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도구라고 하니까 어감이 영 이상타...
제령으론 돈은 못 벌어요. 굶어 죽기 딱인 직업. 오죽하면 윈체스터 가의 남자들이 신용카드 사기를 다 칠까.
여하간 이걸 빼놓으면 안되겠지요. 어느날 갑자기 마른 하늘에서 쓩~ 하고 나타난 최강의 무기. 콜트입니다. 총알 한 방으로 악마를 아미타불하게 만드는 궁극의 병기랍니다. 뱀파이어 헌터 젱킨스가 가지고 있었다가 파파 존이 이를 수습했고, 2시즌에선 악마가 냘름 가져가 버렸습니다. 현재 윈체스터 형제들 수중엔 없습니다.
잘 빠졌죠? 근사한 골동품입니다. 상자 속에 있으니 더더욱 멋있습니다.
파파 존의 얘기에 따르자면 1835년 핸리 해성이 출현하고 알라모 요새에서 수비대가 전멸당했을 적에 새뮤얼 콜트라는 사람이 말을 탄 퇴마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총이라고 합니다.
아우~ 텍사스 레인저~! 말을 타고 빵빵! 그것도 악귀징벌! 난 이런게 좋드라.
나무로 된 손잡이에 펜타곤 무늬가 음각되었고 총신에도 무늬가 정교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에... 그치만 이상하군요. 혜성 출현은 마크 트웨인이 태어난 1835년, 알라모 요새 사건은 1836년이잖아요? 아무리 전설이라지만 이건 좀 아귀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대략 그때쯤이니 하고 넘어가면 되는 걸까요?
아무튼 서양 마기사(摩器師) 새뮤얼은 근사한 총과 은총알 열 세 개를 세트로 제작했고, 이를 사용한 퇴마사는 생전에 총알 여섯 개를 사용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남은 건 여섯 발 되겠습니다. 그 피 같은 걸 윈체스터 가의 남정네들이 빵빵 날려 최종적으로 총알은 딱 하나 남았습니다.
그럼 급한 김에 땅바닥에 떨어진 총알을 녹여 재활용하면 안 되느냐고요?
기본적으로 부정탄 은은 녹여서 다시 만든다고 정화되지 않습니다. (에피소드 후크맨 참조) 창녀를 죽이는데 사용된 갈고리는 교회에서 녹여져 은 목걸이가 되었으나 후크맨을 부르는 몸체가 됩니다. 악마를 죽이는데 사용된 은탄환은 그것으로 끝입니다. 지구 환경을 위해 재활용은 적극 권장되어야 함이 마땅하나 퇴마에선 그게 통용되질 않으니 유감.
여기서 잠깐만요? 최초로 만들어진 총알이 열 세 개랍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알라모 요새가 함락된 건 13일째. 187명 - 정확하진 않음 - 의 수비대원이 전멸당했습니다.
열 세 번째 예수의 제자는 은 30냥에 배반했습니다.
13일의 금요일은 재수 없음 만땅 데이라고 믿어지고 있습니다. (이 미신은 지극히 현대적입니다. 17세기 이전에는 13의 숫자가 나빠 죽는다고 사람들이 엄살부리지는 않았다고 해요)
13은 완전수 12 (황도 십이궁에서 알 수 있듯이 12는 완전수) 에 1이 더해진 숫자. 이 더해진 1은 12를 지배하는 궁극의 신이자, 앞으로 곧 죽어 사라질 죽음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음, 아무리 봐도 열 세 개의 총알은 죽음과 불길함의 상징으로밖엔 안 보이는데요. 새뮤얼이 일부러 초자연적인 존재마저 살상할 수 있는 총알을 만들면서 13이라는 숫자를 선택한 까닭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게는 불길함이 또 다른 불길함을 파괴한다는 건 넌센스로 보이거든요. 아니면 모든 불길함을 초월하는 죽음을 상징하는 걸까요?
총신에는 non timebo mala 라는 글씨가 씌여 있습니다. [우리는 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라는 의미의 라틴어랍니다.
골동품 총이라서 단발식입니다.
리나의 라그나 블레이드처럼 처음에 실패하면 나중은 없는 무기.
빗나가는 건 용납되지 않습니다. 재장전 하려고 허벌대다가 그대로 목이 달아날테니까요.
Posted by 미야