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기간을 두고 열혈 버닝하는 취미가 한 번씩 바뀌는데 실바니아 패밀리 세트 모으기, 비즈공예, 퍼즐, 추리소설 읽기 등등을 지나 이번에는 셀프 인테리어에 꽂혔다. 이번만큼은 시작을 갠~히 했다는 생각을 도무지 지울 수가 없다. 원래 센스가 마~니 부족한 인간이라 이거 하나를 해도 삐꾸, 저거 하나를 해도 삐꾸, 아주 용을 쓰고 있으시다. 의자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수도 없이 반복하며 벽지에 페인트 칠을 했는데 사흘만에 손때가 타서 "기가 막혀" 울부짖으며 쓰러졌고... 그래서 꾀를 부린답시고 하단부로 우드 패널을 붙였는데 이게 또 싼 티가 팍팍 나면서 너무 웃긴 거다. 으하하... 때려쳐, 때려쳐!
요즘 저, 국민현관 꾸미기 하고 있어효. <- 팔다리어깨허벅지허리몽땅아파죽어효~!!
현관이 어둡고, 인테리어가 대단히 오래되어 보기가 싫었기에 이참에 와장창 뜯어 고치는 중이다.
라고 해도.
아무튼 다시 국민현관으로 돌아와서.
선전은 "봉자도 쉽게 했어효" 이러고 현혹한다. 현관 사이즈를 대략 고려하여 더덕더덕 붙이면 된다. 정말 쉽죠 - 10대 거짓말 반열에 오른 아무개 씨의 입버릇을 구호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영상과 사진도 준비해서 정말 잘 될 것만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 게다가 광고 속 "봉자" 님은 날씬한 여성이다. 그걸 보면 나처럼 허벅지 두꺼운 아점마들도 쉽게, 정말 쉽게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야~!! 이 구라쟁이들아.
우유 투입구로 요구르트가 배달되기 땜시롱 살려놔야 한다. 커터 칼로 죽을 힘을 다해 깎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말발굽이 또 있으시다. 분해했다. 구멍 뚫었다. 으갹. 위치가 틀렸따! 다시 뚫었다. 우드 패널을 붙이고 말발굽을 다시 조립해서 끼웠따. 난 죽었따.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시작일 뿐이다. 안전도어, 디지털 자물쇠, 도어 슬린더까지 있으시다. 이 모든 걸 분해했다가 다시 끼워야 한다. 물론 그 형태에 맞춰 우드 패널을 조각해야 한다. 돌겠다.
그런데 이놈의 듕국제 우드 패널의 접착력이 너무나 꽝이시다. 어렵게 붙였는데 우두두 떨어지는 거다. 욱 해서 3M 접착 스프레이를 사왔다. 뿌리는 거 반, 입으로 마시는게 반이다. 어렵게 붙였던 걸 떼어냈다가 다시 붙이자니 저 밑바닥으로부터 불타는 마그마가 훨훨...
거기다 이 모든 걸 구경하며 뒤에서 비웃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마무리는 아직 안 되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랄까, 자투리 부분을 재단에서 붙여야 한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이온데 이번주 원고 없어요.
몸살 단단히 났어요. T_T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