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짜증에 명약은 로맨스 소설이라고 두 권짜리 책을 빌려왔어요.
오랜만에 목젖이 보이도록 낄낄 웃었습니다. 아... 이거 진짜 세기의 걸작이다. 뭐랄까, 로망이란 로망은 모두 접목시켜 믹스시켰어요. 남장한 여자아이. 시종과 주인님. 천민과 귀족. 학원물에서 갑자기 용병물로 깔끔하게 전환, 몬스터를 잡는 여자아이, 이거이 정체가 뭐야 당황하기도 전에 남주인공 기억상실... 부라뽕 박수라도 치고 싶었다능.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팬픽이라는 것도 일종의 로망 실현이라면 드라마 작가나 제작자도 역시 자신의 로망을 실현시키는 거겠죠? "돈이 없어" 이건 핑계고, "누가 뭐래도 시청률이야" 이것도 다 포장인 거예요. 모두가 자신의 판타지를 시각화(또는 문자화) 시킨 것뿐.
망할 놈의 문어는 악마하고도 섹스하고 싶고, 천사하고도 섹스하고 싶은 모양이군. 그러니까 대리만족으로 형제들을 악마랑 한 번, 천사랑 한 번 자게 하고? 자~알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화가 가라앉더군요. 내가 뭐 하러 이딴 드라마에 버닝하고 앉았나 갈등하던 것도 가라앉... 사실 진정되진 않았지요.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