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어차피 감상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는 없겠지만 우리엘과 카스티엘더러 개자식이라고 욕하는 건 동조를 못하겠습니다. 제게는 <크립키, 뭔 일이야. 보약이라도 먹었어?>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잘 뽑아낸 걸로 보였거든요.

천사가 인간에게 상냥할 거라는 생각은 평소에도 한 적이 없었고, 그들이 딘과 샘에게 우호적일 이유도 없지요. 신의 명령은 절대적이고, 카스티엘이 자기 소개를 했을 적에 언급한 "그리스도의 군대" 는 함축적으로 그들의 정체를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군대에선 상관의 명령은 절대적입니다. 민간인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이 떨어져도 따라야 하는 거지요. <어째서입니까. 그래서는 안 됩니다. 납득할 수 없습니다> 항명하면 처벌받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신에게 항명하는 천사를 타락천사 = 악마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오히려 카스티엘이 딘에게 "나도 의혹을 품는다" 라고 말하는 부분은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서.
샘 윈체스터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천사는 개자식인 겁니까?
아니면 "봉인" 의 안전을 위해 마을 하나를 정화하겠다는 그들이 개자식이라는 겁니까?
새미가 워낙에 예쁘니까 "우리 귀여운 똥강아지를 누가 괴롭혔어" 이건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으하, 천사가 샘의 코피를 터뜨린 것도 아니네요. 난 뭣도 모르고 천사가 샘에게 한 방 날렸다고 착각했다능. 파이트, 힘내라, 엔젤스 앤드 브라더스 이랬다능. 망신살 뻗쳤다능. 망했다능.

애시당초 60억 인류와 천 명의 주민은 비교가 안 됩니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카스티엘의 말은 옳다고 봅니다. 그럼 거기에 휩쓸려 네가 죽어야 한다면 넌 그냥 넘어가겠느냐 제 지인이 묻더군요.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원망이 되지 않음 그게 인간이냐. 그렇다고 해도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두어야할지는 명백합니다.

딘의 선택은 그래서 위태위태한 것이기도 합니다. 언제라도 그는 눈앞에 놓인 사람들을 구할테니까요. 놀이터와 어린이들, 휴식을 취하는 노인들, 그는 당장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풀려서는 안 되는 "봉인" 이 풀렸다는 것이고, 동생이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능력"을 다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하나를 얻고, 둘을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은 다시 이런 상황이 온다고 해도 똑같이 선택하겠다고 말합니다.

이게 왜 무서운 건지 아십니까.
우리엘의 지적대로 딘은 지옥을 실체험한 인간입니다. 지옥이 어떻다는 걸 알아요.
그리고 "봉인"이 풀리면 지옥도 열립니다. 모든 인간에게 지옥이 닥치는 거지요.
그것을 천사가 경고했음에도 딘은 보다 안전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으으음! 바로 이런 부분이 고든이나 아빠 존과 같은 헌터들과 차별되는 부분이겠지요? 그래서 전 딘 윈체스터라는 캐릭터가 좋긴 합니다만... 딘 윈체스터의 어깨로 올라간 짐이 부럽지 않다는 카스티엘의 말이 가슴을 쿡쿡 찌르네요.

Posted by 미야

2008/11/01 21:55 2008/11/01 21:55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iya.ne.kr/blog/rss/response/1071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1020 : 1021 : 1022 : 1023 : 1024 : 1025 : 1026 : 1027 : 1028 : ... 1974 : Next »

블로그 이미지

처음 방문해주신 분은 하단의 "우물통 사용법"을 먼저 읽어주세요.

- 미야

Archives

Site Stats

Total hits:
1020285
Today:
130
Yesterday:
1861

Calendar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