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반지라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요. 고가의 금가락지는 없지만 패션 반지는 제법 수가 됩지라. 손가락이 쏘시지 굵기면서 용감하게 쌍가락지를 끼는 일도 많고요, 약지와 새끼손가락에 같이 착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참 그런 것이... 아시죠? 일하는 중엔 반지를 끼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연필에 걸린다던가, 책상을 무심결에 툭 치게 된다던가, 유리판을 긁어댄다던가.
이것도 아우~아우~아우우 충분히 비명이 나올 상황인데.
늙은 아줌마가 제 손을 잡고 얼마나 힘을 줬던지 끼고 있던 반지가 단박에 찌그러졌습니다.
아니, 이 무시칸 아줌마가! 아프다고 표정을 찡그리면 손을 놔주던가 해야지, 무슨 원한에 사무쳤다고 오히려 더 꾹꾹 힘을 주는 거 있죠. 덕분에 동그랗던 14K 애끼반지가 타원형으로 눌렸고요, 전 그냥 입만 쩍 벌렸다능. 물어내라 벌컥 화를 낼 수도 없고...
사람을 만지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입장에선 누가 절 만지는 것도 달갑지 않아요.
그렇다고 악수하자는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꺄옹!
그래서 결론은 반지를 하나 더 사겠다고 쇼핑몰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거죠. <- 야!
Posted by 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