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방을 정돈한다고 부자가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차라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복권을 사라. 토요일 저녁이 되면 역시나 하겠지만 부자가 될 가능성은 복권 쪽이 더 높다.
다만 내 공간에 대한 지배력을 회복한다는 건 중요하다.
일주일 전 택배로 온 물건의 종류가 무엇인지,그걸 어디다 두었는지를 몰라서야 정작 써야할 곳에 물건을 쓰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테니 중복구입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어보지도 않은 새 양말이 나에게 그렇게 많았는지 서랍을 정리하면서 놀랐다.
그리고 다수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주말동안 그렇게 총 60리터의 쓰레기를 비웠다.
- 뭐지. 겉모양은 어지러운 상태 그대로인데.
암튼 버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붙박이장 안에 있는 잡동사니는 건드리지도 못했지만 아무튼 쓰레기로 채워져 있던 공간을 약간이나마 비워냈다.
여전히 뭔가가 많아도 60리터의 물건을 덜어냈다는 점이 나에겐 중요했다.
공간에 대한 지배력 회복이라는 점에서 물건이 아닌 내가 방의 주체가 되어간다는 기분이 든다.
내일은 오래된 커튼을 버리자.
아직 할 수 있다.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