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래도 기존 시리즈 재설치에 시간을 제법 잡아먹었으니 (재설치! 결국 해냈다!) 그게 그거긴 하다.
뭔 놈의 위치 지정을 잘못 해주는 바람에 지웠다 깔았다를 3번씩 했다. 내가 바보라서 그런가.
아무튼 하루 온 종일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설치가 완료되자 이번엔 즐겨 가던 심즈 팬사이트에 오랜만에 들려「나도 사장님」확장판에 대한 정보 수집 겸, 가장 지긋지긋한 문제인「핵 충돌」에 대하여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게임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거냐고?
Hack이다. 그러니까 해킹 버전으로 게임을 돕는 아이템이나 여러 장치를 만드는 걸 일컫는다. 심들의 관계지수를 조절하거나, 에너지 수치를 올려주거나, 세금 고지서를 바로 바로 내게 도와주거나,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냉장고에서 바로 칠면조 고기를 꺼내올 수 있도록 여러 꼼수를 둔 것이 핵이다.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인데 이 핵이 충돌하면 게임이 사정 봐주지 않고 망가진다.
예를 들자면「우체통에서 바로 세금 고지서 납부하기」핵을 사용하면 다운타운에 흡혈귀가 나타나질 않는다. 이런 망가짐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기, 갑자기 내 심즈 증발하기, 학교에서 걍 쫒겨나도 강의에 죽어도 출석하지 않기, 전화를 걸어도 동네로 마실 못 나감 등등의 황당으로 커지기 일수다.
결국 방법은 설치한 핵을 모조리 지워주어야 한다는 건데... 달콤한 마약에 중독된 이상 결코 쉽지 않다.
이번 나.사 시리즈에서는 그간 유용하게 써먹던 만능 에스프레소랑 부두교의 병이 가장 큰 「고장 품목」으로 떠오른 듯하다. 에스프레소는 에너지 만땅에, 부두교는 친구 만들기에 아주 큰 도움을 주었던 아이템이다. 그런데 이 에스프레소를 가져다 놓으면 부지 내 모든 심이 커피만 죽어라 마셔대다 결국 죽어버린다고 한다. 결국 지워야 한다. 이러니 핵을 사용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확장판을 지우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질 법도 하다. (남남 커플이 2세를 낳게 하기 위해 정말로 게임을 지운 사람을 봤다...;;)
하여간 이번에 키우기로 한 심은 수줍고, 말 수 없고, 내성적인 여자 아이로 골랐다.
외향성을 2로 놓으니까 남들이 신나게 코피 터져라 싸움을 하는데 저 혼자 얼른 도망가 숨는다. 남들은 이겨라, 져라 하면서 거리 응원 중이신데 저 혼자 소파에 앉아 독서... 손을 훼훼 저으면서 냅둬유 연발... 수영복으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겁도 많다. 나름대로 귀엽다♡
기쁜동산 2×2 대지에서 1층짜리 초미니 집을 짓고 살면서 책만 파고 있다.
......... 이래서 장사할 수 있겠니? 사장님 될 수 있겠어?
오늘 저녁에는 도착할 예정이니 조심스럽게 돌려봐야겠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