 효과도 없다는 불주사를 내가 왜 맞았누.

Posted by 미야

2006/10/12 14:56 2006/10/1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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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VU

과학수사대 새 시즌이 시작된지 제법 지났음에도 이상하게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니까 다들 의아해 한다. NCIS 4기도 시작했는데 이것도 말을 안 한다? 하여 묻는다. 애정이 식었느냐고.
그건 결코 아니다. 으허허, 그러니까 그게... 로 앤 오더 SVU 시리즈에 푹 빠져서 정리가 덜 된 탓이다.

하여간 어제 밤에 컴퓨터로 다운로드하여 본 에피소드는 7시즌 6화... 어쩌면 7화.
처음 시작하기 전에 과격한 표현이 나오니 시청시 주의하라고 경고문이 뜬다.
피가 철철 나오는 잔인한 얘기인가 보다, 하고 일순간 긴장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미시시피 사이코 버닝」은 아니었고, 혐오 범죄에 대한 이야기였다.

암, 무섭지. 혐오범죄.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백인우월주의자 이야기가 나와도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깜둥이를 죽여라, 유태인을 몰아내자, 이슬람 광신도들을 불태우자 등등의 주장이 왜 무서운건지를 아예 모른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다민족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까발려 말하면 한국인은「단일 민족」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 아래 타 민족을 배척하는 걸 이미 피부로 습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쪽발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중국인을 혐오한다. 이슬람 교도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인식, 모스크 사원 건축을 죽자 살자 반대한다. 외국인과 결혼하는 건 하류 인생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단, 피부가 하얀 서구 유럽인과의 결혼은 괜찮다) 농촌으로 시집을 온 동남아시아계 신부는 한국인보다 못하다고 여긴다.
피부는 황인종인데 사고방식은 KKK단 못지 않다. 정말 못됬다.
어쩌면 우리는 신나치주의자들와 비슷할지 모른다. 그것이 대단한 과장이라 할지라도 비슷한 요인이 상당수 있다.

그걸 깔고 생각하고 이 에피소드를 보면 전율이 인다.
혐오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드라마는 무감각한 우리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평온한 오전, 학교 운동장 앞에서 총성이 울린다. 단 한 방에 등이 꿰뚫린 흑인 소년은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한가롭게 그네에 앉아있던 커다란 안경의 유태인 소년은 멍한 표정이 되어 총구멍이 뚫린 허벅지를 내려다 본다. 선생님은 비명을 지르고, 아이들은 놀라 달아난다. 순식간에 수라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아이들이 죽었으니 무섭지. 어때. 무섭지?」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결말 부분에 이르러 아버지에게 쇄뇌당해 백인우월주의자가 된 소년이 법정에서 총을 난사하여 판사가 죽고, 경관이 부상한다. 이게 진짜 무섭다.
어른이 아이를 죽이는 것보다.
아이가 어른을 죽이는 장면이 곱절로 무섭다.
왜냐하면.
어른은 이것저것 저울질을 하면서 행동한다.
반면에 아이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순수하게 믿기 때문에 행동한다.
그 아이가 이념의 영웅이 되고자 살인마저 불사하며 총을 발사하는 바로 그 순간.
새까맣고 무거운 절망이 온몸을 휘감는다.
인간은 정녕 어울려 살지 못하는 생물이다.

충격이 커서 우울증이 도졌다. 어허허.

Posted by 미야

2006/10/12 13:41 2006/10/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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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퇴근길 대로변에 옛날 신한은행 자리로 모 증권사가 이사를 해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나가는 길에 늘 용변... 어흠! 을 보면서 스쳐가는 곳이기도 한데 늘 조용하고 사람이 왔다갔다 하질 않아 마음에 들어하기도 한다. 눈치 안 보고 화장실 이용하는 입장에선 그 적막함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하지만 어제는 그 풍경이 대단히 달랐다.
논두렁에 쭈그리고 앉은 농부 아저씨들의 굵은 이마 주름을 그대로 복사해온 사람들이, 그 쭈그리고 앉은 자세마저 복사해가지고 와선, 줄담배를 피워물고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둥글게 등을 구부리고 앉은 모습만 보자면 가운데 모닥불 하나 피워놓으면 딱일 듯한 분위기였지만 담배를 쥔 손가락이 위아래로 정신 없이 떨고 있는 걸 봐선 사실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증권으로 돈 벌어먹고 사는 사람 입장에선 어제는 대단히 힘든 하루였을 거다.
그치만 가난한 소시민의 어제는 언제나처럼 똑같았다.

TV를 틀어놓았더니 억센 동치미 맛의 [평양 뉘우스]만 나오길래 케이블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사과 한알을 저녁밥 대신 먹었다. 마침 개국 기념이라고 생방송으로 가수가 나와 노래도 불렀다. 덕분에 좋아하는 SVU 드라마가 결방처리되어 거실에서 후퇴, 컴퓨터를 틀어 E메일을 확인한 뒤,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 [광골의 꿈]은 잠시 치우고 슈카와 미나토의 [꽃밥]을 읽었다. 덤으로 [블러드 얼론] 2권도 읽었다.

무덤덤함을 넘어 범죄 수준이라고 해도 하는 수 없다.
죽으면 죽는 거지.
머리 나쁜 인간들 몇 명 때문에 내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건 용서하고 싶지 않아.
그치만 스탠드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기 전, 그 [몇 명의 머리 나쁜 인간들]이 결국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흔들어 놓을 거라는 건 쉽게 상상해볼 수 있었다.
그래서 기분이 더 나빠졌고...
참담한 무기력증을 느끼며 소등, 취침, 꿈나라로 Go~를 외쳤다.

Posted by 미야

2006/10/10 12:51 2006/10/1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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