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죽었다 깨어보니 새벽이었다. (이 정도면 낮잠이 아니라 밤낮의 반전이다)
물이나 먹자 싶어 거실로 나오니 오빠가 퀭- 한 눈으로 TV를 보고 있었다.
경기는 후반전 15분 정도 지난 상태였다.
- 우와, 고기 먹는 사람들은 역시 무섭구먼.
지붕을 덮은 뜨뜻한 경기장에서 전후반 45분씩에 연장전 각 15분씩, 그리고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난 그냥 심장마비에 걸린랜다] 수준으로 선수들이 마구 뛰어다니는 것 아닌가. 현란한 발놀림, 그리고 으라차차 치타 속도로 달려나가는 공격수들, 물론 골 결정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듯 했다만, 여하간 마지막 연장전에서까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응원하던 사람들이 지쳐서 흐느적 거리더라는... 대단하다.
이런 맛에 축구를 좋아하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경기였다.
캐비넷을 닫다가 팔뚝에 좌악- 하고 찰과상이라는 것이... 것이... 아악! 커터날로 베어낸 듯한 상처가 10cm나 생겼습니다. 깊이가 제법 되는 줄 알고 놀랐는데 일단 지혈제 발라놓고... 에궁.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