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심즈와 씨름하다 - 아니, 사실은 빌어먹을 서보와 씨름하다 주말이 끝났습니다.
이번 확장팩「나도 사장님 (이후 나사)」에서는 로봇, 꽃다발 및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기술이 숙련되면 다양하고도 복잡한 종류들을 만들 수 있는데요, 로봇 만들기의 금뱃지 단계가 되면 서보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기술 개발이 지겨울 적엔 궁극의 만능 치트키로 뚝딱 나타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초기화 전에는 고가로 판매가 가능하고요.
집에서 사용하려고 하면 초기화 클릭, 성별 정해주고, 이름을 달아주면 그 즉시 가족이 되어 조작 패널에 포함이 됩니다.
잡일 한다고 푸닥거리는 속 편한 가정부라 생각한다면야 편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놈을 치워버리고 싶을 적엔 진짜 미치게 됩니다.

절대로 죽지 않습니다.


불에 태워도, 물에 빠뜨려도, 에너지를 고갈시켜도 안 죽어요. 다만 미치어 날뛸 뿐...
주제에 연애 감정은 있어서 심과 관계지수가 높아지면「웃흥~」을 하고 싶어 합니다.
아기를 가질 수 없을 뿐이지, 다른 심들처럼 베드씬도 합니다. 이거 돕니다. 철대가리랑 무슨 연애질이냐! 거기다 뭐?! 서보와 약혼하고 싶어하는 내 심은 도대체 뭐냐고오오오~!! 세상 여자들이 다 죽었냐아아~!! (털썩) 왜 하필 그 많고 많은 심 중에서 서보냣!

하루종일 사이트 돌아다니며 서보 죽이는 방법을 찾아봤는데요, 못캠 버전에 나오는 젖소 모양의 이상한 식인 식물에게 잡혀먹히게 한다는 것 말고는 나오질 않더군요.
황개님의 만능 옷장으로 서보를 인간형으로 수정해주면 그것 나름대로 버그가 생기더군요. 에너지 충전이라던가, 전원 끄기 등등의 동작에서 에러가 생깁니다.

서보 죽이는 법 알고 있음 공개 좀 해주시와요.

Posted by 미야

2006/03/27 12:16 2006/03/2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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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츠베인 2006/04/02 15:34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미야님.
    매번 글만 읽고 가다가 서보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슬며시 덧글을 남겨 봅니다. ^^;

    서보를 없앨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더군요. 바로 이사를 시키는 겁니다.

    신문이나 컴퓨터를 이용해서 서보만 혼자 이사를 보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사간 서보는 가족에서 빠져서 가족 저장고로 들어가고요... 이 서보를 쓰레기통으로 보내시면 버그 없이 간단하게 없애 버릴수가 있더군요.
    부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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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테이블」은 세일룬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장소라고 알려진 곳이다.
왕가의 자랑이자 세일룬의 비보(秘寶).
엄청난 너비의 왕실 정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 희디 흰 테라스는 전통적으로 세일룬 왕가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여성이 차지하게끔 되어 있는 장소다.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검은 머리카락의 왕세자비가 갓 태어난 아멜리아를 강보에 누이고 자장가를 불러주던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지금은 행방을 알 길 없는 첫째 공주 그레이시아의 열 번째 생일 파티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일동 차렷 자세를 취하고 있는 푸른 나무들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지나간다. 코를 간질이는 건 형형색색의 꽃들이 뿜어내는 고운 체취다. 눈을 떠도 꿈을 꾸는 것 같고, 눈을 감고 있어도 꿈을 꾸는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번민을 씻어버리라는 듯, 정경은 그저 푸르고 또 푸르다.

제로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붓에다 물감을 찍어 빠렛트에다 잘 섞었다. 10호 남짓의 작은 사이즈의 캔바스를 눈앞에 두고 답지 않게 예술적 행위에 도취된 상태였다. 턱을 만지며 음, 소리를 내었다. 주의해가며 가로 세로 방향으로 붓질을 시작했다. 손목의 스냅을 사용하여 슥슥 물감을 칠해 넣는 일이 빠르고 경쾌하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 정원의 모양새를 한참동안 응시한다. 먼 옛날에 세일룬의 여왕이, 그리고 왕비가, 나아가 그녀들의 딸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 눈동자로 초록을 품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붓질을 재차 시작한 마족을 두고 제르가디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이는 나무는 시원한 초록인데.
곁눈질로 보아하니 그가 바르는 색은 주황이다.

『풍경화가 아니었던 거야?』
『실례의 말씀을. 이건 인물화인데요.』
어이, 어이. 그러면서 왜 엄지손가락을 들고 나무의 실제 크기를 어림짐작하고 있는 겨?
『에? 세일룬의 궁정 화가는 늘 이렇게 하던데요.』
엉뚱한 흉내내기를 하고 있다는 건 짐작도 못한 마족은 뭐가 잘못되었느냐 오히려 반문이다.
『아멜리아 씨에게 선물로 줄 그림입니다. 최선을 다할 겁니다.』

최선을 다 하겠단다.
칭찬을 해주어야 할 좋은 자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르가디스는 진심으로 우러나는 격려의 말을 던질 수가 없었다.

대서양 한복판에서 거대 우주선이 떠올랐다.
피카소가 그린 아비뇽의 아씨들이냐.
아님 멋지다 마사루?

마족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농담도. 마사루는 황금색 방울 귀걸이를 하고 있진 않죠.』
『하지만 리나도 이런 얼굴은 하고 있지 않다구. 아니면 네 눈엔 리나가 이런 모습으로 보이는 거야? 그렇다면 너, 필히 안경 써야 해.』
『으음.』

제로스는 붓질을 멈추고 짧은 고민에 잠겼다.
전혀 안 닮은 건가. 측면으로 보면 한 14% 정도는 비슷한 거 같기도 하다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정면에서 보면 그림 속의 인물은 비비 원숭이와도 닮아 있다.
이제 제로스는 머리를 긁어대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좋다. 문제를 인식했으니 어떻게 해서라도 고쳐놓아야 할 것이다. 최소한 짝짝이로 그려진 좌우 눈동자와 옆으로 길게 휘어진 코라도 바로 잡도록 하자. 그러면 살구색 물감을 잔뜩 풀어서...

『틀려. 그래선 더 이상해질 뿐이다. 하여간 네놈의 미적 센스라는 건 엽기와 사촌이군.』
『이게 뭐가 어때서요. 내가 보기엔 하나도 나쁘지 않구먼.』
『저리 비켜. 내가 시범을 보여주지. 자고로 예술이라는 건 말이다...』

제르가디스는 마족으로부터 붓을 빼앗아 붓질 다섯 번을 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 검은 먹구름의 강림을 깨달았다.

『아, 아, 그, 리, 리나. 이, 이것은...』
『내가 마사루냣!』

저편에서 제로스는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홍차를 홀짝였다. 그리고 리나에게 멱살을 잡힌 소년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Posted by 미야

2006/03/25 10:37 2006/03/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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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na 2006/03/26 08:54 # M/D Reply Permalink

    맨날 스토킹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네요..
    정말 미야님 글 센스는 경지에 오르셨다고 할 수 밖에. 이번 습작 역시 너무 마음에 듭니다.

  2. 비밀방문자 2006/04/18 02:45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미야 2006/04/18 16:55 # M/D Permalink

      모르니까 내버려 두는 거예요. (웃음 <- 웃음이 나오냣?!) 수정했습니다. 지적에 감사드려요. 고백하자면 제 맞춤법 및 띄어쓰기 점수는 낙제점이랍니다. 인터넷으로 테스트에 응했다가 믿어지지 않는 점수에 절망했었죠. 초등학교 3학년 시절까지 받아쓰기를 잘 못했던 과거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할까, 지금도 화- 한 얼굴로 [옳바른 길로 나를 인도하여 주시네] 라고 적으려다 움찔. [올바른] 이 맞는 표기법이지만 버릇처럼 틀리게 적는 말들이 많아요.

심즈

주문한 게임이 토요일에는 도착할 거라 예상했는데 그놈의 배송 업체에 멋지게 뒷통수를 맞았다.
뭐, 그래도 기존 시리즈 재설치에 시간을 제법 잡아먹었으니 (재설치! 결국 해냈다!) 그게 그거긴 하다.
뭔 놈의 위치 지정을 잘못 해주는 바람에 지웠다 깔았다를 3번씩 했다. 내가 바보라서 그런가.
아무튼 하루 온 종일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설치가 완료되자 이번엔 즐겨 가던 심즈 팬사이트에 오랜만에 들려「나도 사장님」확장판에 대한 정보 수집 겸, 가장 지긋지긋한 문제인「핵 충돌」에 대하여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게임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거냐고?
Hack이다. 그러니까 해킹 버전으로 게임을 돕는 아이템이나 여러 장치를 만드는 걸 일컫는다. 심들의 관계지수를 조절하거나, 에너지 수치를 올려주거나, 세금 고지서를 바로 바로 내게 도와주거나,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냉장고에서 바로 칠면조 고기를 꺼내올 수 있도록 여러 꼼수를 둔 것이 핵이다.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인데 이 핵이 충돌하면 게임이 사정 봐주지 않고 망가진다.
예를 들자면「우체통에서 바로 세금 고지서 납부하기」핵을 사용하면 다운타운에 흡혈귀가 나타나질 않는다. 이런 망가짐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기, 갑자기 내 심즈 증발하기, 학교에서 걍 쫒겨나도 강의에 죽어도 출석하지 않기, 전화를 걸어도 동네로 마실 못 나감 등등의 황당으로 커지기 일수다.
결국 방법은 설치한 핵을 모조리 지워주어야 한다는 건데... 달콤한 마약에 중독된 이상 결코 쉽지 않다.

이번 나.사 시리즈에서는 그간 유용하게 써먹던 만능 에스프레소랑 부두교의 병이 가장 큰 「고장 품목」으로 떠오른 듯하다. 에스프레소는 에너지 만땅에, 부두교는 친구 만들기에 아주 큰 도움을 주었던 아이템이다. 그런데 이 에스프레소를 가져다 놓으면 부지 내 모든 심이 커피만 죽어라 마셔대다 결국 죽어버린다고 한다. 결국 지워야 한다. 이러니 핵을 사용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확장판을 지우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질 법도 하다. (남남 커플이 2세를 낳게 하기 위해 정말로 게임을 지운 사람을 봤다...;;)

하여간 이번에 키우기로 한 심은 수줍고, 말 수 없고, 내성적인 여자 아이로 골랐다.
외향성을 2로 놓으니까 남들이 신나게 코피 터져라 싸움을 하는데 저 혼자 얼른 도망가 숨는다. 남들은 이겨라, 져라 하면서 거리 응원 중이신데 저 혼자 소파에 앉아 독서... 손을 훼훼 저으면서 냅둬유 연발... 수영복으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겁도 많다. 나름대로 귀엽다♡
기쁜동산 2×2 대지에서 1층짜리 초미니 집을 짓고 살면서 책만 파고 있다.
......... 이래서 장사할 수 있겠니? 사장님 될 수 있겠어?

오늘 저녁에는 도착할 예정이니 조심스럽게 돌려봐야겠다.

Posted by 미야

2006/03/20 13:12 2006/03/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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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나 2006/03/22 18:30 # M/D Reply Permalink

    전 예전에 심즈 시리즈를 확장팩 마지막 버젼까지 설치해서 가동시켜서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핵 아이템을 사용해도 확장팩과 충돌이 일어나거나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 새 시리즈는 확장팩마다 핵과의 충돌을 일으키는 모양이군요.(난감)
    그나저나 남남 커플에 2세를 태어나게 하기 위해 게임을 지우시다니..무섭습니다.[..];;

    그럼 결국 이번 심즈2에서는 확장팩을 사용하기 위해 핵 아이템을 제거해야하는 탓에 편의를 볼 수 없다는 건가요?
    흐음.. 그건 조금 귀찮은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30기가바이트나 자리를 차지 한다니 솔직히 깔 엄두도 안나기도 하지만 해보고 싶긴 해서 마음을 두고 있었는데.. 이래저래 고민이네요;

    심즈2는 뭔가 전 시리즈보다 인성부분의 조절이 좀 더 세밀한 듯 해 왠지 더 끌리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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