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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조사] 풀피리 16

제3장 노잣돈 없음 저승에 가질 못한다

※ 오리캐 주인공 BL 호러물입니다. 의성조, 소년조 위주.
지명을 포함하여 잘 모르는 부분은 지어냅니다. 원작자의 팬픽 규정을 준수합니다.
마도조사 소설과 드라마 진정령의 타임라인이 틀린 관계로 여기서도 사건 흐름이 뒤틀려 있습니다.



나는 송자침의 주장이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
곤선삭으로 단단히 묶었다지만 전자발찌 끊고 도주하는 일도 부지기수인데 언제든지 끊어버릴 가능성이 있었고, 나라는 존재는 무려 일흔 명을 죽게 만든 원흉이었다. 자루에 넣어 보관했다가 궁금해 하는 사람들 앞에서 풀어 보여줬는데 갑자기 내가 이성을 잃고 막 날뛰어봐라.
불발탄이라고 리어카에 싣고 고물상으로 가져가면 엿 되는 거예요.
그래서 송자침은 내 몸을 태워 불안의 근원을 없애버린 뒤, 상자에 재를 담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거가 될 수 있다며 효성진을 설득하려 했다.

“금종주 금광선도 귀장군 온녕을 재로 만들어 뿌렸네. 흉시는 없애야 해. 왜 그렇게 주저하나. 혹시 재를 가져가면 사람들이 자네 말을 믿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
“그건 아니고...”
“그럼 어서 태워버리자고. 자네는 포산산인의 제자이고, 세간에선 풍모가 맑고 수행의 경지가 높다며 자네더러 명월청풍이라고 칭송하고 있잖아. 그런 자네의 말을 의심할 자는 없어. 흉시를 직접 증거라고 가져가지 않아도 되네. 그리고 저것은 상씨 집안의 원수이니 가주 상평 대신 처단했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진 않을 거야. 오히려 효성진 자네의 명성을 또 한 번 드높일 기회일세.”

효성진은 그깟 명성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는 그저 정의를 실현하고 싶을 뿐이야, 자침.”
“흉시를 재로 만드는 일도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라네.”
“하지만 내 패검 상화가 저 아일 베어버리길 주저했네.”
송자침이 김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난 또 뭐라고. 그게 어때서. 상화는 포산산인이 내려주신 검이니 이렇게 말하면 큰 실례지만... 음, 그 검은 좀. 크흠! 변덕스럽잖아.”
“이보게 자침! 지금 뭐라고? 지금 스승님이 내려주신 내 패검더러 변덕스럽다고 했어?”
“솔직히 그렇잖아. 상화 성격이 이상한 건 사실이라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생각 안 나? 상화가 멋대로 검집에서 빠져나와 내가 쓰고 있던 모자를 둘로 쪼개버렸어. 아끼던 거였는데.”
“뒤에서 갑자기 팔을 잡아당기니까 그렇지.”
“그럼 어떡해. 불러도 대답 없이 휙 가버리니까 급해서 그런 건데.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후딱 결정하고 후딱 해치워 버리자며 송자침이 자루를 털어 시체를 꺼냈다.
“......”
그리고 바깥으로 드러난 내 얼굴을 보곤 목구멍이 턱 막힌 듯했다.

버럭 고함을 지른 건 한참 뒤였다.
“이래선 내가 악당이 되어버리잖아! 작아! 너무 작아! 생선 말린 것도 아니면서 이게 뭐야! 이 비쩍 골아 말라비틀어진 건 뭐냐고!”
“생선이라니! 실례입니다!”
“사실을 언급했을 뿐이다. 죽었을 때 몇 살이었냐.”
“아마 열여섯... 정도 되었을까요? 세어본 적은 없지만.”
“알겠다. 이 녀석 숫자를 모르는구나. 열둘 다음은 열셋이다.”

왜 항상 사람들은 내 나이를 열셋이라고 멋대로 정해버리는 건지.
어쨌거나 자루 속에서 상상하던 것과 달리 송자침은 왜소한 체구에 어깨가 좁았다. 키도 작은 편이었다.
아, 오해는 하지 말자. 그러니까 나란히 섰을 적에 효성진 보다는 작았다는 얘기다. 그래도 선골의 몸이라 소산 사람들보다 손가락 한 마디는 더 컸다.
그래봤자 손가락 한 마디 차이다. 나는 발끈했다.

“작은데 보태어준 거 있으세요?! 주먹밥 하나라도 주신 적 있으시냐고요!”
“주먹밥을 준 적은 없지만 내가 틀린 말한 건 아니잖아. 백설관 우리 막내 사제가 열 셋인데 너랑 비교해도 이만큼이나 키가 떠 크다고.”
“저도 고기랑 밥 많이 먹었으면 컸어요!”
“아유, 알았다. 귀 따가우니 그만 소리 질러. 배고파 죽었으면 기운이 없어 조용했을 텐데 억울하게 죽었다고 목소리도 크네.”
톡 쏘아붙이는 어조는 여전히 쌀쌀맞았지만 표정은 어쩐지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이 자는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쩔쩔 매는 친구를 보던 효성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자침... 얼른 태워 가루로 만들자며.”
“어.”
“그런데 왜 아이 머리에 시체자루를 도로 뒤집어씌우는 건가.”
“생각해보니 마냥 급한 일은 아닌 듯하여.”
“아닌 척하긴. 자네도 양심에 가책을 느낀 거지?”
“절대 아니네. 다만 일에는 뭐든지 순서가 있지 않은가. 밥을 먹은 뒤에 차를 마시고, 세안을 한 뒤에 머리를 묶는 법이지. 설양을 잡고 난 뒤에 이걸 태워도 순서가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꾸물꾸물 변명하던 송자침이 애먼 자루 매듭을 툭툭 건드렸다.
그 모습이 어쩐지 늘어나는 외상장부를 보며 서안 가장자리를 툭툭 치던 채소가게 송씨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그 행동을 가리켜 번민의 회랑에 꿇어앉아 목탁을 두드린다 말하곤 했다.

두 사람은 무엇이 그리도 마음에 걸렸는지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겉모습은 괜찮아도 정체가 시체이니 객잔으로 가져갈 수 없다, 듣자하니 물도 마셨다던데 이젠 주먹밥을 사줘야 하는 거 아니냐 식의 쓸데없는 대화가 오고 갔다.
그러다 내가 자루 속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음을 깨닫고 아예 전음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전생에 무협지를 읽어본 적이 없어도 그게 전음이라는 건 눈치로 알았다. 낮은 저주파로 웅웅거리기만 할 뿐, 사람의 말로는 들리지 않았다. 신기하게 효성진의 전음 주파수는 낮았고, 송자침의 전음 주파수는 높았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얘기를 어떻게 진행한 건지 그들은 날 산속 깊은 곳에 숨겨두기로 결정했다.
“설양을 잡기 전까지 널 이곳에 두려고 한다.”
그렇게 말한 송자침은 여전히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양심이 있음 그래야지. 풀과 나무밖에 없는 깊은 산 한 가운데 나 혼자 있으라고 하면 양심에 찌르는 듯한 가책을 느껴야지! 그것도 양손을 곤선삭으로 묶어둔 채로!
아저씨! 진심이야? 곰 나와! 이런 숲이면 곰 나온다고!

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말했다.
“진심이에요?!”
방치 플레이라니! 방치 플레이라니!!

효성진 도장이 검집을 높게 들었다. 그러자 푸른빛을 내며 패검 상화가 빠른 속도로 튀어 올랐다.
반사적으로 목을 움츠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곳에 진법을 그려놓을 거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화가 번개처럼 날았다. 주인의 의도는 잘 알고 있다며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휙휙 움직였다. 빛을 반사하는 모양새가 내 눈에는 카메라 플래시가 펑펑 터진다는 느낌이었다. 보고 있자니 눈이 시려 인상을 찌푸렸다.
그걸 다른 의미로 해석한 효성진이 설명을 덧붙였다.
“안에서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나를 제외하곤 밖에서도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바위를 긁고, 땅을 헤집고, 나무를 동강내더니 할 일을 모두 마쳤다며 상화가 효성진에게로 돌아왔다.
“결(結).”
여덟 개의 빛의 기둥이 솟구쳤고, 아주 잠깐 동안 영력으로 채워진 패턴이 공중에 떠올랐다.
문양이 사라지기 직전, 효성진 도장이 큰 소매를 펄럭이며 팔과 손가락으로 몇 가지 동작을 덧붙였다.
이해는 안 갔지만 비범한 재주였다.
“금방 다시 오마. 설양도 곧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가만히 있거라.”
그러면서 자신이 급조한 결계의 대략적인 크기를 설명해주고 어느 이상 나가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고 차분한 어조로 경고를 했다.

나는 당황했다.
가만히 있으라니? 제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독방에 가둬두면 사람이 얼마 만에 맛이 가는지 이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분명했다.
“지금 장난해요?!”
내 장례는? 내 장례는~!!! 재로 만들 거라며. 불에 태워 재로 만들 거라며!
막판에는 화가 치밀어 마구 고함을 질렀다.
“나쁜 사람들 같으니! 십 리도 못 가서 사타구니에 무좀 걸려라!”
절망하여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었다. 오늘도 역시나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YOU DIED’ 메시지를 보고 재시작 버튼을 눌렀더니 응답까지 앞으로 남은시간 24만6천5백일, 지금 이게 내 상태다.

효성진 도장이 만들었다는 결계의 크기는 학교 운동장 넓이 정도 되었다.
산중턱이다 보니 경사가 있어 짐작이 어려웠어도 아무튼 고압전선 불꽃이 튀는 곳을 따라 둥글게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질질 끌며 걸어왔던 길을 반복하여 걷자 한쪽이 눌린 타원형의 원이 그려졌다. 공중에서 보면 한 입 베어 문 찐빵의 형태일 거였다.
진법의 구성은 완벽한 원이나 사각형을 그리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했다.

돌을 던져 밖으로 던졌을 적에 그것은 별 영향 없이 결계 밖으로 넘어갔다.
대신 턱을 앞으로 내밀며 통과하고자 하자 전자레인지에 실수로 알루미늄 포장호일 넣고 돌렸을 때처럼 불꽃이 튀면서 반발하는 힘으로 날 안쪽으로 밀었다.
평범한 보통 사람이었으면 크게 다쳤을지도 모르겠다.
불꽃이 닿은 부분은 피부가 검게 타고 벗겨졌다. 쓰라리고 톡톡 쏘는 통증이 가라앉자 뜨뜻하게 열이 오르며 흉터가 생겼다. 시일이 지나자 흉터의 색이 엷게 변했다. 열감이 가라앉는 건 그보다 더 오래 걸렸다.
밖으로 나가보려는 시도는 이후로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동물은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 같았다. 머리 위로 새가 여럿 날아가 그럴 것이다 추측했다.

사람은 이후 구경을 못 했다.

Posted by 미야

2021/11/05 14:00 2021/11/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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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조사] 풀피리 15

제3장 노잣돈 없음 저승에 가질 못한다

※ 오리캐 주인공 BL 호러물입니다.
지명을 포함하여 잘 모르는 부분은 지어냅니다. 원작자의 팬픽 규정을 준수합니다.
마도조사 소설과 드라마 진정령의 타임라인이 틀린 관계로 여기서도 사건 흐름이 뒤틀려 있습니다.
사건 상세 내용도 원작과 다릅니다.



그렇게 한참을 효성진 손에 들려 운반되어져 가는 도중, 숲속이 시끄러워졌다.
저만치 앞에서 화살처럼 빠른 속도로 뭔가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멧돼지? 아니면 싸움을 걸어오는 산적? 나름 잔뜩 긴장했는데 하하하 웃는 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이보게, 효성진! 나야, 나!”
사내는 길 한 가운데서 절친 고교 동창생 만났다는 식으로 효성진 도장의 등을 팡팡 때리기까지 했다. 그것도 소리가 매우 찰졌다.
두 사람은 매우 친한 사이인 것 같았다. 시체자루를 옆에 내려놓은 효성진은 그렇게 얻어맞으면서도 상대방을 따라 맑게 웃음소리를 내었다. 
“송자침. 반갑네.”
“연통을 보자마자 급히 날아왔어! 친구가 도움이 필요하다는데 날아와야지, 암!”
“고맙네.”
“별 말씀을. 친구 사이에선 고맙다는 말이 필요 없지.”

들리는 목소리로만 판단하자면 그는 매우 쾌활한 사람이었다.
나는 수염자국이 시퍼렇고 풍채가 좋은 아저씨를 상상했다. 남에게 커피도 잘 사주고, 밥도 잘 사주고, 넥타이에 양념 자국이 묻었어도 하나도 미워 보이지 않는 차장님 같은 사람, 연애결혼을 해서 아이를 셋 낳은 사람. ‘정말 반가워!’ 악수하며 손에 힘을 콱 주는 사람... 그러고 보니 여기선 악수를 하지 않고 포권을 하지?

친구와 인사를 끝낸 – 팡팡 때리는 소리가 그쳤다 - 효성진 도장이 내려놨던 자루를 다시 들었다.
둘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린 것도 않은 속도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송자침은 효성진이 시체자루를 왜 들고 가는지 궁금해 하는 눈치였지만 굳이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묻지는 않았다.

“연통을 통해 내용을 대충 들었지만 보통 일이 아니더군. 팔관(※상씨의 저택,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이름)에는 이미 들렸다 오는 길이야.”
“그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군. 자침 자네가 보기엔 어떻던가.”
“보호 진법이 처음부터 잘 만들어진 종류는 아니었네. 4대 명문세가처럼 법보를 사용한 것도 아니어서 부수겠다고 작정을 했다면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쉽게 처리할 수 있었을 거야.
다만 이상한 건 제법 요란하게 부순 뒤 술식을 반전시켰다는 점일세. 성진이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술식을 단순히 망가뜨리기만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 허나 술법을 뒤엎는 건 그쪽으로 지식이 상당해야 하지.”
“진법을 반전시켰다?”
“그랬다니까. 이게 혀를 내두를 솜씨였어. 사술에 능한 자가 일단 보호의 진법을 깨어 사귀를 불러 모았네. 그리고 이를 반전시켜 집안에 모두를 가뒀어. 여기서 ‘모두’ 라는 건 사람에 귀신을 포함해서라는 뜻이네. 팔관에서 일주일이나 새된 비명소리가 이어진 건 그 때문이야. 내가 볼 적에 그 사람들은 긴 간격을 두고 죽지 않았어. 그랬다면 시신의 상태가 제각각이었을 거야. 어느 건 덜 썩고, 어떤 건 더 썩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지. 길어봤자 팔관 사람들이 버틴 건 하루 정도였을 걸세. 그런데도 약양 주민들 증언대로 일주일이나 귀곡성이 이어진 건 귀신이 저택을 빠져나가지 못해서야. 자기네들끼리 아우성치다 악귀 스스로 자멸하기까지 딱 일주일 걸린 걸세.”
“사람이 먼저 죽고, 그리고 귀신이 따라 소멸하고?”
“어딘지 모르게 고독(蠱毒)이라는 주술이 떠오르지 않나, 성진. 항아리에 전부 쓸어 모아두고 서로를 잡아먹기까지 시간을 들인 거지. 팔관 저택의 경우 아무것도 안 남았다는 부분에서 고독 주술과는 결과가 달랐지만... 아무튼 상씨 가주가 야렵을 다녀오는데 적어도 보름이 걸릴 걸 계산에 둔 걸세.”
이 말을 들은 효성진이 잠시 멈칫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제법 긴 시간동안 대화가 끊겼다.

돌이 많은 길로 접어들었는지 자박자박 소리가 커졌다.
아니, 자침이라 불린 사람의 발소리만 커졌다. 효성진 도장은 시체자루를 들어 무게가 더해졌음에도 여전히 사뿐사뿐 걸어 자갈 밟는 소리를 안 냈다.

“자침. 상씨 가주는 만나봤는가?”
“상평? 아아... 짧게만 만나봤어. 충격이 컸는지 상태가 좋지 않더군. 몸 보전하고 누웠더라고. 길게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네. 쉬고 계시라 하고 얼른 나왔지. 대신 부사에게는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어. 채무 관계라던가, 여자 문제라던가... 실례될 것 같은 것도 물어봤네.”
“이보게, 자침.”
“미간 찌푸리지 말게. 물어봐야 답을 알지! 암튼 별 거 없었어. 상평은 젊은 가주라 관계라고 할 게 아예 없었고, 몇 년 전 세상을 뜬 상평의 부친이 성격이 난폭하기에 사고를 제법 치곤 했다더군. 술이 들어가면 욕을 하고 트집을 잡는 버릇이 있어 몇몇과 관계가 매우 나빴다고 하네. 하지만 술주정이잖아. 지루하고 쓸데없었네. 별 것 없었어.”
“집안 은원관계에 대해 들은 말은 없고? 부사가 설양이라는 자에 대해 언급은 안 하던가?”
“설양?”
“이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자일세.” 차분한 어조로 효성진 도장이 말했다.
“추정이 아니라 범인 맞다니까요.” 자루 속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내가 못 참고 토를 달았다.

송자침은 많이 놀랐던 것 같다.
눈 깜짝할 사이에 효성진으로부터 자루를 빼앗더니 올림픽 투포환 던지는 식으로 날려버렸다.
패대기를 치는 수준이 아니라 진짜로 우주 저편까지 날려 보내려 했다. 효성진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손속에 자비가 없었다.

“송자침!”
“왜 말려!!”
“나무가지에 걸렸잖는가. 어서 가서 도로 가져오게. 저 자루는 팔관 저택 참변 증거일세!”
“알게 뭐람!! 시체 자루가 말을 하는데! 저런 건 썩 버려! 아니, 태워버려!”
“증거라니까!”

효성진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20장(※약 50m)이나 날아가 나뭇가지에 걸린 날 아래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끌어내리기만 했을 뿐, 송자침은 효성진에게 자루를 건네는 대신 일단 깔고 앉았다.
더듬거려 여기가 머리, 여기가 다리, 이렇게 확인하더니 머리에 발을 올려놓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고정시켰다.
기분이 언짢은 것 이전에 밟는 힘이 장사여서 머리뼈가 수박처럼 터질까봐 걱정이었다.
“도장님, 이러다 저 머리 터져욧! 친구분 좀 말려 봐요!”
“진짜네? 말을 하네? 심장이 안 뛰는 시체 주제에 말을 하네? 허어, 이게 무슨 조화래?”
송자침은 쿵 소리가 나도록 내 머리를 더 밟았다. 조용히 하라는 뜻이었다. 말하고자 한 내용을 이해한 나는 얼른 입을 다물었다.

“자침, 부탁이니 험하게 다루지 말아주게. 그건 시체지만 이지가 있다네.”
“그래봤자 시체야!”
“마르고 여윈 소년이라네. 가엾게 여겨주게.”
“시변한 시체라고!”
“말했잖는가. 그건 시체지만 사물을 분별하고 스스로 사고할 줄 안다네. 심지어 목이 마르다며 내가 보는 앞에서 물도 마셨지.”
“불가능해! 천하의 이릉노조가 부활하여 조화를 부린 것이 아닌 다음에야...... 다음에야. 이런! 이릉노조가 부활했구나! 이릉노조의 짓이었어!”
“이릉노조가 아니라 범인은 설양이라니꽈욧!”
세게 밟힌 상태라 발음이 옆으로 샜지만 어쨌거나 나는 범인의 이름을 연거푸 외쳤다.
어쩐지 콘서트 장에서 아이돌 이름을 연호하는 사생이 된 기분이었지만, 한 번 외쳐 상대가 믿지 않으면 백 번 외침이 마땅하지 않은가. 범인은 설양이다!

송자침이 다시 침착해지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일단 그는 나라는 존재를 무시하는 방법을 썼다. 깔고 앉은 것은 바위다 – 훌륭한 마인드 컨트롤이었다.

“효성진 자네는 잘 모를 수 있지만 나는 설양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어. 열다섯 어린 나이에 기주 지방에서 악명을 떨치는 아주 유명한 잡놈이야. 술 먹고 행패질에, 기물파손에, 무전취식을 하는 자일세. 사람을 다치게 한 적도 많고, 가게를 부수고 다녀서 일찍이 요주의 인물이 되었어. 재주가 있어 금단을 맺었지만 덕분에 어떤 곳에서도 문하생으로 받아주지 않았지. 최근 유명 선문세가의 객원이 되었다고 떠벌리고 다녔는데 아마 새빨간 거짓말이었을 거야.”
짝 하고 손바닥을 마주쳤다.
“낮은 실력을 보충하고자 사술을 배웠을 수는 있어. 하지만 그렇고 그런 놈이라고. 파락호 같은 놈이 술식반전을 하고, 세가 사람을 몰살시키고, 흉시를 만들어냈다고? 그 주장을 나더러 믿으라고?”

효성진은 진중하게 가능성 하나를 제시했다.
“이릉노조가 설양의 몸으로 탈사했을 가능성은 없을까.”
“죽은 지 3년이나 지나서 하필 고르고 고른 몸뚱이가 뭣 같은 동네 잡놈이라고? 아니, 백번 양보해서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현문세가 사람들 감시가 워낙 엄중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고. 그거야 설양을 잡아 족치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고... 그런데 이릉노조가 부활하여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약소한 상씨 세가 멸문이라는 건 많이 이상하지. 4대 현문이 공적으로 돌려 토벌하고자 한 이릉노조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하자면 직접적인 원한 관계가 있는 현문을 공격했겠지. 안 그래? 예를 들면 난릉 금씨의 금란대라던가. 운몽 강씨의 연화오라던가.”
“연화오는 여기서 머네.”
“으이그, 이 친구야! 효성진 자네는 거리가 멀면 은원청산을 나중으로 미룰 건가!”
“순서에 따른 일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복수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본 거라면?”
“끄응... 성진이 자네 말대로라면 조만간 수진계가 발칵 뒤집히겠군.”
“어쨌거나 확인을 하려면 설양부터 잡아야 하네.”
그래서 두 사람은 일단 설양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에 뜻을 같이하고 지역 수행자들에게 연락을 넣어 이 열다섯 살 악당이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잠시만요. 저는요?”
효성진 도장이 내 질문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까지도 송자침이 완강한 태도로 날 태워버려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Posted by 미야

2021/11/04 12:10 2021/11/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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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조사] 풀피리 14

제3장 노잣돈 없음 저승에 가질 못한다

※ 오리캐 주인공 BL 호러물입니다. (같이 뒹굴고 음먀리 하는 장면은 없을 겁니다만... 일단 BL입니다.)
지명을 포함하여 잘 모르는 부분은 지어냅니다. 원작자의 팬픽 규정을 준수합니다.
마도조사 소설과 드라마 진정령의 타임라인이 틀린 관계로 여기서도 사건 흐름이 뒤틀려 있습니다.



이러다 하얀 옷에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백로가 사람으로 변신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효성진 도장이 다소곳이 볏짚에 앉았다.
“가슴을 만졌지만 희롱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네.”
“예.”
“천지신명께 맹세할 수 있다.”
“예.”
“그럼 가까이 와서 앉아보게.”
나는 그의 눈부신 흰옷에 더러운 얼룩이라도 묻을까봐 전전긍긍해 하며 맞은편으로 무릎을 꿇었다.
도장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지만 다양한 경로로 더러워진 옷을 빨아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었다. 비누와 표백제 없이 흰옷의 얼룩을 빼는 일은 대단히 힘들다.
나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볏짚 거적을 툭툭 건드렸다. 어쩐지 세탁비를 내가 물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망인(亡人)의 이름은 어찌되는가.”
“걸람입니다. 빌 걸에 누더기 람 글자를 씁니다. 소산 사람입니다.”
“본명이냐.”
“아니오.”
“본 도장이 이름을 물었는데 왜 가명을 대는 건가.”
“그야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모르니까요. 사람들이 걸람이라 불러 지금은 그게 제 이름입니다.”

사납던 기세가 약간 누그러졌다.
어리벙벙한 내 얼굴을 보아 의도적으로 거짓을 꾸며내려 한 건 아니라고 판단한 듯했다.
그러다 다시 효성진 도장의 표정이 살벌해졌다.
나는 그때 이 사내가 근본부터 매우 선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을 누더기 거지라고 부르면 안 된다며 진심으로 화를 내다니, 그 마음 씀씀이가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앞으로 그 이름은 쓰지 않는 게 좋겠다. 사람은 나쁜 뜻으로 이름을 지어선 안 된다. 빌 걸에 누더기 람 글자 말고 뛰어날 걸에 산바람 람을 써서 걸람(傑嵐)이라고 하자꾸나. 적는 법을 모르면 이 도장이 가르쳐주마.”
앞으로 내 이름을 써봤자 묘비에 적을 일밖에 안 남았는데도 효성진은 정색하고 당장 바꾸라 했다.
나는 난처해서 의미 불명으로 예, 예, 소리만 냈다.

분위기를 다잡고자 한 건지 그가 흐트러진 적도 없는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그건 그렇고, 이곳이 어딘지 알겠느냐.”
“여긴 의장이잖습니까. 관과 장례용품을 보관하는 곳이오.”
“그걸 묻고자 한 게 아니다. 여기가 약양이라는 걸 아느냐?”
“약양입니까?”
꽤 멀리도 왔다. 나는 속으로 소산 주변 마을의 위치를 떠올리며 시내버스로 몇 정거장 거리인지를 짐작했다. 내 걸음으로 버스 정류장 하나를 걸어가면 20분이 걸렸고, 악양은 열 다섯 정거장 거리다. 두 시진 반 거리라는 얘기다.
그나저나 기준이 자꾸 이쪽이 아니라 저쪽으로 치우치는데.
현생의 나와 전생의 내가 동시에 믹서기에 갈려 어중간하게 뭉친 기분이다.

“소산에서 이곳까지 어떻게 당도했는지 기억은 나느냐.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악당에게 죽임을 당하고, 납치를 당하고, 머리에 못이 박힌 채 끌려 다녔습니다.
머리로는 내용 정리가 잘 되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효성진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고 냉정했다. 그래도 목소리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온화했다.
“한 달 전 약양의 선문세가인 상씨 가문의 집에 흉사가 있었다. 가주가 야렵을 나간 사이에 식솔이 전부 몰살당했는데 죽은 이들의 몸에 상처가 없고, 진법이 파괴되었고, 현장에 사기가 충만한 걸 보아 재물을 노린 도적의 짓이 아니었다. 허나 선문의 짓이라고 단정하기엔 상씨에게 큰 원한을 품은 가문이 없고, 약세한 상씨를 멸문시킨들 아무런 이득을 볼 자가 없다는 점에서 설명이 되지 않지.”
“......”
“이에 대해 아는 바 있느냐.”

나는 여전히 어색해 하며 입을 오물거렸다.
‘난 아무 것도 몰라요, 정말 몰라요’ 모르쇠 변명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나는 사람을 다치게 하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하고, 사람을 죽이면 사형당해야 마땅하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소인배들을 보며 주먹을 말아 쥐었던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사형제도 찬성자에 함무라비 법전 찬미자란 말이다.
술을 잔뜩 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뻗었는데 아침이 되어 눈을 떠보니 주변은 피투성이이고 식칼이 복부에 꽂힌 친구가 거실에 뻗어있음 사람이 잘못한 거지 술이 잘못한 건 아니잖는가. 정황상 내가 저지른 일이면 내가 책임을 지는 것이 옳았다.
다만 내가 효성진 도장 앞에서 지금처럼 머뭇거리는 건 모자란 지식으로 인해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이 많아서다.
일단 내 상식으로는 시체가 된 사람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는 것부터 말이 되지 않는 거였고, 마법이나 도술에 대해선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머리에 대못을 박아 시체의 의지를 조정한다는 것도 비상식적이었고, 사람들로부터 무슨 생명 에너지 같은 걸 빨아들인 것도 납득이 어려운데 그걸 남에게 무슨 재주로 설명을 하느냐고. 머글이 윙가디움 레비오사 주문에 대해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속이 답답해 물을 좀 마실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효성진 도장은 폭 넓은 소매 춤에서 흔쾌히 대나무 죽통을 꺼내주었다.
신기하다. 기회가 있음 언젠가 신선들 소매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꼭 알아낼 테다. 도를 배우면 게임 인벤토리처럼 확장하여 쓸 수 있는 건지 매우 궁금했다.

물은 달고 시원했다.
“그거 아세요? 배고픔보다 갈증이 훨씬 더 고통스러워요.”
“그거 아느냐? 죽었다 깨어난 망인은 물을 마시지 않는다.”
바닥을 드러낸 죽통을 돌려받은 그가 괴이쩍은 걸 보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너 같은 망인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사고하고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망인은...”
그러더니 채 말을 잇지 않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군. 그는 이미 불야천성에서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고 들었는데.”
“누가요?”
“온녕.”
“그게 누군데요.”
“귀장군.”
“들어본 것도 같고...”
“네가 귀장군인 건 아니고?”
“도장님 눈엔 제가 장군으로 보이나요?”
얇아서 똑 부러질 것 같은 손목을 흔들어 보여주자 효성진은 대놓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얼마나 못 먹고 자랐기에 몸이 그 지경인 거냐!”
“그래도 병치레를 한 적은 없는데요.”
소매를 내려 손목을 덮으며 입을 삐죽거렸다. 뚱뚱한 사람더러 뚱뚱하다고 해도 상처받지만, 마른 사람에게 말랐다고 해도 상처받는다.

“되었고... 그러니까 네 말은 넌 이릉노조가 만든 귀장군이 아니라는 거지?”
“이릉노조가 아니라 설양이 절 이렇게 만들었는데요.
저를 검으로 찔러 죽인 것도 설양이고, 술법으로 절 부활시킨 자도 설양이고.”
나는 배추배달을 갔다가 숲속 한 가운데서 봉황기 전국청소년야구대회 깃발을 발견한 것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검에 가슴부위를 찔려 숨이 끊어졌던 일, 야적들이 버리고 간 버려진 도적산채 같은 곳에서 눈을 뜬 일, 해의 기울기를 보며 도망쳤으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던 일, 머리에 못이 박힌 일, 귀신들에게 붙잡혀 어느 부잣집 청당으로 내던져진 일을 더듬더듬 묘사했다.
효성진은 도중에 말을 끊는 법 없이 참을성 있게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게 정말이냐 되묻는 법도 없었다.
다만 중간 중간 심각한 얼굴로 아래턱을 문질렀는데, 설양이 풀피리를 불었을 적에 주시가 그의 의도대로 움직였다는 부분과 ‘음호부’ 라는 명칭을 언급했을 적엔 분위기가 진짜 살벌해졌다.

“진짜로 음호부라고 들었느냐.”
“설양이 말하길, 이릉노조가 만든 음호부가 아니라서 실패했다고 했어요.”

이제 그는 고민이 매우 많아 보였다.
불가능에 가까운 판매 목표를 접한 부장님처럼 침묵했고, 애들 성적표가 바닥을 기었다는 말을 들었을 적의 아빠처럼 동요했다.
그 와중에 나는 여전히 맹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은 지 오래되어 슬슬 저려오기 시작하는 종아리에 몰래 침을 바를 궁리나 했다.
훗날 나는 이때 ‘음호부’ 이야기는 뺐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일단은 범인인 설양을 추적할 것이다. 그리고 너는...”
효성진은 곤선삭으로 내 손목을 묶었다. 곤선삭은 마법의 밧줄 같은 종류로 어지간한 검으로도 잘리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 하였다. 그 상태에서 도장은 날 시체 담는 자루에 다시 넣었다.
자루 안에서 불편한 몸을 꿈틀거리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묻자 그는 음호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호부가 있으면 널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조정이 되지 않아 실패작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니 더욱 묶어둬야겠지.”
그 의견에는 동의한다. 사물을 분별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잃고 멋대로 날뛸 가능성이 있음 묶어두는 것이 좋지, 암.
“그럴 바엔 차라리 목을 베어두는 것이 낫지 않나요?”
“베어지는 것이 네 목이라는 개념은 없는 거냐.”
“아니, 뭐... 일단 전 죽었고.”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그 몸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니 불효다.”
도장은 무게 개념이 없는 사람인 듯했다. 한손으로 자루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무슨 종량제 봉투 버리러 나가는 사람처럼 사뿐사뿐 걸어 나갔다.


※ 효성진이 다시 지어준 걸람의 이름은 "뛰어난 람" 이 됩니다. 송자침, 친구 이름이 송람이지요.

Posted by 미야

2021/11/03 10:02 2021/11/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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